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화
찬밥이 된 강찬밥
8강 경기.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이걸 나진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1
─미드 차이 겁나 심하네 [2]
─고전파 강림!
─로쿠도쿠 한국 왜 왔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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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예상을 깨고 SKY T1 K가 큰 선전을 한다.
강팀 마진 실드를 3 대 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잡아낸 것이다.
─이쯤에서 보는 고전파의 선구안. jpg
――――――――――――――――――――――――――――+테이커: 실드팀의 취약점은 로쿠도쿠 선수가 있는 봇 라인이 되지 않을까 로쿠도쿠: 절 도발했다고요? Oh my god!! 바텀 구멍이라고 생각하면 저희는 좋죠. 그만큼 게임 보는 눈이 없는 거거든요!
+――――――――――――――――――――――――――――바텀 구멍인 거 이미 알고 있었음
└역시 고전파
└이거 트래시 토크때 짤인가?
└'게임 보는 눈'
└이래서 아만보 아만보 하는거지 ㅋ
신생팀이 기존 강팀을 꺾었다.
이변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대사건이다.
특히 마진 e―mfire 게임단의 팬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형제팀인 마진 소드가 이미 탈락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똑같이 약팀이라 분류되는 상대를 만나서 말이다.
─어떻게 이걸 나진이 질 수가 있냨ㅋㅋㅋㅋㅋㅋㅋ
SKY T1은 그래도 고전파 있으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오정환팀은 그냥 ㅈ밥이잖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그러니까 이걸 나진이지
글쓴이? 학생 글 내려^^
└명문팀 체면이 말이 아니다 ㅅㅂ
└형제팀이 싹 다 8강 광탈이라니……
형제팀.
2014년까지는 한 게임단이 두 개의 프로팀을 굴릴 수 있었다.
마진 e―mfire 게임단은 소드와 실드를 운영한다.
두 팀이 모두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이다.
팬들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어느 한쪽이라도 살아남으면 나머지를 응원하면 될 텐데.
그렇기에 벌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용산 e―Sports 경기장.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치고 있다.
양 팀 팬석이 전부 찼음은 물론, 응원의 질 또한 이전 경기들과 비할 바가 아니다.
<이 날을 정~말 많은 팬분들이 기다리셨을 거거든요!>
<동의합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양 팀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대단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긴장된 각오로 해설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동의준이 또
?입 잘못 놀리면 그 팬덤한테 매장 당함ㅋㅋㅋㅋㅋㅋ
?최악의 악질 팬덤 씨불얼 게임단
?얼음과 불의 노래를 드디어 보는구나!
형제팀은 LCK 규정의 배려를 받아 정규 시즌에서는 조가 갈라진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얄짤이 없고, 가끔씩 외나무다리에서 만날 때가 있다.
이를 내전이라고 부른다.
형제팀의 집안 싸움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스토리다.
하물며 LCK 최고의 인기팀인 맛밤 게임단이라면.
─눈정화 시간이다 ㅅㅂㅋㅋㅋㅋㅋ
SKY T1 같은 듣보팀 경기 보다가 근본팀들 나오니 이제야 LCK 볼 맛이 나네!
└캬!
└저런 근본 없는 팀은 롤드컵 우승 3번쯤 하기 전까진 인정 못 하지 글쓴이? ㄹㅇ LCK 9회 우승 정도는 하등가 └오정환팀도 그렇고 요즘 ^무^근본이 많이 늘긴 했어
커뮤니티의 글 리젠 속도가 평소의 다섯 배로 상승한다.
얼밤과 불밤이 경기를 하는 날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그렇게 된다.
두 팀 모두 LCK에서 손꼽히는 강팀.
결승을 노리다 보면 만날 일도 잦고, 스토리텔링도 훌륭해서 수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 * *
LCK 관전.
BJ 입장에서 정말 날로 먹을 수 있는 좋은 콘텐츠다.
시청자를 다 빨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까놓고 말해서 별 거 하지도 않는데.
「LoL) 오정환. LCK 같이 보기 이긴 팀이 우리팀 상대라고?」
_ ?56, 974명 시청
「LoL) LoL_공식. [얼밤 vs 불밤] 2013 LCK Spring 8강」_ ?1, 0892명 시청
공식 방송보다 더 많은 시청자가 몰리는 기현상이 펼쳐진다.
롤을 하는 대기업BJ라는 전제 하에 말이다.
