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화
방송이라는 것.
─철빡이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짭꾸 지금 1층에서 헌팅 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인생이 많이 한가하시나 보네."
?보고 따라온 듯?
?그 새끼 끈적해 ㅡㅡ
?ㄹㅇ 오리지널 따라감
?철꾸라지 제발 뒈졌으면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특히 '보라'에서는 말이다.
'그냥 변수가 없는 편이 미적지근하다고 보면 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놈은 잃을 것이 없는 놈이다.
대기업들 간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하꼬들도 이러니저러니 얽혀오려 한다.
"너희 이름이 뭐야?"
"저 빵숙이……, 본명은 하린."
"예나요!"
"지우요!"
그것을 담아내는 것도 도량.
편하게 방송하고 싶으면 토이치TV나 유튜브 가면 된다.
이러한 스릴을 즐기기에 파프리카TV에 뿌리를 박은 것이기도 하다.
나라는 인간은 살짝 망가져 있다.
'귀엽네, 귀여워.'
여러모로 말이다.
파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하는 것은 즐겁다.
딱히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질 낮은 분쟁을 제외하고서도.
"야."
""네??""
"여기 온 느낌이 어때?"
"어……."
"재밌어요!"'
"엄청 시끄럽고 정신없는데 이상하게 땡겨요."
"그래?"
여자들.
스무 살 넘었으면 인정사정 봐줄 것도 없다.
법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책임질 부분을 생각 안 해도 된다.
'세상 무서운 거 모를 나이지.'
이런 클럽.
여자들은 와꾸가 빻은 게 아닌 이상, 화장을 안 한 게 아닌 이상 무료 입장이다.
입뺀 같은 것도 전혀 없고, 술값도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러다 보니 숱하게 드나든다.
자신이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도 모른 채.
"야."
"네?"
"따라 봐."
"콜라를 따를 땐 어때?"
"어……, 글쎄요?"
"위스키를 따를 땐 어때?"
"글쎄요? 히……."
?오우
?스무 살들의 술시중 ㅗㅜㅑ
?저래도 됨?
?위험한데 ㄷㄷ
값싸게, 혹은 공짜로 술 마시러 갈 수 있는 곳.
동시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장소.
얼핏 착각할 수 있다.
'그냥 무료 챙녀로 쓰는 거나 다름없는데.'
공짜로 들어온 만큼 부킹을 거부하기 힘들다.
사람의 심리상 말이다.
아무리 머리로는 거부해도 어?
어쩌다 한 번 허락하면, 두 번 세 번이 되는 게 사람 심리다.
유흥업소 운영하는 사람이 얼마나 약삭빠른데 다 이용한다.
'괜한 참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처음부터 그런 룸망주면 모를까.
클럽 같은 곳은 호기심을 적당히 가지는 게 좋다.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 없었으면 싶다.
"여기가 재미는 있는데, 영양가는 없는 곳이야."
"네……."
"이런 곳 오지 마. 올 거면 친구들이랑 가볍게 놀아. 알겠어?"
"우웅."
"오빠 클럽 싫어해요?"
?꼰대환 ㄷㄷ
?클럽 재밌는데
?영양가 없는 건 씹인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대로 된 새끼는 클럽 안 오긴 하지 ㅋ
알 만한 성인이면 몰라.
애들은 잘못 배워서 데이는 경우가 간혹 있다.
'솔직히 못생긴 애들이면 이런 말하지도 않아.'
알아서 두터운 실드가 쳐져 있으니까.
그럼에도 실수한다면 본인들 책임이다.
예쁘장한 초년생들은 넘어가기 쉽다.
굉장히 설레발이긴 하지만 알기 때문에 걱정된다.
─철리만자로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짭꾸 1층에서 S급 여자 꼬셨어요 ㄷㄷ
"아 그래요. 저는 이미 있어서."
?갓 성인을 어케 이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
?어린 게 좋긴 하지
?클럽 죽순이 걸레들이랑 비교 ㄴㄴ
그런 년들은 그런 놈이랑 노는 것이 어울린다.
이제 막 스무 살.
아직 풋풋한 애들이랑 노는 것은.
'그건 그거대로 방법이 있는 거지.'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호기심이 많은 만큼 경계심도 있을 수밖에 없다.
조금씩 적셔간다.
가랑비에 옷 젖듯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
"맥주는 마시지?"
"저희 애들 아니거든요~"
"소주는?"
"소주도!"
"소주 독해요~ 난 별로."
음주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가장 간단한 길이다.
여자와 술자리를 가지는 게 꽤 녹록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는 특히 그런 감이 있긴 해.'
