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76화 (376/846)

376화

철꾸라지.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켜 퇴출에 해당하는 '영구 정지' 처분을 당했지만 인방판에서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대하다.

〔개인 방송 갤러리〕

─짭꾸라지쉨ㅋㅋㅋㅋㅋㅋㅋㅋ

─대저동 시절 철꾸를 보는 것 같다 [17] +33

─저거 빼박 사심인데 ㅋ [3]

─ㅊㄲㅇ +7

.

.

.

그도 그럴 게 한 번 예토전생을 한 적이 있다.

두 번째가 없으리란 법이 없고, 적어도 그의 애청자들은 복귀를 염원한다.

현실적으로 요원해서 문제지.

설사 된다고 쳐도 언제일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던 와중에 나온 것이다.

─대저동 시절 철꾸를 보는 것 같다

돈크라이를 괴성으로 부르고

닭도리탕을 얼굴에 붓고

라면으로 세수하는 초창기 철꾸라지다……

내 생에 이 병신짓을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그립읍니다 ㅠㅠ

└3년 차 철빡인데 ㅇㅈ한다

└하는 짓도 철꾸랑 판박잌ㅋㅋㅋㅋㅋㅋㅋ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ㅊㄲㅇ!

철꾸라지를 완벽히 따라하는 BJ.

철꾸라지의 팬덤인 '철빡이'들로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특유의 자극적인 방송에 목말랐다.

설사 짝퉁에 지나지 않더라도 대리만족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보라) 짭꾸라지. 짭와대에 찾아온 의문의 여캠…… 슴가에 수박 뭔데?!」

_ ?13, 892명 시청

짭꾸라지의 방송이 단기간에 인기를 모으게 된 연유다.

어떤 면에서는 원판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도 받는다.

"때려주세요. 때려주세요. 꺄!"

"때렸어요."

"이쪽도, 이쪽도. 꺄!"

"미쳤어요?"

"나 미쳤어. 너에게 미쳤어! 끼요오오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미친 거 같은데?

―그냥 철꾸넼ㅋㅋㅋㅋ

잃을 게 없으니까.

이미 매스컴에 알려질 대로 알려져 사려야 하는 오리지널과 달리 무명이다.

기상천외한 짓거리를 저지른다.

그럴수록 시청자들은 환호한다.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철빡이들에게 특히 더 잘 먹힌다.

짭꾸라지의 아래 철빡이들이 모인다.

파프리카TV에 존재하는 가장 악질인 팬덤.

그런 철빡이를 등에 업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봐봐. 내 보라감 미쳤다니까?'

그렇게 머리가 커지자 다른 생각을 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실력.

빠른 성공과 급 낮은 인격이 오만이라는 필연을 불러일으킨다.

"오빠 뺨 안 아파?"

"마아아아!! 안 아프게 생긴나?"

"미안해서 어떡하지……."

방송 리액션으로 뺨을 맞았다.

여캠이 미안한 듯 어쩔 줄 몰라 한다.

짭꾸라지는 히죽 웃으며 얼굴 아래를 훑는다.

'크~ X발. 우유통 졸라 큰 거 봐.'

그림의 떡.

방송으로만 보던 여캠이 눈앞에 있다.

실물은 생각보다 실망이지만 크게 상관은 없다.

예쁘니까.

술이 한두 잔 들어갈수록 다소의 아쉬움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본능적인 욕구만이 앞서게 된다.

"나도 한 대만 때려도 돼?"

"아앙~ 안 아프게."

"당연히 안 아프게 때리지. 그럼 딱 한 대만……."

"아! 미쳤어??!"

"끼요오오옷―!!"

―??????

―미친놈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슴가를 때려버리네ㅋㅋㅋㅋㅋ

―맘마통 떨리는 거 봐

이를 풀어낼 수 있다.

적어도 자신이 본 방송에서는 그랬다.

여캠과 합방을 하면서 사심을 채운다.

'그러면 다 좋아하잖아. 씹선비 시청자도 아니고.'

보고 배운 게 철꾸라지의 방송이다.

기준선이 그렇게 설정되어 있으니 광기 어린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한다.

─짭꾸라지 젖팔이 지리지 않음?

철꾸라지 솔직히 여캠 합방은 별로였는데

짭꾸라지가 여캠 합방은 훨씬 난 듯

└그 새끼는 여친 있잖아ㅋㅋㅋㅋㅋ

└나가리 됐는데 여친이 만나 주려나?

글쓴이― 여친도 짭꾸라지 만나고 싶을 듯

└진짜 그럼 레전드각인데

실제로 평가도 좋다.

