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7화
여캠과의 합방.
〔개인 방송 갤러리〕
─내가 이러니까 선 지키자는 거였는데 [1]
─리아 저렇게 화난 거 첨 봄 ㄷㄷ
─리아좌가 개빡친 이유를. Araboza [30] +67
─팩트) 찐특이다 +10
.
.
.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어야 할 콘텐츠다.
흥행의 보증 수표로 시청자 몰이를 해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후자에 해당하긴 했지만.
─빡친 리아 레전드네 진짴ㅋㅋㅋㅋㅋㅋㅋ
[구태일 방송 캡처. jpg]
얼마나 무서우면 그 구태일이 쫄아서 찍소리도 못 하냐 └눈빛 봐 개무섭잖아
└서던 것도 얼려버릴 기세
└여왕님 포스 지린다……
└저런 여자한테 밟혀 보고 싶네 ㄹㅇ
의미가 다르다.
구태일과 리아의 합방.
그 후폭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불어 닥치고 있다.
구태일이 지탄을 받는다.
합방을 하게 된 과정이 억지스러웠고, 평소 방송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리아좌가 개빡친 이유를. Araboza
[리아가 들고 있던 서류 확대 캡처. jpg]
1. 생방송 테러
2. 방송국 테러
3. 페북 테러
구빡이들이 저지른 만행 ㅇㅇ
가보면 진짜 난리도 아님
구태일이 방송에서 대놓고 부추긴 거라 잡아떼기도 힘듦└심지어 페북에서도 징징댐ㅋㅋ
└합방이 아니라 따지러 온 거였네
└저거 고소 안 되나?
└저 ㅈㄹ을 해놓고 현실에서 만나니까 찍소리도 못 하는 게 레전드임
그 당연한 사실.
지금까지는 제기되지 않았다.
병신 짓 좀 하는 게 뭐 대수인가?
대수가 맞다는 걸 대놓고 지적받았다.
수만 명이 보는 방송에서 반박 한 번 하지 못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구태일의 방송국〕
─태일이 실망인 점. txt [20] +30
─???: 아 그때 그렇게 말해야 했는데 [5]
─여자한테 대꾸도 못 하는 게 말이 됨??
─오늘 급식 노맛이네 [53]
개념 없다고 소문난 BJ를 빠는 이유.
단 하나, 센 척을 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라고 투영해 대리 만족을 느낀다.
사회에서는 못 하는 폼나는 병신 짓을 보고 싶다.
아무리 정론이라고 해도 대꾸 한 번 못 하자 김이 식는다.
─학창 시절 생각 나서 너무 슬펐음
오타쿠 친구들이랑 히히덕대는데
예쁜 일찐녀들이 자리 비켜 달라고 하면
으, 응……
하고 조용히 비켜줘야 했음
사랑했다 ^^ㅣX련아
└으, 응……<<개슬프네
└막줄 공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찐녀특) 개꼴림
└그럼 구태일이 뭐 별거 있을 줄 알았나? ㅋㅋ
BJ와 팬 사이에 깊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
단순히 자극적이고, 특이해서 흥미를 가졌던 만큼 팬심도 쉽게 빠진다.
'…….'
그것만이면 차라리 다행이다.
최근 구태일은 방송적 슬럼프를 겪고 있다.
지난 방송 이후 트라우마가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구태일급식팬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여캠 합방 하자! 태일이 좋아한다는 여캠 많잖아
"아, 그게…… 텐션이 안 나와서. 나중에 할게."
―기가 팍 죽었누
―진짜 찐으로 충격이었나 보네 ㄷㄷ
―그렇게 충격인가?
―아 여왕님한텐 못 깝치지 ㅋㅋㅋㅋㅋ
여자가 불편하다.
구태일 스스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봤지만 쉽지가 않다.
벌레 보는 듯한 눈빛.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며 몸에 싸늘한 한기가 돈다.
서지도 않을 지경이다.
'X발…….'
다행히 자위는 어떻게든 가능하지만, 여자와는 무슨 짓을 해도 서지 않는다.
정말 무슨 짓을 해도.
〔혜지〕
「뭐래……, 너나 잘해」
―혜지야 너 잘하고 있어
―근데 좀만 더 해주면 느낌 올 것 같았단 말이야
「야 이 X놈아」
―뭐?
―오빠한테 말이 심하다
「하도 입으로 해서 너 때문에 지금도 턱이 덜덜 떨린다」
「그 여자 대신인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혼자 손으로 해, 병신아!」
'혜지'님이 대화방을 나갔습니다!
