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56화 (356/846)

356화

이따금 불거지는 화제다.

BJ들이 방송을 끄고 하면 실력이 더 좋아질까?

'가끔 커뮤니티 보면 있더라고.'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말이다.

바보 같으면서도, 궁금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도 그럴 게 징징댄다.

방플, 저격, 채팅창 기타 등등.

BJ들 중에 패배 이유를 변명하는 이들이 많다.

이유를 들어보면 그럴듯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BJ가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쿠웅!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짱 헛소리다.

방송을 켜서 나쁜 점도 있지만, 오히려 좋은 점도 많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점멸, 궁극기 체크 다 해주잖아.'

쟤 점멸 쓴 건가?

한마디 하면 채팅창에 와르르 떠오른다.

가끔 전령의 눈 같은 거 까먹으면 훈수충들이 절대 안 넘어간다.

저격도 꼭 나쁜 저격만 있는 게 아니다.

좋아하는 BJ 이겨주고 싶은 부캐들도 널렸다.

팀원들도 방송을 의식해서 더 열심히 하기도 한다.

BJ 본인도 말이다.

평소 같았으면 포기할 판도 시청자들이 보니까 마지막까지 해 봐야지.

공부할 때 엄마가 뒤에 서있는 듯한 효과가 생긴다.

3픽: 서폿이 3명이네

2픽: 도구도구!

5픽: I am tool

1픽: Me too

3픽: 1픽 서폿 개에반데;

그것이 도저히 불편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케바케지, 무조건 단정 지을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적응하면 별 차이 없어.'

하도 징징대는 애들이 많아서 같은 BJ로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어차피 방송 꺼도 비슷한 구간에서 놀 녀석들이 말이다.

3픽: 말카림 탑 같은데

3픽: 탑이면 무조건 씨지맥인데

3픽: 서폿분들 양심 있으면 가위바위보 좀

1픽: 양심이 뭐지? 먹는 건가 우걱우걱!

물론 세상은 넓고, 예외는 언제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거론되며, 이러한 논란의 시발점이 된 유저가 바로.

'방송 끈 씨지맥이지.'

방송 ON/OFF의 격차가 현저하다.

실제로 그러한 모습을 보여줬으니 따지고 드는 것도 웃긴 노릇이다.

별것도 아닌 걸로 알레르기네?

그렇게 따지기에는 진짜 민감한 사람도 있어서 함부로 재단할 부분은 아니다.

――――――――――――――――――――――――――――+

지금 나가시겠습니까?

지금 게임을 종료하면 소환자님이나 팀원들이 빠른 대전 게임에서 대기 시간 패널티를 받게 됩니다! 또한, 리그 승급전을 진행 중인 경우에는 승급전이 취소됩니다. 정말 종료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

딱히 관심도 없고.

그보다 골머리를 싸매고 있는 건, 갑자기 방송 시간 단축 공지까진 올린 건 다른 이유에서다.

'아, 시X 새끼들.'

무조건 지는 판.

특히 천상계는 아군 전적만 검색해봐도 대충 감이 잡힌다.

딱 방금 전이 그런 케이스다.

라인이 꼬이면 이길 확률이 급감한다.

BJ는 독배라는 걸 알면서도 삼킬 수밖에 없다.

방송 중에는 닷지를 하기가 애매하다.

시간도 생으로 날리고, 가오가 상한다는 측면도 있다.

─내꿈은먹튀왕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진짜 간만에 방송 켰네 ㄷㄷ

"제가 지금 챌린저 만나는 구간까지 와서 게임이 빡세졌기 때문에 양해 좀 해주세요."

―폐관수련 ㄷㄷ

―챌린저 찍자는 놈들 누구야!!

―그냥 즐겜 하고 놀자

―왜 찍냐고 그거

많은 BJ들이 부캐를 3~5개씩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닷지를 자주 하는 편이 실력보다 높은 점수에 가기 쉽다.

'그래봤자 눈 가리고 아웅이지만.'

닷지로 올릴 수 있는 점수에는 결국 한계가 있다.

그 알량한 짓거리를 나 혼자만 할 리가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하고 있는 이유.

어차피 해야 되기 때문이다.

시즌3 챌린저에 가기 위해서는 소위 'MMR 작업'이라는 게 필요하다.

――――――――――――――――――――――――――――+

MMR: 2938

정확도: 74%

MMR이 매우 높습니다. [DIAMONⅠ-82점 = 평균 2720]의 실력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MMR입니다.

+――――――――――――――――――――――――――――

전적 검색 사이트 fow.gg

MMR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닷지는 LP만 깎이지, MMR에는 영향이 없다.

