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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로 산다는 것-430화 (430/846)

430화

파프리카TV.

"니들은 가오도 없냐? 어?"

"……."

"진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니들 밑이었어! 이렇게 정신을 안 차리니까 순식간에 따라잡히지."

롤프리카에서 환프리카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LCK 우승은 그것이 가능케 만드는 위상이 있었다.

'오정환 이 시X 새끼를 내가 왜 신경 써야 하냐고.'

물론 그 하나 때문이 아니다.

김군은 모든 걸 기억하고 있다.

오정환이 방송을 시작한 초기부터 전부 말이다.

정말 보잘것없었다.

아예 신경을 안 썼다면 거짓말이지만, 어디까지나 여유가 있는 입장이었다.

"근데 형님."

"왜!"

"오정환도 오정환이겠지만 저희들도 방송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므어?"

"김군 형님도 요즘 슬럼프라고 들어서 헤헤."

"……."

그런데 어느 샌가 성큼성큼 성장하더니 따라잡을 수도 없게 벌려졌다.

롤판의 득세는 그 차이를 더욱 심화시켰다.

안 그래도 자존심이 강하다.

김군으로서는 마음에 들 리가 없다.

성격 같아서는 그냥 확 테이블을 뒤집어엎고 싶다.

'진짜 눈치 없는 등신 새끼인가?'

오정환에게 힘의 추가 기울어졌다.

눈치 없는 후배BJ를 한 대 패는 것조차 걸린다.

한때 병원에 가야 하나 고심했던 분노 조절이 절로 된다.

'지 앞가림이나 잘하고 말하든가.'

'언제는 신경 써줬어? 공짜로 부려 먹기나 하고.'

'이참에 오정환 라인에 타고 싶다. 으~'

물론 후배BJ들로서도 할 말이 많다.

받은 것은 뭣도 없는데 원하는 것만 수두룩하다.

거의 인맥 유지비 수준.

보라판의 특성상 없으면 안 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였다.

오정환이 득세한 이후로 파벌 싸움이 적어지며 그 쓸모마저 사라졌다.

아쉽긴 하다.

한 편으로는 숨통이 트였다.

수익이 줄어들긴 했어도 심적으로는 훨씬 가벼워졌음을 느낀다.

"오정환이 좀 잘 나가긴 하잖아요?"

"음……."

"이제 옛날처럼 건들기도 힘들어요. 형님은 몰라도 저희 같은 쩌리들이 깜냥이 안 되죠."

"형님이 뒤를 봐주시면 모르는데 헤헤."

"……."

삶에 여유가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BJ 생활을 직접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마음이 피폐해진다.

주위 BJ 중 정신과를 다니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아서 그렇지.

"니들이 방송 1년 차야? 신인이야? 니들 앞가림을 니들이 하는 거지. 내가 언제까지 니들 밥그릇까지 챙겨줘야 하겠냐?"

"에이 형님 그러지 마시고~"

"저희가 부족합니다. 형님."

"아우 증말 니들은 나 없으면 안 되지."

지 잘난 맛에 사는 김정은 닮은 돼지 새끼는 모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사람이라는 건 확실히 지내봐야 아는 것이 있다.

'연예인은 개뿔이.'

호종이 처음 방송을 시작했던 건 3년 전.

유명BJ는 리니지BJ, 철꾸라지, 윾신 정도였다.

그런 무근본들 사이에서 연예인 출신은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김군의 크루에 들어온 이유다.

직접 경험하게 된 그의 모습은 영 딴판이었다.

한마디로 허영심에 찌든 인간상의 표본 같은 느낌.

"오빠 돈 잘 벌어?"

"돈? 그런 건 뭐 세기도 귀찮을 정도지."

""꺄아~~""

"이 형님 연예인이야."

"정말 개그맨?"

"하 새어 나오는 건가?"

지금도 룸을 잡고 질펀하게 놀고 있다.

최근 풍이 안 터진다는 핑계로 N빵 하는 주제에 온갖 시다바리짓은 그대로 시킨다.

'썅, 나도 저런 재미 좀 보고 싶은데.'

가장 몸매도 좋고 쭉빵한 년.

김군은 어깨에 손을 올리고 은근슬쩍 만져 댄다.

아무리 룸살롱이라도 보통은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아이고 발렌타인 30년.'

'N빵이면서 개비싼 걸 시키네.'

'욕심만 드럽게 많은 돼지 새끼.'

매상을 채워줬기 때문이다.

김군이 쏜 걸로 되어 2차라도 간다면 배가 아파 죽을지 모른다.

그 정도로 눈에 들어온다.

같은 업소의 아가씨라도 당연히 에이스급은 다르기 마련이다.

"조올라 크네! 야 무슨 컵이냐?"

"함 맞춰 볼래? 아!"

"흐흐."

