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395화 (395/846)

395화

급식 방송.

시청자의 평균 연령이 낮은 방송을 그리 일컫는다.

'뭐, 많잖아.'

일일이 거론하기도 귀찮을 만큼 말이다.

BJ의 성향에 따라 시청자의 연령대도 결정된다.

성향이 대체 어떻길래?

오랫동안 방송을 하다 보면 이러니저러니 쌓이게 되는 잡지식들이 있다.

─Dalmore15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이걸 진짜 한다고?

"남자가 한입으로 두말하면 안 되죠."

"히잉……."

?봄이는 한 적이 없는뎁쇼?

?여자는 해도 됨

?봄이 불땅해

?아니 봄이가 왜 상품이냐곸ㅋㅋㅋㅋㅋㅋ

먹방 콘테스트.

우승의 부상으로 걸려있다.

우리 봄이의 앙증맞은 대가리 말이다.

'어쩔 수가 없어.'

전교생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안녕하세요!"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혀 되지 못한다.

그걸 알기에 준비한 깜짝 이벤트.

"정환형 팬이고, 봄이 누나도 엄청 좋아해요."

"저 누나예요. 누나인 거예요!"

"그래."

?봄이 엄청 좋아하네

?찐급식 등장ㅋㅋㅋㅋㅋㅋㅋㅋ

?쟤 좀 맛있게 먹더라

?봄이 대가리도?

승옥이라는 학생이다.

시청자 투표와 내 개인 심사를 거쳐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제법 연구를 했더라고.'

먹방이라는 게 재능빨을 많이 탄다.

그 말이 노오력이 전혀 의미가 없다는 소리는 아니다.

난잡한 영상 속에서 혼자 정돈되어 있다.

그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주기 충분하거니와.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선배님의 머리를 씹는 것은 후배된 도리로 옳지 않은 것 같아요."

"너 착한 아이구나!"

"네……."

"머리 쓰담쓰담 해줄게. 착하다. 착하다."

지능이 있어 보였다.

일반적으로 남자 고등학생들이 개념을 밥 말아 먹었다는 시각이 있고, 동의하지 않기도 힘든 부분이다.

'근데 집단지성의 영향이 커.'

한창 들뜰 나이다.

무엇이든 다 해보고 싶다.

친구들이 하는 것을 생각도 없이 따라하기 쉽다.

"사인이랑 문상 감사합니다! 평생 잊지 않을게요!"

"그래, 살펴가고."

?이걸 참아?

?이걸 참네

?봄이 머리 깨물으면 평생 자랑거리인데 ㄹㅇ

?어린놈이 벌써부터 물소 본능에 충실하네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스스로 방송을 위해 노력까지 하고, 관상도 썩 나쁜 느낌은 아니다.

이러한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다.

"착한 아이였어요."

"그래."

"후후, 선배로서의 위엄이 먹힌 거예요~"

"그렇구나."

ㅋㅋㅋ

커엽기 때문도 있다.

흥분한 봄이가 콧바람을 내쉰다.

어찌나 대가리를 깨물어주고 싶은지 모른다.

'그래도 외견은 받쳐주니까.'

바로 그것이다.

급식 방송.

시청자의 평균 연령이 낮은 방송은 확실한 특징을 가진다.

대체 왜 인기가 많지?

덜떨어진 새끼 같은데?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외면을 엄청나게 중시한다.

센 척하는 애들, 있는 척하는 애들.

잘 모르면 대단하게 보이는 방송인 말이다.

그래서 팬심도 엄청나게 가볍다.

조금만 알고 나면 깨질 만큼 얄팍해서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방송 스타일은 아니다.

─눈이높음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봄이 엄청 예뻐지긴 했음 ㅋㅋ

"엣헴!"

"원래 귀엽죠. 평소에 화장 같은 걸 안 해서 그렇지."

?왜 안 함?

?진짜 조금만 꾸며도 이쁜데……

?이것이 바로 거의 어른?!

?떡볶이녀가 또

하지만 봄이는 필요하다.

워낙 외견이 얕잡아 보이기 쉽다.

