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화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퍼엉!
삼시세끼 불닭볶음면을 먹고 살 수 없듯이 자극적인 방송만 이어갈 수는 없다.
가끔은 새콤한 맛도 원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라인 밀었죠? 그대로 로밍만 계속 가면 됩니다."
?오
?라인 클리어 미쳤네
?아직 모르겠다……
?싸이온 좋음?
약팔이 방송.
차후에는 워낙 많아진다.
아니, 약사 면허라도 따고 그 짓 하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을 정도다.
'근데 롤 초기에는 이거랑 양학이 가장 인기가 많았어.'
차후에 레드 오션이 됐다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많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그 방법을 알고 있다.
[04:07] 오정환 (싸이온)님이 가고 있음
[04:07] 오정환 (싸이온)님이 가고 있음
뚜벅뚜벅 달려간다.
먼저 라인을 밀고 탑 라인에 로밍을 왔다.
하는 것은 간단하다.
적 네네톤에게 접근해 Q스킬을 날리고.
슈웅!
퍼엉!
1.5초의 확정 스턴.
기절한 네네톤에게 붙어 W보호막을 터트린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단순하기 짝이 없다.
그렇기에 효과적이다.
리메이크 전의 싸이온.
'약팔이 하기는 딱 좋지.'
스킬 구조가 복잡하고, 피지컬 요구치가 높으면 멋있다.
하지만 따라할 수 없다는 건 시청자들이 더 잘 알 수밖에 없다.
그 반대.
너무 간단하다.
참 쉽죠? 밥 아저씨 같은 소리가 아니라 글자 그대로의 일이다.
─라차차892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챔피언이 이렇게 단순해도 돼?
"스킬이 2개밖에 없기 때문에 진짜 손가락 2개만 있어도 됩니다."
?이왜진?
?스킬이 단 두 개!
?그래도 궁극기는 배우는 게 낫지 않나
?어이가 없네
굉장히 극단적인 챔피언이다.
AP싸이온.
스킬을 Q와W만 번갈아가며 찍는다.
'LoL에 정말 여러 가지 챔피언이 있지만.'
이 정도로 특수한 픽은 10년이 넘어가는 역사를 통틀어도 찾아볼 수가 없다.
지나치리만큼 기형적.
스킬이 4개 있는데 2개만 활용하는 셈이다.
그것은 분명 단점이지만, 전성기를 앞당긴다는 효과도 있다.
슈웅!
퍼엉!
달려가 QW.
라인을 밀고 있던 아링에게 박힌다.
그것만으로도 체력이 절반이 나간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스턴이 풀리기 전에 달려가 평타를 썬다.
그리고 점화를 걸자 아링은 죽은 목숨이다.
????
?ㅁㅊ
?뭐 저리 세냐ㄷㄷ
?싸이온 꿀챔 맞네!
사실 당연하다.
스킬을 2개만 찍었으니 그만큼 더 많은 포인트를 분배할 수 있다.
'존나 간단하면서 존나 세.'
문제가 있다면 현자 타임.
QW가 빠지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래서 유통기한이 극심하지만.
퍼엉!
그전에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다.
5레벨부터 라인 클리어가 한 방.
보호막을 터트리자 웨이브가 지워진다.
"라인 밀고 로밍만 가면 게임 끝나요. 이거 못 막습니다."
?한 천재 게이머가 개발한……
?이거 미쳤습니다!
?진짜 좋아 보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은 바텀.
뚜벅뚜벅 달려 로밍을 간다.
마침 바텀에서 교전이 일어난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정글러가 갱킹을 왔다.
콩머스가 든든하게 아군 바텀 듀오를 괴롭히고 있다.
슈웅!
퍼엉!
달려가 스턴.
그리고 광역 데미지를 선사한다.
데미지 자체도 꽤 살벌하게 들어갈뿐더러.
'진짜는 사실 그거지.'
로밍이라는 게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갈 때마다 죽어주는 판이 있는 반면, 잘 가도 실패하는 판이 생긴다.
그 이유가 대개 아군의 호응 때문이다.
솔로랭크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건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최적화돼있다.
스킬셋이 너무나도 명확하다.
1.5초간의 확정 스턴.
[06:31] 오정환 (싸이온)님이 급식꿀맛 (토이치)을 지목!
[06:31] 오정환 (싸이온)님이 가고 있음!
2차 연계도 간편하다.
스킬쿨을 기다렸다가 핑을 찍고 다시 한 번.
슈웅!
점멸 스턴이 토이치에게 박힌다.
맞점멸을 쓰기는 하지만 이미 죽은 목숨이다.