챌린저 승격전의 필수 조건은 MMR을 충족시킨다.

닷지를 섞으면서 가는 것이 가장 빠르면서도 합리적인 방법이다.

쿠웅!

이를 이미 다 해두었다.

이제는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

100LP의 달성과 함께 MMR도 대략 맞춰질 것이다.

"멤버가 꽤 괜찮네요. 포지션도 딱히 꼬인 것 같지 않고."

―역배판임?

―그냥 하면 되지 ㅈㄴ 신경 쓸 게 많네

―챌린저는 어렵다……

―내가 이래서 브론즈임ㅋㅋ

그나마 다행인 건 이 잡기술을 안다.

○○○은 우직하게 해야 돼 형~ 그런 동네 바보형 같은 소리도 있지만, 같은 길이라면 당연히 쉽게 가는 것이 편하다.

「가속!」

꿀챔도 같은 맥락.

제임스의 QE가 원거리 미니언을 적신다.

그 폭발 범위에 있던 아링도 함께 휘말린다.

'슬슬 꿀이 퍼지고 있긴 한데.'

탑이 아닌 미드로 쓰고 있다.

현재는 오히려 이쪽이 보편적이다.

솔랭에서도 간간이 모습을 보이는 추세다.

얼마 전 씨지맥과의 접전이 분기점이 되었다.

꿀챔을 쓴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이전과는 한 가지가 달라졌다.

점수.

높은 티어에서 잘하는 상대에게 먹혔다.

호기심을 느끼고 따라하는 이들이 생기게 된다.

―제임스 포킹 진짜 세다

―좀 피하지

―아링 다1 맞음? 다 처맞아주는데?

―스킬샷은 쏘는 쪽이 잘 맞히는 거지 ㅇㅇ;

이미 떠오르고 있었기도 하다.

불이 지펴진 가운데 기름을 끼얹었으니 활활 잘 타는 것은 필연이다.

'단순히 따라만 한다고 다가 아니지.'

비주류 장인들이 꿀 빠는 것.

어설프게 흉내 내봤자 하던 게 더 나은 것처럼 말이다.

챔피언 메커니즘을 이해한 것과 못 한 것은 천지 차이다.

콰릉!

지지직!

미드 라인을 먼저 푸쉬한다.

그 주도권을 어떻게 활용하냐가 미드에서 쓰이는 제임스의 골자다.

후웅!

타랑, 탕!

아링은 당연히 라인을 받아먹는다.

내가 사라지자마자 빽핑도 찍었을 것이기 때문에.

'로밍을 가봤자 안 통하겠지.'

애초에 로밍이 좋은 챔피언도 아니다.

차후에 제임스가 미드로 잘 안 쓰이는 이유지만.

「짜릿할걸?」

장인들에게는 장인들만의 꼼수가 있다.

QE가 적중한다.

원거리 미니언과 함께 아링의 체력바를 뜯어낸다.

―또 맞네

―쟤 다 맞아줌ㅋㅋㅋㅋㅋㅋㅋ

―미드 유저가 아닌가?

―아링 원챔인데 너무 못한다

얼핏 못하는 것처럼 느껴질 만도 하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아링의 시야가 안 보이니 말이다.

'먼저 라인 밀고 심리전만 걸 수 있으면 미드 제임스도 사기픽이지.'

아링의 입장에서는 라인을 밀 수밖에 없다.

내가 로밍을 갔으면 라인 이득이라도 봐야 하니까.

그 과정에서 스킬이 빠지고, 움직임도 뻣뻣해진다.

타이밍만 잘 맞춰서 QE를 던지면 십중팔구 맞는다.

「천둥의 힘을 느껴봐라!」

3번 정도만 반복해도 적 미드는 걸레짝이 돼있다.

제임스의 압도적인 포킹 사거리로 만드는 잡기술.

─아군이 당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실질적인 킬로 연결되지 않는다.

이걸 아는 장인들조차 미드로 잘 안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자 그대로 잡기술이라서.'

상대가 알면 재미를 보기 힘들다.

아링은 고스란히 당해줬지만, 그럼에도 킬까지는 만들지 못했다.

[08:21] 화난백정 (앨리스): 탑 좀 어떻게 못 사리나?

[08:25] 운식당점주 (람블): 저 버리셈 그냥

[08:27] 운식당점주 (람블): 궁으로 1인분만 함

[08:30] 화난백정 (앨리스): 말카림을 못 묶어 놓잖아

[08:31] 화난백정 (앨리스): 그게 문제지;

아군의 상황이 어렵기도 하다.