개인 방송 갤러리에서 지분을 차지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너무 껄떡대는 거 아니야?"

"뭐 어때. 지 처신 지가 알아서 하겠지."

물론 이는 외부의 힘이 작용한 결과다.

보라판에서는 당연한 일.

업체의 힘을 빌어 큰 짭꾸라지는 더더욱이다.

「철꾸라지 돌아오기 전까지는 짭꾸 방송 봐야 하는데」

「오정환에 밀리는 하꼬면 좀 글치 않나?」

「ㄹㅇ」

「그건 맞지」

「그 새끼한테는 밀리면 안 돼!」

「화력 집중하자」

「이이잉~ 기모링~!」

철꾸라지 팬덤의 단톡방.

주인이 영구 정지를 먹게 된 후로도 여전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니, 훨씬 끈끈해졌다.

언젠가 돌아올 주인을 기다리는 충견.

업체에서는 직원들을 동원해 컨트롤한다.

─증거有) 짭꾸라지는 오정환을 넘어설 인재임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ㅡ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공자. jpg」

오정환이 방송 천재인 건 맞지

하지만 여캠 사심에서 짭꾸라지 못 따라간다

내 생에 짭꾸처럼 방송으로 사심 채우는 새끼는 못 봄 ㅇㄱㄹㅇ└개추

└ㅈ정환 거품 빠질 때 됐지 ㅇㅇ

└즈그 주인도 오정환한테 털렸는데 뇌리셋됨?

└ㅉㄲㅇ

떡밥만 던져주면 쉬운 일이다.

주인과 마찬가지로 비정상적인 행태에는 이골이 나있다.

그동안 힘쓸 일이 없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간만의 여론전.

철빡이들은 힘을 120% 발휘하여 몰아붙인다.

"오 생각보다 반응 있는데?"

"틈틈이 뷰봇 좀 부어주면 진짜 가능할지도……."

"오정환 그 새끼 목 뻣뻣해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한번 엎어보자!"

직원들도 작금의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할지언정 엄연한 방송 스태프다.

'오정환은 우리를 아예 없는 사람 취급하니까.'

자신들의 힘을 필요로 한다?

그만큼 방송에 영향력도 생긴다.

이것저것 떨어지는 꿀물이 달달하다.

밥도 사주고.

용돈도 주고.

운 좋으면 하꼬 여캠도 소개받을 수 있다.

까놓고 꿀직장이다.

월급은 박봉이지만, 씀씀이가 헤픈 BJ들이 워낙 잘 챙겨준다.

그러한 상생 관계가 깨졌다.

오정환은 어찌된 영문인지 자신들과 일을 하려 들지 않는다.

"짭꾸라지가 좀 크면……."

"오정환 독주 체제는 확실히 끝나겠지.

"우리가 왜 필요한지도 알게 되겠고 크흐흐."

업계 사정에 빠삭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느 라인에 서야 할지.

이를 인지하지 못할 만큼 분노에 불타는 것도 아니다.

─미끼풍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짭꾸 덕에 좋은 거 본다^^

"미끼풍 형님 끼요오오오옷―!!"

"와 1000개 감사합니다~ 큰손이시다."

―리액선 혜잨ㅋㅋㅋㅋㅋㅋ

―철꾸라지는 리액션이지!

―큰손들 뭐함?

―이 방 열혈 그지들밖에 없음? ㅋㅋㅋㅋㅋㅋ

자신들의 영향력이 이 정도다.

너도 우리를 쓰지 않으면 곤란할걸?

인식시키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다.

"벌써 천 개 뿌려?"

"짭꾸 고정층이 없어서 연료 좀 팍팍 넣어줘야 돼."

"남는 것도 없겠다……."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모두 동원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비록 일시적일지라도 오정환을 뛰어넘는 것이.

* * *

대기업BJ.

겉보기에는 화려하고, 실제로도 화려한 게 맞다.

'근데 그 생활이 안락하지는 않다는 거지.'

알력 다툼에 휘말리는 건 예삿일이다.

보라BJ들끼리 허구헌 날 물어뜯는다.

익히 겪어온 과정.

그런 표면에 보이는 일만 있는 게 아니다.

보이는 상대보다 보이지 않는 상대가 더 까다로운 법이다.

─우리집강아지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오늘은 키스 안 함?

"키, 키스……?"

"어그로예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아, 네."

―반응 순수해서 커엽네 ㅋㅋㅋㅋ

―롤 할 때랑 딴 판이누

―쥬아 때처럼 안 먹음?

