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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로 산다는 것-516화 (516/846)

516화

방향성.

멀리서 보면 바보 같을 정도로 쉽지만, 당사자가 되면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롤갤에.'

선수나 팀을 까는 게시글이 올라온다.

그 자체는 어느 스포츠든 그러겠지만, 한 가지 차별되는 점도 존재한다.

프로와 일반인 사이의 갭이 작다는 것.

답답해서 내가 뛴다! 수준이 아니라 진짜 작정하고 훈수를 둔다.

―냉정하게 봐서 고스트라는 원딜의 장점을 모르겠음

고스트가 하이퍼 캐리 하거나 원딜 캐리로 게임 이긴 적이 있나?

있어도 극소수 경기일 뿐이고

오히려 바텀 터지고 원딜 차이로 발린 적은 수도 없이 많음 BBC 맨날 바텀 차이로 지는데 볼 때마다 발암임└많은 기회를 줬음에도 보여주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다고 봄 └얘를 받아줄 팀이 있나?

└브라질, 터키, 일본은 돼야 가능할 듯ㅋㅋㅋㅋㅋㅋㅋㅋ└최하위 원딜을 누가 불러주냐 그냥 BJ로 데뷔하자 ^^;

커뮤니티에서 보면 굉장히 흔하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거의 반드시 있고, 그 수위도 훈수 정도가 아니다.

여론을 형성해서 두들겨 팬다.

왜 그것도 못 하냐고 수천수만 명이 달 단위로 조리돌림 하는 것이다.

'근데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만약에 그 훈수가 옳다고 쳐도, 그건 이미 알려져 있는 정보다.

선수는 물론이고 코치나 감독이 모를 리가 없다.

그런 기초적인 사실은 전제로 깔고 간다.

주식 시장으로 치면 선반영이 되어있다.

뒤늦게 듣고 들어간 개미가 물려서 쩔쩔 매듯이, 막상 해보면 신경 쓸 요소가 훨씬 더 많다.

―그 연습생BJ가 망한 이유 갈쳐줌?

여캠이 아니라서 ㅇㅇ

노출도 사리면서 하고

리액션도 ㅈ노꼴

태용이가 봤을 때 얘는 지 꿈을 파프리카TV에서 실현하고 싶은 거임 ㄹㅇㅋㅋ└태용좌는 개추지!

└주작: 유식 막겠다

└연습생 버릇 못 고치면 못 뜨지

└니 인생이 망한 이유는 왜 분석을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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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방송도 같은 맥락이다.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다 보니 BJ를 만만하게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도 꽤 만만하다.

하지만 그 말이 개나 소나 뛰어들어서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다.

'단점 때문에 장점을 포기하라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거지.'

컨설팅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멀리서 그냥 오~ 저쪽으로 가면 되는구나? 하는 것과, 빼곡한 숲속에서 목적지를 찾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그래서 했어요, 안 했어요?"

"했지."

"우~"

"너랑 달리 피도 나더라."

"우우~~!!"

내 위에 올라탄 리아가 볼멘소리로 투덜거린다.

볼을 부풀리며 부리는 애교는 나만이 볼 수 있는 특권이다.

'리아도 처음부터 순항한 건 아니니까.'

오히려 죽 쑤고 있었다.

실물이 이쁘긴 한데 뭐?

장점을 어필하지 못하면 통하지도 않는다.

S라인을 유지한 채 지방을 붙이자 육덕 그 자체다.

매우 부드럽다 보니 중심점이 흩어져 무게감이 안 느껴진다.

본인이 불만이라 조금 뺐다.

그럼에도 지방이 많은 편이라 안고 있는 느낌은 여전히 좋다.

쭈웁~!

기술은 이미 짜내기 1급 자격증 보유자다.

도톰한 입술과 혀놀림만 해도 발딱인데 부드러운 살까지 비벼온다.

'후, 이건 못 참지.'

다리까지 동원해 꽈악 안는다.

진한 암컷 냄새.

방안에 가득 찬 페로몬을 흡입한다.

야스는 본인 방에서 하는 게 제일 좋다.

"오빠 좋았어요?"

"그래, 잘했어."

"헤헤. 그럼 누가 더 좋았어요?"

"일단 조임은 니가 졌어."

"아, 아 진짜!"

집에 사람이 있다 보니 리아의 집에 왔다.

잘 나가는 여캠답게 좋은 집을 구해서 살고 있다.

내가 잡아준 것이긴 하지만 판교는 위치가 좋다.

