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400화 (400/846)

400화

흔히 있는 일이다.

"키야아~~~!! 누님 몸매 쥐기십니다 정말."

"너무 직구 던진다?"

"이걸 덜렁덜렁 달고 다니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그건 맞지 킼."

?덜렁덜렁ㅋㅋㅋㅋㅋㅋㅋ

?이 누님 겁나 잘 맞춰주네

?침 안 뱉은 것만 봐도 선녀임 ㅋ

?난 문신년은 별루

여성과의 합방.

보라판의 메인 콘텐츠다.

물소가 워낙 많은 파프리카TV의 특성상 중박은 보장된다.

여캠만 대상인 건 아니다.

일반인 여성을 꼬시는 경우도 있다.

강남 길거리에서 BJ들이 싸돌아다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인이기에 오히려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짭꾸라지의 방송은 분명 상당한 반응을 얻었던 게 사실이다.

「보라) 짭꾸라지. K? 클럽 의자왕은 누구?! 짭꾸가 오늘 다 꼬십니다!」

_ ?27, 000명 시청「보라) 오정환. 대학 새내기들 첫경험 시켜주기 With빵숙」_ ?26, 974명 시청

짧은 시간이지만 오정환의 방송을 제쳤을 정도로 말이다.

파프리카TV에서 자극적인 방송은 치트키격인 키워드.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넘은 인터넷 방송이 어째서 문제인지.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만다.

"걷어내."

"자~ 자~! 일어나셔야 됩니다!"

"뭐야 오빠? 뭔 짓 했어?"

"이 새끼들 뭐야? 나 손님이야 이 새끼들아!!"

어느 정도는 용납이 된다.

BJ들은 좋게 해석하면 지역 경제에 엄청난 이바지를 해준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쓰는 법.

지갑을 펑펑 열어 재끼니 유흥업소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손님이다.

"야 방송 꺼! 카메라 가려!"

"왜, 왜 이러는 거야 나 돈 냈는데……."

"영업 방해로 고소하기 전에 얌전히 일어나십쇼."

"이 새끼 알아보니까 철꾸도 아니야!!"

?뭐지? 개꿀잼 몰카인가?

?짭꾸 ㅈ됐네ㅋㅋㅋㅋㅋㅋㅋㅋ

?들킴

?ㅁㅊ 이거 실제 상황 같은데

손놈이 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클럽 내부를 촬영하는 건 다른 이야기.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해도 유흥업소는 유흥업소다.

촬영돼서 좋을 일이 없다.

그나마 점잖게 먹고 간다면 하루 정도는 수익을 생각해서라도 봐줄 수 있겠으나.

"방송하고 있던 게 맞았다고?"

"오빠가 하란 대로 다 했어~"

"그래, 가서 셔 오늘은."

"야호!"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확인했다.

지배인은 직원을 통해 1차적으로, 합석을 통해 2차적으로 파악을 마쳤다.

'나은이가 참 싹싹하게 일 잘해.'

낚시터.

자연 서식하는 물고기만으로는 낚시꾼들의 어획량을 감당할 수 없다.

양식 물고기를 풀어 낚시 성공률을 높이는 게 보통이다.

같은 맥락의 이야기다.

클럽 내부에는 '순수한 손님'만 있는 게 아니다.

이른바 수질 관리를 위해 '알바형 손님'을 여럿 푼다.

큰손들의 비위를 맞춰준다.

여차할 때 정보원 역할도 톡톡히 한다.

짭꾸라지가 어떤 짓을 하고 있었는지 낱낱이 전해진다.

"죄송합니다. 하도 똑같이 생겨서……."

"철꾸라지는 돈 많이 뿌리기로 유명했거든요."

"가드들한테 전해. BJ들은 앞으로 싹 다 입구에서 거르라고."

""예, 알겠습니다!""

클럽도 돈이 전부인 게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유·무형의 금전적 가치를 지닌 것까지 포함된다.

유명 인플루언서는 클럽의 질을 높인다.

이는 손님들을 불러 모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저런 개폐급 새끼한테 그런 가치가 있을 리 없잖아.'

어설프게 유명하다.

어설프게 많이 쓴다.

그러면서 감당 못 할 짓거리는 하고 다닌다.

업장에서 가장 꺼리는 블랙리스트.

그리고 BJ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확실한 선례로 남고 만다.

"다른 쥐새끼도 한 마리 있다고?"

"응. 근데 이미 갔대."

"허어……."

막 사고 친 녀석이 있는 참이다.

같은 BJ라는 사실만으로도 치를 떨 지경이다.

'약삭빠른 새끼구만.'

아쉽다면 아쉬운 일.

