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478화 (478/846)

478화

찰싹!

미지근한 물이 안면을 강타한다.

남자는 호쾌하게 세수를 하고 있다.

'오우 썅!'

얼굴이 김정은 수준으로 넙데데하다.

두 손으로 비벼도 한 번에 닦을 수가 없다.

"이 정도면 존나 잘생겼잖아. 뭘 더 바라는 거야 이 년들은."

딱히 그래서 내뱉는 욕지거리가 아니다.

김군은 세안 후 거울을 보며 감상에 잠긴다.

200% 보정 효과를 받은 얼굴을 주시한다.

자신이 보기에는 외모가 어디 가서 안 꿀린다.

'나한테 그렇게 몰입하기가 힘든가? 아니, 진심으로 사귄다 치면 되는 거잖아…….'

실제 김정은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이곳은 한국이다.

북한 여자면 모를까.

남한 여자는 김정은이 취향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세뇌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군은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자신의 방송이 슬럼프를 맞이한 이유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김군<< 나이 처먹고 여캠한테 집적대는 거 추하면 개추

[여캠한테 키스하는 김군. jpg]

일단 나부터

└응 1추 내가 누름

└조용히 올라가는 추신수 ㅋㅋ

└아니 ㅅㅂ 면상 크기 3배 차이 나네 여자 개불쌍해

└오정환이 되니까 지도 되는 줄 아나?

보라BJ의 특성상 여캠과 얽히는 경우가 자주 있다.

최근 김군이 진행하는 콘텐츠는 혹평을 받고 있다.

'오정환 그 새끼는 그냥 방송으로 짜고 치는 거지.'

커뮤니티 반응을 보며 속을 태운다.

단순한 악플이면 모를까.

김군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

합방한 여캠들의 표정이 썩창이다.

사심을 드러내는 쪽으로 주문을 했더니, 장단을 어지간히 못 맞춘다.

―오정환은 뒤에서 썸 타는 여캠 하나는 있지 않을까?

ㄹㅇ ㅈ집 한 명은 무조건 있을 삘인데

└방송에서 이미 충분히 탔는데?

└요즘 오정환 기세 보면 그냥 보픈이지

└팩트) 고자라 안 선다

└서야 박지 ㅄ아 ㅋㅋㅋㅋㅋ

그에 반해 오정환.

가끔씩 하는 보라 콘텐츠도 호응을 얻고 있다.

안 그래도 질투가 심한 김군의 심기를 거스른다.

'철꾸라지 이 새끼는 광속으로 퇴장하고 앉았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뿐.

그나마 철꾸라지를 믿고 있었지만,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사라졌다.

의미심장하게 복귀한 주제에 말이다.

아무리 화가 나도, 오정환의 기세를 보면 분노 조절이 돼버린다.

그런 김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자존심과 실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

"염 부장님!"

<어, 나네.>

"무슨 일이세요 갑자기~ 반갑게시리."

<어, 그게 그 친구랑 한 번 만났었거든.>

"정환이랑! 그 새끼 눈치가 좀 없죠?"

운영자들에게 샤바샤바를 잘해둔 보람이 있다.

보라판을 확실하게 밀어주기로 약속했다.

'오정환도 이 기회에.'

어찌나 박쥐같은 짓만 골라서 하는지 모른다.

이곳저곳 줏대 없이 빨대를 꽂고 다닌다.

그것도 이제 끝.

보라판의 일을 전적으로 도와주기로 못을 박았는데.

<아주 싹싹하더라고.>

"역시 싸가지가……, 네?"

<마음에 드는 친구야. 그 친구가 아이디어를 몇 개 제시했는데 그게 또 기가 막혀.>

"……."

예상과는 다른 반응이 들려온다.

김군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다.

괜히 말대꾸를 했다가는 심기를 거스르는 꼴이다.

염 부장은 뒤끝이 길게 가는 타입이다.

'음……, 뭐.'

듣고 보니 수긍도 간다.

오정환이라면 대박 콘텐츠 하나쯤 기획할 능력이 분명 있다.

"제가 도우라고요? 도우는 쪽?"

<왜, 싫어?>

"아뇨, 싫다는 게 아니라 갑자기 들어 가지고."

<그럼 지금부터 잘해보면 되지. 혹시 부족한 부분 있으면 지원해줄 테니까.>

"……네."

물론 자신도 그 정도는 된다.

기왕 판을 크게 벌인다면 주인공은 당연히 자신이 되고 싶다.

