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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로 산다는 것-513화 (513/846)

513화

입을 맞춘다.

마치 연인 사이처럼 긴 시간을 말이다.

'뭐, 자고 있긴 한데.'

생각보다 술이 약한 모양이다.

엉덩이를 아무리 쪼물닥대도 일어날 조짐을 안 보인다.

쓰읍?

하는 수 없이 달달한 살냄새만 맡는다.

화간을 지향하는 편이니 맛만 본다.

수빈의 목.

혀를 대고 핥자 짭조름함 밑으로 진짜 살맛이 숨어있다.

할짝!

쪼옥!

집요하게 핥는다.

얕은 키스 자국을 여기저기 마킹처럼 남긴다.

새삥이다.

그것도 오랜 기간 관리해온 예쁜 몸매로 잘도 안 먹히고 소중하게 지키고 있다.

아무리 경험이 중요해도 허무하게 잃는 것은 좋은 기억이 아니다.

열심히 맛만 보던 그때.

"응, 으응……."

자고 있던 수빈이 깨어난다.

황급히 손을 빼고 이불을 덮어준다.

"깼어?"

"어……, 엉……."

"응?"

"나 쉬."

아직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다.

안듯이 잡아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간다.

변기에 앉아 그대로 용변을 본다.

그 광경을 특등석에서 지켜보기로 한다.

'힘차네.'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지는 소리가 들린다.

본인은 아무런 생각이 없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가만 두면 그대로 잘 기세.

휴지를 뽑아 아래를 꾹꾹 눌러 닦아준다.

그대로 일으켜 다시 침대로 돌아간다.

'완전 애기네. 애기.'

끝내 일어나진 않는다.

입술을 맞추며 확 끌어안는다.

호리호리한 몸은 품 안에 쏙 들어와 안고 있기 편하다.

해도 될 것이다.

넘어왔다는 사실을 단계를 거쳐 확인했다.

무엇보다 취한 상태다.

그래도 선이라는 게 있으니 참는다.

순결한 몸에 흥분을 불어 넣으며 다음날을 기대한다.

* * *

아침.

눈이 번쩍 떠진 수빈은 자신이 자고 있는 잠자리부터 확인한다.

'집?'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조각을 맞춰보면 어떻게 집까지 온 모양이다.

다시 안심을 한 눈꺼풀이 스르르 감긴다.

그와 동시에 몸에서 드는 묘한 위화감.

'정환 오빠…….'

몸이 뜨겁다.

그 이유를 알 것만 같다.

수빈은 손을 뻗어 책상 위에 있는 볼펜을 집는다.

평소 애용하는 볼펜이다.

배꼽 아래로 가져가 자신의 소중한 부위를 꾹꾹 누른다.

쾌감이 차오른다.

"아! 아아!"

평소보다 느낌이 좋다.

왠지 몰라도 몸에 원하고 있다.

스위치를 누른 것처럼 한 번 시작하자 멈출 수 없다.

'아니, 아! 몸이 왜 이러지? 미칠 것 같아.'

막 일어났다.

정신머리가 없는 시간이다.

그저 본능에 맡겨 솔직하게 몸을 움직인다.

그리고 떠올린다.

자신이 어째서 조절이 안 되고 있는지.

생각나는 거라곤 어제 했던 데이트뿐이다.

그렇다.

데이트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분위기도 좋았고, 입맞춤까지 나눴다.

그로서는 무심했을지 몰라도 한창 외로움을 느끼고 있던 수빈에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인다.

"정환 오빠, 정환 오빠……."

자신도 모르게 말하고 만다.

입에 담자 몸이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

수빈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그를 상상하며 행위에 열중한다.

"정환 오빠……, 좋아해요."

물밀듯이 밀려들어 온다.

엎어진 자세 그대로 한동안 여운을 맛본다.

미처 깨지 못한 정신도 점점 맑아져 간다.

'키스……, 기분 좋았지.'

어젯밤이 떠오른다.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배운다고 생각하고 리드를 맡기자 재밌어졌다.

따듯한 입술에 삼켜지고 뜨거운 타액을 교환한다.

입안으로 침투해온 혀의 이물감.

수빈은 베개를 그의 입술이라 상상하며 얼굴을 더 깊게 파묻는다.

그리고 베개를 꼭 끌어안는다.

'오빠한테 안겼으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

그대로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자 몸이 기분 좋게 뜨거워진다.

시계를 다시 보자 어느덧 30분이 넘게 흘러있다.

쓸데없는 짓에 시간을 허비했다.

자책하며 침대에서 일어나자.

"어."

"안녕."

꿈이라고 생각했으면 싶은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 * *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다.

'리아처럼 남친이 크고 많은 경우도 있는데.'

그에 비하면 굉장히 귀여운 행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감질나.

"아, 아아……!"

"조용히."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려 하는 수빈의 입을 틀어막는다.

그대로 밀어 침대 위에 쓰러뜨린다.

진하게 우러난 살냄새.

아래부터 쓱 훑듯이 맡으며 위로 올라온다.

눈을 꼭 감은 수빈과 마주친다.

"어제 오빠도 취해서 집에 못 갔어."

"네, 네!"

"일단 샤워부터 하고 올래?"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짙은 살냄새를 맡는 것도 기대되긴 하지만.

'어제 재미 볼 만큼 봐서.'

샤워를 한 후도 기대가 된다.

엉덩이를 톡! 치자 화장실로 쪼르르 기어 들어간다.

샤워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 후에 침대 위의 냄새를 맡는다.