?ㄴㅇㅅ
?스턴 개사기네
?ㅁㅊㅋㅋㅋㅋㅋㅋㅋ
?토이치 딥빡ㅋㅋㅋㅋㅋㅋㅋㅋ
기절한 토이치를 아군이 정리하며 3 대 3교전을 승리한다.
최강의 로밍력을 자랑하는 AP싸이온.
'소위 말하는 틀딱챔의 정점이지.'
게임사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녀석이다.
차후에 리메이크 되지만 현재는 빨아볼 만한 약이다.
찰칵!
전성기 타이밍을 살릴 수만 있다면.
이윽고 코어템이 완성된다.
싸이온의 유통기한을 화끈하게 늘려주는 아이템.
「죽음의 불타는 손길」? 3100 Gold
주문력 +120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10%
고유 사용 효과: 적 챔피언을 지정해 대상의 최대 체력의 15%만큼의 마법 피해를 입히고, 4초 동안 대상이 받는 마법 피해가 20% 증가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60초).
스킬이 2개인 싸이온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아니, 그 이상의 폭딜 콤보를 욱여넣을 수 있게 만든다.
후웅!
타랑, 탕!
미드 라인.
라인을 미는 아링이 보인다.
던져오는 유혹을 피하며 거리를 좁혀.
슈웅!
스턴을 박는다.
투사체가 날아간 시점에서 확실하게 잡았다.
??
?딜 또라인데?
?딜계산 클라스
?싸이온 하러 갑니다……
죽불손의 데미지 증폭과 점화.
확실한 타겟팅 콤보가 아링을 한 방에 골로 보낸다.
'진짜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간단하긴 해.'
약이 잘 팔린다.
부캐 구간 양학도 가끔은 하고 볼 일이다.
물론 한계는 명백하다.
─필스너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싸이온 실드량 진짜 미쳤넼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링이 풀콤 박아도 이 실드 못 뚫죠."
?아링 오열ㅋㅋㅋㅋㅋㅋ
?계수가 0.9임
?바코드 역겨운 거봐
?템트리 저렇게만 가면 되나요?
확정 스턴과 두터운 실드.
굉장히 좋아 보이지만 사실은 빛 좋은 개살구다.
'정화나 수은 나오는 순간 스킬 연계가 안 되고, 실드도 방어력 적용이 안 돼서.'
보기보다 엄청 물렁살이다.
한타 페이즈에 가면 실드가 한여름 아이스크림처럼 살살 녹는다.
이렇듯 양학.
일방적인 로밍으로 게임을 터트릴 때는 몰라도 상위 티어에서는 안 먹혔던 이유가 있다.
『승리』
약팔이라는 측면에서는 대성공이지만 말이다.
유튜브 콘텐츠로도 제격이라 뽕을 뽑을 만하다.
'뭐, 무난하지.'
최근의 일상은 지극히 평온하다.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무지몽매한 이들도 곧 정리가 될 것이다.
딱히 걸리적거리는 게 없다.
사건·사고 없는 일상의 소중함을 만끽하며 방송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사고치러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씨지맥 소식 들으셨나요??
"……."
?힘들어 보이던데
?광탈 예약 ㅋ
?롤드컵 우승 ㅇㅈㄹ 해놓고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꿈^
내 팀이 힘들다는 소식이다.
* * *
LCK.
대한민국의 LoL 1부 리그의 개막으로 커뮤니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퍼블션 솔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서 카직트 진화를 왜 하냐고! [5] +1
─고전파 강림…… +17
─진짜 세대교체네 ㄷㄷ [3] +2
.
.
.
이전 시즌과 차별화된 여러 가지 포인트가 돋보인다.
차후 첫 번째 세대교체 시기라 불리게 될 2013 스프링 시즌이 막을 올랐다.
─앰빠따 그 진화한 이유 가르쳐준다
나는 세체미인데
고작 솔랭전사 나부랭이가??
갓 데뷔한 고전파 개ㅈ으로 보다가 한 방 먹은 거임 ㅇㅇ└고전파가 개ㅈ으로 보이누……
└존나 안이했지
└진짜 잠깐이었는데 바로 킬각 잡을 줄 몰랐던 듯ㅋㅋㅋㅋㅋㅋ└이제 세체미는 고전파다!
여러 가지 화젯거리가 즐비하다.
비성수기에 해당하는 비시즌 기간이 끝나고, e스포츠팬들의 축제가 도래했으니 말이다.
프로들에 대한 평가.
응원하는 팀들의 전망.
그런 메인급 화제를 제치고 가장 뜨겁게 거론되는 것은.
─딱히 씨지맥을 까려고 하는 말이 아님.