'에휴, 까라면 까야지.'

염 부장도 다른 의도로 말하는 건 아닐 것이다.

괜한 소리 했다가 미운털 박히는 것도 사양이다.

공지?

『새 콘텐츠……, 여캠듀스 101 시작합니다!』

시청자 여러분 김군입니다!

김군이 새로운 콘텐츠를 들고 왔어요~

프로듀스 101 아시죠? 그 BJ판이라고 보시면 되거든요^^애청자님들도 다 아실 만한 제 친한 동생 정환이랑 함께 진행합니다 .

무엇보다 괜찮다.

아니, 김군으로서는 사실 쌍수 들고 환영할 만한 콘텐츠다.

[Best Comment]? 와 여캠듀스 101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est Comment]? 여캠 발굴 프로젝트 ㄷㄷ 이건 김군이니까 가능하지!

[Best Comment]? 이건 무조건 대박이네 핫이슈 박자 ㄱㄱ

여캠.

파프리카TV에서 가장 수익이 되는 분야다.

자신의 산하에 있는 애들을 띄워 떼돈을 쓸어 담을 기회다.

* * *

여캠.

쿨타임이 오면 한 번씩 터트려주는 화제다.

'술도 술이고, 돈도 돈이지만.'

남자들이 가장 환장하는 건 여자라는 데 이견이 갈리지 않을 것이다.

그 아저씨처럼 안 설 나이를 제외하면 말이다.

"잘 지냈어?"

"네!"

"네, 오빠 히."

채이가 붉은 립스틱을 바른 입술을 장난스럽게 히죽인다.

일전에 클럽에서 만났던 그 처자들이다.

'얘들이 정말 선생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색기를 흘리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도 노는 애들 같았지만 지금은 더하다.

"원나잇 졸라 해대고 다닌 거 아니야?"

"아니에요."

"저희 정조 지켰어요."

"누구한테?"

"그야……."

붉은 입술에 엄지손가락을 쑤시자 츄르릅 빤다.

그와 동시에 소희가 입을 맞춰온다.

호텔에 왔다.

집에 부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혹시 모를 사태는 방지하는 게 옳으니 말이다.

'본인들이 워낙 원하니까.'

여캠 데뷔.

편하게 돈을 버는 직업이라고 환상을 가진 애들이 많다.

실제로 맞는 부분도 있어서 부정할 수는 없다.

"졸라 발정 난 거 같은데 참았다고?"

"완전 참은 건 아니에요."

"그럼?"

"오빠가 채이랑 친하게 지내라 했으니까."

질투나 오해, 안 좋을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안전장치를 하나 만들고 갔다.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던 모양이다.

만났을 때부터 느껴지긴 했다.

묘하게 요염해진 분위기와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진 두 처자의 사이.

쪽, 쪼옥?

키스를 시켜본다.

자연스럽게 입술을 겹치며 서로의 가슴을 맞닿는다.

'엄청 했나 보네.'

쑥스러움 따위가 전혀 없다.

마치 연인처럼 서로의 몸을 쓰다듬는다.

같은 여자도 민감할 부위까지 말이다.

주도권을 잡고 있는 건 소희로 보인다.

채이의 위에 올라타 단추를 풀고 있다.

채이는 익숙한 듯 자세를 잡아준다.

쪽, 쪼옥?

느긋하게 감상한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도 아니고, 구태여 참전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뭣 하러 힘 빼.'

상당히 달아오른 듯 물고 빨고 난리가 났다.

자급자족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아."

"오빠!"

"왜, 계속 하지."

"죄송해요. 깜빡 몰두해서."

"저희 어차피 더 못 해요."

안타깝게도 좋은 부분에서 끊겼다.

침대 위에 무릎 꿇고 앉아 나를 쳐다본다.

무언가 기대를 하는 눈초리.

"왜 못 하는데?"

"장난감이 있어야 남자랑 하는 것처럼 할 수 있거든요 채이랑."

"더 말해봐."

딱히 그런 쪽 취향이 된 건 아니다.

그저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을 뿐이다.

부드럽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같은 쾌감을 공유한다.

"오빠 저부터 해주세요."

"채이는?"

"채이는 방금 제가 달래줘서 괜찮아요."

"싫어! 나도, 나도 진짜가 갖고 싶단 말이야."

침대에 앉자 양옆에서 실랑이를 해온다.

솔직하게 나쁜 기분은 아니다.

'보통 3P를 할 일은 없으니까.'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변태 같은 짓을 굳이 하고 싶진 않다.