"컨닝 반칙인데. 오빠 못됐다~"

무려 F컵의 살덩이.

기본 터치 금지이기 때문에 마음대로는 할 수 없어도 눈치껏은 가능한 게 세상의 이치다.

그 이상도 분위기를 타다 보면, 돈을 더 쓰다 보면 가능하다.

자신도 몇 년 했지만 A급 이상은 아무래도 드물다.

'피부 겁나 반질반질하네.'

적당히 태닝을 한 건강미 있는 피부가 돋보인다.

둥그스름하게 살까지 올라와 있으니 남자 입장에서 욕망이 안 타오르기도 힘들다.

"기분이다! 야 로샬 하나 가져와"

""꺄아~~!""

"오빠 통 크다."

"내가 이 정도 되지. 크흠! 너도……, 나처럼 커 보이긴 하는데 흐흐."

독차지하고 있다.

그림의 떡과 같은 여자를 마음껏 주무른다.

가장 비싼 걸로 2병이나 시키니 대우부터가 눈에 띄게 다르다.

'그래 봤자 룸빵녀지. 쳇.'

아쉬운 마음에 혀를 차지만 부러움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호종도 안다.

눈으로나마 즐기며 보나 마나 반쯤 버리고 갈 위스키라도 마음껏 홀짝인다.

"오빠들 근데 무슨 얘기해?"

"오빠라 부르면 구분 안 가잖아. 김군 오빠."

"그럼 나도 나은이라 불러줘 앙."

"나은이가 먹여주니 너무 맛있네!"

스트레스 풀기엔 여자만 한 게 없다.

김군은 먹여주는 과일을 받아먹으며 노는 손으로는 재미를 본다.

'간만에 회포 좀 풀어봐?'

룸살롱에 하루 이틀 온 게 아니다.

올 때마다 짜증이 나는 것이 쓸데없이 튕기는 년들이 많다.

특히 반반한 년들.

자신의 몸이 가진 가치를 안다.

단골로 꼬드기려는 수작이라는 사실을 진작에 깨달았다.

"김군 오빠~ 여기 안주도 맛있는 거 많은데."

"먹고 싶은 거 시켜 흐흐."

"아싸! 그럼 나 이거랑~ 이거랑~"

처음부터 허락하는 년은 드물다.

재미를 마음껏 보게 해주며 성격도 살가우니 지갑 좀 열어주는 건 대수도 아니다.

'하 졸라 꼴리네 이년 진짜.'

위에서 피아노를 쳐도 개의치 않는다.

아래쪽도 침범을 허용해 주는 게 심상치가 않다.

이 주변 업소에서 한두 푼 쓴 게 아니다.

술 좀 먹여서 꽐라로 만들면 업어가는 걸 눈감아줄지 모른다.

"안주만 빼먹지 말고 술도 좀 마셔라 응?"

"이렇게?"

"크아~ 잘 먹는다 너."

"오빠도 더 먹고 더 시켜줘. 이렇게 배가 듬직한데."

역으로 해오는 터치가 하체에 혈류가 쏠리게 만든다.

둥그스름한 배를 살살 돌리며 아래쪽을 꾹꾹 누른다.

'침대에만 가봐라. 죽었다고 복창해야 할 거다, 진짜. 흐아…….'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군의 터치도 더 과감해진다.

손을 넣으면 조금씩 제지를 하지만 그 허들이 점점 낮아진다.

'이런 호구 새끼들만 걸리면 좀 좋아.'

나은은 속으로 비웃음을 짓는다.

사고 싶은 명품이 생겨 오랜만에 출근했더니 바로 호구를 잡았다.

터치를 허락한 건 돈을 빨리 뽑기 위함이다.

자신 정도 되는 여자가 대주는 척을 하면 십중팔구 넘어온다.

「메뉴판」

발렌타인 30년 1, 100, 000 ?

로얄 샬루트 21년 400, 000 ?

돔 페리뇽 200, 000 ?

안심 샐러드 100, 000 ?

찹 스테이크 100, 000 ?

나쵸 30, 000 ?

이미 시킨 것만 엄청나다.

하룻밤에 이 정도라면 질척하게 치근덕거리는 것도 허용해 줄 만하다.

'욕심만 드럽게 많은 돼지 새끼보단 낫지.'

깜냥도 없으면서 성욕만 오른 놈들도 있다.

같은 돼지과에 속하지만 김정은을 닮아서인지 통이 크다.

"이 바닥이 원래 한순간이야."

"그렇죠, 그렇죠."

"형님 말씀이 맞습니다!"

"풍선이잖아 풍선. 크게 부풀어 오른 만큼 더 큰 소리를 내며 터지는 거지."

하는 이야기도 말이다.

이런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재밌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

끼고 있는 여자를 신경 쓰지 않는다.

'BJ?'