급식들이 그런 방송을 좋아한다는 건, 그만큼 잘 통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겉보기에 번지르르하면 절대 못 건드려 애들.'

우리 봄이도 이제 2학년이다.

정말 거의 어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한층 더 강력해진 봄이가 후배들을 전율시킨다.

* * *

한국고의 깜짝 이벤트.

〔주부닷컴〕

─학교에서 방송을 한 BJ가 있나 보네요

[고등학교에서 방송을 한 BJ의 기사. jpg]

애들 교육에 영향끼칠까 염려됩니다

└남자는 간장 붓고, 여자는 헐벗고 다닌다는 그 BJ 말인가요??

글쓴이? 네 그런 것 같네요……

└세상 말세네요. 민원 넣어봐야겠어요

└기사 확인해보니 심각한 일은 아니어 보이는데요?

세간에서도 이슈가 된다.

특히 아이에 대한 일이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학부모들에게 말이다.

그도 그럴 게 민감하다.

BJ의 이미지.

아무래도 썩 좋은 쪽으로 박혀있지 않다.

─한국고에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회원님들이 우려하시는 일은 전혀 없어요

해당 BJ는 학부모회에서도 칭찬일색인 건실한 친구입니다 왜냐고요?

작년 한국고 급식 사태에 대한 기사를 보시면 아실 수 있는데

하지만 예외는 있다.

아니, 시발점이 되고 있다.

BJ오정환은 극히 드물게도 좋은 이미지로 기억에 각인됐다.

└아~ 그게 그 BJ 덕분이었군요?

└세상에 학부모회도 해결 못 한 일을……

└한국고 정말 부럽습니다~~!!

└오정환님 유튜브는 본 적이 있죠. 믿을 만한 분이에요└좋은 정보 알아갑니다 춍춍!

└BJ에 대한 선입견을 벗어야 할까 봐요

└이런 글을 쓰시는 도도님은 심성도 맑고 고우실 거 같아요. 도도님 때문에 오해하시는 분은 없는 걸로^*^

일반인들에게도 말이다.

BJ 생활을 하며 이루어온 여러 가지 것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루아침에 쌓아 올린 이미지가 아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최근의 이슈도 선입견 없이 받아들여진다.

〔한국고등학교? 학교소식? 공지사항〕

─잔반 줄이기 캠페인 관련 안내

최근 논란이 된 '잔반 줄이기 캠페인'과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자발적인 협조로 기획된 캠페인으로, 학생들에게 음식의 소중함을 알리고 잔반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기획되었습니다.

최근 1주일간 교내 잔반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으며, 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학부모분들의 우려는 충분히 통감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영향은 아직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누리꾼들께서도 해당 캠페인에 대한 더 이상의 관심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이용자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리며 재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어우러지는 한국고등학교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실질적인 명목도 받쳐준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두둔하고, 재학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니 여론이 안 좋기도 힘들다.

「덕수궁 학부모」

5시간 전。

#한국고#덕수고#학부모

[한국고 잔반 줄이기 캠페인. jpg]

한국고에서는 이런 것도 하네요

우리 학교 선생들은 사고만 치던데……

「중앙고 애엄마」

5시간 전。

#급식#남기지#말자

[학교 잔반 줄인 BJ에 대한 기사. jpg]

BJ가 나쁜 직업이 아니었군요?

.

.

.

SNS에서도 일부 화제가 된다.

나이대가 있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10대, 20대들은 모르는 화제.

세간에서는 중요도가 높은 화제.

'시청률이 보장되고, 문제 있는 사람도 아니라면 뭐.'

뉴스에서도 다루게 된다.

공신력 있는 자리인 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대상을 다루는 건 신중하다.

부정적인 뉴스가 아닌 이상 말이다.

여론이 호쪽에 치우쳐져 있다면, 가벼운 소스라면 안될 것도 없다.

학부모.

뉴스를 보는 주요 연령층이다.

그들에게 있어 어떤 의미로든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대상이다.

우리 아이가 어째서 BJ를 좋아하게 됐는지.

