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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로 산다는 것-389화 (389/846)

38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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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할 것까지는 아니다.

'미드 랄라가 팀에게 의지하는 픽인 건 맞는데.'

근본적인 스킬셋부터 말이다.

라인전 스노우볼을 굴려도, 결국 캐리는 아군이 해야 한다.

보조형 챔피언이 가지는 숙명.

─물고기자리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랄라 EQQ 한 건가요? ㄷㄷ

"100개 감사합니다. 챌린저에서 보니까 어떤 장인이 이걸로 꿀을 빨더라고요."

?ㄹㅇ?

?Q를 확정으로 두 대 맞히는 셈이네

?잡기술 보소

?미드 랄라 장인이 있었어??

라인 랄라는 사실 꽤 오래된 픽이다.

유행을 한 건 시즌4지만, 시즌2부터 쓰는 사람은 썼다.

'입방정꾼나구 등 몇 명 있었지.'

무려 한 명은 챌린저.

그것도 어쩌다 한 번 오른 게 아니라 장기간 챌린저를 유지한 장인 유저다.

얼마나 꿀을 빨았는지.

라인 랄라가 대세가 되자마자 다이아에 처박혔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챠라랑!

그 시기가 다소 빨라질 예정이다.

하이라이트 장면.

시청자들과 함께 경기를 다시 한 번 관람하고 있다.

?이땐 좋았지

?끠글렛 산 줄 알고 썩소 ㅋㅋㅋㅋㅋ

?피한 것도 대단하긴 하다

?컷!

역전의 빌미가 될지 모를 적 원딜러를 깔끔하게 잡았다.

경기의 종지부를 박게 된 순간이다.

'아무리 보조픽이라도 한 수는 있어야 여차할 때 안 답답하거든.'

EQQ 콤보.

요정의 지속 시간이 길어 Q를 한 번 더 쓸 수 있다.

랄라가 가진 근본적인 딜 부족 문제를 해소 시켜준다.

약점이어야 할 부분이 약점이 아니다.

즉, 꿀챔프다.

이 당시에는 유명BJ도 적었고, 유튜브는 당연히 없었고, 뉴메타에 대한 선입견이 심했다.

─온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 이긴 건 좋은데 대회충들 때문에 솔로랭크 ㅈ됐다……

"큰 일에는 사소한 부작용이 따르는 법이죠."

하지만 파급력.

대회 무대의 화제는 공신력이 있다.

아무리 머리로 이해가 안 가도, 눈으로 보이니 따르게 된다.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대회라는 귀찮을 수 있는 무대에 참가한 것은 근본력을 쌓기에 최적이기 때문이다.

─정환열혈님, 별풍선 892개 감사합니다!

갓정환 그는 도덕책……

─햇살이안아줘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우리는 오정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치즈●님, 별풍선 3500개 감사합니다!

개지렸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별풍선 또한.

BJ라는 직업을 하다 보면 느낀다.

나의 일상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모르긴 몰라도 연예인들도 그럴 거야.'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도덕 교과서에 나올 법한 옛날 속담을 실천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리오레아재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 덕분에 내가 TV도 타보네 고마워 ㅎㅎ

"회장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회장님의 후원과 관심 덕분에 제가 그런 자리에도 나가볼 수 있게 된 거죠."

?오정환방 회장님 클라스……

?기본이 만 개 단위네

?'사회생활'

?인터뷰에서 챙겨 드리는데 어떻게 안 쏴ㅋㅋㅋㅋㅋㅋ

물론 별풍선은 나눌 생각이 없지만 말이다.

금전적 이득도 그만한 만족을 드렸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팀 오정환을 응원하는 팬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 있을까요?》

《무승팀을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제 개인적으로 가장 큰 힘이 돼주시고 계신 회장님께도 감사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회장님이요?》

《아~ BJ! 방송을 하시는 분이시다 보니까~》

이렇듯 말이다.

경기를 승리하고, POG에 선정되면 인터뷰를 한다.

딱히 돈 드는 것도 아닌데 한 마디 신경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

'홍보도 되고.'

BJ라는 직업.

현 시점에서는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다.

안다고 해도 방송을 찾아보는 사람은 더욱 극소수일 수밖에 없다.

대놓고 홍보한다고 올 리가 없다.

간접적으로 궁금증을 자극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노린 것으로 그럭저럭 효과를 보고 있다.