─치킨피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기는 팀이 4강 대전 상대 실화인가요? ㅋㅋㅋㅋㅋ
"예, 맞습니다. 약한 팀이 운빨로 이기길 기도 좀 해주세요."
?약한 팀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구단주의 시점이네
?약한 팀이면 얼밤 맞지?
?불밤충들 나대지 마 ㅡㅡ
롤BJ라는 간판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냥 경기를 틀고 잡담이나 떠들며 같이 보면 된다.
'대회 기간이면 거의 매일 날로 먹을 수가 있지.'
파프리카TV 시청자 층 대부분이 롤청자와 겹친다.
높은 시청자 수를 보장하며, 하는 것도 별로 없다.
콘텐츠 준비가 빡센 대기업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개꿀.
하지만 오늘만큼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MCS007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는 얼밤 불밤 중에 어느 팀 응원함??
"두 팀 다 굉장히 잘하는 팀인데, 최근에는 양 팀의 경기를 잘 못 봐 가지고 쉽사리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네요."
?오우
?타겟팅인데 이걸 피하네ㅋㅋㅋ
?챌린저 1위 무빙 ㄷㄷ
?질문 수준ㅋㅋㅋㅋㅋ 한 팀 말하면 커뮤니티에 언플하려고
맛밤 게임단.
LoL 최초의 스타팀이라고 볼 수 있다.
차후로 따지면 T1에 해당하는 인기를 구가했다.
'그런 슼이 지금은 개듣보잡팀 취급을 받는 게 참 재밌지.'
아무튼 결론은 같다.
어지간한 유명인은 물론이고 연예인조차 T1 관련해서는 사려야 하듯, 현재는 맛밤에 관련된 화제는 조심히 다뤄야 한다.
심지어 내전이다.
형제팀인 얼밤과 불밤이 8강이라는 외나무다리에서 붙었다.
이 두 팀의 경기는 특별한 고유 명사까지 생길 정도로 현재 LCK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치업이다.
<얼음과 불의 노래! 어떤 팬분이 작명했는지는 몰라도 저도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동의합니다. 왕좌의 게임의 원작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시청자분들도 들어본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그만큼 이 두 팀의 경기가 특별하다는 의미겠죠.>
스타크래프트로 따지면 임진록을 계승한다.
인기팀+상징적 의미 때문에 평소의 몇 배나 되는 시청률이 나온다.
<하나! 둘! 셋!>
<<얼밤 화이팅!>>
<하나! 둘! 셋!>
<<불밤 화이팅!>>
스타크래프트의 향기가 남아있기도 하다.
소환자의 협곡에 들어서자, 양 팀 팬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목소리가 우렁차다.
'강팀끼리 부딪히면 팬들 간의 신경전이 대단하지.'
목소리 작은 쪽이 지는 느낌이라서 목이 찢어져라 소리친다.
그렇게 치열한 양팀의 경기에서 살아남는 건 어느 쪽이 될지.
"서로 진도 좀 빠지고, 전략도 많이 노출돼서 4강에서 상대하기 수월했으면 좋겠네요."
?ㄹㅇㅋㅋ
?얼불 대전은 진짜 전설이다……
?정환이한테는 미안하지만 둘 중 살아남는 팀이 우승할 듯 ㅇㅇ;
?매라신은 못 막지!
다 알고 있는 입장이다.
불밤이 얼밤을 3 대 0으로 이긴다.
워낙 압도적인 차이이니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마진 소드도 같은 맥락이고.'
윈터 시즌의 우승팀.
하지만 스프링 시즌에서는 별 힘을 쓰지 못했다.
세간의 이미지만큼 그렇게 강력한 상대는 아니었다.
와아아아아아─!
경기가 진행된다.
나의 기억에 남아있던 대로 불밤이 얼밤을 압도적으로 몰아붙여 승리를 점한다.
─초코소보로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진짜 약한 팀이 운빨로 올라가 버렸네 ㅋ
"500개 정말 감사합니다!"
?ㅋㅋ?
?얼밤충 정신 승리 보소
?개처발려놓고
?싸울 거면 풍으로 싸워!
이긴 쪽은 4강의 상대가 된다.
불밤.
형제팀인 얼밤과 달리 메타 적응과 세대 교체에 성공한 팀이다.
래퍼드라는 퇴물 탑솔러가 나가고, 플레인이라는 피지컬 신인이 들어왔다.
기존 선수들이 운영을 받쳐주며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뭐, 알아서 잘하겠지.'
준결승까지 온 것만 해도 대견하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결승을 바랄 수 있어도, 내 입장에서는 이미 보여줄 만큼 보여줬다.
