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9화
오정환의 발언.
그 파급력은 이전과 비교할 수가 없어졌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딜에 왜 감동이 있눜ㅋㅋㅋㅋㅋ
─환피셜: 코물쥐는 감동으로 1인분 했다 [8] +30
─세계 최초 감동형 원딜러!
─팩트) 맨날 잘하는 새끼보다 가끔씩 잘하는 놈이 더 감동적이다 [69] +74.
.
.
특히 LoL 커뮤니티에서는 말이다.
기존의 인기와 커리어라는 각기 다른 파급력이 상승 효과를 낳고 있다.
─코물쥐는 박지성이라는 말 난 이해되는데?
['박지성 살아있네~' 575일만에 공식 경기 득점. New]
575일만에 골 넣는 어떤 새끼랑 비교하면 다 감동이지 ㅋㅋ└해버지가 또
└ㄹㅇ 코물쥐랑 평행 이론이네
└국대 주장에, 맨유 근본인 박지성을 코물쥐 따위랑 비교한다고?
└감동형 윙어 vs 감동형 원딜ㅋㅋㅋㅋㅋㅋㅋ
유명한 사람이 그랬다고 카더라.
발언의 내용이 아닌, 자극성이 빠르게 화제몰이를 한다.
커뮤니티의 특수한 문화까지 더해진다.
프레임이 한 번 씌워지면 탈피하는 것이 쉽지 않다.
─코물쥐가 롤계의 박지성인 이유……. jpg
코물쥐 실드 치는 레퍼토리=버기단 판박이임
1. 코물쥐처럼 헌신적인 원딜이 어딨냐?
=박지성 90분 풀타임 출전…… 골은 못 넣었지만 헌신적인 움직임 보여줘
2. 코물쥐는 보이지 않는 지표가 있다
=박지성은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다
3. 코물쥐 미끼 되는 거 나만 감동 먹음?
=박지성 명품조연태클 나만 감동 먹음?
└수비형 윙어의 시초 ㅋㅋㅋㅋㅋㅋㅋㅋ
└잼민이임? 박지성 빨리는 이유가 국대에서 잘해서 그런 건데 코물쥐는 캐리한 경기 있음?
└팩트) 코물쥐는 주전이다
└대단하다, 승부차기 싫었성!!
유명한 선수와 얽힌다면 더더욱.
박지성은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쓴 레전드다.
그와 비교된다는 것은 여러모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그의 팬에게도, 안티에게도 말이다.
스포츠 팬덤끼리는 겹치는 측면이 있다 보니 불길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코물쥐는 스토리 빼면 시체 맞지
[대충 코물쥐 딜량. jpg]
오정환팀 개국 공신 ㅇㅈㄹ하는데
그냥 인방 굴러다니던 BJ 하나 주워온 것뿐
딱 상체 버스 전복 안 시킬 원딜 필요했던 거임
진짜 최악인 원딜 아니었으면 우승컵 드는 데 지장 없었음ㅇㄱㄹㅇ 반박시 버기단 └영국 여왕) 코물쥐를 나의 버스 기사로 삼고 싶다
└버기단 분노의 비추 ㅋㅋ
└보이지 않는 헌신과 감동이 있다니까~
└코물쥐가 인정 받으려면 얼밤 가서 클끼리 데리고 우승해야지
커뮤니티에서 뭇매를 맞는다.
일반 프로 선수였으면 그 정도로 끝날 일.
다음 시즌에 두고 보자며 이 가는 버릇만 고치면 된다.
하지만 BJ다.
뽀록으로 우승한 게 맞다.
리벤지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게 된 마당이다.
"코물쥐?
"코만 큰 새끼지 그냥."
"저도 봤는데 드럽게 못하더라고요. 팀 탓만 많고."
"뭐? 정신머리부터가 썩어문드러졌구만."
삼선 갤럭시의 코치 최우룡.
뇌신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그의 눈에 코물쥐는 특히 더 거슬린다.
'요즘 애들은 말이야 어?'
그도 한때 프로게이머였다.
홍진호가 2를 의미한다면 자신은 3.
삼수룡이라 불리며 대회의 3등을 독차지했다.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1 대 1이라는 스타크래프트의 특성상 정상의 자리에는 결국 서지 못했다.
그에 반해 코물쥐.
코가 큰 것 빼고는 별것도 없는 놈이 팀 버스를 타서 우승까지 했으니 배알이 꼴린다.
"우리팀엔 그런 놈 필요 없어."
