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화
역대 최악의 결승전
2013년 8월 23일.
조그마한 이변이 일어난다.
<오우, 쀄이커?!>
아니, 엄청난.
차후의 시점으로는 당연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파란이었다.
호롱!
콰드득!
강가를 지나치고 있던 차이라.
별 살기도 없이 굴러온 공 하나의 존재감을 그만 경시했다.
─SKY T1 테이커님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모리아나가 궁극기를 쓸 거라고 생각도 못 했으니까.
설마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공중에 붕~ 뜨며 이어진 W평Q에 터져 버린다.
그 여파는 단순한 솔로킬 이상의 의미를 시사한다.
<삼선 화이트 지금 초? 비상입니다!!>
김서준 해설이 의미심장하게 지적할 만하다.
2013 LCK SUMMER 4강.
이미 세 번째 세트를 지나 네 번째 세트가 진행 중이다.
삼선 화이트 『1』 vs SKY T1 『2』
SKY T1이 벌써 2점을 따냈다.
이번 세트의 결과에 따라 결승전의 진출팀이 정해질 수 있다.
?고전파 좀 치눜ㅋㅋㅋㅋㅋ
?이걸 슼이?
?개X슼 결승 진출ㅋㅋㅋㅋㅋㅋㅋㅋ
?ㅁㅊ LCK 망했네
방금의 1킬이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
그 이전에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다.
<사실 올라오는 과정에서 전조는 보이긴 했어요.>
<무패 아닙니까 무패! 12연승 기록 중이었거든요~!>
<맞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세트부터 삐걱였고, 역시 증명이 덜 되었나?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꿀조에 배정됐다.
만나는 팀들마다 컨디션이 안 좋았다.
SKY T1은 거품론이 불거지고 있는 팀이다.
'…….'
삼선 화이트의 미드라이너 다대기.
그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스프링 시즌 이후 칼을 갈고 준비했다.
당시 개박살을 내준 팀이다.
이번에도 그러리라 생각했고, 1세트를 잡고 POG에 선정되며 무난하게 이길 줄만 알았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그런데 궁지에 몰렸다.
용한타.
경기를 뒤집을 마지막 기회를 눈앞에 두고 다대기의 정신은 심란해진다.
파아아앙?!
대박궁을 터트려야 한다.
그것이 아니면 이기지 못한다.
머릿속 정해진 정답을 실행에 옮기려고 하다 보니.
<아니, 지금 궁극기가!>
<……방금 던진 것은 술통이 아니라 거의 게임이었던 것 같네요.>
?게임ㅋㅋㅋㅋㅋㅋㅋㅋ
?김서준 개빡쳤네
?선동준 ㄷㄷ
?다대기 구리가스 개못해……
안 그래도 난이도가 높은 스킬이다.
주요 궁극기다보니 많이 맞혀야 하는데, 넉백 효과까지 감안해서 날려야 한다.
그 두 가지 대박.
동시에 노리다 보니 역으로 쪽박을 찬다.
많이 맞히지도 못했거니와 하필 넉백이 된 챔피언이.
「뚜루뚜 빠라빠라!」
탑 0티어 픽으로 군림하는 차크가 궁극기를 편다.
삼선 화이트의 진영을 아름답게 짓뭉개며 지나간다.
──SKY T1 테이커님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더블 킬!
딜러진에게 프리딜 환경이 조성된다.
안 그래도 잘 큰 모리아나와 배인이 목숨을 수거하고 다닌다.
SKY T1이 결승 진출을 확정 짓는다.
그 설마 하던 사태는 커뮤니티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개ㅈ슼<<눈치 존나 없다고 생각하면 개추
전 시즌 아깝게 준우승한 삼선 화이트
얼밤, 불밤 깨부수고 올라온 KTX 롤스터 B
레전드 매치 성사 예정이었는데 신인 듣보팀이 판 다 깨고 있음ㅋㅋㅋㅋㅋㅋ└바로 결승 티켓 취소했다
└되팔이들 피눈물행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듣보팀 새끼들 때문에 LCK 흥행 존망하게 생겼네
└에혀 개ㅈ슼이 그럼 그렇지
안 좋은 쪽으로 말이다.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문화.
이른바 '리그 브레이커'는 LoL에서도 통용되고 있다.
e스포츠 특유의 시스템 때문이다.
결승전을 제외한 경기는 소형 경기장에서 형식만 갖춰서 치러진다.