한편으로는 더 일이 커지지 않아 다행이다.

다소의 소란이 일어나리란 건 자명하다.

〔개인 방송 갤러리〕

─사고 터질 줄 알았닼ㅋㅋㅋㅋㅋㅋㅋㅋ

─짭꾸라지는 간이 큰 게 아니라 순수하게 멍청한 거임 [21] +78

─충신들 아무도 안 말림? [3]

─짭꾸가 선례 제대로 남기겠네 ㅋ [1] +9

.

.

.

이미 말이다.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가드들이 진압하는 과정까지 송출된 참이다.

빠른 속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아니, 엄청난 속도.

자극적인 이슈일수록 더 주목 받게 되는 것은 세상의 이치다.

─BJ짭꾸라지 강남 클럽 관련 자료 제보 받습니다

안녕하세요 채널B 취재팀 기자 이정욱입니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에 힘쓰고 있습니다.

BJ짭꾸라지의 강남 클럽 관련해서 사진이나 자료 제보가 꼭 필요합니다.

동학일보 ? 채널B 메일주소입니다

[email protected]

네티즌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올려

└나만 아니면 돼애애엑~~~~

└기레기들 물었네

└네티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짭꾸 뉴스 타는 거야?

└ㄹㅇ 풀영상 찍었는데 보내야지

주목받는다는 건 당연히 좋은 일만이 아니다.

그 중압감을 감당하지 못하면, 감당할 수 없는 그릇이면 무너진다.

수많은 BJ들이 겪는 실패.

기량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를 저지른다.

흔한 실패 사례가 하나 추가된다.

* * *

재밌게 흘러가던 방송.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며 흐지부지 마무리 지어졌다.

'나름대로 공을 들인 건데.'

빵숙이는 눈여겨보고 있었다.

재능이 있어 보이면, 꽃을 피워주고 싶기 마련이다.

일부러 방송 시기까지 늦춘 이유이기도 하다.

어그로를 집중시켜야 띄워주기 수월하다.

─짭꾸라지는 간이 큰 게 아니라 순수하게 멍청한 거임클럽이 어떤 곳인데 니들이 몰라서 그렇지 조폭 행님들 우글거린다 ㅇㅇ

사고치는 순간 인생 끝난다고 보면 됨

ㄹㅇ 맞아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음

└팩트) 순수하지도 않다

└니들이 몰라서 ㅇㅈㄹㅋㅋㅋㅋㅋ

└무식해서 용감한 거 맞지

└진짜로 개ㅈ된 거 아님?

다른 화제에 어그로가 끌리며 실패하고 말았다.

짭꾸라지가 선대의 뒤를 잇고 싶은 모양이다.

'지 인생을 불태우는 걸 어떻게 당해.'

지 인생 걸고 하면 인정이지.

BJ업계에서는 은근히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심심하면 한 건씩 터진다.

내가 뭐 굳이 안 해도 경쟁자들이 제 발에 걸려 넘어진다.

"여보세요?"

<어 정환아! 형이야, 형. 어……, 그러니까 짭꾸라지 소식 들었지?>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복귀를 한다.

그런 기현상이 파프리카TV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세탁기가 있잖아.'

철꾸라지라는 절대 병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와 비교하면 어떤 죄도 별일이 아니게 돼버린다.

그 악의 축을 뽑아냈다.

짭꾸라지라는 짝퉁은 그를 대체할 능력이 전혀 없는 듯해 보인다.

"제가요?"

<그래, 정환아 너밖에 없다. 너도 이제 다 알겠지만 이쪽 업계라는 게 좋게 좋게 가야 하거든.>

심익태의 전화.

다급하게 나를 찾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짭꾸라지가 싸지른 똥을 치워 달라는 울부짖음이다.

'썩 내키진 않는데.'

유흥업소끼리는 망이 연결돼있다.

표면에서 일어나는 일이 전부가 아니다.

짭꾸라지의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걔가 가서 대가리라도 박으라 그래요. 매상 좀 챙겨주든가."

<그렇게 간단한 일이면 형이 지금 이러겠냐?? 형 부탁 한 번만 들어줘라. 너 이빨 잘 털잖아!>

알음알음 전해진 모양이다.

심익태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해결사 역할을 해달라며 나에게 애걸하고 있다.

'내가 무슨 돌아온 럭키짱도 아니고.'

무서운 형님들을 주먹 한 방으로 제압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아가리 잘 털어서 된다면 BJ가 아니라 정치인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한번 시도는 해보겠습니다."

<그래, 그래 좀…… 부탁한다. 형한테 그동안 서운한 일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형이 그냥 너 잘되라고 쓴소리 좀 한 거니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말이다.