「씨지맥 인터뷰 캡처. jpg」
그냥 웃겨서 그렇지 ㅋ
롤드컵 우승한다는 놈이 첫 판부터 개박살^^
└(ㅋㅋㅋㅋㅋ만두콘. jpg)
└이 새끼 꿈 큰 건 컨셉이냐 진심이냐?
글쓴이? 컨셉 아니면 이불킥각이지
└그저 ^무^
프로가 아닌 이.
유일하게 아마추어팀으로서 본선 무대에 올랐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호평을 들어 마땅한 결과다.
문제는 긁어 부스럼.
좋았던 여론이 다시 기울어지고 있다.
겸손이 미덕인 한국 사회의 정서에 크게 어긋났기 때문이다.
─???: 고개를 드세요 씨지맥씨!
[신과함께 LCK프로팀 합성짤. jpg]
당신 아직 전패 아닙니다
└LCK가 ㅈ으로 보이냐궄ㅋㅋㅋㅋㅋㅋ
└아아, 이것이 '세례'인가
└승점 자판기
└돌림빵 한 번씩 당하겠네 ㅋ
놀림을 받을 수밖에 없다.
프로 선수들도 실수 한 번 하면 조리돌림 당하는 판국에 일개 아마추어라고 예외가 되지 않는다.
아니, 우습게 보인다.
솔로랭크에서는 날고 기는 베테랑이었을지언정 프로 리그에서는 파릇파릇한 병아리에 불과하니까.
─증거有)씨지맥 BJ로서는 인정해줄 만하다고 본다
「LoL이 상대적인 게임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인 경기력이란 게 있다. 제대로 아는 사람은 정말 사소한 것까지 잡아낸다. 일반적인 대중이 이런 것까지 파악할 수는 없다.」
순수 '롤'만으로 이렇게 빅웃음을 주는 건 재능이 맞다 └맞말 ㅇㅈ└사소한 건 잡아냈지만 본인 경기 결과는 못 잡아내죠?
└우리 동네 무당 아줌마도 자기 미래는 예측 못하던데 딱 그 꼴이누└롤붕이 승!
그리고 실언.
예선전을 뚫고 신난 나머지 이것저것 내뱉은 게 많다.
커뮤니티에서는 씹고 뜯고 맛보는 중이다.
'…….'
그 장본인.
굉장히 난감하다.
하늘을 찔렀던 자신감이 악수로 작용하고 있다.
─민석이는캠핑중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롤드컵 우승이 목표라몈ㅋㅋㅋㅋㅋㅋㅋㅋ
"시즌이 진행되면서 망상 노트에 적힌 항목이 몇 개 삭제됐어. LCK 전승 우승이 있었는데……."
?네??
?이 새끼 아직도 정신 못 차렸눜ㅋㅋㅋㅋㅋㅋㅋ
?제발 나도 보자
?아 혼자만 재밌는 거 보냐구~~!!
이를 무마하기 위해 또 실언.
씨지맥의 방송은 절찬리에 흥행 중이다.
인터넷 방송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말이다.
「LoL) cGvMax. 할 말이 무척 많음」_ ?22, 892명 시청
대기업BJ의 뺨을 치는 정도가 아닌, 그 이상의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본래부터 인기는 많았지만 그 이상.
성수기에 접어든 e스포츠판의 위력이다.
인방 시청자뿐만 아니라, 대회 시청자층까지 포함하게 된 결과다.
'…….'
그것이 달갑지가 않다.
일반적인 BJ면 모를까.
씨지맥은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고 싶다.
패드립을 한 것에 대한 결자해지?
그런 표면적인 이유보다 진짜는 LCK에 도전한다는 것에 있었다.
'부족해, 부족해. 아주 조금이 부족해.'
자신은 여전히 있다.
기죽어 있을 성격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부족한 건 시간.
선수들의 실력과 합이 생각만큼 맞지 않는다.
반대로 시간만 있으면 폼을 끌어올릴 수 있다.
"우리가 지금 20%까지 완성됐어. 나머지는 경기를 하면서 끌어올릴 거란 말이야……. 근데 내가 한 가지 간과한 게 플레이오프에 못 가면 더 이상 경기를 치르지 못해."
?그것도 망상 노트에 적혀있음?
?^꿈^ 전문가
?20%라니 구체적이라 더 웃기네
?가장 중요한 플옵 진출을 대체 왜 빼놓냐곸ㅋㅋㅋㅋㅋㅋ
그것이 쉽지 않다.
경기는 당장 눈앞에 다가와 있고, 일정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그대로 끝.
'이러면 내 롤드컵 우승에 커다란 차질이 생기는데.'
자신의 계획이 무산되고 만다.
씨지맥으로서는 굉장히 진지하게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전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30% 이상은 완성시킬 수가 없다.
조커 카드의 등장이 절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