차후 집값이 배 단위로 오를 만도 하다.

그런 집을 잡아줬으니 조금은 마음대로 쓴다.

엉덩이 꽈악 쥐자 손가락 사이에 부드러운 살이 밀려나온다.

"총합은 리아 승이야."

"그쵸? 그쵸오~? 저 완전 오빠 취향 그 자체인데."

"정말?"

"오빠가 하라는 거 다 했는걸요."

몸매가 야하기 그지없다.

좀만 딱딱했다면 재미없는 샌님이 되었을 수 있지만, 색기를 극한까지 더함으로서 완성되었다.

'마찬가지로.'

고스트에게 감동이 더해져 탑급 원딜러가 되었듯, 수빈에게도 향해야 할 길이 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줄 생각이다.

첫 번째로 길러야 할 게 색기.

리아의 첫 남친을 보내주었다.

매일매일 꾸준히 한다면 대략적인 감은 금세 잡을 것이다.

"둘이 잘 지내."

"왜요?"

"어허, 오빠가 잘 지내라면 잘 지내야지."

"나한테 좋은 게 없는데."

크루 내에서의 푸쉬도 필요하다.

알고 지내는 BJ가 한둘이 아니게 된 만큼 그들 사이에서도 스토리텔링이 생길 수 있다.

여캠계는 리아가 꽉 잡고 있기 때문에 협조를 얻어야 한다.

특히 여자들끼리 잘못 싸움 나면 보통 골치 아픈 게 아니다.

그래서 크루장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크루의 크기가 커지면 내부 문제가 거의 반드시 생기기 때문이다.

찰싹!

찰지게 달라붙는 엉덩이를 때리며 꽈악 안는다.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주며 리아의 기분을 살살 달래준다.

"섰네요?"

"리아가 제일 맛있어."

"팔딱팔딱 대요. 으응~ 역시 내가 제일 좋구나?"

살짝 헐렁해야 험하게 다룰 수 있다.

몸도 부드러워서 어디 뼈 부딪힐 일 없어서 좋다.

'이래서 침대 위의 대화가 잘 먹힌다고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리아의 수긍을 받아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둘의 사이가 좋은 편이 좋다.

둘 다 여캠으로만 끝나기는 아쉬운 인재다.

그 이상으로 충분히 키울 수 있는 그릇이다.

"페북은 잘돼가?"

"네, 살짝 부담스러울 정도로요."

"그래?"

"원래도 꾸준히 팔로워는 늘었는데 살이 좀 찌고 나서는 좀……, 감당이 안 될 정도예요. 오빠 거처럼."

"존나 잘되는 거 같은데?"

"?"

쿵덕쿵덕 방아도 찧고, 보픈도 하고, 트위스트도 하며 엄청 즐겨 댄다.

이런 대꼴이 아닌 은꼴 사진을 열심히 올리고 있다.

'그러려면 확실히 야한 몸매가 좋지.'

파급력이 상당하다.

호불호가 없는 짤은 온갖 커뮤니티에 퍼진다.

클릭한 사람으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정말 돈 주고도 사기 힘든 수준의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보기도 한다.

선점 효과도 있으니 두고두고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꼴린다.

육감적인 몸매를 특등석에서 관람한다.

뒷계정에 올리고 싶을 정도로 혼자 보긴 아까운 광경이다.

'수빈은 이 정도로 꼴릴 필요는 없고.'

각자 맞는 방향성이 있다.

연습생 출신이고, 피지컬도 좋고, 몸매가 호리호리하니 그 점을 살린다.

색기는 그냥 베이스다.

어르신들 꼴리는 엔씨 느낌이 아니라, 보다 낮은 연령층을 겨냥한 느낌.

쿵덕! 쿵덕!

엔씨 느낌인 분이 열심이다.

사실 그런 캐릭터 디자인이 현실에서 없어서 그렇지, 있기만 한다면 없어서 못 먹는다.

"즐겼어?"

"그야……, 오빠 너무 오랜만인 걸요."

"장난감 많이 쓰잖아?"

"오빠는 몰라요. 오빠 없인 못 사는 몸이 돼버렸는데."

달라붙어서 치덕치덕한 키스를 해온다.

옅은 땀냄새와 노골적인 스킨십에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진짜 개발 잘됐지.'

리아의 침을 먹으며 체온을 나눈다.

땀이 식으며 뺏어가는 체온을 최대한 유지시킨다.