눅진하게 달라붙어 있다.

'평소에도 좀 했구만.'

베개에 침 냄새가 난다.

그 아래로 민감한 부위가 있었을 부위에 묘한 냄새가 풍긴다.

세탁을 자주 안 하는 모양이다.

자취라는 게 그럴 수밖에 없다.

자기 냄새는 자기가 잘 안 맡아지기도 하고.

하지만 생판 타인은 코를 타고 잘 전해진다.

'너무 귀여운데.'

운동을 하는 여자가 성욕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잘 모르다 보니,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보니 스스로 억누른다.

혼자 있을 때만 조금씩 푸는 광경은 애달프다.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사무친다.

끼익?

샤워를 마친 수빈이 나온다.

미처 옷을 챙겨 들어갈 정신이 없었다.

눈만 빼꼼 내밀고 SOS를 요청한다.

'이래서 자취방이 좋아.'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가시적인 방법이다.

어쩔 수 없는 척 서랍에서 옷가지를 꺼내 건네준다.

평소 어떤 속옷을 입는지.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알게 된다.

옷을 입는 사이에 구경을 좀 한다.

끼익?

샤워를 마치고 뽀송뽀송해진 수빈이 나타난다.

아직 뻘쭘한 듯 쭈뼛쭈뼛대며 마치 로봇처럼 조금씩 화장대로 다가간다.

"저, 머리 좀 말릴게요."

"그래."

위이잉~ 헤어 드라이기 소리가 꽤 장시간 들린다.

이미 마른 것 같은데 구석구석 손을 보고 화장까지 마치고 나서야 일어난다.

"예쁘네."

"……."

"예쁘다고."

"감사합니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그런 수빈의 몸을 위부터 아래까지 쭉 감상한다.

좋은 몸이다.

'미개발이고.'

아직 이것저것 가르쳐줄 게 남아있다.

여전히 쭈뼛거리며 아무 말도 못하고 침대에 앉아있다.

털썩!

그대로 옆에 앉는다.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줄수록 푹 고개를 숙인다.

한 마디로 쪽팔리다.

'그런 흑역사 남자들은 다 있거든.;'

여자들은 없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내숭을 떤다.

청순한 이미지를 위해 평소의 자신을 연기한다.

대부분의 여자가 그럴 것이다.

수빈이도 그런 케이스고, 평소의 자신을 잘 연기했다.

아니, 그것이 당연하다.

님들 저 하루에 3딸 치고 다녀요라고 말하고 다니는 남자가 없듯이 말이다.

"수빈아."

"……네."

"오빠는 이해해."

"아니에요. 진짜 저……, 평소에는 절대 안 그러는데."

물론 내 책임도 있다.

어젯밤 정말 재밌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몸을 달아오른 게 나의 책임일 수도 있다.

'아니, 100%겠지.'

양심 선언을 하자면 그럴 것이다.

굳이 본인 앞에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어색해 하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수빈아."

"네……."

"좀 밝히네?"

"아, 아, 아……."

당황해서 온몸을 떠는 수빈의 입술을 틀어막는다.

입술로 말이다.

갓 샤워를 하고 나와서 그런지 부드럽게 눌린다.

굉장히 당황하지만 싫은 기색이 아니다.

애초에 본심을 들었으니 의심할 여지도 없다.

머리를 끌어안아 주위의 시야를 가린다.

'개졸맛.'

가슴 주위도 살살 쓰다듬는다.

처음부터 대놓고 만지기 뭣하니 배까지만 손을 내린다.

그대로 밀어서 침대 위에 눕힌다.

반응을 보며 조금씩 손을 옮겨 아래로 진입할 계획이었는데.

"웁! 웁웁!"

몸부림을 친다.

아직 일렀던 모양이다.

입을 떼며 위에서 바라본다.

못 도망가게 몸을 꽉 고정시키고.

"아, 저 오빠……."

"실망이네."

"네? 네??"

"자취방에 남자 꼬셔서 이렇게 노는구나. 유혹까지 하고."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아아, 진짜. 아아!"

좀 더 강하게 눌러 움직임을 막는다.

입술도 막으며 본격적으로 만진다.

가슴을 조물딱대자 심장의 박동이 엄청나게 올라간다.

입안에도 혀를 넣는다.

막 밀어내려고 싸움이 벌어지지만 오히려 혀를 엮어버리며 자연스럽게 딥키스로 연결시킨다.

'버둥대니까 완전 신선한데?'

피부가 닿는 면적도 점점 넓어진다.

땀이 나며 덥혀진 공기가 분위기가 달아오르게 만든다.

"하아……, 하아……, 하아……."

입을 떼자 산소 부족에 시달리는 폐가 공기를 원한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입술이 진정되기 전에 다시.

세 번 정도 반복하자 반항할 힘이 빠진다.

포기했는지 눈을 꼭 감고 몸을 맡긴 채 가만히 있다.

입을 뗀다.

가만히 있는다.

떨리고 있는 긴 속눈썹이 들리기까지 하염없이 기다린다.

이윽고 들린다.

눈을 꿈뻑거리며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고개를 돌려본다.

몸은 여전히 잡힌 채.

"하, 하실 거예요?"

"섹?"

"네에……."

"하는 건 상관없는데."

말꼬리가 늘어지는 입술을 지나쳐 귀에 가져다 댄다.

작은 한숨을 대놓고 쉬며 속삭인다.

"수빈이가 걸레였다니 실망이 큰데."

"네에에???"

조금 더 가지고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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