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화
솔로랭크.
다이아1 구간을 뚫는 과정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는 진짜 이겨도 져도 스트레스야. 챌린저들이랑 꿀잼 게임 하고 싶다."
-ㄹㅇ
-재능이 있어도 문제네
-러너리그에서 고전파 상대하다 코물쥐 Mk2들 상대하면 토 나올 만하지ㅋㅋㅋ-이이잉~ 기모링~!
그럴 수밖에 없다.
현재의 다이아 1티어.
차후의 다이아1~챌린저가 한데 뭉텅이 돼있다.
'티어 세분화가 심각할 정도로 안 돼 있어서.'
게임사의 실수이기도 하고, 편의성 패치가 덜 됐다고도 볼 수 있다.
시즌3이니 만큼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는 입장에서는 토가 나올 뿐.
다이아1부터 점수가 오르는 속도가 굼벵이 수준이 아니다.
하아!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 과정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다.
[27:08] [전체] 적팀숟가락 (꼬그모): 또 와봐 ㅄ아
[27:11] [전체] 적팀숟가락 (꼬그모): 존나 나대네
-입 터네
-자존심 겁나 상한 듯ㅋㅋㅋㅋㅋ
-지가 더 나대는데?
-그 라인이 또
딱히 이상한 유저들이 많아져서가 아니다.
적팀 원딜러가 채팅창에서 고성방가를 하는 이유가 있다.
'점수가 올라갈수록 가장 힘든 건 그거지.'
만나는 사람만 계속 만난다.
저격밴과 악연의 향연?
그런 자질구레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건 아무래도 파훼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
내가 무슨 플레이를 할지.
몇 번이고 당하다 보면 아무리 바보라도 대응법을 강구한다.
[27:20] 아군미드 (아링)님이 오정환 (리심)에게 퇴각 신호를 보냄!
[27:20] 아군미드 (아링)님이 오정환 (리심)에게 퇴각 신호를 보냄!
심지어 BJ.
유명하다 보니 더욱 요주의 대상이다.
지레 겁먹은 아군이 빽핑을 찍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인섹킥은 매우 높은 리스크를 수반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혼자서 게임을 말아먹을 수도 있을 만큼 말이다.
'그렇게 리스크가 높으니까 리턴도 달달한 거고.'
아무리 나라도 매번 성공할 수는 없다.
최대한 빨리 찬다고 하더라도, 적이 그냥 선점멸을 써버리면 말짱 도루묵이다.
하아!
그렇기에 중요하다.
여러가지 플레이를 할 줄 아는 것.
원챔충 마냥 잡기술 하나 막혔다고 손을 놓지 않는다.
'점멸이 아직 쿨이었지?'
날아간 음파가 적 또도 박사를 맞힌다.
한타에서 중요도가 낮은 탱커의 특성상 방심각을 쉽게 내준다.
날아간다.
그와 동시에 꼬그모는 쫄점멸.
원딜을 노렸다면 대형 참사가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이~쿠우!
아니라서 상관이 없다.
또도 박사를 찬다.
아군 진영쪽으로 호쾌하게 배달된다.
'또도 박사가 은근히 물렁살이라.'
궁극기가 현재 체력의 20%를 소모시킨다.
점사에 의외로 약한 편이고, 점멸도 없으니 간단히 요리된다.
꾸웨에에엑-!!
문제는 나.
적진에 갇힌 상태다.
화가 잔뜩 난 적 꼬그모가 성난 알파카처럼 울부짖는다.
'근데 리심 유저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날고 기진 않았을 거 아니야.'
LOL에서 철권을 했겠냐고.
그런 높은 숙련도를 기준으로 밸런스를 짰을 리 없다.
이 시절에는 이 시절만의 플레이 방식이 있다.
파앙!
와드방호로 꼬그모에게 붙는다.
호위도 있고, 궁극기도 빠져서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할 수 있는 것은 땅을 찍는 것뿐.
? 리심
E - 땅치기
하체 훈련은 중요합니다: 이제 땅치기는 적의 이동 속도만 감소시키며 공격 속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것만으로도 효과가 차고 넘친다.
맞으면 팔이 움직이질 않는 말화이트도 50%인데 리심의 E는 무려 60%에 달한다.
퍼엉-!
린두인의 방패까지 터트린다.
광역 슬로우로 적들을 붙들고, 딜로스를 유발시키는 것이 현재 리심의 한타 방식이다.
'정말 간단하기 짝이 없지.'
순수하게 스킬이 OP다 보니 가능했다.
나처럼 굳이 똥꼬쇼 안 해도 충분히 쓸만한 게 현재의 리심이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과거와 미래의 방식을 접목시킨다.
