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468화 (468/846)

468화

파사딘의 승리 공식.

1. CS보다 체력 관리에 중점을 둔다. (경험치 필수)

2. Q를 꼭 적에게만 써서 미드 주도권을 가져오거나, 최소 주지는 않는다.

3. 1, 2를 바탕으로 첫 귀환 타이밍을 잡고 블루를 먹는다.

다크가 매 게임 철저하게 지키는 내용이다.

이 공식을 따르기만 하면, 승기는 자연스럽게 넘어온다.

푸웅!

현재의 파사딘.

QE의 기본 데미지가 300에 가깝다.

성장 마법 저항력도 있어 기본 스펙이 탄탄하다.

즉, 아이템이 없어도 강력하다.

게임을 후반으로 끌어 코어템을 하나둘 갖추기만 하면 되는데.

터억!

파앗!

다크로서는 당황스럽다.

상대의 견제가 너무 빡세다.

원래라면 절대 이런 구도가 나올 수가 없다.

'플라스크? 플라스크를 샀어?'

AP메이지는 당연히 도란링 스타트다.

포션이 두 개뿐이고, 피흡도 없어서 유지력이 좋지 않다.

「충전형 플라스크」 ? 345 Gold

충전량을 1회 소모해 12초에 걸쳐 체력 120과 마나 60을 회복합니다. 충전량은 최대 3회이며 상점 방문 시 다시 채워집니다.

그 점을 노린 것이 자신의 전략.

똑같이 플라스크+4포션을 들고 오니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

다크도 어렵지 않게 눈치챈다.

Q짤을 더 한다고 라인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게 아니다.

문제는 그다음.

기존과 다른 플레이를 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

구체적이다.

초반 딜 교환부터 시작해, 라인 형성, 이기는 타이밍 기타 등등.

광적으로 집착하여 공식을 따르고 있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당했습니다!

그 공식에 어긋난 상황?

유연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미드 주도권 차이로 아군 정글이 죽고 만다.

'음.'

물론 뇌정지가 온 것은 아니다.

솔로랭크.

예상외의 사태는 언제나 일어나는 법이다.

설사 라인 주도권을 잡아줘도 아군이 바보처럼 죽을 수 있다.

전체적인 상황도 그리 나쁘지가 않다.

―아군을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바텀 라인.

2 대 2 교전을 승리했다.

이는 결코 우연이나 팀운이 아니다.

'내가 선택했으니까.'

조합뿐만 아니라 팀원들의 아이디도 체크한다.

아군 바텀 듀오는 프로게이머.

꾸웨에에엑!

알파카의 꼬그모가 울부짖는다.

삼선 블루는 강팀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원딜러만큼은 관계자들도 인정을 한다.

다크는 더더욱 신경 쓴다.

잘하는 팀원을 기억하고 있어야 닷지를 할지 말지 세심하게 결정지을 수가 있다.

'저런 코만 큰 새끼하고는 차원이 다르지.'

그에 반해 상대팀 원딜.

자신이라면 반드시 닷지했을 것이다.

커리어는 화려해도, 실력은 정말 별 볼 일 없다.

다딱이라서 본캐로 만나는 건 처음이지만, 대리를 할 때 수도 없이 겪었다.

코물쥐 하나 때문에 게임 이기는 게 너무 어렵다.

못하는 원딜이 징징대기까지 하니 흐름이 자꾸 끊긴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 욱하는 마음을 참고 묵묵히 캐리했었는데.

꾸웨에에엑!

알파카가 울부짖을 때마다 귀싸대기를 사정없이 얻어맞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광경이다.

'코물쥐 개폐급 메모.'

이렇듯 개개인을 평가 내리고 있다.

솔로랭크에서는 물론, 방송 콘텐츠로도 요긴하게 써먹는다.

푸웅!

부왁?!

파사딘의 QE.

높은 깡뎀은 아이템이 없어도 딜교환에서 밀리지 않게 해준다.

바텀이 이기고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

안정적으로 레벨링을 하며 후반을 도모한다.

―아군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그럴 수 있는 여건도 갖춰진다.

바텀 포탑이 파괴된다.

바텀 듀오가 순회 공연을 다닐 것이다.

'그사이에 나는 사이드에서 운영을 돌며 천천히 크면.'

초기 그림은 다소 망가졌지만, 후반 그림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의 승리 공식을 유감없이 실현시킨다.

* * *

이따금 듣는 소리다.