"바텀은 솔직히 개발랐죠~"
"나 때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인데 쯔쯧."
더욱이 삼선 갤럭시 게임단.
임프트와 알파카라는 우수한 원딜러를 보유했다.
코물쥐의 실력이 눈에 차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스타판 출신 단톡방〕
「코물쥐 눈여겨보고 계신 분들 계시나요?」
「허허허」
「요즘 재능 있는 애들 많은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관상부터가 썩」
다른 프로팀에도 영향을 미친다.
관계자 평가도 좋지 않고, 커뮤니티에서도 좋은 소리가 안 나오는데 쓸 이유가 있냐?
─팩트로패러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코물쥐님은 왜 매번 딜량이 낮아요?
"……."
?어그로 강퇴 좀
?어허 코물쥐의 딜에는 감동이 있습니다
?딜량이 중요하냐? 시청자들한테 감동을 주는 게 먼저지? 이 방 개판이네 ㅋㅋ
코물쥐가 영입되지 못한 이유.
최근의 화제까지 더해지며 방송 진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내 딜에 감동이 대체 왜 있는데?'
장본인으로서는 어안이 벙벙하다.
나름대로 노력했을 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당시 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딜량이 나쁘다는 사실.
그것도 매번 나빴다는 사실.
너무나도 바빴던 LCK 기간에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돈카츠소스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코물쥐 이번에는 딜량 3등이나 했네!
"……."
?와 3등!
?코물쥐 일취월장했구나~
?팩트) 감동이 곱해졌으니 ×10이다
?감동 계수 빼먹지 말라고^^
이미 대회도 끝났고, 스크림도 하지 않는다.
똑같은 소리를 골백번 듣고 있으니 복장이 터질 만도 하다.
'내가 딜을 넣을 상황이 안 됐다고.'
팀의 템포에 따라가는 게 최선이었다.
안 그래도 초반이 약한 원딜이 상체 템포에 따라가는 것은 버거웠다.
노이로제가 걸리며 딜량을 확인하는 것도 두려워진다.
매판 매판 평가당한다.
어쩌다 한 번 못하기라도 하면 마녀사냥.
"끼야아아앗!!"
?왜 저럼?
?방송 센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관귀신이라도 봤나 보네
?꺄악! 무관귀신이다!
프레임이 씌워졌다.
견디기가 힘든 고통.
인플루언서로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 * *
최근 코물쥐.
썩 좋은 꼴을 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건너 건너 전해 들었다.
'근데 원래 그래.'
굳이 코물쥐가 아니어도 누구 하나 잡아다가 팼을 것이다.
롤판 팬 문화 자체가 그렇게 형성돼 있다.
안타깝다면 안타까운 일.
선수의 치부를 잡는 데 혈안이 되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국민MC 강호동이 이렇게 말을 했다.
"나만 아니면 돼에에에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성 보소
?손절각 잡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과응보긴 하지 ㅎㅎ
물론 이를 참고하겠다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고민한 결과.
노력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긴 해도, 그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지 뭐 어쩌겠어.'
좀 적당히 못하면 모를까.
물려 뒤지는 상황이라도, 어느 정도 흡수를 생각해야 되는데 너무 깔끔하게 죽었다.
팀 오정환이 가진 특수함과 상승 효과를 낳은 게 그 정도라는 이야기다.
다른 팀에서는 때려죽여도 안 먹힐 것이다.
─시즌2틀딱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원딜이 버스 승객인 건 딱 거눙까지였지 ㅋㅋ
"아니, 근데 스타일이 틀렸다는 건 아니에요."
메타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상체 게임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전략이다.
그에 맞춘 특수한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원딜도 말이다.
2020 롤드컵 우승팀 담원이 가장 대표적인 예.
'당연히 고스트랑은 달라.'
고스트는 라인전을 박살 내놓거나, 상체를 키우거나 둘 중 하나를 한다.
코물쥐는 스스로 박살이 나고 1인분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 고작이다.
"이이잉…… 기모링."
"힘이 없는 기모링이네요."
?어디서 모기가 앵앵 대누
?도와줘 정환에몽!
?사실 정환이 때문 아님?
?코물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최선을 다한 것은 사실이다.
도와줄 의향이 개미 눈곱만큼은 있다.
코물쥐와 진행하는 합방.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맥아리 없는 목소리로 앵앵거린다.
'딱히 찔리는 건 아니야.'
내가 도화선을 당겼을지언정 플레이를 못한 건 본인이다.
