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화
「가속!」
날아오는 포탄.
제임스의 포킹 능력은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19:01] 화난백정 (누럼프)님이 위험 신호를 보냄!
[19:01] 화난백정 (누럼프)님이 위험 신호를 보냄!
메타는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일반 유저들이 알게 되기 훨씬 이전부터 천상계 유저들이 연구한 결과다.
―데미지 살벌하네
―제임스 좋음?
―AD포킹챔인데 챌린저에서 간간히 보이더라
―저거 맞으면 뼈나감;
씨지맥의 방송.
시청자 중 일부는 안다.
최근 천상계에서 어떤 챔피언이 쓰이는지.
제임스는 강력한 포킹 능력을 자랑한다.
비록 단발이지만 웬만한 메이지의 궁극기를 뺨치는 위력을 지녔다.
─이때를기다림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탑 차이로 게임 지겠는데??
"이게 진다고? 아직도 복선이 안 보여? 힌트 다 줬는데."
―??
―선생님 이미 신뢰를 잃었어요
―이렇게 출제하면 수능도 쌍욕 먹습니다……
―"방송인" 그 자체
6초마다 날아오는 묵직한 포킹은 분명 까다롭다. 맞으면 탱커인 자신도 허리가 휘청인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무적은 아니다. 사거리가 긴 챔피언들은 필연적인 단점을 가진다.
포킹 조합이 돌진 조합에 카운터 맞는다는 공식이 괜히 생겼을 리 없다.
두구두구두구―!
아군의 빽핑.
적당히 무시하며 말발굽을 박찬다.
제임스의 포킹에 휘둘리기 전에 이니시를 걸면 그만이다.
「가속!」
콰락!
날아오는 스킬샷들을 피한다.
반응 속도와 유체화를 켠 빠른 속도를 믿고 무빙을 친다.
전장을 질주하며 노린다.
상대의 포커싱 집중시키고, 도주가 가능한 위치에 있는 챔피언.
퍼억!
쿠워어어어!
적 원딜러를 박으며 궁극기로 횡단한다.
착지점에 걸리는 광역 공포가 적 진영을 훌륭하게 붕괴해낸다.
콰라락!
언월도를 돌리며 반시계 방향으로 빠져나간다.
적팀의 뒤를 잡고 있다.
나머지는 아군이 해주기 나름.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머릿속 상상이 고스란히 실현된다.
자신의 진입과 동시에 파고든 아군이 적 원딜러를 잡는 데 성공한다.
완벽하게 유리하다.
포킹 조합을 상대로는 이렇게 난장판만 만들면 된다.
한타의 승리가 보장돼야 하는데.
콰릉!
퍽! 퍽!
제임스의 망치가 나이즈를 찍는다.
이어지는 3번의 망치질이 최대 속도로 두들겨지며.
─적이 학살 중입니다!
오정환님이 착한미드님의 대량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 (추가 골드 : +432G)
나이즈가 날아가는 자세 그대로 터져버린다.
그 어마어마한 폭딜을 감상할 시간이 아니다.
콰라락!
토옹!
누럼프와 함께 달라붙는다.
제임스를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
판단이 강제된 시점에서 한타의 대패는 예고되었을지도 모른다.
「너흰 끝났어!」
점멸로 거리를 벌리며 QE.
코앞에서 터지는 강렬한 포탄이 정신을 확 일깨워준다.
체력바가 파삭 깎인다.
자신들의 진영도 무너졌다.
제임스 하나에 지나치게 휘둘리고 말았다.
―?
―아
―그걸 들어가네
―ㅈ됐다 ㅈㅈㅈㅈㅈㅈ
초단위로 승패가 달라지는 천상계 한타.
그 과정을 알 리가 없는 시청자들이 결과론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아니, 거기서 나이즈가 EWQ 한 번 돌리고 잘리면 한타를 지지…….'
물론 씨지맥도 안다.
가장 많이 맞아본 장본인이다.
제임스의 순간 폭딜이 상상 이상이다.
딜각을 너무 매섭게 잡는다.
포킹 챔피언이 가지면 안 되는 교전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트리플 킬!
오정환의 망치에 분쇄된다.
라인전에서 몇 번이나 당했던 익숙한 광경이 한타에서도 되풀이된다.
「가속!」
그 이상.
포킹 챔피언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날아온 QE가.
─쿼드라 킬!
적이 마지막 남은 아군을 처치했습니다!
도주하던 아군 이즈레알을 저격한다.
1/3 이상 남아있던 체력이 한 번에 훅― 깎이며 운명을 달리하게 된다.
[19:59] 화난백정 (누럼프): 왜 들어가지?
[20:02] 화난백정 (누럼프): 빽핑이 부족한 건가
[20:05] cGvMax (말카림): 무조건 이기는 용쌈이었음
[20:06] 착한미드 (나이즈): 집중
―빽핑이 부족ㅋㅋㅋㅋㅋ
―보여주는구나 씨지브이맥스~
―똥 싸는 건 참아도 똥 싸고 입 열면 못 참는데 저걸 참네?
