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화
유튜브의 흥행.
그에 따라 필연적인 문제가 한 가지 야기된다.
─매운통후추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요즘 먹방BJ들 유튜브 많이 한데요!
"그렇다고 하네요."
―따라쟁이들
―유튜브 올인하는 BJ도 있던데 ㅋㅋ
―유튜브가 그렇게 좋음?
―머기업 봄이……
익히 예상하고 있었다.
한국 시장의 카피캣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한 번 겪기도 했고.'
먹방BJ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뒷광고 사태 이후 가라앉았지만, 최근 제2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빅도서관이 1300만원 버는 거면
[BJ하와와 유튜브 캡처. jpg]
얘는 대체 얼마나 버는 거임?
└하루 조회수가 30만이 넘어가네
└진짜 한 몇천 버는 거 아니냐? ㅋㅋ
└얘는 영상 수가 적잖아
└조회수 1당 1원만 쳐도 ㅗㅜㅑ
유튜브의 수익성.
빅도서관의 발언으로 인해 주목받게 된다.
그 자체는 본래의 역사와 같지만, 한 가지 기폭제가 추가되었다.
'먹방이 흥행하고 있으니까.'
종합게임방송?
포인트를 잡기 어려운 빅도서관에 반해, 먹방은 쉽고 간단하고 이미 하는 사람도 많다.
무엇보다 훨씬 흥행하고 있다.
이전부터 신경을 써왔기 때문에 자리는 진작에 잡아두었다.
─마법소녀리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봄튜브 수익 월 천이라던데 사실인가요??
"우리 봄이가 좀 벌긴 하죠. 밥은 제 돈으로 사 먹는데."
―헐 갑부였어
―봄이 Flex~
―봄이 추정 자산 최소 1700억 메소 ㄷㄷ
―구라네 ㅋ
고정 팬층이 탄탄하다.
먹방을 다시 시작한 이후로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인기 유튜버 봄이 님."
"봄이에요."
'엄청난 수익을 거둔 기분이 어떠신가요?"
"맛있는 거 먹고 싶어요……."
ㅋㅋ
본인으로서는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말이다.
봄이의 수익은 어머님이 관리하고 계신다.
'요즘 뷰티샵 다니시더니 피부가 아주 뽀얘지셨어.'
피부가 정말 20대 애들에 뒤지지 않는다.
다음에 한번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이 기대된다.
우리 봄이도 기대하고 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바라본다.
원하는 게 있다는 무언의 메세지.
─봄이의삼촌팬님, 별풍선 2000개 감사합니다!
봄이 먹고 싶은 것 좀 먹여줘요……
"삼촌팬 님 2천 개 감사합니다."
"저 피자. 제발! 제발! 피자 먹고 싶어요. 치즈가 찌익 하고 늘어나는 피자!"
―정말 먹고 싶은가 보네
―애를 굶겼어……
―본격 아동 학대 방송 ㅋㅋㅋ
―코리안 피자 안됩니다
시청자들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진다.
보호 심리를 절로 이끌어내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방송인으로서 중요한 능력이지.'
잘해줬으면 좋겠다.
그와 동시에 이렇게 귀여운 애를 놀려 먹고 싶은 게 시청자의 마음이다.
치이익……!
후라이팬 위에서 도우가 노릇노릇하게 익어간다.
그 광경을 굉장히 못마땅하다는 듯이 노려본다.
"이건 감자전이에요. 피자가 아니에요."
"코리안 피자야."
"히잉……."
"농담이고 이건 도우로 쓸 거야."
"저는 쭉쭉 늘어지는 치즈만 있으면 만족해요."
봄식당 시즌4.
그 주제는 사찰 음식이다.
컨셉을 따라 봄이를 충실하게 놀려 먹는다.
도우 위에 야채를 올린다.
직접 만든 토마토 소스를 듬뿍 바르고 한국산 치즈를 올려준다.
스걱! 스걱! 스걱!
마.
강판에 갈면 치즈처럼 끈적하게 늘어난다.
모차렐라 치즈를 대신해 사찰식 피자의 재료로 쓰인다.
끼익!
오븐에 다시 한번 굽는다.
파슬리를 뿌려 색감까지 입히자 정말 그럴듯하다.
"치즈만 있으면 만족한다고 했는데!"
"치즈 있잖아."
"이건 치즈가 아니에요. 화, 화가 나려고 그래요. 저 삐뚤어질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이 화 났어
―치즈 없는 피자는 선 넘지
―근데 ㄹㅇ 그럴듯하네
어디까지나 그럴듯하다.