우리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부모로서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남들이 보기 좋은 직업이 아니라,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BJ를 선택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은 미지의 대상을 배척하기 위함이 아니다.

자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주어진 정보에서 최선의 판단을 내린 것.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BJ를 알고 있군요?>

<그렇습니다. 특히 한국고 급식 사태가 계기가 되었던 걸로 보입니다.>

<부실 급식 해결에 앞장섰던 그 사건 말이군요~ BJ라는 직업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정보가 많다면 다른 선택지도 생길 수 있다.

소소한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는다.

건실한 청년 이미지가 구축되어 간다.

* * *

자극적인 방송은 물론 중요하다.

'어그로는 방송의 기본인데 당연하지.'

하지만 언제까지 기본만 할 수는 없다.

그저 그런 BJ로 끝날 생각은 없다.

세상일은 상부상조가 기본.

─한국고학부모님, 별풍선 200개 감사합니다!

잔반 줄이기 캠페인 고마워요~ 고생이 많아요^^

"학부모님 200개 감사합니다! 밥 맛있는 거 사먹을게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진짜 학부모라고?

?대체 왜

?평소 1000개 리액션이네ㅋㅋㅋ

?수수료 빼면 치킨 한 마리 가능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 구축은 당장은 티가 나지 않아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말 도움이 되니까.'

대체할 수 없는 힘이 된다.

굳이 그런 게 아니더라도 욕은 먹는 편보다 안 먹는 편이 당연히 낫다.

"항상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에 힘쓰다 보니 뉴스에도 타고, 인정받는 날도 오네요."

??

?이미지 관리 보소

?아 ㄹㅇㅋㅋ만 치라고!

?정환아 안 어울려

실질적인 효과가 있기도 하다.

인터넷 방송은 엄밀히 따졌을 때 음지에 속하고, 양지에 진출하는 일이 매우 드물다.

'사람의 신용이라는 건 절대 쉽게 생기지 않아.'

차후에는 몇몇 생긴다.

공중파에 출연을 한다거나, 방송사와 콜라보를 하는 등.

하지만 수박 겉핥기지 진정한 의미에서의 양지 진출은 아니다.

그 이유가 신용이 없어서다.

단물만 쏙 빼먹고 버리는 카드 정도로 인식되고, 방송사 입장에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사고를 워낙 치니까.

잘 나가다 언제 휘청일지 모르니까.

연예인처럼 소속사 영향도 크지 않다 보니 대책도 세우기 힘들다.

─꾸엥꾸꾸꾸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우리 학교 애들도 맨날 형 얘기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대학교는 아닌 것 같네."

?빼박 급식

?대단하다 급식스타 오정환!

?ㄹㅇ 학식 정도는 돼야지

?이 방은 ㅇㅅㅇ 치는 사람이 없어서 좋네

신생 업계이기 때문도 있다.

신용을 쌓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유일한 방법은 시간이 만들어가는 자연스러운 신뢰 뿐.

'그만한 가치가 있거든.'

움직이는 돈의 단위가 2개쯤 달라진다.

그만큼 행동에 제약이 걸리긴 하지만 양지에 선다는 건 메리트가 차고 넘친다.

우리 봄이가 걱정돼서.

겸사겸사 양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런 느낌의 방송 진행.

딩동?♪

기본편에서는 말이다.

언제까지 기본만 할 수는 없고, 심화편도 좋아줄 생각이 없다.

'청소년들의 마음이라는 게 정말 어려워.'

학생들이 나의 팬이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보고, 봄이 대가리를 씹어봐도 알 수 없는 진심이라는 게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그래서 쉽지 않다.

보다 진솔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대화는 꼭 말이 아니어도 된다.

이를 테면 몸의 대화라든지.

"왔어?"

"꺄하핳 진짜닿!"

"와 진짜야 진짜야 진짜야?!!"

"그래, 그래."

???

?뭔데

?아니 모바일 방송 켜라고 ㅡㅡ

?봄이 친구들임?

학생들에게는 이르다.

어른들에게는 들어봤자 의미가 없다.

'그러니까 그 중간이지.'

어른(진)들에게 물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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