―팀원들 멘탈이 뭘 해도 될 분들이야 ㅎㅎ
아쉽게 지고 말았다.
핀잔을 주는 팀원들과 시청자들의 말을 귓등으로도 들을 생각이 없다.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으니까.
머리를 굴려 최선의 한 수를 찾아낸다.
"내가 바텀 밀면서 어그로 끌면 나한테 인원 배분이 된단 말이야? 내가 2명 이상 드리블하거나, 속도 차이로 먼저 합류하면 바론 한타 무조건 이겨."
―또 무조건?
―아무튼 이김ㅋㅋㅋㅋㅋㅋ
―0/4/1말카림: 이거 이기는 쌈인데
―이 입롤로 감독 하면 대성할 듯 ㅋ
그것이 남들 눈에는 안 보여서 문제지.
시청자들의 비아냥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 게임은 다수결이 아니야. 100명 중에 99명이 틀리다고 해도 나머지 1명이 맞다고 하고, 그 한 명이 챌린저면 그 사람 말이 맞는 거야.'
자신의 목에 폭탄 목걸이가 걸려도 이게 맞는 판단이다.
씨지맥은 바론에 지원핑을 찍고 바텀을 향한다.
설계가 성공한다면 일발 역전이다.
이전의 실패를 전부 만회하고도 남는다.
공교롭게도 공감하는 이가 1명 더 있었다.
「짜릿할 걸?」
난데없이 날아온다.
포탄의 방향과, 탄속에서 추측해봤을 때 부쉬 안쪽이라는 결론은 순식간에 도출된다.
콰릉!
퍽! 퍽! 터엉!
별 의미는 없지만 말이다.
망치로 내려찍으며 이어지는 풀콤보가 1초 만에 말카림을 다진 고기로 만든다.
[20:30] 화난백정 (누럼프): 뭐 어쩌라는 거임? 억제기 주라고?
[20:33] 착한미드 (나이즈): 걍 줄 거 다 주셈
[20:35] 착한미드 (나이즈): 넥서스까지 줘야 함
―와 팀원들 어케 쌍욕을 안 박지? 열반에 달했나??
―아낌없이 죽는 씨지맥 ^^
―우리팀이면 패작이라고 확신했다 ㄹㅇㅋㅋ
―???: 할 말이 없음
설계의 첫 단추를 꿰기도 전에 죽어버린다.
바론에 인원과 시야를 써버린 아군은 뻥뻥 뚫리는 바텀을 눈 뜨고 좌시할 수밖에 없다.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억제기가 파괴되었습니다!
모든 판단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간신히 지탱되던 게임이 완전히 무너진다.
물론 씨지맥의 입장에서는 할 말이 있었다.
'이게 버그가 난다고? 내가 진다고? 제일 자신 있는 말카림이 패배라고?'
무엇을 실수했다.
이렇게 했으면 이겼다.
우실줄을 한다고 달라질 만한 상황이 아니다.
라인전부터 너무 엉망진창이었다.
CS 차이가 벌어지고, 킬까지 내주며 성장 차이가 나버렸다.
그 이전의 이야기다.
좀 더 게임이 톱니바퀴 돌아가듯 딱딱 맞았다면 라인전도, 사이드도, 한타도, 운영도 원하는 대로 되었을 것이다.
"이거 내가 방송 껐으면 이겼어."
―?
―멘탈 그만 건들라고 씹새끼들아ㅋㅋㅋㅋㅋㅋㅋㅋ
―상상의 동물 방송 끈 씨지맥 ㄷㄷ
―plz, become an adult
조금씩이 부족했다.
라인전 CS가 안 밀렸다면, 솔킬을 당하지 않았다면, 사이드에서 자신이 이겼다면, 한타에서 딜러진을 자를 성장을 했다면?
자신의 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다시 겨룬다면 질 리가 없다.
게이머로서 순수하게 호승지심을 느낄 만한 부분을.
[20:33] 화난백정 (누럼프): 2픽이 5픽한테 지는데 게임을 어떻게 이겨~~~~~~
[20:33] 착한미드 (나이즈): ㅋ
[20:33] 빡친도구 (쏘나): 이거 지면 최소 5점 떨어지겠네
[20:33] 화난백정 (누럼프): 우리 2챌이라 더 떨어짐 각오하셈
─명탐정씨지맥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방송 켠 게 힌트였나요?
"……."
―ㅋㅋㅋㅋㅋㅋㅋ
―앗……
―아니 이러다가 또 한 달 휴방한다고 ㅡㅡ
―롤방송 하는 BJ들 씨지맥 반만 웃겨도 성공한다 진짜
역배판.
아무리 멘탈 좋은 천상계라도 궁시렁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시청자들까지 지저귀니 없던 화도 피어오른다.
'할 말이 있음.'
악연의 시작이었다.
* * *
최근 천상계.
