344화
게임으로 터지는 이슈.
촤락-!
쾅!
이용해 먹지 않으면 섭한 일이다.
카직트의 미사일이 세 갈래로 쏘아지며.
-오우
-7렙인데 벌써 원거리 한 방이 난다고?
-라클 미쳤네
-미드 카직트 이거 못 막습니다……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처음 카직트를 꺼냈을 때와 딱히 달라진 것은 없지만 말이다.
'원래 그래.'
일단 유명해져라, 똥을 싸도 박수쳐 줄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아무리 좋을 걸 해도 유명해지기 전에는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유명해지는 것은 중요하다.
그 방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칼같이 저은 이유다.
[오정환] 구독자 5.67만명
「미드 카직트+여눈 = ??? 지금 이거 못 막습니다」 - 조회수 11만회 · 20시간 전 「한 천재가 개발한 꿀챔. 이 픽을 했더니 적이 ㅁㄷㅊㅇ를 외치네요」 - 조회수 17만회 · 1일 전 「배달의 악마←를 배달하는 방법ㅋㅋ」 - 조회수 25만회 · 3일 전
자극적인 썸네일과 제목.
썩 좋아하진 않지만 필요할 땐 해야 한다.
BJ로서 넝쿨째 굴러 들어온 기회를 놓치는 건 말이 안 된다.
촤락-!
쾅!
괴랄한 파밍력을 바탕으로 쑥쑥 큰다.
분당 CS 10개가 넘어가는 괴물 같은 성장을 이루는 과정이다.
'물론 그냥 약을 파는 것과 다르지.'
사실 꿀챔이라는 것은 누구나 발견할 수 있다.
어? 지금 이 챔피언으로 이 아이템 가면 좋을 거 같은데?
하지만 이를 체계화시키는 과정은 별개의 일이다.
룬과 템이 바뀌면 라인전 방식과 전성기 타이밍도 달라진다.
"카직트는 기본적으로 11레벨까지 파밍만 주구장창 한다고 보시면 돼요. 그러려고 가는 도마뱀이니까."
-ㅇㅎ
-도트딜 하나 보고 가는 게 아니었네
-이것도 유튜브에 올림?
-유튜브는 편집해서 몰랐는데 호흡이 꽤 길구나……
이를 알려준다면 단순한 약팔이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아니, 그냥 대놓고 강의 영상.
'그런 거 귀찮아서 싫어하긴 하는데.'
먹고 살려면 해야지 뭐 별수 있나.
딱히 그런 게 아니더라도 효과가 좋다.
약간 어그로를 끈 것만으로 5만 구독자.
그것도 1주일 밖에 안되는 기간에 말이다.
유튜브가 흥행하지 않은 시점이라는 걸 생각하면 경이로운 성과다.
-배달의 악마는 언제 오는고?
-또 아재 왔네
-김종우 거품 다 빠졌다곸ㅋㅋㅋㅋㅋㅋ
-아재 서요?
단순한 흥행만 생각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BJ들이 자극적인 방송을 일삼는 이유가 있다.
'개인 방송은 감당 안 되는 일 벌리면 안 되는데 유튜브는 다다익선이야.'
악질 시청자들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 분위기와 직결되는 문제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BJ가 주도권을 잃어버릴 수 있다.
고정 시청자층이 실망하고 이탈할 수 있다.
유튜브에 한해서는 걱정이 없다는 이야기다.
개인 방송과 달리 유튜브는 AI 알고리즘에 의지한다.
초-대박 콘텐츠를 만들어도 AI가 나는 별로인 거 같은데? 그렇게 판단하면 묻히게 된다.
일단 유명해지는 것이 먼저다.
실시간 방송이 아니고, 댓글창 관리도 가능하기 때문에 다소의 분탕은 감수할 만하다는 계산이다.
롤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영상을 올릴 것이다.
폭넓은 시청자층은 두고두고 도움이 된다.
그러한 큰 그림과는 별개로.
─아군이 당했습니다!
아군이 또 당했습니다!
아군만 원래 당합니다!
작은 그림이 말썽이다.
진행되는 게임의 상황이 썩 유쾌하지 않다.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일.
오히려 유튜브각을 뽑을 기회다.
평소였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했겠지만.
피융!
피융!
이즈레알이 미드에 올라온다.
Q를 뾱뾱 쏘며 미니언을 대신해서 먹어주고 있다.
"이즈가 미쳤나 봐요. 10분에 미드에 올라와서 깽판 쳐."