그나마 알고 지내던 여캠들에게도 차이게 된다.
트라우마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
자신의 주제를 철저하게 깨닫는다.
─여캠 혜지) 구태일 방송 끄면 개수작 부린다
사적인 톡 보낸다
관계 요구한 적도 있다
구태일 ㄹㅇ 파도 파도 끝이 없네
└혜지야……
└혜지 빡쳤눜ㅋㅋㅋ
└듣보 여캠한테도 까이네 이제
└사황 그릇이라던 놈들 ㅇㄷ?
그렇게 영향력을 잃자 물어뜯긴다.
재미를 보던 관계였던 여캠들에게 하나둘 손절 당한다.
구태일의 설 자리를 더욱 좁아지게 만든다.
'에혀, 멍청한 새끼.'
그러한 구태일의 상황.
철꾸라지는 깊은 한숨을 내쉰다.
가장 우려하고 있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팬덤이 원하는 건 명확하다.
대리 만족.
성공한 병신으로서 남들에게 절대 꿀리지 않아야 한다.
병신 짓은 해도 되지만, 꿀리는 것은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 점을 철저하게 지켰으면 방송의 여파는 덜했을 것이다.
'상관없지.'
크루원이 한 명이 슬럼프를 겪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기는 해도 치명적인 수준은 결코 아니다.
본체는 자신.
구태일이 잔뜩 어그로를 끌어준 덕분에 세간의 비난이 눈에 띄게 줄었다.
구태일을 영입한 가장 큰 목적이다.
* * *
철꾸라지와 구태일.
당연히 나쁜 녀석들이지만, 개별적으로는 그렇게 큰 생각이 없다.
'그런 말 있잖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히틀러를 암살해도, 어차피 제2의, 제3의 히틀러가 나타났을 거라고.
당시 독일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인기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다.
그러한 개인 방송과 SNS의 특성이 만들어낸 괴물일 뿐이다.
히틀러가 그러했듯 역사 속으로 퇴장만 하면 됐다.
끈질기게 살아남은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제때 삭초제근이 되었어야 했는데.
'딴 건 둘째 치고.'
학생들에게 대단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요즘 애들이 왜 이렇게 개념을 밥 말아 먹었을까?
저런 이상한 BJ들이 어떻게 팔로워가 수십, 수백만일까?
그 해답이기도 하다.
자극적인 방송에 이끌린 학생들이 많고, 실제로 그 때문에 벌어진 여러 사건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 기원전 196년경 이집트 석판
물론 매 세대 되풀이된다.
그저 조금 아쉬울 뿐이다.
더 이상 학생들을 귀엽게만 볼 수 없는 시대가 오게 되니까.
기껏해야 초글링에, 즐~ 정도 하던 학생들이 치를 떨 만큼 악명의 대상이 된다.
청소년 폭행, 성범죄율이 10년간 4배 증가한다.
그것이 우연인지는 몰라도.
'저 두 새끼 족치면 우리나라 국력이 10%는 강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말인지 아닌지는 족쳐보고 알 일이다.
그 작업이 차근차근 되고 있는 것 이전에.
딩동♪
초인종이 울린다.
시간대를 보니 리아다.
구태일 때문에 일어난 뒤처리까지 전부 끝낸 다음 오기로 했다.
'잘하더라고.'
화면 너머로도 눈빛이 오싹오싹했다.
실물로 보면 훨씬 위압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잔뜩 쫄아 움츠러들 만하다.
그런 저기압 여왕님을 만나게 되었다.
나에게는 순한 양.
"리아야!"
"……."
"고생했어. 밥부터 먹을까? 아니면 오빠 먼저?"
방송에서 입던 의상 그대로다.
방송이기 때문에 향이 나는 건 배제하고, 오직 겉모습 위주로만 꾸민다.
'그런데 조명에 의해 땀이 촉촉하게 젖어서.'
워낙 흥분이 많은 아이이기도 하다.
체액이 활발하게 분비된다.
그런 상태의 리아를 맛보는 것이 큰 재미.
탁!
어깨에 올린 손을 거부한다.
그 정도를 넘어 따끔한 타격감이 남을 만큼 세게 쳐올린다.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있다.
"무슨 낯짝으로?"
"응?"
"친근하게 말 걸지 마요."
나를 지나쳐 그대로 안에 들어온다.
또각또각 울리는 하이힐의 굽 소리가 긴장감을 조성한다.
현관의 끝에서 멈춰 선다.
