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77화 (377/846)

377화

롤이라는 게임.

유명하기도 하고, 잘하는 사람도 많아서 실제로 많이 연구가 된다.

'근데 잘해지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라.'

정말 신기할 정도로 말이다.

그것이 가능했다면 브실골BJ는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시청자가 수만, 구독자 수십만 크리에이터들이 챌린저/전프로 불러서 피똥을 싸도 실력이 안 는다.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수록하고 있다.

「돈 벌려고 하니까 실력이 안 늘지.」

2023년에 출간되는 미드 탈론 교수님의 저서의 첫 장을 여는 내용이다.

BJ의 수익성을 질타한다기보다는,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뒀다.

"압도적으로 유리할 때 긴장이 풀어지잖아요?"

"네, 뭐 그런 감이 있죠."

"이때 열심히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요?"

"어떻게 되는데요?"

"게임을 빨리 이겨요."

"……."

―그야 그렇겠짘ㅋㅋㅋㅋㅋㅋㅋ

―뜬금 삼천포

―원래 이 새끼 이럼 ㅋ

―뭐 역전당하는 것보단 낫긴 하지

열심히 한다.

이 마인드가 단순한 노력 이상의 실질적인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이걸 네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겜빨이김?"

"스노우볼이에요."

"아……."

10년 이후 미래의 책이다.

현시점에서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내용이 꽤나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있다.

'물론 재미로 보는 책이긴 한데.'

수백 년간 연구된 교육법도 매년 새롭게 개정되니 당연하다.

하지만 주요 골자에 대해서는 공감 가는 바가 있다.

"불리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평범한 상황보다 특수한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치가 훨씬 더 많아요."

"테라버닝처럼?"

"뭐 그런 느낌?"

―메이플 아시는구나!

―테라버닝은 ㅇㅈ이짘ㅋ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 당황

―그저 ^면^

경험치라는 건 확실히 존재하다.

자신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점점 쌓인다.

'근데 흔한 경험만으로는 획득량도 적고, 레벨업 요구 수치도 달성하지 못한다는 거지.'

메이플로 따지면 주먹 펴고 일어서를 만나지 못한다.

초보자인 상태로 달팽이만 두들기는 것이다.

마인드가 중요한 이유.

하지만 당연하게도 세상일이라는 게 열심히만 해서 될 리가 없다.

"저 열심히 하긴 해요. 평소에도."

"그러니까 화가 많으시겠죠."

"아니, 왜 자꾸 시비 걸어요?"

"또 욱하는 거 봐~"

미드 탈론 센세의 저서 2장에 수록된 내용이다.

노력이라는 힘을 얻었다면, 방향성은 어찌 잡아야 하는지.

─맛스타공장님, 별풍선 486개 감사합니다!

두 분 싸우면 안 돼요!

"사랑해개 감사합니다. 좋은 사랑할게요."

"……."

―개쑥쓰러워 하는데?

―아 귀엽다

―쥬아보다가 유민이 보니까 너무 다르네 ㅋㅋ

―싸우지 말고 섹뜨해!

충신지빡이님이 매니저가 되셨습니다!

물론 러브코미디로 잡는 것도 나쁘진 않다.

과정이 다소 걸리긴 하겠지만 방향성은 확실하다.

'마찬가지로.'

게임을 할 때 어떤 점을 신경 써야 하는지.

기준을 잡아둬야 목적지가 갈리지 않을 수 있다.

─소환자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두 번째 게임.

적당히 지켜본다.

판단을 실수할 수도 있고, 똥을 질질 흘릴 수도 있겠지만.

"저 이번에는 잘해볼게요."

"잘하고 못하고에 연연하지 마세요."

"그럼?"

"솔랭은 기본적인 원칙이 두 개 있어요. 시야 먹기, 그리고 기준 잡고 움직이기."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스킬샷 어쩌고~ 운영이 어쩌고~ 지적해봤자 하루 지나면 다 까먹는다.

'그래서 물고기 잡는 법을 아는 게 좋아.'

진행되는 게임.

여전히 괄약근 조절이 썩 안 되는 편이다.

그리고 브실골 게임의 특성상 개판 오 분 전이다.

"진짜 제가 만약에."

"닥치세요."

"챌린저로서 진지하게 이 게임을 피드백한다면 오늘 못 돌아가요."

"아 원딜이 못하는데 어떡해요!"

"재워주지 않을 거예요."

"?"

―갑자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라 ON

―이걸 잡네

―챌린저 1위의 킬각 ㄷㄷ

무빙 하나하나가 전부 마음에 안 드는데 어떡해.

때문에 내가 지적을 해주고 싶은 건.