-바텀 터지고 올라왔네
-똥 뿌리러 왔다!
-서폿한테 삐진 듯? ㅋㅋ
-다이아에도 트롤이 있어?!
그렇게 드물지도 않다.
티어의 고하를 막론하고 지로보 센세의 명언은 언제나 맞아떨어진다.
'문제는 왜지. 왜.'
왜 아군 새끼는 병신 짓을 하는 걸까?
트롤을 하는 이유가 납득은 안 돼도 이해는 돼야 한다.
마치 장발장처럼 말이다.
빵을 안 훔치거나 조금 작은 걸 훔쳤으면 좋았겠지.
하지만 훔친 것 자체는 그럴 만하다.
[10:10] 배고픈백정 (앨리스): 노머고 새끼 좀 내려가지
[10:13] 쇠숟가락 (이즈레알): M 뒤진 서폿이랑 안 함
[10:15] 배고픈백정 (앨리스): 그래서 뭐 어쩌라고
[10:16] 배고픈백정 (앨리스): 같이 망하자고?
[10:18] 쇠숟가락 (이즈레알): ㅋ
[10:20] 쇠숟가락 (이즈레알): 지도 M 뒤진 걸 모르네
[10:23] 쇠숟가락 (이즈레알): 미드도 반반 중이고 어차피 못 이김
이 구간에는 그런 게 없다.
챌린저, 프로게이머 가리지 않고 고개를 내젓는 이유가 있다.
'되도 않는 개소리를 지껄이는데, 심지어 그 말이 맞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어.'
좀 더 높은 티어는 머리가 굴러간다.
좀 더 낮은 티어는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아그작쿠키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가 오더 좀 해주지
-그러게
-바텀 좀만 사리지 미드 캐리각인데
-쟤네 왜 싸움?
-버스 좀 타지 병신들ㅉㅉㅉㅉㅉㅉ
다1~ 마스터는 그 중간 지점이다.
더닝 크루거라는 심리학 이론이 어째서 존재하는지 깨닫게 된다.
'우물 안을 정복한 개구리가 얼마나 위풍당당하겠냐고. 세상에 무서운 게 없을걸?'
남이 옆에서 아무리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해도 "응 아니야 지구가 돌면 내가 왜 우주 밖으로 안 날아감? ㅋㅋ" 중세시대 천문학자 느낌이다.
어설프게 잘 알고 있다.
가불기에 걸렸다.
설득이 가능한 부류가 아니다.
챌린저는 물론이고 페이커가 와도 불가능하다.
사르륵……!
그런 ㅈ같은 상황 속에서 게임을 캐리하고 싶다.
궁극기 은신으로 숨어들며 Q평.
쿠직!
콰흑!
용 강가를 지나가던 끠들스틱을 급습한다.
하지만 도저히 원콤을 낼 견적은 안 나온다.
'똥꼬쇼를 해야지.'
점부쉬에 숨는다.
시야를 가려 끠들스틱의 공포 시전을 캔슬시키며 다시 궁극기.
─적을 처치했습니다!
점멸로 도망가는 걸 마무리한다.
뛰어올라 WQ를 갈기자 공포를 시전할 틈도 없이 찢긴다.
꽈앙─!
적팀 백업이 먼저 와서 문제지.
풀리츠크랭크의 점멸궁이 터진다.
이어지는 어퍼컷과 그랩 연계는 확정적이다.
─메카스킨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더 플라잉하기 전에 져버리네 ㅠㅠ
"그러게요. 날아올라야 게임을 이기는데."
-아
-e진화 했으면 방금 잡고 뺄 수 있었는데
-이걸 11레벨까지 못 기다려주네……
-마주작처럼?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천천히 가면 충분히 이길 만했지만, 아군에 의해 강제로 타임 어택 게임이 돼버렸다.
'지금이라도 미드에서 꺼지고 내가 파밍할 시간 벌어주면 좋은데.'
대화라는 건 서로를 존중하는 사람끼리 하는 것이다.
즉, 얘네들은 사람이 아니다.
오죽하면 2023년 UN 인권 이사회에서 다1~마스터 구간의 인권을 박탈한다.
전세계 평균 인권이 낮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가 흥행하고 전세계 수천만 명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
─유튜브잼민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초반 너무 좋았는데 유튜브에도 못 올리겠네
"괜찮습니다. 우리 팀원 새끼들 못 막습니다, 라고 올리면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건 못 막지 ㅋ
-어쩐지 나도 못 막겠더라~
질풍노도의 시기인 친구들이다 보니 웬만한 대화로는 설득이 안 된다.