쓱 돌아보는 리아는 얼음장처럼 굳어있다.
쓰레기를 보는 듯한 시선.
꿀꺽
순둥순둥하기만 하던 리아에게 경멸당한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당황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막 이래."
"……."
"오빠 화난 거 아니죠? 연기인 거 알죠?"
"왜 연긴데."
"?"
최고로 흥분된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리아의 얼굴을 다시 얼음장처럼 굳은 저기압 여왕님으로 돌려놓고 싶다.
쪼옥―
보이지 않도록 얼굴로 가린다.
그대로 눈을 감으며 상상 속의 여왕님에게 입을 맞추는 이미지를 그린다.
입술을 부드럽게 빨며 천천히 들어간다.
미지의 영역을 탐사하듯 혀로 외곽부터 꾹꾹 누르고 있었는데.
쪼옥
쪼오옥♡
산통을 깬다.
리아가 공격적으로, 아주 대놓고 성욕을 발산한다.
부비부비 뭉개오는 가슴에 한숨이 나온다.
'원래 은꼴이 가장 꼴리는 거야.'
노골적인 건 그냥 운동이다.
남녀가 합을 맞추는 2인 체조다.
정신적인 면까지 충족을 시켜줘야 한다.
"하아……, 오빠."
"……."
"저 사실 엄청 힘들었어요. 합방하러 걔 집에 갔을 때 무슨 짓 당할까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이렇게 나긋나긋한 모습이 아니라 말이다.
하지만 삐쳤던 게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안 그래도 또라이라 소문난 놈인데. 그런 곳 혼자 가게 하고."
"믿으니까 그렇지."
"사실 가장 무서웠던 건요……."
굉장히 무서운 업계다.
그 사실을 리아도 이제는 잘 알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두려워지는 것도 생기기 마련이다.
최악의 상황.
특히 여자인 만큼 고려를 안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까지 정말 완벽하게 소화했다.
"괜찮아."
"오빠가 실망하면 어떡해요……."
"그럴 일 없어. 어떤 상황이든."
혹시 몰라 대비를 하긴 했지만,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그조차 넘어선 만큼 훨씬 아름답고, 가치 있고, 탐이 나게 빛난다.
정신적인 성장.
세간에서도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런 여자를 맛보게 되는 것이 훨씬 큰 만족을 선사한다.
"오빠."
"응?"
"혹시 상상했어요? 제가 당하는 거? 여기 커졌는데."
"……."
변태적인 성 취향이 아니라 말이다.
그보다는 앞선 고양감과 안심, 곧 이어질 시츄에이션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은 결과다.
만져온다.
아플 정도로 튀어나온 바지 위를 쓰다듬는다.
제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 아주 능숙한 솜씨다.
"와. 와~ 너무 커진 거 아니에요?"
"그치?"
"지금까지 중에 제일 커진 거 같은데. 아, 빨리 하고 싶다. 꺄♡"
아주 애지중지 다루고 있다.
빨간 상상을 하며 아주 들떠있다.
방송에서 아주 씹어 먹을 듯한 표정을 짓던 리아와는 딴판.
'그런 모습을 나만 아는 것도 재미있긴 한데.'
반대로 방송 속 모습을 못 보는 것이 아쉬울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조금 더 연기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사무친다.
주륵―
뽀얀 허벅지.
한 줄기 무언가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쳐다보자 허벅지를 조이며 모르는 척하지만 들통이 난 마당이다.
"오빠 때문이에요."
"왜?"
"저 방치했잖아요. 지금도 자꾸 애만 태우고."
"하."
"오늘도 안 된다고 하면 저 진짜……."
"진짜 뭐?"
"오빠를 미워해 버릴 거예요."
갑자기 싸늘하게 얼어붙는다.
경멸을 하는 듯한 시선이 내리꽂힌다.
보고 있기만 해도 아플 지경.
바지를 살살 쓰다듬는 손길이 더욱 민감하게 느껴진다.
이미 최대치라고 생각했던 혈류가 하체에 더 몰리게 된다.
"더 커졌어. 오빠 이런 게 취향이에요?"
"……."
"앞으로 좀 더 차갑게 대해야겠다. 이 변태."
새침한 표정으로 윗부분을 콕콕 찌른다.
손톱의 아픈 감촉이 이미지와 더해지며 쾌감으로 변한다.
'그래서 컨셉이 중요한 거지.'
가르칠 수고를 덜었다.
황송해진 리아의 허리춤을 잡고 침실로 에스코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