먹는 봄이의 입장에서는 밥상을 엎고 싶을 수도 있지만.
와구와구!
와구와구!
그 화를 가라앉히기 위한 사찰 음식이다.
스님들은 오신채(마늘ㆍ부추ㆍ파ㆍ달래ㆍ흥거)를 먹지 않는다.
날것으로 먹으면 화를 잘 내게 하고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을 일으킨다.
우리 봄이가 먹었던 장어 샤브샤브에는 3개나 들어가 있었다.
"맛있어?"
"먹을 만한 거예요."
"그런 것 치곤 잘 먹는데?"
"솔직히 좀 맛있긴 해요~"
ㅋㅋ
그냥 맛이 있기도 하다.
생풀을 우적우적 씹어먹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감칠맛을 자랑한다.
─봄버지입니다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봄이 놀리려고 레시피까지 창조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
"1000개 감사합니다. 놀리는 재미가 있는 아이죠."
―투덜대더니 잘 먹음
―진짜 이거 팔면 안 되낰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긴 할 거 같음
―피해자의 표정이 증거입니다
단순한 먹방이면 사실 심심할 수 있다.
요리에 들어가는 긴 준비와 그걸 먹기만 하는 아이.
하지만 여기까지 도달한 과정이 있다.
스토리텔링과 귀여운 배우가 이를 살려낸다.
경쟁자가 많아져도 별 걱정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심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있었다.
'플랫폼이 다르잖아.'
파프리카TV는 상위 몇 명이 다 해먹는 구조다.
보라판에서 싸움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튜브는 노출 시스템이 다르다.
시청자가 많다고 밀어주는 게 아닌, 유튜브AI가 만든 알고리즘을 따른다.
해당 시청자의 취향 저격.
자주 검색하고 있는 키워드.
포털 사이트인 구글과 연동되는 이슈와 트렌드 등.
먹방이 뜨고, 먹방 유튜버가 많이 생기는 만큼 노출 빈도도 높아진다.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고, 퀄리티도 보증된 봄튜브는 더욱 흥행할 것이다.
"꾸웨엑……."
"왜 그래?"
"고기가 먹고 싶어요. 더 이상 가짜는 싫어요."
"콩고기 스테이크 먹을래?"
"꾸웨엑!"
ㅋㅋ
장본인은 다소 고생을 해야겠지만 말이다.
* * *
유튜브와 먹방의 떡상.
〔개인 방송 갤러리〕
─요즘 왜 먹방BJ 다시 많아졌냐? [12]
─동피누가 맘만 먹으면 정환이 꼬시지 ㅋ +1
─나 ㄹㅇ 진성 환빡인데 [2]
─유튜브가 화질은 겁나 좋네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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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TV의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게 하나의 대세 콘텐츠가 생긴 것이다.
─요즘 왜 먹방BJ 다시 많아졌냐?
전에도 반짝 떴다가
버로우 타지 않았나
└유튜브 때문에
글쓴이― 그러니까 왜;;
└이이잉~ 기모링~!
└유튜브로 거두는 부수익이 짭짤하나 봄
먹방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녔다.
게임을 하거나 토크쇼를 하는 기존의 방송과 달리 돈이 든다.
치이익……!
식재료값 말이다.
불판 위에서 고기가 익어간다.
손바닥만 한 것 두 개만 구워도 10만 원에 가까운데.
─고기안먹는남자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진짜 비싼 고기 같은데 ㄷㄷ
"100개 팬가입 감사합니다! 지금부터는 유튜브에 올릴 영상이라서 먹는 데 집중 좀 할게요, 형님들."
―ㄹㅇ 적자 방송일 듯
―우리는 좋지 ㅋㅋㅋㅋㅋㅋ
―육즙 봐
―고기는 싹 썰었을 때 단면이 섹시해야 돼
고기맨은 여전히 먹방을 하고 있다.
뒷광고 사태에 얽혀 벼랑 끝까지 가긴 했지만 시간은 모든 걸 퇴색시키기 마련이다.
'유튜브만 키울 수 있으면 뭐 흐흐.'
썩어 빠진 정신 또한.
사실 자신도 뒷광고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먹방BJ는 정말 돈이 안 돼도 너무 안 된다.
어떤 날은 오히려 적자가 나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더 맛있는 걸 원하니 식비가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많아진다.
"육즙 보이시죠? 캬~ 기가 막힙니다! 매일매일 맛있는 먹방 올릴 테니까 구독, 좋아요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한 근본적인 한계.
유튜브와 양립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재료값의 반만 건져도 콘텐츠를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다.