―여캠이랑 합방하는데 수위가 넘 낮다~~

무시하고 진행한다.

가끔 급이 안 맞는 BJ가 선전포고를 할 때가 있다.

'마케팅 사례에서도 제법 흔하지.'

비교 광고.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대표적이다.

압도적인 업계 1위에게 도발을 일삼는다.

「라이벌 구도―> 비슷비슷 ―> 둘이 동급?」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으로 단기간에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짭꾸라지가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

그 의도대로 놀아줄 필요가 없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은 비비기라도 하지.

나와 짭꾸라지는 글자 그대로 급이 다르다.

"근데요."

"네, 말씀하세요."

"이런 말 좀 실례되는 건 알지만……, 사실 저도 잘해지고 싶어서 티어 높은 분들한테 조언을 구한 적이 있거든요."

"제 앞에서 다른 남자 이야기 꺼내는 거예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큰 효과가 없었던 거 같아서요."

대화의 주제가 민망한 듯 말을 돌린다.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게임 이야기를 쏟아내는 유민의 모습은 풋풋하다.

'이게 정상적인 반응이야 사실.'

지랄도 멍석 깔아주면 못한다는 말처럼 수많은 시청자들이 썸을 원한다?

남녀칠세부동석을 자신도 모르게 시전한다.

한국이 어째서 유교의 나라인지 깨닫게 된다.

여캠들이 적극적인 것이 사실은 더 이상하다.

유민은 조금 생긴 일반인A.

"같이 듀오하거나 리플레이 보면서 지적해줬죠?"

"네. 그랬어요."

"그러니까 안 되는 거예요."

"네?"

―?

―그거 말고 뭐 있음?

―아 몸으로 가르쳐줘야짘ㅋㅋㅋㅋㅋㅋ

―이 남자 침대에선 어떨까?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방송에서 가장 신경 쓰는 건 스토리텔링.

"그건 물고기를 잡아주는 행위에요."

"어……."

"당장은 뭔가 얻은 게 있는 거 같은데, 시간 지나면 결국 남는 게 없어요."

"아!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아요."

롤여캠인 만큼 키워드는 롤이다.

다행히 실력 증진에 욕심이 아예 없는 케이스는 아닌 듯싶다.

'롤 강의까지 받을 정도면 뭐.'

이따금 있다.

마챌BJ가 강의를 해주는 경우.

열에 아홉은 효과가 없다고 보는 게 무방하다.

지적이라고 하는 게 대부분 판단력 차이이기 때문이다.

판단력은 기르는 거지, 배우는 부분이 아니다.

"게임 할 때 화가 좀 많으신 편이죠?"

"아뇨. 전혀 아닌데요."

"음~~ 아닌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응 맞아^^

―찔렀쥬?

―처음 만났을 때부터 빡쳐 있었었지 ㅋ

실제로 저티어BJ들.

챌린저, 전프로 초호화 라인에게 강의를 받아도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는 일이 드물다.

'롤이든 공부든 결국 스스로가 마음먹는 것이 절반이야.'

아무리 족집게 과외라도 학생이 준비가 안 돼 있으면 말짱 헛것이다.

공부가 그러하듯 기본적인 마인드가 선행돼야 한다.

"브실골 유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뭔지 아세요?"

"글쎄요. 질문이 너무 포괄적인데."

"게임을 열심히 안 해요."

"아……."

공부할 때 왜 도서관을 가고, 왜 독서실을 찾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건 주위에 노는 사람이 없어서.

'롤에서 20 대 5로 이기고 있으면 꼭 한두 명이 즐겜 하잖아.'

그냥 평소에도 게임 대충 하는 것이 자랑인 사람이 많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오히려 우습게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화가 많으신 이유도."

"많지 않은데;;"

"장난식으로 하는 사람 때문에 피해 봐서 그런 거 아니에요? 나만 게임 열심히 하는 거 같고."

"그래도 저는 티어가 낮으니까……."

"티어의 고하를 떠나서 랭겜은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게 맞아요."

―열심히 하는 놈만 손해 보는 게임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화도 진지하니까 나는 거지

―민이 열심히 하긴 함

―응 그래봤자 골딱이 ^^

열심히 하던 사람도 어느 순간 체념하게 된다.

모르긴 몰라도 공산주의도 그래서 망했을 것이다.

'고작 게임 가지고 열심히 해야 돼? 열심히 해야 돼. 그런 돌직구 해주는 사람 거의 없거든.'

진정 그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본심을 알아야 한다.

대충 그런 느낌만 줘도 충분하다.

유민의 세계에 깊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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