―라면은물부터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다크가 운영 들어가면 절대 못 막는데……

"운영이요? 롤을 잘 아시는 분인가 보네."

?다크 롤잘알이지

?괜히 챌린저 1위겠음?

?닼빡이들 많네

?코물쥐 ㅈㄴ 못해 ㅡㅡ

운영을 할 줄 안다고 하는 롤도사님들 말이다.

LCK 1부의 상위권팀들도 애먹는 그 어려운 개념을 어떻게 깨우치셨는지 모르겠다.

'젠지나 프릭스 같은 팀들은 몇 년째 운영 안 된다는 소리 듣는데. 거기 스카웃 되시면 연봉 100억씩 받으시겠어.'

굉장히 흔히 있는 오해다.

챌린저니까, 유명한 사람이니까 당연히 운영에 대해 알지 않을까?

막연하고 추상적이게 생각한다

너무 자주 듣는 개념이다 보니 오히려 괄시하는 감이 있다.

"혹시 장기 해보신 분들 있어요? 프로나 잘하는 사람이랑."

?프로는 넘사지

?아빠가 아마 5단인데 포차 떼고 해도 못 이김

?수싸움이 격이 달라

?갑분장?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데뷔하는 신인마다 운영 못 따라온다는 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베테랑급 프로조차 해설들한테 핀잔을 심심찮게 듣는다.

'천동설과 지동설 같은 거야.'

챌린저가 운영을 모른다는 전제하에 생각하면 모든 퍼즐이 들어맞는다.

일반적으로 운영이라 부르는 것의 90%는 단순한 판단이다.

최선의 판단.

주어진 상황에서 그나마 나은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다.

운영은 판단의 상위 개념으로, 그로 인한 나비 효과까지 전부 고려한다.

소위 말하는 수읽기다.

고작 한 수씩 주고받는 장기도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역력하다.

10명이 움직이는 LoL은 차라리 모르는 게 날 때도 있다.

구웅!

부왁?!

다크처럼 말이다.

바텀 라인.

파사딘이 빈 라인을 허겁지겁 받아먹고 있다.

라인전은 물론, 점심에 못 먹은 것까지 다 챙겨 먹을 기세다.

'앞궁을 썼다는 건 삼거리에 시야가 있다는 뜻이고.'

드래곤은 1분 30초 전.

용싸움의 여지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

탑을 압박하는 적 바텀도 슬슬 합류각을 볼 것이다.

파사딘은 마나가 없으니 정비 타이밍을 잡는다.

그에 따라 적 레드 지역은 무주공산이라는 게 유추된다.

파앗!

미리 가서 숨어있는다.

벽을 넘어 적 레드 부쉬에 잠입한다.

이쪽은 절대 시야가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다.

사앗……!

파앗!

아무것도 모르고 오는 꼬그모.

금빛 사슬을 이으며 바로 붙는다.

환상적인 반응 속도로 점멸을 써도 사슬이 풀리지 않게 말이다.

―오정환 님이 학살 중입니다!

간단한 수읽기.

사실 서포터를 잡을 생각이었지만 원딜이 레고를 밟아준다면 환영하는 바다.

구웅!

「해일이당!」

예상대로 적은 앞에서 온다.

도주 루트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용이하다.

심지어 나에게 스킬까지 빠졌다는 건.

―아군이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추가적인 이득으로 쉽게 연결된다.

드래곤을 공짜로 챙긴 것은 부수적인 이득에 지나지 않다.

'생각이 점점 복잡해지겠지.'

르풀랑이 대체 어디서 튀어나올지.

대비가 과해지게 되고, 정작 필요한 부분이 얄팍해진다.

부왁?!

바텀 웨이브를 먹고 있는 파사딘.

도주를 생각해 궁극기를 아껴두고 있다.

1 대 1이 된 시점에서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말이다.

파앗!

터억!

W로 접근하여 인장을 던진다.

그러자 파사딘이 맞Q를 던지며 공간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모션이 생긴다.

'뭐 W도 빠졌고, 침묵의 구체도 던졌으니.'

사이드에서 CS도 배 터지게 먹었다.

아군의 고혈을 빨아 나름대로 성장했다.

그렇게 계산을 하고 걸어온 맞수이겠지만.

사앗……!

침묵의 구체가 닿기 직전.

W를 재사용해 투사체가 닿는 시간을 번다.

그리고 즉시 금빛 사슬을 내가 있던 자리에 쏜다.

퍼엉!

앞서 던져둔 인장이 터진다.