─4데스 하고 오더하는 거 나만 불편함? [5] +8
─방송 킨 씨지맥 ON +1
─맥또죽 맥또죽~ 신나는 노래~
─그들만의 세체탑 씨지브이맥슼ㅋㅋㅋㅋㅋㅋㅋ [3] +2
챌린저 구간은 롤 커뮤니티의 최대 화젯거리다.
그중에서도 씨지맥의 방송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오정환 VS 씨지맥 천상계 대전 한짤 요약. Real
[아인슈타인☆창작그림동화17 꿈을 먹는 맥. jpg]
그저 ^꿈^
롤이야기) 씨지맥은 오정환을 탑에서 만나 패배했다
└이게 합성이 아니라고?
└대깨맥 필독 도서네
└^상상^출판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 이딴 책이 있누ㅋㅋㅋㅋㅋㅋㅋ
그 결과 또한 말이다.
챌린저도 사람이고, 승패가 나뉠 수밖에 없지만 상대도 워낙 유명인이다.
하물며 스토리텔링.
두 사람의 인연은 어제오늘 된 게 아니다.
커뮤니티에서 이야기가 크게 불거질 만도 하다.
─씨지맥 방송 개웃겼던 점
[???: 안녕? 나는 너희들에게 챌린저 1위를 보여줄 사람이야. jpg]
하루 전에 챌린저 1위 선언했는데
오정환 선에서 컷 당함ㅋㅋㅋㅋㅋ
└러너리그에서도 ^맥^을 못 추렸지
└원래 BJ들 허세 쩔어
글쓴이― 씨지맥은 진심으로 말하는 거임
└감독이라도 하면 선수들한테 "안녕? 내가 너희들에게 롤드컵 우승을 안겨줄 사람이야." 이러겠네 ㅋㅋ
대기업. 그리고 실력파.
그 두 가지에 전부 해당되는 롤BJ는 손가락에 꼽힌다.
필연적으로 경쟁 구도가 성립된다.
몇 번이나 부딪혀왔던 만큼 팬덤의 관심도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씨지맥 까는 애들 너무 역겨운데?
오정환이나 씨지맥이나 둘 다 러너리그 우승자고
심지어 씨지맥은 現챌린저임
솔랭 한 판 이겼다고 ㅈㄹ난 건 환빡이들 열등감이지 ㅉㅉ└그래서 너 대깨맥이라고?
└으악! 맥스터콜이 시작된다 도망쳐ㅕㅕㅕ
└러너리그 8강에서 털린 건 그새 잊었누ㅋㅋㅋㅋㅋㅋㅋ└한 판으로 뭐라 하면 맥빠지긴 하겠다
하지만 커뮤니티는 힘의 논리를 따른다.
세세한 스펙을 제쳐두고, 최근 스코어에서 오정환이 월등히 앞선다.
러너리그 시즌2의 우승.
불과 당일에 일어난 솔로랭크.
그 임팩트가 잊혀지기에는 너무 최근의 일이다.
─맥빠지다는 단어는 좀 안 좋은 거 같아요
씨지맥님 팬분들 가슴이 찢어질 듯 ㅠㅠ
다른 걸로 순화해서 말해요 우리!
└음…… 맥없다? 맥아리가 없다? 기진맥진하다?
└맥주도 안 마실 기세네요
글쓴이― 네 전 소주만 마셔요!
└씨X도 그분이 생각나는데 쓰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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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씨지맥의 팬덤은 탄탄하다.
1만 명대의 평균 시청자를 자랑하고, 롤BJ로서의 경력은 오정환보다 우위다.
상대적으로 밀릴 뿐 여전히 팽팽하다.
그리고 이는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수준의 격차다.
공지― 『cGvMax 무법 롤방송 안내』
챌린저 1위 등반을 위해 잠시 쉬어갑니다
비번방송은 심심할 때마다 랜덤하게 하고
공개방송은 1주일에 1회 정도 팀랭 때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송은 안 하지만 솔랭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fow나 op.gg에 cGvMax쳐서 관전하심 됨
챌린저 1위.
반박이 불가능한 최고의 타이틀을 획득한다면 말이다.
자극을 받은 씨지맥은 폐관수련에 들어간다는 공지를 올린다.
[Best Comment]― 그만 놀리라니까 진짜 휴방하잖아 ㅠㅠ 乃50
[Best Comment]― 방송 끈 씨지맥 ON 乃30
[Best Comment]― 근데 왜 무법이야? 乃29
그의 팬들로서는 아쉽다.
동시에 기대된다.
전력을 발휘하는 씨지맥의 실력이 어떠한지는 롤팬들 초유의 관심사다.
공지― 『방송 시간을 줄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정환입니다
원래부터 방송을 안 켜고 솔랭을 하기도 했는데
이제부터는 그 빈도가 좀 더 잦아질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서 미리 밝힙니다
그것이 혼자만의 치트키가 아닐 뿐.
#우실줄― '우리 실수 줄이면 돼'의 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