─LCK팬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얼밤에 정환이 들어왔으면 ㅠㅠ
"100개 감사합니다. 지금도 경기 안 뛰고 있는 거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프로 마음이 없어서."
얼밤은 무너질 만도 했다.
클끼리가 똥을 와장창창 싸재끼고, 미드와 원딜은 세대 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본래부터 지적되었던 라인전 약점은 더 커졌다.
팀 합까지 안 맞게 되자 기존의 장점까지 사라졌다는 느낌이다.
<형제팀 얼밤을 꺾고 준결승에 올라가셨어요! 각오가 특별하실 것 같은데 소감 들어볼 수 있을까요?>
<형제팀의 몫까지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그럼 준결승 상대인 팀 오정환에 대해서는…….>
?뭐긴 뭐야 ㅈ밥이지
?빠따 올리기 1초 전 ㅋㅋ
?내가 다 부끄럽네
?완전 찬밥 취급할 걸?
그에 반해 진짜로 강력한 팀.
불밤은 정규 시즌 때도 상대 전적 0승 2패의 난적이었다.
이름값까지 있다 보니 시청자들 사이에서 아쉬운 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우리팀이 과연 대적할 수 있을지.
시청자들 입장에서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화제다.
즉석해서 콘텐츠로 이용해 먹는 것이 BJ로서의 기량이다.
「LoL) 오정환. 불밤을 이길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_ ?74, 584명 시청
다름 아닌 내 팀이다.
스토리텔링이 자연스럽게 엮인다.
준결승 상대팀의 전력과 약점에 대해 분석하는 입롤.
─닭껍질튀김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솔직히 힘들다고 보는 게 지금 불밤 약점이 없음. 얼밤 잡은 시점에서 사실상 우승임
"확실히 불밤의 기세가 엄청나더라고요. 오늘도 3 대 0으로 경기를 이겼고."
?3 대 빵 ㅋ
?진짜 이렇게 일방적일 줄은……
?얼밤이 거품이라 그렇지
?얼밤충들 부들부들행^^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 좋아한다.
채팅창에 괜히 챌린저가 몇 천 명씩 있는 게 아니다.
상상의 나래를 풀어놓는 것.
'결국 요지는 시청자들이랑 놀아주는 거니까.'
BJ의 팀이니 훨씬 몰입이 된다.
자신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는 긴장감.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일은 없다.
─충신지빡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벤치따리인 정환이가 강찬밥 태클 걸어서 병원 보내자
"나가."
대부분이 되도 않는 헛소리.
그 이전에 실제 불밤의 공략법을 알고 있는 입장이다.
'원래 롤판이 그래.'
최강팀이다, 못 막는다, 무적함대, 어나더 레벨! 그래도 한두 달만 지나면 공략법이 나온다.
패배라는 사실을 근거삼아 말이다.
워낙 유명한 선수다 보니 더욱 기억에 남아있다.
불밤의 미드라이너 앰빠따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다 들어봤는데 제 생각에는 미드가 약점이에요."
?미드가?
?강찬밥이 불밤 에이스인데
?개솔 ㄴ
?차라리 탑 공격성 이용해서 갱각 잡는 게 나음ㅋㅋㅋㅋㅋㅋ
라인 지박령 수준으로 로밍을 자제하고 파밍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소위 말하는 씨에쑤왕의 시초가 바로 앰빠따다.
'원패턴이라 분석 당한 이후로는 완전히 찬밥 신세가 돼버리지.'
차후 그가 정글러로 전향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다.
미드 라인 메타를 따라가기에는 피지컬적으로 많이 부족했다.
─불밤잘알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강찬밥이 퍼블션인 건 맞는데 어차피 CS 만들어 먹고 후반 왕귀함!
"그것이 불밤의 후반 캐리력을 보장하긴 하죠."
?ㅇㄱㄹㅇ임
?진짜 나는 분당 7개도 힘든데 12개씩 먹고 ㅡㅡ
?앰빠따가 어떻게 구멍이야
?어그로 끌려는 것 같은데?
퍼블션.
앰빠따가 하도 퍼스트 블러드를 내주는 경우가 잦다 보니 생긴 별명이다.
그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불밤 공략의 열쇠라고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는 그렇게 안 보일 수 있다.
대부분의 분석은 사후에 정립되기 때문이다.
성공 케이스만 보면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반드시 틈을 찾아낼 만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CS는 만들어 먹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