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494화 (494/846)

494화

<동기 부여형 선생님>

꼬리가 길면 밟히기 마련이다.

"여캠?"

"네……."

"그거 발가벗고서 난리 피는 애들이잖아. 지금 제 정신이에요? 유 선생, 박 선생?"

앞선 선배들이 싸놓은 똥.

선정적이라는 세간의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우린 아닌데…….'

'살짝, 아주 살짝 맛만 보여줬지.'

여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게 된다.

소희와 채이는 손을 저으며 부정해 보지만.

"아니에요!"

"저희는 그러지 않고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말이야! 어? 학생에게는 학생의 본분이 있듯이, 선생에게는 선생의 본분이 있는 거예요."

"죄송합니다……."

말을 한다고 납득할 리 없다.

분당의 한 학원.

대표이사 겸 학원장인 양머인은 매우 속이 상한다.

'10인 로스터를 완벽히 돌려야 하는데.'

자신의 장대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방학 시즌을 코앞에 두고 말이다.

문제의 두 선생을 불러 꾸짖는다.

"내가 유 선생, 박 선생에게 서운한 감정이 많아요."

"……."

"대학생 시절부터 사정 다 봐주면서 학원에서 써주고, 학부모들께 전화가 와도 내가 직접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단 말이에요."

"죄송합니다……."

12월부터 3월 사이.

방학 시즌은 학원의 주 수입을 담당하는 성수기다.

1년 수입의 절반 이상이 이때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중요한 시기에 사건이 터진 것이다.

학원 선생 두 명이 여캠을 한다던데?

양머인으로서는 용납할 수 없다.

"학생들이 뒤에서 흉볼 거라고 생각 안 해요? 면학 분위기에 얼마나 방해될지."

"저기… 학원장님!"

"뭐요? 뭐 할 말 있어요?"

"학생들도 다 알아요."

"오히려 방송을 계기로 더 친해진 것 같은데요!"

"나 참, 여기가 무슨 보육원인 줄 아세요?"

""…….""

무조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수행해야 한다.

그 이외는 무조건 낙점으로, 고려할 대상조차 아니다.

'경력만 길지 정말 마음에 안 들어.'

학원 업계에서 공부의 神이라 불리는 자신의 판단은 절대적이다.

둘은 이전부터 눈밖에 나있었다.

10인 로스터.

양머인의 학원은 총 열 명의 강사를 보유하고 있다.

강사 실력에 따라 1군과 2군으로 각각 다섯 명씩 나뉜다.

소희와 채이는 1군이다.

학원에 오래있기도 했거니와, 그동안 실적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여캠 사건을 계기로 2군으로 강등당한다.

"학원 등록하러 왔는데요."

"어머님, 어머님 이리 오세요~ 학생분도 같이 오셨네! 오우~ 공부 잘하게 생겼다."

"전교 1등데스."

차별이 아니다.

냉정한 실력 사회다.

단순히 경력이 길고, 인기가 많다는 이유로 1군에 세워주지 않는다.

"전교 1등. 충분합니다! 저희 학원의 수준이 높다는 건 이미 알고 오셨을 테고, 특급 클래스의 강사진이 고3 수능까지 완벽하게 도움 드리겠습니다."

"믿음직하네요!"

"나루호도."

1군은 오직 실력만으로 뽑는다.

그래야만 명문대를 많이 보낼 수 있고, 이는 곧 다음 해의 실적으로 연결된다.

'장기적으로 봐봐. 나의 로스터가 반드시 성공을 거둘 테니까.'

그 판단을 자신이 한다.

이번 방학 시즌을 시작으로 학원을 번창시킬 생각에 가슴이 두근대고 있었는데.

"근데 저 선생님."

"네?"

"우리 아이가 소희 선생님과 채이 선생님이 아니면 이 학원에 등록하지 않겠다고 해서."

"……."

잘 알지도 못하는 공알못들이 태클을 걸어온다.

감히 1군 강사진의 실력을 의심하고 나선 것이다.

"무료 강의 하루만 들어보시면~ 어머님도, 학생분도 분명 납득을 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무리. 용납할 수 없음. 받아들이지 않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급식 자식이 말이다.

좋게좋게 설명을 해줘도 완고하게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래. 내가 맞나, 네가 맞나 해보자.'

원하는 대로 2군에 보내준다.

미소를 지은 얼굴 뒤편에는 두고 보자는 음흉한 마음을 숨기고 있다.

