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418화 (418/846)

418화

무관귀신

<2013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의 결승전을 지금부터! 여러분의 뜨거운 환호! 함성과 함께 시자아아아아아아악~~~ 하겠습니다!!>

그 외침과 함께 막을 올린다.

일산 KINTEX 제2 전시장은 경기를 보러 온 수천 명의 팬들로 북적거린다.

"으악 무승귀신이다!!"

"꺄아악?! 저리 가 이 무승귀신!!"

"결승까지 왔는데 왜 무승귀신이야?"

"아무튼 외쳐!"

팀 오정환의 팬석.

수천 명의 팬들이 득실거린다.

결승전이라는 대단한 자리에 올라온 만큼 당연하지만,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펼쳐지고 있다.

─???: 롤갤 개씹 Dog새끼들아 세체귀신 누구?????

[씨지맥 사진. jpg]

러너리그 16강 광탈

정규 시즌 1라운드 전패

정규 시즌 2라운드 후반 연패

"허황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진지하게 말해서 2013년 롤드컵 우승이 목표예요."

"시즌이 진행되면서 망상 노트에 적힌 항목이 몇 개 삭제됐어."

"할 말이 있음."

광고주 대가리 깨고 팀 박살 내러 지금 출발한다

LCK 어나더귀신

'무승귀신'

Dream cGvMax

└부두술은 개추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그냥 까는 거 아니냐?

└할 말이 있음이 제일 무섭네

└그저 ^꿈^

e스포츠 특유의 팬문화.

내가 경기를 보면 응원하는 팀이 지더라~ 누구나 한 번은 떠올려봤을 상상이 구체화된 것이다.

'부두술'이라고 부른다.

응원의 반대를 하면 역으로 경기를 이기게 된다.

무승귀신은 그 점에 있어 적합한 밈으로 쓰이고 있다.

<무슨 귀신이 달라붙었다?! 말이 많았는데 결국 이 자리에 올라왔어요. 실력으로 증명한 거 아니겠습니까~?!>

<동의합니다. 오히려 중반 이후로는 귀신이 도와주지 않았냐는 생각도 하하핫.>

해설진도 알 정도로 말이다.

그런 팀 오정환이 결승전 무대에 올라왔다는 사실은 팬들로서는 감명이 깊고, 비팬들로서도 돌아볼 만한 큰 관심을 사고 있지만.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그보다 더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따로 있다.

전광판에 비추기가 무섭게 기대하고 왔던 이들이 목이 찢어져라 환호성을 지른다.

<저번에도 오셔서 화제가 되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파괴력이 참 어마무시합니다!>

<네??>

?파괴력은 뭔 소리얔ㅋㅋㅋㅋㅋㅋㅋㅋ

?강존야 OFF

?용준좌 화들짝!

?강민철이 뜬금없이 한소리 하는데 뭐 있음 ㅋ

8강 마진 소드전.

수세에 몰린 팀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왔다.

오정환과 그의 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여캠이 말이다.

다음에도 또 한 번 오지 않을까?

4강전에서 성사되지 않았던 것이, 이번 결승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때도 연예인이신가? 범상치 않다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고우시네요.>

<수도 많이 불어난 감이 있습니다 하하핫.>

그것도 훨씬 많이.

카메라가 집중해서 비추고 있다.

리그 관계자 및 선수 지인들에게 배정되는 관계자석이 유난한 주목을 받는다.

* * *

응원.

그 합당한 핑계는 좋은 홍보 수단이 된다.

"봄이야."

"봄이다!"

"봄이구나!"

"봄이에요?"

"그런 거예요……."

봄이를 중심으로 앉아있다.

관계자석 두 줄을 거의 전세 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봄이가 인기가 많네.'

내 크루원들.

봄이를 아주 들들 볶고 있다.

워낙 커여운 생물이다 보니 이해는 된다.

"오빠, 저 힘든 거예요."

"왜 그래?"

"도와주셔야 되는 거예요. 제 편이 아무도 없는 거예요;;"

""깔깔깔깔!""

당사자 입장에서는 고될지도 모른다.

애완동물을 예쁘다고 자꾸 만지면 스트레스 받듯이 말이다.

리아, 여름, 예빈, 서은, 하린까지.

언니들의 틈바구니에서 굉장히 곤란한 눈치를 보내고 있다.

"그럼 여기 와."

"???!!"

"빨리 앉아."

"싫어요! 절대 싫어요! 저 애 아니에요!"

안타깝게도 거부권은 없음이다.

필사적으로 몸부림 치지만 허리춤을 잡고 번쩍 들자 땅에서 분리된다.