「LoL) 오정환. 자신이 없다, 질 자신이」_ ?36, 974명 시청

「LoL) 씨지맥. 으악! 연승 귀신이다!」

_ ?1, 8920명 시청「LoL) 코물쥐. LCK에서 씹캐뤼한 남자」_ ?7, 001명 시청

다른 팀원들도 말이다.

모두가 내 팬이 되면 좋겠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감동을 받는 부분 또한 다르다.

'코가 크거나 애새끼가 취향인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거지.'

그런 페티쉬도 존재할 수 있다.

그만큼 내 시청자들 중 정상인 비율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 * *

A조의 지각 변동.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팀 오정환 급성장 이유 뭐라고 생각함? [5]

─오정환은 대기업인 이유가 있네 [1] +2

─회장은 몇 개 쏴야 될 수 있는 거냐 [3]

─무승귀신을 퇴치하는 The 엑소시스트환…… [30] +81.

.

.

그 원인이 무엇인지.

커뮤니티의 여론은 일치하고 있다.

오정환에 대한 언급이 부쩍 많아진다.

─팀 오정환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EU

[무한도전 "홍철이 없는" 홍철팀 탄생. jpg]

오정환 없는 오정환팀에

오정환이 들어가면서 완성된 것 ㅇㅇ

└바로 그거였누

└오정환이 왜 없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한도전은 ㅇㅈ이지

└진짜 이 팀이 무한도전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도 그럴 게 약했다.

아니, 처절했다.

혼자 급수가 안 맞는다고 봐도 무방한 팀이었다.

오정환이 팀 관리에 들어간다고 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변이 일어났다.

실제 경기에서 뛰며 증명까지 하니 이견이 갈릴 수 없다.

─이러다 진짜 A조 순위 대격변 날 듯

[현재 A조 순위표. jpg]

오늘 KTX 지면

오정환팀 5위 되고

여기서 한두 번 더 이기면 4위로 플옵 진출임 ㄷㄷ

└충분히 가능함

└지금 기세 탔다니까?

└오정환 들어간 전력이면 진짜 우승하겠던데?

글쓴이? 우승은 에바지 환빡이 새끼야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

롤팬들 입장에서 치솟을 수밖에 없다.

언더독의 반란도 반란이지만 '경기력'.

기존의 팀들과 궤를 달리한다.

초반부터 빠르게 몰아붙이는 속도감은 시청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롤딩크 진짜 꼴보기 싫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

특히 국밥론 ㅅㅂ

오정환팀이 지기라도 했으면

노잼톤 또바나 같은 것만 하루종일 나왔을 듯

└LC게이 되는 거지

└롤딩크 개씹롤알못 쉨ㅋㅋㅋㅋㅋㅋ

└ㄹㅇ 칼챔 나오니까 게임 속도가 다르더라

└이 팀 팬됨!

대회 게임.

비슷한 패턴으로 루즈한 양상이 진행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인 팀 오정환은 찬사를 받고 있다.

물론 아직이다.

갈 길이 멀어도 너무나도 멀다.

앞날을 석연찮게 바라보는 시선도 분명히 존재한다.

─태용이는 오정환팀 인정할 수 없음!

상대가 다 약팀이자너 ㅋㅋ

고전파도 솔랭전사 출신이라 거품임 ㅇㅇ

그런데 다음 상대팀이 누구냐~~

근본팀 불밤, 마진 소드

진짜 잘하면 앞으로도 다 이기겠죠 ㅋㅋ?

방송 키고 할말이 있다고나 하지 않았으면 ㄹㅇㅋㅋ

└분석 다 틀려 놓고 억지 부리네

└말투 진짜 ㅈ같다

└담당 일찐 일 안 하냐?

└롤딩크도 버로우 탔는데 혼자 추하다 태용아

앞으로의 경기 결과에 달려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어그로가 끌린다.

팀과 선수 본인의 이름이 일치하기 때문에.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 오정환

2. 응답하라 1994

3. 싸이 젠틀맨

4. 진격의 거인

5. 고2 4월 모의고사

6. 팀 오정환

.

.

.

대회는 공식적인 파급력을 가진다.

라이트 시청자 비중이 매우 높고, 그들에게 있어 BJ는 아웃 오브 안중.

BJ의 세계에 들어간 것이다.

관심이 안 쏠릴 수가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으니 당연하다.

대체 오정환이 누구인지.

"흐음."

"……."

"허어."

"……."

바론광고기획.