또도 박사를 잡은 아군이 밀려온다.
포커싱 받은 내가 생존에 성공하자 한타는 일방적으로 기운다.
[29:02] [전체] 적팀숟가락 (꼬그모): 내가 웬만하면 프로도 인정 안 하는데
[29:03] [전체] 적팀숟가락 (꼬그모): 오정환 리심은 ㅅㅂ;
[29:06] [전체] 적팀숟가락 (꼬그모): 알고도 못 막겠네
-무료 도네 존나 하네
-츤데레였누
-방송 타고 싶은 건가?
-정환이 리심은 ㅇㅈ할 수밖에 없지 ㅋ
적팀이 전의를 상실한다.
곧 찬성 4표 내지 5표로 의사를 통일해올 것이다.
'대체 왜 저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지가 왜 프로를 인정 안 하는지도 모르겠고, 게임을 다 안다는 듯이 지껄이는지도 모르겠다.
이 구간 평균이다.
『승리』
오래 볼 친구들이라는 사실이 안타깝다.
게임을 승리하고 전적창으로 나오자 +5LP.
"와 5점이나 주네요. 기분이 너무 좋다~"
-겨우 5점?
-보통 20점 전후로 주지 않나
-다1 지옥이네
-왜 기분이 좋지 않은 거 같지ㅋㅋㅋㅋㅋ
이마저도 후한 점수다.
다이아1~챌린저가 한데 뭉쳐있다는 건 대충 이런 의미다.
'이게 얼마나 빡치는 시스템이냐면 챌린저 51위가 코물쥐랑 티어가 같다니까?'
차후로 따지면 챌린저 1100점 정도의 실력자가 말이다.
티어 세분화가 심각할 정도로 안 돼 있다.
반대로 말하면 그뿐이다.
개미 눈곱만큼 주는 점수 모으고 모아서 100점을 달성하면 똑같다.
─봄이의쳇바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90점 넘으면 판당 1, 2점 줘요ㅋㅋㅋㅋㅋ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1, 2점이 말이 됨?
-무간지옥……
-씨지맥 방송 보면 ㄹㅇ임
-다이아5는 명함도 못 내밀겠누
심리적 부담이 엄청나다.
보통 요원한 일이 아니다.
괜히 발걸음을 서두르다가는 지친다.
'목적지를 모르고 행군하는 느낌이라.'
이길 때는 조금 오르고, 질 때는 많이 깎인다.
무한 츠쿠요미 굴레에 갇힌 것처럼 느껴진다.
때문에 마음을 편하게 먹고 있다.
언젠가 올라가겠지~
굳이 조급해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다.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솔랭은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템포를 유지하는 것이 결국 더 빠르게 도착한다.
'여하튼.'
그보다 신경 쓰이는 건 최근 먹방판.
설마 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괜한 억측이 아니다.
업계의 악폐습은 누구보다 빠삭하다.
그 징조가 나의 눈에는 보인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일.
기껏해야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정도.
고작 그만한 사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괜한 정의감을 불태우고 싶지는 않아.'
무슨 신과함께도 아니고.
과거를 속죄하기 위한 여정은 사양이다.
솔직하게 나는 내 주위만 잘되면 그만이다.
그런 안이한 스탠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잡초는 퍼지기 전에 뿌리 뽑는 것이 옳다.
* * *
최근 먹방판.
이종격투기 - 「최근 파프리카TV가 먹네상스로 불리는. EU」
樂 SOCCER - 「'먹방'이 확실히 자리 잡고 있긴 하네요」
도탁스(DOTAX) -
「롤프리카? ㄴㄴ 먹프리카 ㅇㅇ 요즘 대세!」
이른바 '먹네상스'라고 불리고 있다.
먹방BJ들의 수준이 크게 오르며 파프리카TV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다.
그 여파는 파프리카TV 내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반 커뮤니티에도 알려지며, 일반 시청자들을 유입시킨다.
─예전에는 먹방 왜 보는지 몰랐는데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
오히려 요즘은 내가 찾아보게 되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네
└ㄴㄴ 옛날 먹방 보셈. 요즘 먹방은 찾아보는 이유가 있음
글쓴이- 그런가? 수준이 많이 올라서 근가
└윾신 같은 놈들이 쩝쩝거리며 먹는 걸 보겠냐곸ㅋㅋㅋㅋㅋㅋ
BJ가 음식을 먹는 방송을 시청하는 것.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낯설기 짝이 없었지만 이제는 대수롭지도 않은 화제다.