쥬아 같은 케이스가 특수한 것이다.
여자들이 음주를 썩 좋아하지도 않고, 먹는 주류도 지극히 제한돼있다.
이런 클럽?
파는 주류라고 해봤자 편의점 수준이다.
현재는 과일 소주나 이슬톡톡도 출시되지 않았다.
샤락 샤락
그렇다면 만들면 된다.
물잔.
소주를 두 샷쯤 따르고 커피 스틱 설탕을 넣고 스푼으로 섞는다.
얼음까지 채워 넣자 겉보기에는 그럴 듯하다.
물론 맛이 부족하다.
세팅된 안주 중 시트러스한 귤속 과일, 라임이나 레몬이 없으니 오렌지를 집어 든다.
껍질째로 살짝 짜서 쓴맛도 배어들게 하자.
"어때?"
"오!"
"과일 장식 예쁘다."
"엄청 맛있다. 이러면 저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빠 대박……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요?"
?헐
?그럴듯해서 신기하네
?소주 칵테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주를 저렇게 먹어도 돼??
칵테일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외국 술이라서 생소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적당히 섞어 만든 것 중 배합 비율이 좋은 것이 레시피라는 형태로 보존됐을 뿐이니까.
'김치볶음밥처럼.'
원형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응용 또한 가능하다.
소주라고 쓰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실제로 차후에 불티나게 팔린다.
진짜 과일즙을 짜고, 장식까지 한 사치스러운 버전.
이제 막 음주를 시작했을 아이들의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진다.
"토닉에도 하나 말아줄게."
"와."
"오빠, 오빠 있잖아요. 이거 혹시 우리끼리도 해먹을 수 있는 거예요?"
"기지배야, 오빠니까 가능하지."
"안 될 거 뭐 있어."
음주에 대한 호기심.
그 입문 단계로는 적절하다.
클럽 특유의 분위기도 은근하게 도움을 준다.
'정신 나갈 것 같거든.'
쾅쾅 울리는 음악이 심장을 두근대게 만든다.
처음 해보는 체험이라면 들뜰 수밖에 없다.
"근데요."
"응?"
"야, 야!"
"난 몰라~"
"위스키는 안 마셔요? 오빠 방송하시는 거 봤거든요. 엄청 맛있게 드시던데."
"……."
""꺄~~!!""
?뭘 먹는다는 거죠? 시범을 보여주세요!
?개꿀맛으로 먹긴 했지 ㅋ
?다 아는 눈친데
?오늘도 Hoxy?!
조금 많이.
일탈이라는 게 무엇인지 처음 깨닫게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친년들이 많이 양산되잖아.'
호기심에 온 애들.
적당히 이빨 털면서 술 좀 먹이면 끝이다.
소위 말하는 쉬러 가면 된다.
그렇게 한 번 해버리면 못 잊지.
클럽 죽순이 되는 게 남 일도 아니고, 어려운 과정도 아니다.
"콜록! 콜록!"
"노맛이야?"
"너무 독해……. 혀 아야 해뜸."
"지랄 노."
"오빠가 먹여줬으면 좋겠다."
"미친뇬아!"
"막 이래."
내가 나쁜 오빠가 아니라 그렇지 웃으면 안 되는 일이다.
BJ와 클럽이 얽히면 보통은 썩 좋은 일이 일어나진 않는다.
'이런 파릇파릇한 애들은 참 써먹기도 좋거든.'
우리 봄이도 나중에 크면 클럽 첫 경험은 내가 시켜줘야 할 듯싶다.
겁을 잔뜩 줘서 다시는 얼씬 못하게 만들어야지.
이 정신 못 차린 아이들도 말이다.
지들끼리 웃고 떠들고 난리도 아니다.
이래 봬도 착한 오빠와도 꽤 거리가 있다.
─치즈●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당황해서 술잔만 돌리눜ㅋㅋㅋㅋㅋㅋㅋ
"……."
"진짜?"
"오빠 귀여운 면도 있으시다~"
?슴살 텐션 못 따라가지
?그만 돌려
?유민이는 잘만 먹더니……
?꼭지를 돌리고 싶은 거 아님?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클럽에서 파는 위스키.
당연히 스탠다드급의 평범한 것으로 니트로 마시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갓 딴 건데.'
바에서도 미개봉 보틀은 보통 안 마신다.
에어링이 안 되어있기 때문에 맛도 거칠고, 향도 제대로 살아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할 때.
이렇게 잔을 빙글빙글 돌려서 공기와 접촉시킨다.
마실 만하게 만드는 잡기술이다.