'요즘 먹방이 워낙 대세라.'
'이 기회에 유튜브 떡상 시켜볼까?
'유튜브 조회수 10만 넘어가면 별풍선보다 수익 많겠는데…….'
다른 먹방BJ들도 똑같은 생각을 한다.
이미 방송했던 영상을 올리기만 하면 되니 수고랄 것도 없다.
먹방판 전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 최대 수혜자로 손꼽히는 이는 다름이 아니었다.
『봄TV』 구독자 15.57만 명
「봄식당 시즌4 5화 피자를 먹고 행복해하는 봄이ㅋㅋ」 ― 조회수 32만회 · 1일 전
BJ하와와.
불가피한 사정으로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
최근에 다시 복귀한 그녀는 신나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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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씰룩씰룩 3일 전
왜 이렇게 빨리 오르나요 구독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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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커피 3일 전
영상 시간 16분이 안 돼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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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박씨 3일 전
무엇이든 맛있게 만드는 요리사와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 손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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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하게 쌓아 올린 입지는 어디 가는 게 아니다.
그녀를 빼놓고 먹방을 논하는 게 난센스일 정도다.
먹방에 흥미를 가진 시청자라면 반드시 알게 된다.
설사 다른 BJ로 입문을 했다 하더라도.
─유튜브서 먹방 보는데
봄TV<< 꿀잼이네
봄식당 시즌1부터 쭉 달리는 중
└먹방을 보는데 하와와를 몰라?
글쓴이― 하와와가 뭔데?
└나도 추천 목록에 떠서 봤는데 ㅆㅅㅌㅊ
└일단 귀여움ㅋㅋㅋㅋㅋㅋㅋㅋ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을 받는다.
먹방에 관심이 있다?
먹방으로 가장 유명한 채널이 뜨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방송의 퀄리티도 가장 좋다.
방송인 본인도 매우 귀엽다.
안 뜰 이유가 없는 그녀의 방송이 흥행하자.
'아니, 조금 반반하게 생긴 년이 많이 처먹을 뿐이잖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생긴다.
먹방이다 뭐다 해도 결국 이쁘장한 여자애가 카메라 앞에서 먹을 뿐이다.
자신도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예린은 손톱을 아득 씹는다.
그리고 쭉 뻗은 다리를 본다.
섹시하다.
남자에게 인기가 없었던 적이 없다.
자신이 말도 더 예쁘게 잘할 자신이 있는데.
'난 성장기가 아니라고!'
올해로 스물네 살이다.
1년 휴학해 대학교 4학년으로 한창 취직을 걱정할 나이다.
화면 속의 여성BJ.
그녀처럼 꾸역꾸역 처먹을 수 없다.
맛없는 걸 먹기 좋게 조리해주는 요리사도 없다.
무엇보다 관리가 안 된다.
저렇게 일주일만 먹으면 돼지가 될 것이다.
몸매가 상하면 시청자도 당연히 떨어져 나간다.
'이씨, 나도 저렇게 쉽게 돈 벌고 싶은데.'
상상만 해도 뻔하게 그려진다.
자신은 절대 할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하고 미련을 가진다.
부러워서 미치겠다.
쉽게 돈을 벌고 인기까지 얻는다?
정말 더할 나위 없는 인생일 게 분명하다.
졸졸졸
예린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면서도 미련을 떨쳐내지 못한다.
자신이 저렇게 많이 먹을 수만 있다면.
'모르긴 몰라도 걔는 똥도 많이 쌀 거야.'
많이 먹고 있으니 당연하다.
시시콜콜한 뒷담을 까던 와중 갑자기 머릿속이 번뜩인다.
많이 먹으니까 많이 싸는 것이다.
즉, 먹지 않으면 쌀 일도 사라진다.
꼴꼴꼴꼴꼴~!
내려가는 변기물을 보며 예린은 떠올린다.
여자들은 다이어트 중에 먹토를 해본 경험이 한 번씩은 있다.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은 후에 속을 게워 내는 것이다.
그러면 먹지 않은 셈이 되고, 살이 찔 염려도 사라진다.
'꼭 변기에 안 뱉어도.'
맛만 보고 어디 통 같은 데 뱉으면 된다.
생방송에서는 속이는 게 불가능하겠지만 유튜브라면?
녹화한 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이다.
편집을 할 수 있고, 뱉은 부분을 자른다면 평범한 영상이 된다.
꿀꺽!
완벽하다.
먹토처럼 역류성 식도염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문예린은 자신의 계획을 실행에 옮겨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