똑같이 침묵이 걸렸고, 상대는 1.5초 후 속박까지 된다.

사앗……!

한 번 더 금빛 사슬을 잇는다.

그 자리에 그대로 고정된다.

남은 미래는 당연히.

?와

?운영 박살 내넼ㅋㅋㅋㅋㅋㅋㅋ

?방금 파사딘궁 예측한 거?

?클라스는 영원하다……

죽음뿐이다.

물론 이것은 수읽기라기보다는 그냥 단순한 피지컬로 찍어 누르기다.

'너무 쉽다니까.'

발악을 해도 정해진 틀 안에서만 하기 때문에 예측이랄 것도 없다.

다크를 만나면 게임이 너무 쉽다.

임기응변이 굉장히 떨어진다.

평소와 다른 문제를 하나만 제시해도 정신 못 차리고 무조건 당해준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우리 코새끼처럼 말이다.

범재가 가진 특징이다.

노력한 범재는 천재와 비슷한 것 같아도 티가 안 날 수가 없다.

―알쓸신코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전혀 성장하지 않았어……?

"손나 바카나."

?모 야메룽다~

?똥 야메로!

?아니 쟤는 LCK에서 대체 어떻게 게임한 거지?

?에혀

바텀 차이가 조금 심각하다.

코물쥐가 무력하게 당하며 원딜간의 균형이 많이 무너져 있다.

[15:11] [귓속말] 코물쥐: 상대 도구는 프로인데

[15:15] [귓속말] 코물쥐: 우리 도구는 듣보잡이라 힘드네요 ^^;

물론 본인으로서는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바텀 라인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등.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고 하던데.'

딱히 들어줄 가치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현재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아군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적 바텀 듀오가 순회 공연을 다닌다.

잘 큰 꼬그모를 서포터가 보좌하고 있으니 까다롭다.

―적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얼핏 그렇게도 보인다.

운영적인 관점을 배제한다면 말이다.

나에게는 승산이 있는 게임으로 생각된다.

'상대 움직임에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어.'

시야 확보가 좋은 조합이 아니다.

사이드 관리도 방금의 솔킬로 차질이 생길 것이다.

그로 인해 생기는 빈틈.

잘 파고든다면 흔들 여지는 충분하다.

내가 그 주체가 된다.

파앗!

암살자인 르풀랑이 프로씬에서 꾸준하게 쓰이는 이유.

데미지나 생존기 때문은 당연히 아니다.

'암살자가 암살을 하려면 시야가 필요한데.'

그것을 주도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고개를 내밀고 사라진다.

와드를 남기고 간다.

적 레드 정글 한복판에 말이다.

그 와드 하나로 정말 많은 것이 파악된다.

[16:00] 오정환 (르풀랑)님이 테자이의 영혼약탈자 아이템을 구입했습니다!

안정적으로 게임을 이끌 발판이다.

안정적일 때 효율이 좋은 아이템을 구입한다.

?테자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패기 보소

?가도 되는 거임?

?ㄹㅇ 이거 못 쌓으면 답 없다

딱히 도박수가 아니다.

죽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바텀 관리를 온 적 잭트를 향해.

파앗!

파앗!

조금 무리하게 파고든다.

WR로 진입하자 역시나 가로등을 빙글빙글 돌리며 뛰어든다.

파라락?!

내 스킬이 빠졌으니까.

그리고 자신의 진영이니까.

그 자신감을 역이용하며 받아낸다.

사앗……!

W를 재사용해 피하며, R로 다시 돌아와 사슬을 잇는다.

뒤를 돈 잭트는 그대로 얻어맞는다.

'3, 2, 1.'

W의 쿨타임이 돌아온다.

잭트의 도약은 아직 남았다.

다시 한번 인장을 던지며 밟아버리자.

―오정환 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화끈한 데미지가 들어간다.

잘 큰 르풀랑의 폭딜은 어중간한 브루저는 잡고도 남는다.

[16:50] 백정 (차르반 4세)님이 위험 신호를 보냄!

[16:50] 백정 (차르반 4세)님이 위험 신호를 보냄!

물론 시간은 끌릴 수밖에 없다.

아군이 빽핑을 거세게 찍는다.

그렇기에 확보해둔 시야.

'보이니까.'

과감한 플레이를 저지를 근거가 된다.

상대의 천라지망이 예측되니 도주 루트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이걸 사네

?테자이 쌓인다 ㅋㅋ

?자서전 ON

?결승전의 그 르풀랑이 보인다……

별거 아닌 진짜 운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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