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492화 (492/846)

492화

그 날이 온다.

"으악 무승귀신이다!!"

"꺄아악?! 저리 가 이 무승귀신!!"

2013 LoL 윈터 시즌.

용산 e-Sports 경기장 삼선 갤럭시 블루의 팬석에서 절망 어린 탄식이 쏟아진다.

<저희도 정말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게.>

<솔직히 좀 억울하거든요~ 왜 나한테만 그래!>

<동의합니다. 해설자로서 봤을 때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이 씨지맥 선수냐고 묻는다면…….>

팀 오정환의 소속이었던 씨지맥은 삼선 갤럭시 블루에 새 거처를 틀었다.

연습의 과정을 거쳐 윈터 시즌부터 출전 중인데.

─???: 아 진짜 니들 왜 그러는데에!!

「씨지맥 사진. jpg」

하지 말라고오~!! 제대로 하자고오!!!

「스피리트 사진. jpg」

하쥐말라궈어~ 줴대로 하자궈어~?

「알파카 사진. jp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콘 사진. jpg」

큽……, 크흡ㅋㅋㅋ. 푸흡ㅋㅋ

「씨지맥 사진. jpg」

아! 아! 아! 아! 아! 던지지 말라고오!!

「스피리트 사진. jpg」

던디디 마다고오~

└주동자 스피리트 ㅋㅋ

└ㄹㅇ 왕따 당하는 거 아니냐?

└정말 귀신 같이 ^무^승이네

└팩트) 진짜 이랬으면 할 말이 있다고 방송 켰다

이렇다 할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팀은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유독 씨지맥이 출전할 때마다 경기를 이기지 못한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고 연거푸.

해설자들이 의식하고 있다는 소리는, 팬들 사이에서 이미 시각이 굳어졌다는 이야기다.

─롤갤 투표) 자신이 만약 씨지맥이면

1. 지금이라도 강원도 용한 도사한테 1억 주고 퇴치 받는다

→개추

2. 아니다. 나의 완벽한 전략이 절대 틀릴 리가 없다

→비추

└씨지맥 비추 실명젴ㅋㅋㅋㅋㅋㅋㅋㅋㅋ

└1억으로 무승귀신 퇴치해주면 해볼 만하긴 하지 ㅇㅇ;

└오정환 때문에 거품 잔뜩 꼈어

└혹시 퇴치하면 역사가 바뀌나?

커뮤니티에서 아쉬운 글들이 올라올 만도 하다.

그러한 팬들의 질타.

게임단 내부에서도 크게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머호야 너도 인지는 하고 있겠지만……."

"8강부터는 엔트리를 확정해서 연습을 진행해야 하는 게 맞거든."

감독과 코치가 잘 타이른다.

선수가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말이다.

팀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이유를 막론하고 성적이 잘 나오는 쪽을 쓰는 게 맞다.

'진짜 귀신 들린 거 아니야?'

'나 요즘 밤에 무승귀신 나올까 봐 화장실을 못 가겠어.'

'(ㅡㅅㅡ)'

팀원들 입장에서도 내키지 않는다.

사람이 급박한 상황에 몰리면 비과학적인 것에 대해서도 신경 쓰게 된다.

LCK는 충분히 그럴 만한 장이다.

8강을 앞두고 무승귀신의 오명을 씻기 위해 필사적인 삼선 블루와는 달리.

<오우, 쀄이커?!>

SKY T1 K의 기세는 멈출 줄을 모른다.

현재는 물론 차후까지 모든 역사를 통틀어 전대미문의 행보를 걷고 있다.

<지금 말이! 말이 안 되는 게! 사실 매 시즌 초반 성적이 좋은 팀은 꽤 있었거든요?>

<정규 시즌 패황팀 한 팀씩은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데! SKY T1 K는 올라오는 과정에서 정말 사소한 약점도 보이지 않았어요. 이 팀에 대체 어떻게 무너지나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김서준 해설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열렬히 토로할 만하다.

그들의 기세를 막을 방법이 도저히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 안티가 생기는 이유 중 하나였다.

─개족슼<< 롤판 망치는 주범이라 생각하면 개추

다른 팀도 해먹을 여지를 줘야 하는데

지들만 재밌자고 이기는 게임만 해댐 ㅉㅉ

└ㄹㅇ

└스타 시절에는 팬 서비스 반드시 했는데 요즘 프로는 그걸 모름└어금니 악 물고 이기려고 드는 거 개추함ㅋㅋㅋㅋㅋㅋㅋ└못해도 까이고 이겨도 까이누 ㄷㄷ

당연히 대부분의 롤팬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반드시 짙게 지는 법이다.