"오~ 술 좀 마실 줄 아는 형님이시다!"
"아, 예."
"마실 줄 아는 분을 뵈니까 반가워서 헤헤. 저쪽 보이시죠? 저 바텐더거든요."
알 만한 사람들은 안다.
현 시점에서는 적을 수밖에 없다.
특히 소주를 칵테일 해서 마시는 기법.
"재밌는 걸 하시길래 저도 관심이 좀 있어서 헤헤."
"숫자 맞추고 싶어서 온 거 아니고?"
"숫자?"
"아니! 저는 직원이잖아요. 그런 쪽 관심 가지면 큰일 나죠;;"
?진짜 바텐더라고?
?껄떡대러 왔네
?니 자리 읎어~
?저게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인가
레시피가 곧 장사 도구다.
흔한 소주로 칵테일을 만들다니?
바텐더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올 만도 하다.
'클럽 바텐더라고 해봤자 대개 술 좋아하는 알바 정도인데.'
개인바 개업 의사가 있는 나름대로 건실한 친구였다.
클럽 바가 시급이 높으니 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면 이해는 된다.
"캬~ 이거 손님들한테 추천하면 최소 싫어하진 않겠네요."
"알았으면 가주세요."
"아, 죄송합니다! 궁금하면 못 참는 게 직업병이라 헤헤. 근데……."
"?"
"화면 돌아가는 거예요? 방송 중이신 거죠?"
야외 방송.
스마트폰 하나로도 가능은 하다.
하지만 나는 전문 장비를 따로 갖추고 있다.
셀카봉은 당연하고, 외장 카메라, 마이크 등 말이다.
앉아서 방송할 때는 펼쳐 놓고 있으니 다소 티가 난다.
인터넷 방송을 알 만한 나이니 알아봐도 이상할 건 없다.
반응으로 미루어봐 그런 것이 아니라서 문제지.
"참견인 건 알지만 방송 끄시거나 빨리 자리 뜨시는 게 좋을 거 같은데."
"클럽 지침이에요?"
"아니, 그게 아니라;; 형님 위해서 드리는 말씀이거든요."
?이걸 뒤통수를 친다고?
?이 새끼 알 건 다 알아가 놓고
?그 일 때문 같은데
?지금 짭꾸 방송 난리 남!
짭꾸라지도 어원은 미꾸라지인 모양이다.
* * *
K―클럽 1층.
"퍼뜩 따라바라."
"네. 오빠……, 근데요."
"마?"
"그렇게 유명한 오빠예요?"
"하아."
"이년아! 철꾸라지 형님이 어떤 분이냐면~~"
메인 테이블이 다소 소란스럽다.
언제나 조용할 날은 없는 자리지만 오늘은 조금 유난하다.
"메인 테이블이 철꾸라지라고?"
"예, 그렇습니다."
"얼마나 깔았는데."
"일단 가격대는 충분히 넘겼습니다."
"그럼 됐네."
"근데 문제가 조금……."
상황이 조금 특수하기 때문이다.
지배인에게 MD들이 자신들이 파악한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방송이라고?'
클럽에서는 흔한 일이다.
방송쪽에서 일하는 관계자, 혹은 진짜 연예인들이 찾아온다.
클럽의 수질을 높여주는 VVIP들이다.
클럽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이게 이 클럽에서 제일 비싼 술이다 아이가."
"나 마셔도 돼?"
"함 마시라. 물론 입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짭꾸ㅋㅋㅋㅋㅋㅋㅋ
?입으로 줘도 마셔야지 ㅋ
?저거 한 병에 100만 원짜리 아님?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돈 많이 내는 사람이 갑.
지갑을 더 열도록 아가씨라면 얼마든지 붙여준다.
─보라큰손님, 별풍선 3000개 감사합니다!
이 정도 년이면 ㅇㅈ이지
"아 3천 개! 3천 개 감사합니다! 큰손 행님 아이고오~~!!"
"뭐야, 나 찍히고 있는 거야?"
클럽 안에서 일어나는 일.
무슨 깽판을 쳐도 하룻밤의 꿈으로 넘길 수 있다.
음주와 이 떠들썩한 분위기는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방송을 하고 있다고? 어떻게?'
나이가 있는 지배인의 입장에서는 당장은 이해가 안 간다.
하지만 직접 보고, 상황을 전해 들으며 점점 파악된다.
"지배인님 제가 방금 컴퓨터로 확인하고 왔습니다."
"그래."
"일단 철꾸라지가 아닌 것 같고요……."
"뭐?"
지배인의 이마 주름이 악마처럼 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