이다윤 부장은 사장 앞에서 눈치를 살피고 있다.

일전의 병크로 회사에 입힌 유·무형적 손실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씹…….'

당연히 열일했다.

세간의 화제를 일소시키고, 기존의 영업망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만들었다.

손실된 부분은 다른 영업을 따서 메꾼다.

능력을 백분 발휘하자 어찌저찌 정상 궤도에 올릴 수는 있었다.

"새로운 기획을 추진해야 하긴 하는데."

"그렇죠."

"최근에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었다 보니 협업을 구하기가 쉽지 않네."

"……."

사회생활이라는 게 그리 녹록잖을 수가 없어서 문제지.

꼬투리가 하나 잡히면 대화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게 된다.

아무리 모회사에서 발령된 인사라 하더라도 말이다.

삼선으로 돌아가기는커녕, 이곳에서도 찬밥 신세가 되기 직전이다.

'그래, 찬밥은 강찬밥이 있었지.'

불현듯 떠오른다.

위기에 처하면 평소에는 못할 기발한 발상이 떠오르는 법이다.

그리고 이는 자신이 이 지경에 처한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사장님."

"흐음 왜 그러지? 일처리 때문에 바쁜데."

"혹시 스포츠 즐겨보십니까?"

"스포츠?"

스포츠.

프로팀과 기업이 광고 계약을 체결하는 건 드문 일도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일로 알 만한 사람들끼리 언급하기도 민망하다.

"자네 생각이 있나? 맛 갔어?"

"아뇨, 그게 아니라……."

"유니폼에 손톱만한 로고만 붙여도 들어가는 돈이 얼만지 설명이 필요해?"

"그게 아닙니다. 사장님."

억 단위에서 최소 0이 하나 더 들어간다.

그런 협찬 정도로는 광고 효과가 썩 뛰어나지 않아 대기업들도 구색 맞추기식으로 하는 정도다.

업계에 하루이틀 몸 담은 게 아닌 이다윤 부장이 모를 리가 없다.

바론광고기획이 추진하는 방향도 가성비 쪽으로 완전히 틀어져 있다.

"저도 최근에 안 건데 e스포츠라고 있더라고요."

"흐음."

"인터넷 시청자 수만 따지면 KBO보다 높습니다."

"KBO보다? 스타크래프트 말하는 거 아니었어?"

그렇기 때문이다.

스포츠 리그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다.

e스포츠라면 계산기를 두들겨봤을 때 무조건 남는 장사.

'팬층을 따져봐도 그렇고.'

얼마 전의 사태로 잃은 고객층.

10대, 20대, 30대 초반에 주로 몰려있다.

그들이 어지간하면 즐겨보는 대회가 LCK다.

"거기서 강찬밥이라는 스타 선수가 있는데."

"스타 선수급이면 단가가 좀 세겠지?"

"근데 얼마 전에 주목 받는 신인 선수에게 패배했습니다."

"오~ 그러니까."

"그게 아닙니다, 사장님. 그리고 그 선수가 또 다른 신인 선수에게 패배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시장 규모가 작은 것은 아니다.

LCK의 주요팀들은 대기업 스폰서를 꿰차고 있기도 하다.

'SKY가 스폰하는 팀의 유니폼에 로고 하나 붙인다고 뭐가 티가 나겠어.'

바론광고기획사는 가성비가 모토.

광고주 이탈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래서다.

대기업팀에 꼽사리를 낀다?

그런 기획 정도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입지를 되찾기 위해서도 말이다.

"팀 오정환이라고 아예 스폰서가 없는 팀이 있습니다."

"들어는 봤지."

"알고 계셨어요?"

"검색어에 뜨더라고. 그때는 몰랐는데 자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제야 이해가 되는구만."

비위를 맞추며 끌려 다녀서는 끝이 없다.

큰 거 한 방을 터트려야 이전의 실수를 완벽히 만회할 수 있다.

"그게 사실 저번의 그 BJ이기도 합니다."

"하~ 자네는 이 중요한 때 정말."

"결자해지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책임지고 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래야 될 거야."

"……."

악연도 활용하기 나름이다.

부하 직원을 보낼 수도 있지만, 어설프게 머리를 굴려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직감이 든다.

광고 업계에서 20년 짬밥.

다소 밑지고 시작하더라도 충분히 대박이라는 확신이 든다.

물론 가장 큰 문제를 뛰어넘고 난 다음의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

면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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