그렇기에 의미가 생긴다.

SKY T1의 주가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생기는 하나의 사회 현상.

─개족슼은 빈집털이로 개꿀 빠는 팀이지 ㅋ

[오정환 사진. jpg]

막말로 오정환이 있었으면 전승 우승은커녕 우승컵도 못 들었음리그 수준 하향 평준화되니까 빈집 터는 것에 지나지 않음맞다고 생각하면 개추 ㄱㄱ

└ㅈ방충들 이때다 하고 나대는 거 보소

└팩트) 오정환은 LCK 우승자다

└오정환 있었으면 롤드컵도 못 먹었지……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구나 ㅋㅋㅋ

반대급부로 상승하게 된다.

롤판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진 오정환의 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 * *

최근의 방송은 무난하게 흥행 중이다.

'이번에 데뷔시킨 크루원들도 잘 풀리고 있고.'

낙수 효과라는 건 분명 있다.

크루장인 내가 잘나가면 크루원들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다.

그녀들이 잘하는 것도 있지만, 솔직하게 내 덕도 크다.

조금쯤은 자부하고 있어도 될 일.

─귀신이들림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꺄아아악!! 무승귀신이다!

"요즘 말이 많긴 하더라고요."

―진짜 귀신 들림

―징하다 징해

―진짜 이길 만했는데 다 짐ㅋㅋㅋㅋㅋㅋㅋㅋ

―정환님은 이 사태 어떻게 보시나요?

그 원천이라 할 수 있다.

LoL에 대해서도 이따금씩 신경을 안 써줄 수 없는 노릇이다.

'개인 방송이라는 게.'

지속성이 정말 중요하다.

맥을 끊지 않기 위해서는 다소 귀찮더라도 한 번씩 돌려줘야 한다.

쿠웅!

큐가 잡힌다.

현시점에서 가장 잘 먹히는 콘텐츠.

부캐에서 약팔이를 하는 것임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1픽이 미드라 정글을 가겠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정글도 꽤 잘해요."

―러너리그 우승픽ㅋㅋㅋ

―그 리심?

―ㄹㅇ 오정환하면 원래 정글이었지

―뉴비들 어리둥절행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너무 어렵기만 하면 안 팔린다.

자고로 약팔이란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시켜야만 한다.

「그래.」

그렇다.

콩머스처럼 말이다.

끠들스틱과 함께 시즌 3, 4의 OP 정글러이다.

─롤틀딱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도발 너프되고 별로 아님?

"확실히 영향이 없지는 않죠. 그래도 쓰는 법만 알면 여전히 꿀 빨 만한 챔피언입니다."

―콩머스가?

―이미 대놓고 꿀이었는데

―혹시 AP로 가면 ㄹㅈㄷ

―LCK 우승자다운 진지한 강의 부탁드립니다^^

차후에는 그냥 흐즈믈르그~

처맞는 픽이 되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데는 당연히 이유가 따른다.

'사실 도발 때문은 아니야.'

도발이 2초든 3초든 초식 정글러라는 한계점을 가진다.

일방적인 갱각이라는 게 점수대가 오를수록 안 나온다.

퀴이이이잉……!!

그럼에도 메타픽이 될 수 있었던 이유.

한 가지는 점멸을 쓰는 갱각이다.

콩머스가 빠르게 굴러간다.

미드 라인이 노려봄직 해보인다.

미드 리픈이 방방 뛰면서 죽여 달라고 시위를 한다.

'테이커충이지.'

근접 챔피언치고 잡는 것이 쉽지 않다.

돌진 스킬이 많기 때문.

한때나마 미드로 쓰일 만도 하지만.

파앙!

그런 방심충의 하드 카운터다.

빠르게 들어가 점멸로 박는다.

상대의 위치 살짝 뒤에.

'콩머스 Q가 밀쳐내는 넉백 효과가 있어서.'

이 판정이 초기에는 꽤 컸다.

잘만 쓰면 배달의 효과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Q에 달린 슬로우.

그리고 도발과 이으면 필킬각이 나온다.

날뛰는 테이커충을 가볍게 요리해 먹는다.

"참 쉽죠?"

―와

―갱각 보소 ㄷㄷ

―이렇게 가면 진짜 죽을 수밖에 없네

―점멸Q 메모……

어느 정도 숙련도가 필요는 하겠지만,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물론 문제는 이다음.

'콩머스가 존나 재밌었어.'

탱커 챔피언치고는 드문 타입이다.

게임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캐리하는 능력이 발군이었다.

퀴이이이잉……!!

콩머스가 굴러간다.