나은도 알고 있다.

자신이 원래 출근하는 클럽 쪽에서 워낙 파다하다.

그것이 싫어 업소 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형이 이 바닥 소식통이 빠삭하잖아?"

"그렇죠."

"형님이 모르면 누가 알겠습니까~"

"내가 베이스 깔아줄 테니 니들이 수집 더 하고, 그 새끼를 조져 보자는 거지."

누군가를 해코지하려는 모양이다.

업소 특성상 막장 인간들이 많이 드나들다 보니 드물기는커녕 흔해 빠진 화젯거리.

"오정환 이 새끼 아닌 척하면서 여자 후리는 거 봐봐. 뒤에서 무슨 짓을 할지 니들도 짬 하루 이틀 먹은 게 아닌데 알잖아."

"그, 그쵸;"

"전부터 쎄하긴 했어요. 헤헤."

거슬리는 단어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몸부터 반응해버린다.

피아노를 두들기는 김군의 손길.

그런 저질스러운 터치는 유흥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일상이다.

그 이상으로 깊게 새겨졌다.

그가 남기고 간 흔적이 겹쳐지듯 머릿속에서 선명히 떠오른다.

"그래서 말이야~"

"……나 잠깐 화장실."

"어, 그래! 갔다 와.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를 했더라? 어?"

나은이 룸에서 나간다.

그와 동시에 화제가 뚝 끊긴다.

쫙 달라붙는 홀복의 항아리 몸매에 시선이 팔린다.

'참 두들기는 맛이 있겠네, 있겠어.'

앉은 자세에서는 위쪽에 시선이 쏠렸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파묻히는 부드러움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슬쩍 운을 띄워본 아래쪽도 상당했다.

손을 쓱 넣었을 때 부드럽게 빨려 들어가는 맛이 제법이다.

"저 언니 분위기 잘 타."

"오빠가 우리한테도 잘해주면 협조해줄 수도 있는데 헤헷."

들러리로 온 년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얼굴의 반반함도 몸매가 가진 색기도 흔하게 널린 수준이 아니다.

'잘하면 밤의 애인으로도 흐흐.'

잘 받아주기까지 한다.

잠깐 놀기에는 최상의 여자다.

김군이 머릿속에서 음란마귀가 끼어있던 시점에.

졸졸졸

나은은 볼일을 보고 있다.

시원하게 한 차례 쏟아냈음에도 여전히 변기에 앉아 큰 엉덩이를 비비고 있다.

최대한 짜낸다.

뒷정리를 하고 일어나면 된다.

하지만 몸이 본능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다.

"하아, 하아, 하아……."

몸이 뜨겁다.

속옷은 옷걸이에 걸어둔 지 오래다.

꾹 짜야 할 정도로 축축이 젖어 다시 입기도 민망할 수준이다.

딱히 그 돼지 새끼의 터치를 의식했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 걸로 달아오를 여자도 없거니와, 일일이 반응하기도 귀찮은 일.

오히려 무뎌진다.

이쪽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말이다.

스무 살 때부터 굴러왔는데 겨우 그 정도 가지고.

'씨, 씨씨바알 내 몸…….'

흔치 않은 경험을 해버렸다.

그것을 떠올리자 멋대로 반응한다.

덜덜 떨리며 몸이 미친 듯이 민감해진다.

졸졸졸

소변을 다 비웠음에도 멈추지 않고 나온다.

맑고 진득한 액체가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흐른다.

"언니, 언니? 뭐 해? 큰 거야?"

동생이 눈치도 없이 문을 두들긴다.

뭐 얼마나 지났다고.

짜증을 내며 핸드폰의 깨진 액정을 문지른다.

「11:30」

벌써 30분이 지났다.

깨닫고 보니 냄새도 장난이 아니다.

작은 화장실 칸 안을 시큼한 냄새가 가득 채우고 있다.

"언니, 못 온다고 말할까? 몸 안 좋아?"

"……금방 갈게."

"응~ 10분 안엔 와줘."

그럼에도 나은은 일어날 생각을 못 한다.

큰 엉덩이 살이 변기에 붙어 떼내기가 힘들다.

'너 때문에 내가 왜 예비 팬티를 가지고 다녀야 하냐고…….'

스스로 보기에도 한심한 뒤처리를 하며 떠올린다.

그 남자가 자신에게 했던 짓.

그날 이후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

남자와 자도 만족하지 못한다.

스스로 달래는 것이 최선이다.

자신의 몸에 무슨 짓을 했는지 그때마다 조각처럼 기억이 난다.

생각만 해도 몸이 오싹해진다.

'진짜 다시 보기만 해봐. 다시 보기만 하면…….'

가까스로 진정된 몸을 이끌고 돌아간다.

만만한 돼지 새끼를 뜯어 먹으며 분풀이를 할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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