아무리 이쪽 세계를 알아도, 뒤치다꺼리에 뛰어들 만큼 강심장은 아니다.

'리스크가 크다는 건.'

리턴이 그만큼 달달하다의 동의어.

승산이 있는 상황이라면 계산기를 두들겨볼 만하다.

* * *

홍대의 한 클럽 입구.

"여기야?"

"여기가 그 K? 클럽 맞죠?"

"음……, 맞습니다. 들어오셔도 됩니다. 몇 분이시죠?"

가드가 방문자의 스타일을 탐색한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클럽에 들어와도 될 만한지.

'영계들이네.'

허들이 그렇게 높지는 않다.

젊음의 거리답게 이용자의 연령층이 어리기 때문이다.

굳이 부티 있게 안 다녀도 기본 외모만 괜찮으면 된다.

하지만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보니.

"있을까?"

"있으면 대~박."

"저기요 오빠. 혹시 오늘 BJ 오신 분 있어요?"

"……."

평소보다 검문에 군기가 들 수밖에 없다.

내부에서 민감한 사안이 돼버린 질문에 가드는 벙이 찐다.

'그 X발놈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짭꾸라지를 철꾸라지라 착각한 장본인.

K? 클럽 가드를 맡고 있는 김맹호는 호되게 시달렸다.

책임을 지고 철저하게 마크하고 있다.

BJ라는 족속들이 클럽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말이다.

"여기다 여기!"

"여기 BJ분이 와서 유명해진 곳 맞죠?"

"모릅니다~ 들어갈 거예요, 말 거예요?"

조금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난다.

일반 이용객들 사이에서 BJ에 대한 화제가 부쩍 늘었다.

처음에는 뉴스를 보고 여기가 그 병신이 왔던 클럽이구나!

호기심이 들어 오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다.

"BJ 없어? 나 완전 기분 다운됐어."

"됐고, 들어가자. 여기 소주 칵테일 맛있대."

"그거? 정환 오빠가 만들었다는 그거?"

"어! 어!"

한 남녀 일행이 입구에서 실랑이를 한다.

그중 한 단어가 맹호의 귀에도 유난히 많이 들렸다.

"소주 칵테일?"

"신메뉴래. 싸고 맛있어서 미끼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으음~ 나도 퇴근하고 한잔할까."

홍대 클럽.

젊다는 것은 긍정적인 면만 있을 수 없다.

나이대가 있는 사람들보다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볍다.

클럽 문화에 대한 거부감도 존재한다.

두 가지 측면을 상쇄시켜주는 히트 상품으로 최근 K? 클럽의 주가를 크게 올리고 있다.

"그래?"

"맥주 대신 서비스로 주고 있는데 여자애들한테 그렇게 반응이 좋다고……."

그리고 이는 지배인의 귀에도 들어간다.

클럽 내부 동태를 파악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보니 더더욱이다.

경쟁 클럽에 손님을 뺏길지 모른다.

'아이디어 상품 좋지. 특히 여자애들이 좋아하면 뭐.'

내심 노심초사 하고 있었다

손님이 줄어들면 어떡해야 하나.

한 바텐더의 기지가 클럽을 살렸다.

"아 지배인님!"

"저희 쉬고 있는 거 아니에요;;"

"감시하러 온 거 아니야 편하게들 있어. 오히려 격려 좀 해주러 왔지."

""네?""

클럽은 기본적으로 성과제다.

특히 MD의 경우 기본 급여나 계약도 없고 철저하게 여성 손님을 얼마나 물어 왔냐로 수입이 결정된다.

칵테일 하나로 이를 해낸 셈이다.

성과금을 주는 것이 아깝기는커녕 클럽의 발전과 인재를 묶어두기 위해서도 필요한 지출이다.

"봉투 하나씩들 받아."

"어?! 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배인님!"

"그리고 불편한 거 있으면 형한테 편하게 말하고. 우리 한 식구잖아?"

그것이 사람을 쓰는 방법.

필요할 때는 당근이고, 채찍이고 과감하게 쓰는 것이 옳다.

'하, 시발 다행이네.'

이는 한시름 덜었기 때문도 있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아도 가슴을 조리고 있었다.

클럽이란 사업.

벌어들이는 돈도 엄청나지만, 그만큼 유지비도 천문학적이다.

한 달만 영업을 타격 받아도 억단위로 돈이 깨지는데.

"지배인님."

"이 친구가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도와주기만 했어요!"

"아, 그래? 형이 인재를 몰라봤네 하나 더 받아!"

"아니, 그게 아니고요. 사실 SNS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른 BJ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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