괜히 뭐라 하다가는 반항 심리만 자극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여하튼.'
많은 챌린저, 프로들이 이 구간을 뚫다가 한 번은 고생을 한다.
게임에 감정을 담아서 하는 애들이라 어울리다가는 진이 빠진다.
머리도 빠질 수 있다.
안 빡친다.
다음 판 이기면 되지.
그러다가도 한두 판 더 지면 열이 솟구치는 게 사람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적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진지한 이야기다.
징조가 보였을 때 캐치해야 한다.
내 개인적인 결론은 머리를 식히는 것.
─봄이팬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선생님 요즘 봄이가 콜라 엄청 마십니다!
"그래요? 콜라 하나에 30분씩 더 뛰면 괜찮은데."
-정확히 2시간 뜀
-응 1초도 더 안 뗘ㅋㅋ
-봄이 요즘 뭐함?
-슬슬 쿨타임 도신 건가요……
마침 그 특효약을 가지고 있다.
* * *
파프리카TV.
특히 먹방계는 유의미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먹방꿀잼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진짜 개맛있겠다……
"꿀잼이라고~ 꿀맛 같다고~ 꿀잼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제가 좀 맛있게 굽긴 하죠?"
-육즙 ㅓㅜㅑ
-리액션 혜자네
-크
-리액션만 혜자임? 음식도 한두 푼이 아닌데
고기맨의 방송.
평범한 먹방BJ로 돌아왔던 그의 방송은 최근 유의미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역시 식재료가 좋으니까 방송할 맛이 나네.'
오정환의 방송을 따라하며 반짝 인기BJ가 되었다.
그것이 말짱 헛것이었다는 사실도 동시에 깨달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방송 진행 능력.
먹방에 쓰일 음식을 선별하는 능력.
치이익……!
스테이크가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키며 맛있게 구워진다.
그 조리 능력 하나는 익히 인정받은 바가 있다.
하지만 너무 비싸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
그래서 그만뒀던 고급 먹방.
'어차피 내 돈으로 산 게 아니니까 상관없지.'
공짜로 받는 음식이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얼마 전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어떤 부탁을 대가로 말이다.
"마블링몰에서 파는 1+등급 한우인데 보이시죠? 마블링 미친 거!"
-와
-ㅁㅊㄷㅁㅊㅇ
-진짜 입에 넣으면 녹겠다 녹겠어
-그래서 얼마임?
딱히 금전적인 것이 아니다.
몇 마디 가볍게 털어주기만 한다.
이 고기를 어디서 샀는지, 그리고 어떤 장점을 가졌는지.
─일반소비자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1+면 최고 등급은 아닌데 맛있어 보이네?
"그쵸! 제대로 꿰뚫어보셨습니다! 이 고기가 최고라고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가성비 측면에서 봤을 때……."
시청자들도 좋아한다.
처음에는 미심쩍어 거절했지만, 두 번 세 번 설득을 듣고 곰곰이 생각도 해본 결과 단호박일 이유가 없었다.
'Win- Win이잖아.'
자신은 고품질 콘텐츠를 진행한다.
시청자는 맛있는 음식 먹방을 본다.
판매 업체는 광고 효과가 있을 테니 모두가 승자.
광고 음식도 여러가지가 들어온다.
콘텐츠가 알아서 다각화되고, 실패 리스크도 없어 고기맨으로서는 방송이 즐겁다.
"부장님!"
"어."
"이번에 그 BJ들한테 광고 준 거 말입니다."
"에이~ 무슨 광고야. 샘플 하나 준 거지."
바론광고기획.
부하의 보고에 너스레를 떤다.
한때 삼성맨으로 날고 기었던 이다윤은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런 것치고 광고주들한테 반응이 썩 괜찮습니다."
"음."
"BJ들과 본격적으로 협력해도 되겠는데요? 광고료도 더 줘도 될 것 같고."
"야."
"네? 왜 그러시죠?"
"쓸데없는 지출 늘리지 마. 니가 그러니까 승진을 못하지 쯔쯧."
"……."
하지만 능력이 어디 간 건 아니다.
바론광고기획에서도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성공시켰고, 최근 먹방BJ들을 사업에 끌어들인 건 상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나이도 어린 놈들이 벌써부터 돈 밝혀서 쓰겠어? 세상일에는 다 순서라는 게 있는 거야~.'
막대한 수익성 때문이다.
회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다윤은 그다음까지 내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