빙그르르르~

수강 신청한 학생을 강사들에게 배분하는 방식.

보통은 이렇게 돌림판을 돌린다.

그러는 편이 공평하니 말이다.

학생의 수는 곧 강사의 수익에 직결된다.

워낙 민감한 문제다 보니 랜덤에 가까운 방식을 쓰고 있는데.

'그렇게 잘났으면.'

돌림판에 X자가 두 개 그어져 있다.

소희와 채이의 자리.

두 사람만은 특별 대우를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눈에 띄는 짓을 하고 다닌다.

학원의 평판을 실추시키는 셈이다.

본인들로서도 처분에 불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아량을 베풀고 있다.

둘을 원하는 학생만을 골라서 배정해준다.

"학원장님.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죠?"

"왜? 왜냐니? 그야……, 재미 있으니까겠지?"

유치한 꼬장 같은 것이 아니다.

프론트 직원의 물음에 양머인은 미소 짓는다.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대의명분이 두 가지나 밑받침된다.

공부의 神인 자신의 안목이 틀릴 리도 없거니와.

'이 세상에서 BJ를 한 마리도 남김없이 없애는 것. 그것이 전 어른의 소원이라고.'

게임이 그러했듯, 인터넷 방송도 초기에는 혐오의 대상이었다.

하물며 여캠이라니 말도 안 된다.

안 그래도 눈 밖에 난 둘을 처리하기에는 좋은 기회.

그러면서도 혹시 모를 원성도 피할 수 있다.

빙그르르르~

돌림판이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 * *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츄르릅!

쭈웁?!

아니, 예상하고 있던 일이다.

파프리카TV에서 여캠이 가지는 이미지.

'근데 요즘 세상이 다 그래.'

스펙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졌다.

상위권의 숫자가 옛날과 달리 엄청나게 많다.

소위 말하는 연예인급 외모가 발에 채이듯이 굴러다닌다.

예쁘다는 게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좀 더 추잡한 소리 내며 핥아."

"네♡♡"

바니걸 복장을 입은 채이가 눅진한 혀 놀림을 선보인다.

그동안 잘 가르친 보람이 있다.

'어차피 여자는 관리 조금만 하면 다 미인 소리 듣게 돼있어.'

단순한 미인으로는 큰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무언가 곱해져야만 비로소 완성된다.

이를 테면 미인 강사.

잘 먹히긴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다소 심심한 것도 사실이다.

"오빠."

"응?"

"저는… 어때요?"

소희가 바니걸 복장을 입고 나타난다.

채이의 컨셉이지만 소희라고 하지 말란 법은 없다.

'섹시한 미인 강사도 잘만 소화하면 훌륭한 컨셉이지.'

쉬울 수가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교육계가 워낙 보수적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스토리텔링.

쪼옥?!

그 과정은 무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은 색기 쪽에 초점을 둬서 교육을 시킨다.

"볼륨감이 없어서 아쉽네."

"아앙~ 신경 쓰고 있었는데."

"그래서 하체 노출 많은 걸로 골랐잖아."

"절 위해서요?"

남들에게 보이는 것.

일반인은 익숙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를 컨설팅 하는 것도 나의 역할이다.

얼핏 바니걸 복장 치고 노출이 적어 보이지만 이는 상체에 한정된다.

하체는 노골적으로 포인트를 집중시켰다.

'사람마다 자신 있는 부위가 다르니까.'

적나라하게 드러낸 매끈한 흰 다리.

V자로 깊이 파인 하이레그.

전부 의도된 사항이다.

"오빠, 소희도 당근 먹고 싶은데~"

"하나밖에 없어."

"쭈웁~ 쭈우웁~!"

"쟤 일부러 자랑하고 있어. 짜증 나!"

어느 쪽이든 바니걸.

섹시한 선생님이란 컨셉을 만들기 위함이다.

하지만 노력 없이 이룰 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점에 있어 도움을 주는 거고.'

색기란 자연스럽게 새어 나와야 한다.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는 개인 방송에서는 더 중요한 부분이다.

실전 경험이 빠른 레벨업을 향한 지름길이다.

두 토끼가 위아래로 나뉘어 열심히 봉사한다.

쪼옥?!

가르치는 직업답게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허리를 휘감은 손이 둔턱에 내려가기 쉽게 엉덩이를 올린다.

'자신의 꼴포를 알아야 하거든.'

교육을 시킨 보람이 있다.