퀄리티가 올라간 것뿐만이 아니다.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크다.
대신해서 음식을 먹어준다고?
─요즘 먹방은 보는 재미도 있고 유익하네
고기맨이라는 BJ가 추천한 고기 샀는데
이거 꽤 가성비 ㅅㅌㅊ인 듯
└강호의 도리
└무슨 고기 산 건데? 알려줭
글쓴이- https://www.fourcolor.co.kr/goods_view.php? goodsNo=892&inflow=nover<<<여기 └난 그 BJ가 맛있다고 한 거 사보니 맛없던데
블로그의 리뷰처럼 말이다.
훨씬 생생하며, 가시적으로 와 닿는다.
소비자의 지갑을 쉽사리 열어버린다.
─일반소비자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팬가입합니다^^ 고기맨님이 추천해주신 고기 맛있더라구요~
"100개 팬가입 감사합니다! 아이……, 방송하는 보람이 있네요 헤헤."
-최근에 고기 방송한 건 1+ 한우밖에 없지 않음?
-그거 맛있나
-나도 한 번 사먹어볼까……
-고기맨 방송 너무 유익함!
먹는 장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 뿌슝빠슝! 이 물건이 좋다?! 보다 훨씬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다윤 부장님."
"어 그래."
"새로 들어온 식품 광고 리스트입니다. 부장님 보시기 편하게 프린트로 뽑아서 정리했습니다."
"어 수고."
마치 그런 것처럼 보인다.
사실은 단순히 플랫폼만 바뀌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은 때려죽여도 구분하지 못한다.
'틀딱이긴 해도 머리 하나는 비상하긴 해.'
송용준은 혀를 내두른다.
부하 직원으로서 상사의 좋은 점은 배워야 한다.
항상 꼰대짓을 하긴 해도 대기업 삼성에서 잘나갔을 만하다.
먹방BJ로 식품 광고를 하는 것.
그 획기적인 발상이 대규모 사업으로 이어지며, 회사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근데 부장님."
"할 말 있어?"
"이제 웬만한 먹방BJ들은 다 섭외가 된 거 같던데……, BJ하와와 있잖아요."
"어."
"다른 BJ들보다 훨씬 시청자층도 두텁고, 먹방도 제가 보기에는 훨씬 잘하는데 섭외하면 어떻겠습니까?"
송용준은 BJ하와와의 팬이다.
이다윤이 그녀를 공짜로 부려 먹으려고 했을 때, 오정환에게 전화를 연결시켜 막았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먹방의 광고 효과가 상당하더라?
인정을 받은 이상 정당한 수준의 페이 협상이 가능하다.
"야."
"네, 부장님!"
"너 이 업계에서 몇 년 굴렀지?"
"인턴까지 포함하면……, 4년 조금 안 됐습니다."
"진짜 애새끼다."
"……."
파프리카TV를 즐겨본다.
적어도 눈앞의 꼰대 새끼보다는 개인 방송이 무엇인지 잘 안다.
'또 뭔 같잖은 꼰대질을 하려고.'
이다윤 부장의 성격도 말이다.
부하 직원이 의견을 내는 것이 싫은 거겠지.
의외로 제대로 된 훈계였다.
"지금 우리와 비즈니스 맺은 BJ들 성장하는 거 보이지?"
"어……, 확실히 그런 면이 있더라고요. 방송 아이템이 좋아서 그런가?"
"시장이라는 게 누가 뜨면, 누가 가라앉는 구조야. 혼자 우리랑 거래를 안 하면 어떻게 되겠냐?"
"……."
무서울 정도로 말이다.
정말 쓰레기 같은 소리 같지만, 광고업자로서는 뼈에 새길 만한 격언일지도 모른다.
'어쩐지.'
최근 먹방판의 동향.
일반 시청자인 송용준도 대략 안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BJ하와와가 퇴물 취급을 받는다.
자신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몸담고 있는 업계의 특성상 외부 반응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방금 전 이다윤의 말은 그 핵심을 찔렀다.
"다 의도하신 건가요?"
"그러니까 니가 초짜지."
"……."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하는 거야. 그 하와와인지 뭐시기의 보호자이던 놈팽이……."
"오정환 말씀이세요?"
"그래, 잘 아네?"
그들이 더 조급해질 것이다.
광고계에서는 흔히 쓰이는 방식.
업계 1인자와 교섭에 실패하면 2, 3인자들을 지원해 경쟁에 불을 붙인다.
'슬슬 샘플을 보내면 못 이기는 척 받아들이겠지.'
큰 업계면 모를까.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히 구워삶을 수 있다.
이다윤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부하 직원을 훑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