빠른 속도,

거기에 민병대라는 이름의 부스터가 달린다.

「기동력의 신발: 민병대」 - 1275 Gold

이동 속도 +25

비전투 시 이동 속도가 +105로 상승합니다

비전투 시 빠른 속도로 체력과 마나를 회복하고, 이동 속도가 200% 상승하며 8초에 걸쳐 정상치로 줄어듭니다.

차후에는 20분부터 점진적으로 속도가 늘어나지만, 시즌6 이전에는 상점에서 구입이 가능했다.

즉, 초반부터 최대치로 쓸 수 있다는 소리고.

─채팅안치는사람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거 진짜 콩머스 전용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시는 분들은 알죠."

―라인 복귀 5초잼

―이렇게 빠른지는 처음 알았네

―콩머스는 원래 민병대부터 시작임 ㄹㅇ

―민병대 시너지 메모……

사실 이 자체는 장인 유저들에 의해 알려졌다.

워낙 재미있다 보니 일반 유저들도 안 쓴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

'문제는 왜지 왜.'

얼핏 좋아 보여도 실상은 1275Gold로 얻은 스탯이 하나도 없다.

정글간의 1 대 1은 물론, 역갱에도 한없이 취약해진다.

[05:20] 오정환부캐(콩머스) 님이 가고 있음!

[05:20] 오정환부캐(콩머스) 님이 지원 요청을 보냄!

그런 상황을 안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고 선택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쓰는 법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건 천지 차이.

붕붕―!

적 잭트가 딜교환 타이밍을 잡는다.

봉을 돌리며 아군 쇈의 대가리를 내려찍는다.

그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난다.

쇈이 도발을 긋고, 나도 도발을 연계하자 그 자리에서 시체가 된다.

"이게 상대가 던진 게 아니에요. 제가 던지게 만든 거예요."

―잭트가 죽어주는데?

―하필 콩머스 왔을 때ㅋㅋㅋㅋㅋ

―팩트) 오정환이 츠쿠요미를 발동했다

―갱 타이밍이 예술이네

바텀에서 내 모습을 살짝 보여줬다.

잭트 입장에서는 정글 위치를 확인한 셈이다.

'그때 귀환을 타고 5초 만에 탑으로 가버리면.'

갱킹을 당할 수밖에 없다.

잭트가 못하는 게 아니라, 잘하기 때문에 당하는 상황이 생긴다.

퀴이이이잉……!!

마찬가지의 갱킹을 반복하면 끝.

탑에서 모습을 보여줬다.

귀환 후, 바텀으로 곧장 향하자.

「햇빛이 눈을 멀게 하리라!」

적 레오네의 이니시가 걸린다.

대각선의 법칙.

탑에서 손해를 봤으니 메꾸려는 생각 같다.

「커져라~♬」

아군이 한 차례 마크한다.

그 몇 초 동안 뚜벅뚜벅 걸어가 모습을 보이자 상대는 내뺄 수밖에 없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이미 들어간 레오네를 도마뱀 꼬리처럼 잘라내고 말이다.

바텀에서도 손쉽게 이득을 본다.

"이게 우연이 아니라니까요?"

―걍 던져주는데?

―트루먼 쇼 ㄷㄷ

―섭외비 얼마인가요

―ㄹㅇㅋㅋ만 치라고!

흔한 약팔이.

하지만 누가,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정말 만병통치약이 될 수도 있다.

챔피언 난이도가 굉장히 낮다.

그러면서도 깊이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대부분의 게임이 그러겠지만.'

최상위권으로 갈수록 심리전이 가장 주요하다.

그 심리전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아이템 선택과 활용 방법이다.

「빨간 갈퀴손」 - 700 Gold

방어력 +20

무력화 몬스터에게 기본 공격 적중 시 60의 추가 마법 피해를 입히고 체력 5를 회복합니다.

정글링이 느린 콩머스의 단점을 보완하는 아이템도 한몫했다.

꿀챔을 적당히 소개하며 방송 어그로를 끈다.

─가슴가슴열매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그래서 콩머스로 무승귀신 퇴치 가능??

"콩머스는 대회보다 솔로랭크에 특화돼있어서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무승귀신은 ㅇㅈ이지

―오정환 무빙 보소

―이걸 살아가네 ㅋ

―강원도 도사님밖에 없어……

물론 본인 하기 나름이다.

매년, 아니 매 분기 꿀챔은 쏟아지지만 빠는 사람은 한정돼있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약을 알려줬을 뿐이다.

딩동♪

방송의 주된 목적도 그게 아니기도 하다.

본방을 시작하기에 앞서 가벼운 워밍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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