운동도 하란 대로 했는지 튼실하다.

한손에 촥 감길 것 같은 애플힙.

"아! 아앙~!"

"아프지도 않으면서 엄살은."

"느껴서 그래요. 오빠 당근 먹고 싶어서."

"아래로?"

"환영이죠♡"

스윽 돌리는 골반의 움직임이 힙이 더 튀어나오게 강조한다.

동작은 정말 여캠 뺨치게 색스럽다.

'당연한 말이지만.'

양립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어느 쪽도 진심으로 배워야 비로소 컨셉을 소화할 수 있다.

쭈우우웁~!!

본인들이 열심히다.

채이도 내 아래에서 입을 뗄 생각을 안 한다.

억지로 뒤통수를 잡아서 떼어내자 가쁜 숨을 몰아쉰다.

"뭘 이렇게 열심히 해."

"오빠 냄새 좋아서요."

"냄새?"

"남자 냄새……, 여자끼리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야생의 맛."

입가에 묻은 액체를 손가락으로 쓱~ 훑어 핥는다.

히죽 웃으며 안겨온다.

풍만한 옆가슴이 볼을 압박한다.

누굴 의식한 행동인지.

둘 사이에 대해 알고 있다.

소희가 분하다는 듯 엄지손톱을 잘근 물어뜯는다.

'여캠이 결국 보여주는 직업이라.'

표현을 잘하는 것은 분명 어드밴티지다.

분해하는 소희를 대신 무릎 꿇리고 당근을 삼키게 한다.

그리고 채이.

리아 정도는 아니지만 볼륨감이 있다.

바니걸 복장을 본래의 의도대로 잘 소화한다.

벌컥벌컥!

물로 입안을 헹구게 하고 위쪽의 봉사를 시킨다.

상체를 찐덕하게 밀착시키는 기술이 예술이다.

'사실 이런 스킬은 유흥에서나 있는 건데.'

둘 다 클럽 죽순이 출신이고, 머리도 좋아서 잘 배운다.

교육계에 있어도 될지 모를 인재들이다.

"그런 일이 있었어?"

"네, 진짜 꼰대예요."

"쭈웁~ 쭈우웁~!"

이미 말이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차후에는 사회인이 스트리머를 겸하는 경우가 흔해지지만.

'직장인 브이로그만 해도 유튜브에 숱하고.'

현 시점에서는 드문 일이다.

여캠과 강사라니?

워낙 상반된 직업이기도 하다.

학원장에게 쓴소리를 들었다.

최악의 경우라면 잘리는 것이겠지만 그것보다는 사정이 나은 듯하다.

"실직하면 오빠가 키워줘?"

"그러면 좋긴 한데요…… 아앙♡"

"웁! 웁웁!"

나의 사정도 고려를 해야 한다.

소희가 히죽 웃으며 입을 벌린다.

그 많은 양을 자랑이라도 하듯 채이에게 보여주고 있다.

쪼옥?!

도발에 넘어간다.

키스를 나누고 있는 둘을 키운다면 꽤 재미있는 일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지.'

사정은 대충 알겠다. 학원 내에서 입지가 애매해졌다.

얼핏 학원장이 이해를 해주는 것 같지만, 아닐 가능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퇴직금과 실업 금여 등.

추가 지출을 막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저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벽 보고 앉아있게 한다든지 그런 괴담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쪼옥!

쪼옥♡

본인들은 행복하다는 듯 입술을 주고받고 있다.

타액을 교환하는 두 사람이 잘되길 응원하는 차원에서도.

'보여줘야지.'

개인 방송의 영향력.

결코 무시할 대상이 아니란 걸 말이다.

제대로만 살린다면 공중파 부럽지 않다.

"오빠♡"

"오빠, 오빠♡"

"어?"

"저희 아래도 써주세요."

"고장 난 것 같아. 엄청! 아♡ 오빠 마음대로……."

공중파에 나갈 수 없기도 하다.

바니걸인지, 수영복인지 아래가 흠뻑 젖어있다.

그 요염한 유혹에 알고도 넘어갈 것 같다.

시동이 걸린 둘의 색기는 물올라있다.

'우리 봄이가 이런 것까지 배우면 안 되긴 하는데.'

언젠가는 누구나 달라져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봄이에겐 아니지만, 둘에게는 지금이다.

섹시를 넘어 색기 있는 여캠 강사.

자신들의 세일즈 포인트를 유감없이 발휘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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