적어도 억울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하필 박지성을 건드려요 해버지를……."
"축구 선수 누구 좋아해요?"
"당연히 우리형이죠! 어제도 호날두 매드무비 보고 잤는데."
아니, 정말로.
그나마 이겨서 망정이지.
만약 지기라도 했으면 평생 먹을 욕을 1분마다 업데이트했을 것이다.
'프로게이머들이 참 힘들 것 같아.'
그에 반하면 코물쥐는 고생도 아니다.
잘하고 욕먹는 사람도 있는데, 못하고 욕먹으면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LoL) 오정환. 명탐정환난 극장판 2기. 코물쥐의 역습」_ ?38, 920명 시청
본인으로서는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씨지맥의 우승보다 더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긴 해도.
─PSJ1211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오늘 코물쥐 강의해주나요?
"제가 뭐 가르칠 게 있습니까. 그냥 지켜봐 주는 거죠."
"아니, 그러지 말고 전처럼……."
?또 갈구려고?
?본인이 해달라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
?코물쥐 M취향 메모
?욕 한 바지 먹고 질질 짜겠지 ㅉㅉ
따듯하게 지켜봐 줄 수는 있는 노릇이다.
사람을 가르친다는 건 쉬울 수가 없는 일이다.
'보람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이미 1지망에 가망이 없다는 것.
몇 차례나 시간을 쏟으며 확인한 마당이다.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건너는 것도 유분수다.
딩동♪
그렇기에 기획한 콘텐츠.
현관문 밖에 사람이 왔다.
방송 화면을 꺼두고 마중을 나간다.
"멍멍!"
"조용히 짖어."
"멍멍! 왈왈!"
오랜만에 만나는 서은이 애교를 부린다.
정말 꼬리가 달려 있는 것처럼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든다.
'많이 안정이 됐지.'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정신적으로 불안했다.
여러 가지 신경을 써주며 유기견에서 훌륭한 애완견이 되었다.
쪼옥?
내 침을 받아먹는다.
황홀한 표정인 서은을 망가트려 주고 싶다.
그럴 맛이 있는 모습으로 거듭났다.
섹시하다기보다는 귀여운 체형이다.
하지만 벗겨 놓으면 훌륭한 곡선을 그리고 있을 거라는 것이 손끝의 촉각을 타고 전해진다.
"오빠 말 잘 들을 거지?"
"멍멍♡"
"뭘 시켜도?"
"헥헥, 왈왈! 끼잉……."
키우는 보람이 있다.
방송도 잘 하고 있고, 학교 생활도 어련히 하고 있고, 몸매도 완전히 가학심을 북돋는다.
'진짜 M은 얘지.'
조금 심한 짓도 잘 받는다.
오랜만에 재미를 보고 싶다.
그러려고 부른 건 아니라서 문제다.
"뭐 하고 왔어요?"
"아, 잠깐"
"하 설마~~!"
"네?"
"나 배고플까 봐! 진짜 감동이다. 어려울 때 알아주는 사람이 정말 정환 님밖에 없구나.'
"……."
?행복회로 ON
?저기요 양심 두고 가셨어요
?아 밥 시켜 달라고 밥 ㅋㅋ
?역시 가만히 있으면 상체가 캐리해주는 사람 같네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한다.
칠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당장 목표하고 있는 건 콘텐츠.
'방향성이 겹치잖아.'
모든 것을 내가 소화할 필요가 없다.
스토리텔링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배우가 많은 편이 좋다.
모름지기 크루라는 건 그래서 있는 것.
"씨지맥한테는 상담을 안 해봤어요?"
"당연히 해봤는데."
"네."
"자꾸 팔이 잘렸다고 하니까. 제가 보기에는 씨지맥 스타일의 한계가 온 게 아닐까?"
"본인의 한계는 아니고."
"……."
까놓고 귀찮기도 하다.
씨지맥에게 짬처리를 했었는데,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잊지 않고 되돌아왔다.
이것을 어찌 처리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콘텐츠로 살리는 게 BJ의 기량이다.
코물쥐가 멀뚱거리는 사이 문이 열린다.
?갑자기?
?몰래 온 손님ㅋㅋㅋㅋㅋㅋㅋ
?헐 코망이??
?여캠을 불러버리는 갓정환 클라스 ㄷㄷ
한 사람은 실력을 올려야 한다.
다른 한 사람은 캐리력을 올려야 한다.
당사자들끼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학습법.
'뭐, 그런 느낌.'
짬처리를 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