――――――――――――――――――――――――――――+가랜·CS76·3/0/0·아이템·5

아모모·CS30·0/1/0·아이템·8

브란도·CS81·0/2/0·아이템·3

숟가락·CS69·0/1/1·아이템·1

랄라·CS2·1/0/0·아이템·7

――――――――――――――――――――――――――――+

시야 점수.

탭키 눌렀을 때 가장 우측에 있는 정체불명의 숫자다.

대부분의 유저가 신경도 쓰지 않는.

〔시야 점수〕

1. 설치한 와드가 1분간 생존할 때마다 1점

2. 파괴한 와드의 남은 지속 시간 1분마다 1점

3. 시야를 제공하는 스킬을 사용하거나 적 챔피언/에픽 몬스터를 드러내면 0.1~1점

* 60초 이상 목표물을 찾아내지 못한 와드는 얻는 시야 점수가 점점 감소* 근처에 다른 아군 와드/구조물/미니언이 있으면 얻는 시야 점수 감소* 아군 기지에 지나치게 가까운 와드는 주는 시야 점수 감소

하지만 보기보다 의미가 있는 지표다.

메커니즘이 겁나 복잡해서 실력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진다.

"시야 점수를 신경 쓰면서 게임 하면 실력을 못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릴 수가 없어요. 특히 서포터는."

"아 그런 게 있었구나. 진짜 몰랐어요."

"모르니까 골딱이죠."

"……."

―그건 맞지 ㅋ

―모르면 공부해!

―어머 나 머리 띵했어 ㅠㅠ

―오정환 말하는 꼬라지ㅋㅋㅋㅋㅋㅋㅋㅋ

솔로랭크는 시야가 9할이다.

어차피 팀적인 콜?

적의 예상 움직임?

그런 입롤적인 부분은 멘탈 조금만 나가면 신경 못 쓴다.

마스터고 그마고 챌린저고 나발이고 간에 말이다.

'스타크래프트를 한 판이라도 해봤으면 알잖아. 시야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녔는지.'

와드를 잘 박은 쪽은 맵핵을 키는 셈이다.

와드를 안 박은 쪽은 정찰도 없이 하는 셈이다.

LoL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시야가 없는 쪽은 게임을 이기고 있어도 비벼지고, 지고 있을 때는 역전의 여지가 없다.

"솔직히 실력은요. 만화나 소설도 아니고, 님이 뭐 회귀한 것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잘해질 수는 없어요."

"회귀하면 저 프로게이머 쌉가능!"

"닥치세요."

"?"

노력이라는 추진력을 얻고, 방향성까지 알았으면 나머지는 시간문제다.

글자 그대로 시간문제.

─꾸왕꾸왕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여름이 가르쳐준 것도 이런 거였음?

"예, 맞아요. 제가 둘만 있을 때 눅진하게 가르쳐줬죠."

"……."

―시야 점수 롤하면서 한 번도 신경 쓴 적 없는데

―나도 몰라뜸

―생각보다 유익해서 당황스럽네 ㅋㅋ

―유민이 왜 그럼?

재능이 있는 사람은 덜 걸리겠지만, 없는 사람도 언젠가 올라간다.

적어도 롤 5년 했는데 브실골플이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안 생긴다.

'물론 서포터가 아니면 라인전, 한타, 합류 기타 등등 여러 가지 배워야 되니까 난이도가 올라가는데.'

어차피 서포터는 도구니까.

웬만한 거 고슈진사마들이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시야만 빠듯하게 잡으면 게임을 이기게 돼 있다.

"나머지는 정글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법만 배우면 돼요."

"네……."

"대각선의 법칙이다 뭐다 들어봤죠? 그거 말하는 거예요."

"근데요."

"질문 있어요?"

"여름이라는 분도 여자예요?"

학생이 다른 데 관심이 팔려있어서 문제지.

딱히 드물 것도 없는 반응이다.

'방송이라는 게 원래 그래.'

좁은 방 안.

밀착돼 있는 남녀.

지켜보는 수많은 시청자.

공통된 취미라는 주제로 달아오르기까지 한다.

마음이 통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주위에 여자가 많으신가 봐요."

"직업 특성상 그런 측면이 있죠."

"여자BJ들한테 자주 이렇게 가르쳐줘요?"

"자주는 아니고 유민님이 네 번짼데."

"네, 네 번째?"

―롤여캠만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보니 정환이 레전드긴 하네

―대기업 클라스가 있지 ㅇㅇ

―어차피 고자에 탈모 아님?

충신지빡이님이 매니저에서 해임되셨습니다.

그리고 질투.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

인기가 많다고 하면 어드밴티지가 붙는다.

BJ가 여캠 꼬시기 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딱히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도 않으니 나한테는 상관없다.

"제가 그래도 제일 잘 배우죠?"