'봄이가 참 가볍지.'

최근 어머님의 건강 식단 위주로 끼니를 때우다 보니 더욱 그런 감이 있다.

내 무릎 위에 강제로 앉힌다.

일반 좌석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겠지만 관계자석.

허리에 팔을 벨트처럼 둘러 고정시키자 옴짝달싹 못 한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릴지도 몰라요!"

"괜찮아, 오빤데."

"하나도 안 괜찮은 것 같아요."

ㅋㅋ

여우를 피해 호랑이굴로 도망쳐온 셈이다.

잠시 버둥대지만 이탈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축 늘어진다.

터지려고 하는 볼따구를 쿡쿡 찌르는 재미가 있다.

다이렉트로 맡을 수 있는 싱그러운 봄향기도 참 매력적이다.

'그런 아이지.'

가만히만 있어도 눈에 띈다.

이렇게 데리고 있으면 더 눈에 띈다.

그 외에도 내 크루원들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못 보던 사이에 또 여자가 늘었네."

"싫어?"

"아니……, 다 상대하려면 힘 좀 쓰겠다 싶어서. 나만 해도 버거울 텐데."

"?"

주옥을 빠르게 발음하는 걸 잘하는 여자도 있다.

예빈이 야릇하게 속삭여오는 대화.

아무고토 모르는 우리 봄이는 갈고리만 수집한다.

'나쁜 언니지. 배우면 안 돼.'

잠깐만 어울려도 정기가 쏙 뽑힌다.

정복감 느끼기에도 참 좋은 누님이다.

벌써부터 경기 이후가 기대되긴 하지만.

─보라킹정환님, 별풍선 2828개 감사합니다!

오늘 폼 미쳤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뻐이뻐개 감사합니다! 봄이 리액션 해야지?"

"전 로보트가 아니에요오."

?여캠이 몇 명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

?의자왕 ㄷㄷ

?진짜 미친 거 같은데?

?봄이야……

결과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봄이의 팔을 번쩍 들어서 리액션을 대신 시킨다.

'봄이도 밥값 해야지.'

승리 시 여캠과의 식사.

애캠인 봄이는 해당 사항이 없다.

먹기는 또 드럽게 많이 먹어서 일을 해야만 한다.

물론 이겼을 때에 한정된다.

가능성이란 측면에서 큰 기대가 들지는 않지만, 어차피 주된 목적은 홍보에 있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봄이 이쁘눜ㅋㅋㅋㅋㅋㅋㅋㅋ

─하와와가 오정환 친동생임? [5]

─쥬아라는 년 존나 꼴리게 생겼네 ㅅㅂ [8] +17

─눈나 나 쥬지가 이상해……

커뮤니티의 상황.

그 외 직원에게 보고 받은 카톡의 내용도 일맥상통한다.

LCK의 메인 카메라가 비춰진 시점에서 당연한 결과이긴 하다.

'사실 방송 쪽에서는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긴 한데.'

이따금 이슈가 된다.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반인!

참하고 이뻐서 커뮤니티에 재생산글이 올라온다.

알고 보면 연습생이거나 연예인 지망생인 경우가 허다하다.

혹은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리고 출연했다.

"봄이야."

"저 화가 잔뜩 났어요."

"아우, 귀여워!"

"꾸웨엑!!"

?미친놈앜ㅋㅋㅋㅋㅋㅋㅋ

?봄이 대가리는 못 참지 ㅋ

?저렇게 귀여운 애를……

?불쌍해;;

그러한 상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LCK는 활용하기에 따라 홍보 효과가 노다지다.

평소에도 그럴지언데 결승전 자리는 두말하기도 입 아프다.

시청률에서 방송 3사를 제외하면 비할 곳이 없다.

수십만 명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그것도 재생산성이 매우 높은 소스를 유포시킨다.

'시청률 2%를 깔고 들어가는데.'

50만 명 이상이 시청한다.

시청자의 절대 다수가 10대·20대다.

커뮤니티에서 짤이나 밈 등이 재생산되어 퍼져 나갈 것이다.

인지도 상승 효과가 매우 높아서 이 자리에 온 것만으로 보람이 있다.

봄이 대가리를 쓰담쓰담 해주자 화가 조금은 가라앉는다.

"봄이 착하지."

"제가 삐뚤어지면 다 오빠 때문이에요."

ㅋㅋ

화장을 시켜서 데리고 왔다.

보기만 해도 대가리를 씹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움이 넘친다.

'슬슬 올리브영 마일리가 쌓여가는 시점이라서.'