"오빠 오늘 자고 가면 안 돼용?"

"너 방송 있잖아."

"아앙, 빨리 끝내고 올 테니까 기다려줘용♡"

"무슨 기둥서방 같네."

"생각 있어요?"

처음에는 한 번만 해도 얼굴에 했어요라고 쓰고 다녔던 걸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악녀가 다 돼서 살짝 걱정이 될 정도.

샤워를 하고 나오더니 컨실러로 키스 자국을 가린다.

피부가 살짝 홍조를 띄게 자연스럽게 톤을 조정한다.

'지금은 낯이 꽤 두꺼워졌지만.'

리아도 처음에는 수치심 덩어리였다.

수빈이도 과제를 잘 수행하다 보면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오빠."

"응?"

"필요하시면 카톡 하세요. 입으로는 해드릴 수 있어요."

"……그래."

물론 과격한 변화는 지양하는 것이 옳지만, 정신적 안정이 동반된다면 괜찮을 것이다.

그래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신경 쓰는 것이기도 하다.

'막말로 내가 안 놀아줘 봐.'

하루 종일 원숭이처럼 혼자 하다가 충족이 안 되니 어디 클럽 같은 데 가서 남자랑 나뒹군다.

실제로 굉장히 흔한 레퍼토리다.

BJ세계에서 구멍동서가 흔하다.

끼리끼리 논다고 남캠이랑 노는 경우가 많고, 수는 한정돼있으니 파트너를 바꿔가며 만난다.

그런 년들에 비하면 훨씬 건전하다.

아니, 플라토닉하다.

어디까지나 관리 차원에서 지탱해주는 것일 뿐이니 말이다.

'여하튼.'

재미를 보는 것도 사실이다.

리아를 어떻게 먹을지 고심하며 침대 위에서 시간을 죽인다.

* * *

BJ수빈의 방송.

―수빈★토니님, 별풍선 10002개 감사합니다!

수빈이 열혈 정모 한번 해야지?

"토니 오빠 만두 개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열혈 정모요? 안 그래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가능한 빨리 정리해서 말씀드릴게요!"

?와 만두 개 ㄷㄷ

?토니좌가 회장 달겠네

?열혈 달면 수빈이 만날 수 있는 거?

?실물 궁금하네……

이전 이상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특히 큰손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큰손 단톡방〕

「수빈이 이미지 체인지 했던데」

「나도 봤지」

「안 본 사람 있음?」

「색기 제대로 붙었던뎈ㅋㅋㅋㅋㅋㅋ」

「의외로 안 어색함」

「그러게」

원래부터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그만큼 쉽게 빠진다.

큰손들이 보는 여캠을 보는 관점.

1. 할 수 있는가

2.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3. 자신들과 대화가 통하는가

이 세 가지 기준에 있어 아니올시다.

나이가 어리고, 사회 생활을 하지 않았다 보니 눈치가 떨어진다.

한 번 식었던 화제.

다시 불이 붙게 된 데는 계기가 따른다.

혹시 그녀가 갑자기 변한 이유가.

「남자 생긴 거 아니야?」

「여캠들이 다 그렇고 그렇지 ㅉㅉ」

「수빈이는 아니라니까?」

「이미 검증 끝난 문제를 왜 굳이 꺼내는지 모르겠네」

「ㄴㄴ」

「그럴 수도 있죠」

「의심되면 수빈방 안 오면 됨 ㅋ」

혹시 누가 먹은 거 아니냐는 소문이 생긴다.

워낙 갑작스러운 변화고, 생각도 못 했다 보니 끼워 맞춰진다.

열혈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수빈의 방송이 급물살을 타고 성장한다.

슬럼프를 겪던 그녀로서는 뜻깊은 상황이지만.

'어떡하지? 어떡하지?'

수빈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방송적 고민?

그런 거라면 진지하게 머리를 싸매고 스케줄을 세울 것이다.

남에게 말 못할 고민이다.

하루 종일 시도했음에도 해결이 안 된다.

정환이 보내준 장난감으로 말이다.

'기분이 좋긴 한데. 뭔가 만족이 안 돼.'

그날 느꼈던 깊은 쾌감.

온몸의 근육이 풀리며 녹아내리는 듯한 절정이 아니다.

만족이 안 되는 쾌감이라는 게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느낌이다.

꿀꺽!

안쪽이 쿵쿵 울리는 그 감각을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한 번만 더 그에게 안기고 싶다.

마음을 먹은 수빈은 카톡을 두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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