최근 먹방판이 혼란스럽다 보니 투잡을 뛰는 모양이다.

'이것 참 안타깝네.'

선량한 BJ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의진맨의 운식당도 그 악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먹방은의진맨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운식당 정말 정직하고 맛있습니다!

"100개 감사합니다. 다행히 이 게임에서는 절찬리에 영업 중이네요."

―탑 맛집 ㅋㅋ

―이걸 맥인다고?

―오정환 이 나쁜 자식아!

―일단 ^맥^이고 있는 건 맞는 것 같긴 한데

씨지맥과 라인전을 서고 있다.

솔로킬을 따이는 것은 의진맨의 잘못이 물론 맞다.

'나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도 볼 수 있겠지.'

뒷광고 사태를 터트렸으니 말이다.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될 노릇이다.

투잡의 어려움도 잘 아는 입장이다.

러너리그를 함께 넘긴 지인이기도 하다.

[09:10] 오정환 (제임스)님이 가고 있음

[09:10] 오정환 (제임스)님이 가고 있음

그 이전에 탑똥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탑라이너는 기본적으로 두 종류가 존재한다.

'반반충이랑 캐리충.'

어느 쪽이 좋다/나쁘다라고 하기보다는 스타일의 문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후자는 까다롭다.

자신이 원하는 구도가 되었을 때.

탑의 영향력을 흩뿌려 게임을 캐리하는 방법을 안다.

단순히 라인전이 센 것과는 다른 개념의 이야기다.

씨지맥은 그런 캐리파 탑솔러의 시초 중 하나.

터억!

탑라인.

아군 앨리스가 갱킹을 간다.

갑작스러운 상황임에도 움직임이 매끄럽다.

두구두구두구―!

E를 킨 이속만으로 고치를 피해낸다.

잔딜이 일부 박히기는 하지만 킬각에는 더없이 요원하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된다.

말카림 하나에 아군 탑&정글이 쌍으로 농락당한다.

'이런 것이 까다롭지.'

우연이 아닌 설계.

상대로 하여금 판단을 강제시킨다.

그리고 이를 흘려 넘겨 아군 정글러의 턴을 빼버린다.

「짜릿할걸?」

그럴 것 같아서 왔다.

자신의 플레이에 도취한 말카림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든다.

툭! 툭!

치지직……!

3연타를 때리며 점화.

의진맨의 궁극기도 떨어진다.

말카림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만다.

─어른유저님, 별풍선 200개 감사합니다!

방송 끈 씨지맥은 다르다더니 별거 없네 ㅋ

"200개 감사합니다. 근데 말카림 입장에서 당할 만하긴 했어요."

―씨지맥 컷!

―그냥 쭉 뺐으면 될 텐데?

―ㄹㅇ 미드 생각을 안 한 거지

―대단하다 애새끼맥!

말카림의 설계를 예상한 역설계.

얼핏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게임의 구도라는 게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미드에서 미아핑 찍었을 거 아니야.'

3 대 1이 될 수 있다는 건 충분히 상정이 가능하다.

적어도 멍청해서 당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제가 직선 경로나 삼거리 돌아서 왔으면 대응이 충분히 됐을 거예요. 그래서 일부러 여기 넘어서 갔거든요."

―골렘?

―해머로 벽 넘는 거 센스 쩔긴 했음!

―대체 뭔 차이지?

―대단하다 애새끼환!

오히려 그 이상.

잘 알기 때문에 당하는 갱킹도 있다.

씨지맥은 머릿속에서 상상을 했을 것이다.

'워낙 상상과 꿈에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서.'

반대로 말을 하면 맹점을 찌르면 된다.

자신의 상상에 없었던 플레이를 하는 순간 대응이 안 된다.

─아군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골렘 벽을 넘어 뒤를 잡은 것이 그러한 맥락.

적이 없어야 할 위치에 있자 허무하게 당해버린다.

'포탑을 깨는 것도 마찬가지고.'

아군과 함께 포탑을 두들기자 순식간이다.

제임스 특유의 철거력은 풀피 포탑도 아작 낸다.

탑 영향력을 흩뿌릴 밑천이 사라진다.

원하는 게임을 하는데 애로사항이 꽃필 것이다.

─어린이유저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뭔 소린지 모르게뜸……

"한마디로 씨지맥님이 원하는 구도를 제가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거예요. 남이 먹는 국밥에 깍두기 국물 붓는 것처럼."

―그건 못 참지 ㅋ

―와 진짜 상상만 해도 극혐이네

―^맥^빠지는 플레이군요!

―그럼 땡큔데?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천재과에 속하는 유저들은 다루는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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