더 이상의 옛날의 꼬꼬마가 아니다.

한편으로 아쉽지만, 우리 봄이도 성장이란 걸 하고 있으니 다행이다.

와아아아아아─!

이윽고 경기가 시작한다.

용산 e―Sports 경기장이 아니다.

결승전답게 넓은 경기장이다 보니 환성 소리가 귀가 아프다.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

<와드를 건설해야 돼요!>

해설진 또한.

강민철은 여러 가지 유행어를 창시한 롤판 1세대 해설자로,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2015년 은퇴하게 된다.

'감개가 무량하네.'

수준 높은 해설을 들을 수 있어서 말이다.

안타깝게도 진행되는 1세트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신짜장이 트리플 킬을 먹었다는 건 굉장히 좋은 상황입니다! 그 이유는 템이 잘 나오기 때문이죠!>

?아하!

?트리플 킬 먹으면 템이 잘 나오는구나 메모……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잼민이용 해설임?

직관적으로 경기의 상황을 알려준다.

3 대 3 싸움에서 삼선 화이트가 대승을 거두며 트리플 킬을 먹고 말았다.

'템이 잘 나오겠구만.'

정글러는 전장 선택이라는 고유의 권한을 가진다.

정글러의 템이 잘 나온다는 건, 유리한 교전을 열기 쉽다는 의미다.

모르긴 몰라도 그 점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강민철 해설의 지적대로 게임 내 상황은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앨리스가 코어 아이템을 뽑을 자원이 부족하네요!>

?미네랄이 부족합니다

?멀티 좀 먹지 ㅠㅠ

?이거 스타 해설 맞죠?

?강소리가 또

애시당초 아마추어팀.

초반에 기세를 잡는 것이 승리의 전제다.

반대로 불리하게 흘러가면 역전의 여지가 거의 없다.

'뭐, 어쩌겠어.'

결승전에 올라온 것부터가 천운이다.

그 과정에서 전력도 낱낱이 분석되었다.

불리한 싸움이 될 거란 건 예상까지 안 해도 된다.

"오빠."

"응?"

"오빠는 경기 안 뛰어요?"

"안 뛰지."

"오빠가 할 때는 다 이겼다고 들었는데……."

뒷자리에서 얌전히 경기를 관람하고 있던 서은이 물어온다.

그 외 롤방송을 하는 애들도 궁금한 눈치다.

'나 하나 들어간다고 크게 바뀌지 않아.'

팀 게임이다.

개인이 끼칠 수 있는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다.

LoL이 괜히 팀운 ㅈ망겜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 아니다.

와아아아아─!

오아아아아~!

희비가 교차한다.

대전 게임.

승자와 패자가 나뉘게 되는 건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상대팀 팬석에서는 환호가, 우리팀 팬석에서는 탄식이 울린다.

1세트에서 참패를 당하게 된다.

─내꿈은먹튀왕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진짜 정환이가 나가면 안 됨? 1만 개 쏨!

"100개 감사합니다."

?진짜 3대떡 각인데;

?이걸 참네

?대체 왜 안 나가는 거임?

?아니 1만 개도 부족하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이 문제가 아니다.

팀은 신뢰로 이루어졌다.

설사 옳은 길이라 하더라도 다짜고짜 참견하면 근본부터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솔랭이 아니잖아.'

챌린저 게임도 다를지언데, 팀 게임으로 들어가면 훨씬 복잡하다.

부품 갈아끼듯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전에 참가를 했을 때.

합숙을 하면서 며칠씩 유대감을 다졌다.

세상 일이라는 게 기분 내키는 대로 할 수는 없다.

<&^##%#2!>

?씨지맥 개빡쳤네

?뭐라는 거임?

?폭언 중인가 보네 역시 폭언맥 ㅠㅠ

?틀리지 않았다?

전광판.

우리팀의 부스 안이 비춰진다.

씨지맥이 입술 모양이 무어라 지껄이고 있다.

'이건 못 참지.'

다른 대가리를 후려칠 시간이다.

* * *

팀 오정환의 부스 안.

첫 번째 세트를 패배했다.

하지만 분위기가 나빠진 것은 아니다.

"내가 셋, 둘, 하나 하면 외치는 거야."

"알겠어요."

"대체 뭐라고요?"

결승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다.

한 세트를 내줘도 역전할 수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만 안 하면 되는데.

"크흠!"

헛기침을 내뱉은 씨지맥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마치 동심이라도 찾은 듯한 표정.

"우린 틀리지 않았다!"

""우린 틀리지 않았다?!""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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