"글쎄요."

"생각해보고 말하시는 거예요? 대충 내뱉은 거죠?"

"입이 험하시네."

"그게 아니라 평소 말투가 이래서;;"

"여름이가 첫 번째 제자였는데 골드에서 금방 다이아 갔죠."

유민에게는 상관있는 모양이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미심쩍어하던 눈동자가 어느새 부드럽게 풀렸다.

'합방이라는 게 물론.'

대놓고 스킨십하고, 껄떡거리면 유사 연애는 충분히 재현한다.

하지만 그것은 스토리텔링과 거리가 멀다.

그냥 떡방이지.

한 발 시원하게 빼고 나면 기억도 안 날 순간의 치기에 지나지 않다.

* * *

경쟁, 그리고 비교.

그 보라판 특유의 문화는 잠시 멈췄던 거지 사라진 게 결코 아니다.

〔개인 방송 갤러리〕

─짭꾸라지 생각보다 클라스 있는데? [3] +5

─오정환 밀리면 레전듴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상황이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큰 게 [8] +2

─철빡이들 화력 미치긴 했네 [1]

.

.

.

간만에 불붙고 있다.

오정환과 짭꾸라지.

비록 짝퉁에 불과할지라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다.

─이번 기회로 확실해진 거. Fact

[죠죠×짭꾸×철꾸 합성짤. jpg]

짤 보이지?

짭꾸라지는 일개 신인BJ가 아님

철꾸라지가 스탠드로 서있는 이상

오정환도 이 새끼 절대 만만하게 못 본다

└스탠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켜보고 계셨군요?

└로드롤러다―!!!

└ㅊㄲㅇ

그도 그럴 게 라이벌 구도.

철꾸라지 팬덤 최후의 자존심이다.

오정환에게 밀리는 꼴을 좌시하지 않겠다.

자신들이 건재하다는 사실도 증명하고 싶다.

화력을 집중시켜 짭꾸라지를 전력으로 밀어주고 있다.

「LoL) 오정환. 건전한 과외 방송 With유민」_ ?21, 892명 시청

「보라) 짭꾸라지. 짭와대에 찾아온 의문의 여캠…… 슴가에 수박 뭔데?!」

_ ?16, 974명 시청

그 결과.

나름대로 비비고 있다.

철꾸라지 팬덤들로서는 기대 이상의 결과다.

아무리 포장을 해도 짭은 짭인 만큼 이기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정도면 나름 선전했다.

─이 와중에 오정환 근황. Soleum

[오정환 방송 캡처. jpg]

진짜 딱 '롤과외'만 하고 있음

뼛속부터 건전한 새끼……

└진짜로?

└오정환 이 새끼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쥬아좌 입술은 잘만 처먹던 새끼가 왜 선비질이지

└이럴 거면 여캠이랑 합방 왜 함?

물론 이는 오정환의 방송 콘텐츠 때문도 있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

그냥 담백하다.

파프리카TV 방송 흥행의 골자는 '어그로'.

이를 해내기 위해 별의별 짓을 하는 경우가 심심찮다.

'오정환 이 새끼 별것도 아니었네.'

흘러가는 상황.

최악의 경우도 상정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아직은 덜 컸다고 할 입장이다.

짭꾸라지는 보조 모니터로 체크하며 히죽 웃는다.

눈앞의 흔들리는 살덩이 때문도 있지만 말이다.

덥썩

당연히 만질 수는 없다.

짭꾸라지도 그 정도의 상식은 가졌다.

자칫 잘못하다 방송 정지를 먹으면 안 좋다.

―??

―이 새끼 손이 자꾸 내려가는데

―딸 치나 설마

―허벅지 더듬는 거 아니냐 저겈ㅋㅋㅋㅋㅋㅋㅋ

캠 화면에 안 보이기만 하면 된다.

자신은 대기업에 준하는 BJ.

아니, 곧 올라설 사람.

'나는 사심 챙기고, 너는 방송 뜨면 좋잖아?'

보드라운 허벅지의 감촉을 마음껏 즐긴다.

당황한 여캠은 뭐라고 말할 생각도 못 하고 있다.

─레리꼬772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짭꾸야 허벅지는 선 넘었다……

"마아아아아―!! 안 만졌다니까? 이 새끼들 물어봐서 아니면 어쩌려고. 은화야!"

"네 오빠."

"내가 만졌어? 살짝 뭐 닿기는 했는데."

"살짝 닿기는 했어요……."

―만졌네 ㅋ

―그거나 그거낰ㅋㅋㅋㅋㅋㅋㅋㅋ

―짭꾸 보라감 미쳤누

―ㄹㅇ 사심 챙기는 건 철꾸라지도 뛰어넘었다

짭꾸라지는 행복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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