본인들이 원한다면.

"아!"

소희는 몸매가 늘씬하다.

벗겨 놓으면 아쉬운 타입이다.

'입으면 옷빨을 잘 받지.'

피부도 매끈하고 반응도 민감하다.

리액션도 꽤 좋은 편이다.

"채이야."

"응, 소희야."

"오빠 너무 좋아. 녹을 것 같아."

"나보다?"

"응!"

"그럼 빨리 비켜 썅뇬아."

눈물까지 흘리며 둘이 키스를 주고받는다.

배덕감이 들면서도 소외된 것 같아서 묘한 기분이다.

두 허벅지를 좁혔다 벌렸다 하며 어찌 할 바를 몰라 한다.

소희가 여운을 즐기고 있는 사이에.

"다음."

"네, 오빠!"

줄을 서고 있다.

순종적이고 기특하게도 자세를 잡는다.

'이런 애들은.'

더 나락으로 떨어뜨려주고 싶은 욕구가 든다.

소희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채이의 전신 세포에 각인시킨다.

쭈웁?

남자의 맛을.

부드러운 몸을 꽉 안으며 입안에 침을 흘러 넣는다.

숨 쉬는 게 괴로워서라도 삼키게 만든다.

"채, 채이야……."

진짜 암컷이 돼버린 파트너를 애처로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정신이 든 소희가 채이의 손을 잡는다.

"소희야……."

"괜찮아?"

"나 지금 너무 좋아. 행복해."

"나보다?"

"훨씬 좋아. 비교도 안 돼! 아아응……, 미안행."

굉장히 배덕감이 든다.

하지만 같은 여자고, 딱히 사귀는 사이도 아닌 만큼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후우.'

한 차례 중단했었기 때문에 더 시원하게 밀려온다.

솔직하게 더 쾌감이 있는 몸이기도 하다.

채이는 전체적으로 군살이 붙어있다.

노출로 강조하는 의상이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된다.

쏴아아아아―!

몸을 닦아주며 좀 더 체크한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괜찮아지긴 했지만, 상위권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빠."

"오빠……."

"왜?"

"여기가 아직도 들어있는 것 같아요."

"저도요."

"장난감도 많이 쓴다며?"

"우웅~"

'저 이제 소희로는 만족 못 해요."

"뭐 이뇬아?"

여캠 중에서 말이다.

반강제로 하게 된 보라 콘텐츠.

기왕이면 결과물이 있는 편이 당연히 좋다.

"정말요?"

"와아."

"그래."

"저 진짜 여캠 하고 싶어요. 남자들 잘 유혹할 자신 있는데……, 아 물론 오빠 말구요."

욕조 안에서 살을 비벼오는 두 처자를 살살 쓰다듬는다.

일반인 중에서는 꽤 예쁘긴 해도, 반대로 말하면 일반인 레벨.

'그래서 재밌는 것이기도 한데.'

먹는 맛이 있다.

교대로 입을 맞추며 반응을 본다.

문질러줄 때마다 녹아내리는 표정이 자연스럽다.

일반인이라는 건 활용 가능한 스펙이다.

비기너스 럭은 방법만 알고 있으면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니까 잘해."

"잘하면……."

"오빠랑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왜 이렇게 급해?"

"여기가, 여기가 이상해요."

"응?"

채이의 손에 이끌려 아랫배를 어루만진다.

일반인답게 다소 똥배가 있지만, 그렇기에 더 부드럽게 손마디가 파묻힌다.

"여기가 너무 허전해요."

"만져주고 있잖아?"

"넣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아. 금단의 무언가를 깨달아버린 기분이에요."

파트너의 녹아내린 얼굴을 소희가 조금 분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재미있는 2인조다.

'여하튼.'

인터넷 방송이 성장할수록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것을 원한다.

컨설턴트도 그 자연스러움에 맞춰서 포장한다.

그러한 컨셉으로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어떻게 방송각을 만들어줘야 할지 대략적인 감은 잡았다.

"오빠."

"오빠~"

"너희 이러다 평범한 거 못 해."

"이미 깨달았어요."

"저희는 오빠만 있으면 돼요."

"저희?"

"네 히."

나머지 시간은 조금 여가로 돌려도 될 것이다.

히죽 웃는 채이를 바라보며, 소희의 입에는 손가락을 넣어 막는다.

'컨셉도 확 나눠지는 편이 좋긴 하겠지.'

자연스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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