─오프게임넷은 개ㅈ슼 찢어 죽이고 싶겠네
지난 스프링 대흥행해서
2만 석짜리 잠실 경기장 예약해 놨더니
대진 운빨로 올라온 신인팀이 결승 흥행 족쳐 놓음
└진짜 죽이고 싶겠다
└억 단위 손실 나는 거 아니냐?
└어차피 우승도 못 할 거면서 왜 저런대
└오프게임넷 불쌍하다
결승전만 수천, 수만 명을 수용하는 대형 경기장을 예약한다.
그런 기형적인 구조를 이루다 보니, 결승 진출팀에 따라 흥행이 크게 갈린다.
비인기팀이 올라가면 티켓을 전부 팔지 못한다.
그것을 빌미로 인기 선수, 인기팀의 팬들은 꼬투리를 잡으며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전문가피셜) 삼선 화이트는 꽁패한 거나 다름없어
[영어 해설 몬테소리와 게스트로 참가한 로쿠도쿠는 "이번 경기는 삼선 화이트가 스스로 패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너무 자만한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News]
개ㅈ슼 빈집털이로 C조 털고
8강에서 짐에어 만나서 또 꽁승
4강에서 삼선 화이트 만나서 또 꽁승
운빨로 올라온 새끼들이 결승전 곱창 내고 있는 거임
└전문가가 말했다면 믿을 만하네
└로쿠도쿠는 ㅇㅈ이지
└얼밤이랑 대진 바뀌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티켓 안 팔린 거 저 새끼들이 다 사야 하는 거 아님? ㅋㅋㅋㅋㅋㅋ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그래왔다.
LoL이라고 딱히 다를 게 없고, 직관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점이다 보니 더욱 그러했다.
비인기팀은 결승전에 올라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욕을 먹을 수 있다.
그조차 감내해가며 경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여건이다.
─고전파 이 새끼 양심은 좀 있눜ㅋㅋㅋㅋㅋㅋㅋㅋ
[SKY T1 기사. jpg]
"우리가 신인팀이라 인기가 없다. 많은 응원 와주셨으면 좋겠다."
지들도 지들이 얼마나 사고 친지 알긴 아는 듯
└좀 치누
└결승전 관중 수 어그로 핑퐁ㅋㅋㅋㅋㅋ
└응 안 가~
└양심 있으면 3 대 떡으로 빨리 끝내줘라 ㅇㅇ
어느 시대나 굴러온 돌은 취급이 좋지 못하다.
이 시절에는 훨씬 더 심했고, e스포츠팬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고 있다.
과연 어떠한 결과를 낼지.
이미 세간에서는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KTX 롤스터 B팀이 우승을 하는 것으로 말이다.
─이쯤에서 KTX B팀 인터뷰 보고 가자
―――――――――――――――――――――+
썬데이 : 막차 끊기지 않게 LTE 속도로 관객 분들을 집에 보내드릴게요!
온섹 : 지는 팀은 까일 것이므로 이겨야 돼요(웃음). 한 판만 져도 퇴물행입니다.
코돈빈 : 끠글렛님도 불에 타지 않게 조심해야 돼요. 돼지 바비큐는 정말 맛있는 음식이란 말이에요.
+―――――――――――――――――――――
승리의 KTX B팀 팬들 개추 ㄱㄱ
└코돈빈 첫 우승할 생각에 신났누
└코돈빈 경력이면 슬슬 우승할 만하지 ㄹㅇ
└선수들도 꽁승인 걸 다 아네?
└에혀 개ㅈ슼 때문에 이게 뭔 난리냐~
전문가 및 관계자들은 물론 당사자들까지 기정사실화 되어 있다.
상대팀이 너무 별 볼 일 없다.
분명, 그러한 흐름이었다.
* * *
회귀.
굉장히 부러워할 만한 이벤트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큰 감흥이 없다.
'기껏해야 남들과 같은 스타트 라인에 서는 정도지.'
개인 방송이 태동하던 시기에 말이다.
능력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프로게이머도 그래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하지만 한 가지 재미를 볼 수 있는 요소는 있다.
정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던 대이변을 알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LoL) 오정환. 역배당 걸겠습니다」_ ?35, 892명 시청
LCK.
롤챔스는 롤 BJ로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벤트다.
그 결승전을 맞아 세간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PTK0909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왜 개ㅈ슼에 배팅을 거는 거임? 이해가 안 되네
"100개 감사합니다. 제가 역배가 취향이에요."
?개ㅈ슼이 망해야 롤판이 사는데
?KTX 같은 근본팀이나 빨지
?코돈빈 데뷔한 지 거의 2년 돼서 슬슬 우승할 때 됐음? 남들 다 KTX라는데 왜 혼자 슼??
대중은 굉장히 쉽게 현혹된다.
굉장히 쉽게 현혹되고, 굉장히 쉽게 손바닥을 뒤집는다.
'뭐, 하루 이틀 일이냐고.'
전문가 어쩌고 저쩌고 하고~
대세 여론이 어쩌고 저쩌고 하고~
그게 하나도 안 맞는 게 10년 이상 지속된다.
딱히 귀 기울일 가치가 있는 분석이 아니라는 소리다.
다만, 대세 의견에 반하는 건 BJ로서 신중히 해야 할 부분이다.
"제가 스프링 시즌 우승자로서 말하는데 이번 시즌은 SKY T1이 우승을 차지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역밴데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함? ㅋㅋㅋㅋㅋㅋ
?응 개ㅈ슼 때려죽여도 우승 못 해^^
맞고 틀리고를 떠나, 대중은 믿고 싶은 것을 믿기 때문이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도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클끼리 봐.'
현재 말고 차후.
해설자로서 짬이 쌓인 이후로는 절대로 자기 의견 안 낸다.
커뮤니티 의견 종합한 수준의 이야기만 떠들게 된다.
그것이 옳고 틀리고를 떠나 정답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 외의 의견을 내면 반드시 물어뜯기게 되어 있다.
─롤하는급식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개ㅈ슼 때문에 결승전 흥행도 존망 했는데 그게 장난으로라도 할 소리임??
"그런 관점도 있죠."
결국 예상을 하는 사람들도 인기와 관심이라는 명확한 목적에서 기인한다.
리스크가 지나치게 크면 본말전도가 되어버린다.
'그럴 바에야 입맛에 맞춘 이야기를 해주면 노 리스크 하이 리턴이잖아.'
나중에 와장창 틀리더라도 상관없다.
대세 의견이 그랬다 보니 지적을 안 한다.
유야무야 덮이며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치부된다.
그런데 왜 예상을 해?
힘들게 분석까지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대세 의견에 편승하는 것이 똑똑한 처세술인 것은 맞지만.
"이성적으로 생각을 해봐요. 결승전에 올라가는 게 실력순이지, 인기 투표가 아니잖아요."
?그 실력이 없다니까?
?어차피 질 거 왜 올라가서 초 치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도 은퇴하더니 맛 갔네? 이성적으로 오프게임넷이랑 롤팬들 입장이나 살펴주시죠 ㅋㅋ
미래를 알고 있다면 충분히 해 볼 만한 도박수다.
그냥 까놓고 말해서 결승전의 우승팀을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 이전에.'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 싶을 때도 있다.
자기 의견을 주장할 수 없고, 인정받을 수 없는 팬 문화는 막막하다.
타닥, 탁!
좋은 선례를 하나쯤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눈치 보는 의견만 통용되지 않는다.
정말로 그 이전의 이야기다.
『LCK Summer 2013』
장소: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좌석: 1층 C3구역 05열 013번
전설로 회자될 만큼 유명한데, 직접 본 사람은 없다는 경기.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목도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채팅창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딱 잘라 말하겠습니다. 저는 제가 옳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직관을 가겠습니다."
?이걸실?
?이딴 경기를 직관까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나 마나 크트비 우승이라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답답하네 ㄹㅇ
다소의 지탄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팬문화가 그렇게 형성되어있고, 대세 의견에 따르지 않는 이는 몰매를 맞는다.
팬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면 더더욱.
그런 면에서 봤을 때 BJ도 마찬가지로 해당되긴 하지만.
'이럴 때는 올인이지.'
자극적인 이슈로 살리는 것도 가능하다.
알고 있는 입장에서도 살짝 쫄릴 만한 민심이 형성된다.
─날카로운편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진짜 걱정돼서 말하는 건데 차라리 KT를 응원하러 가셈
"팬심을 떠나서 제가 한 명의 롤유저로서 양팀 전력을 분석해 본 거예요. 절 믿으실 분만 따라오시면 됩니다."
단기적인 이슈라면 역배를 걸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