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523화 (523/846)

523화

<먹뱉 유튜버>

먹방판.

파이가 커질수록 좋아지는 것은 BJ들뿐만이 아니다.

―요즘 유튜브로 먹방 보는데

BJ들이 많아져서 좋네

선택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게

└BJ가 아니고 유튜버

글쓴이? 그래? 부르는 용어가 따로 있나?

└퀄이 ㅅㅌㅊ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된 듯

경쟁이 이루어진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퀄리티의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

선순환을 낳으며 먹방의 파이가 커지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한국 일일 구독자 증가 수』

1st officialpsy ↑10만

2nd 봄TV ↑2.01만

3rd 병신TV ↑1.59만

4th 빅도서관 ↑0.89만

5th 문예린 ↑0.74만

그 최대 수혜자.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BJ하와와의 유튜브의 성장이 가장 돋보이고 있지만.

―먹방 유튜브 하나 발굴했다 ㅋㅋ

[문예린 유튜브 채널. jpg]

일단 예쁘고

먹는 것도 깨작깨작 안 거리고 잘 먹음

무엇보다 먹는 양이 장난이 아니다 ㅇㅇ

└어른 봄이 아님?

└입술 ㅓㅜㅑ

└먹방BJ가 무슨 여캠급이네

└이 누나 맛있게 잘 먹음!

경쟁자가 없는 건 아니다.

먹방이 유행을 타고 있는 만큼 먹방으로 뜬 BJ도 많아지게 된다.

문예린의 유튜브.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언급도가 날이 갈수록 올라간다.

―문예린 먹방 신기해서 자꾸 보게 됨

[불향 가득 꼬치 종류별로 먹방. jpg]

꼬치 20개

2~3개만 먹어도 웬만한 성인 남자 배 차는 걸 혼자 다 먹음ㅋㅋㅋㅋㅋ└진짜 푸드파이터네 ㄷㄷ

└헐

└여자 배에 저게 다 들어가?

└내 꼬치도 먹여주고 싶네 ㄹㅇ

먹방은 진화하고 있다.

음식을 먹기만 하던 1세대 먹방에서, 방송인의 개성을 더한 2세대 먹방으로 말이다.

문예린의 먹방은 한발 더 나아갔다.

예쁜 외모와 음식의 양이라는 두 가지의 개성.

'내가 작정하고 하면 이 정도는 우습지.'

문예린은 커뮤니티를 보며 히죽 웃는다.

자신의 생각대로 수월하게 풀리고 있다.

먹방.

자신도 즐겨보았다.

보면서 줄곧 답답했던 점이 하나 있었다.

왜 이렇게 적게 먹어?

처음에는 당연하다 생각했지만 보면 볼수록 답답해졌다.

먹방을 보는 이유는 대리만족을 느끼기 위함이다.

영화나 예능이 그렇듯 자극적이기를 바란다.

'실제로 뜬 BJ들도 그렇더라고.'

많이 먹는다.

혹은 얼굴이 생겼다.

그 두 가지를 충족하고 있는 BJ하와와가 뜬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렇다.

그렇게만 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

자신은 외모가 충분히 받쳐주고, 음식도 남들보다는 많이 먹는 편이다.

"안녕하세요, 예린이에요."

"오늘은 엽떡에 허니콤보를 가져왔습니다."

"덜 매운 맛으로 주문했고요 계란찜도 추가했어요. 쿨피스는 기본이겠죠?"

이를 더 부각시킨다.

유튜브 촬영.

카메라 앞에서 예린은 또박또박 미리 정해둔 대사를 읊는다.

하압!

그리고 먹는다.

큰 수저에 떡과 오뎅을 큼지막하게 떠서 입에 쑤셔 넣는다.

우물우물 씹는다.

한껏 미소를 지으며 맛있다는 표정을 지은 후에.

퉤!

책상 밑에 준비해둔 철통에 뱉어낸다.

일반 먹방이었다면 어처구니가 없을 상황이다.

'이 부분은 편집으로 잘라내면 되는 거니까.'

유튜브는 생방송이 아니다.

편집으로 잘라낼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자연스럽게 이어 붙일 수도 있다.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에게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자신만의 먹방을 만들어가고 있는 와중에.

――――――――――――

오정환 5시간 전 乃892

정말 맛있게 먹는 먹방이네요^^ 구독하고 갑니다

――――――――――――

15소년표시기 2일 전

입안이 어떻게 된 거예요?? 사람인 척하는 펠리컨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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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꿇고얌얌 2일 전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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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올렸던 영상.

댓글 하나가 시선을 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이 상단에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응? 이건 왜 이렇게 추천이 많이 박혔어.'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온다.

* * *

이따금 있다.

―고무고무열매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요즘 유튜브에 먹방이 대세예요!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봄이 유튜브 떡상 ㅋㅋ

?사실상 정환이 작품 아님?

?먹방 따라하는 애들 많던데

?봄튜브 미만 잡!

아니, 없을 수가 없다.

개인 방송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세대 교체가 빠르게 이루어진다.

'당연하지.'

이는 딱히 나쁜 소식이 아니다.

경쟁은 해당 분야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설사 나에게 불이익이 돼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압!

우리 봄이에 한해서는 예외일 뿐.

화면 속의 여자가 떡볶이를 먹는다.

미드 탈론 교수님의 논문대로 한국 여자들이 무조건 좋아할 만도 하다.

―오정환환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분 진짜 맛있게 잘 먹음ㅋㅋ

"입이 엄청 크네. 그래서 계속 들어가나 봐."

시청자들의 추천을 받아서 보고 있다.

문예린의 채널.

최근 먹방의 상승세에 힘입어 엄청난 속도로 성장 중이다.

'물론 경쟁은 해도 되는데.'

우리 봄이도 언제까지 나의 품속에서 클 수만은 없다.

인생의 쓴맛을, 아메리카노 정도가 아니라 에스프레소 정도는 마셔봐야 한다.

하지만 불공정 경쟁이라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는 영상이 나는 조금 어색하다.

투명한 그릇에 담겨있는 떡볶이.

1초 만에 0.5cm 분량이 사라진다.

별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눈치를 못 챌 만큼 말이다.

―초밥개꿀맛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는 많이 먹는 여자 별로임?

"많이 먹는 여자가 별로면 우리 봄이 밥 맥이지도 않았죠."

?봄이는 ㅇㅈ이지

?아ㅋㅋ

?다이어트와 사료의 무한 반복 ㄷㄷ

?그럼 문예린이 정환이 이상형임?

걸신이 들린 봄이보다도 잘 먹는다.

마치 그런 것처럼 보인다.

한 가지 속임수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영상 편집을 잘 처리하면 타임라인 속이는 건 일도 아니거든.'

우리가 보고 즐기는 영화.

그것도 사실은 잘라서 이어 붙인 것이다.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면 어색하게 변한 소품 배치가 군데군데 있다.

유튜브 같은 데 보면 정리해서 올린 비하인드 영상들이 많다.

긴 촬영 시간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의도적으로 속일 작정인 건 다른 이야기다.

――――――――――――

문예린 Eat with Yerin님이 고정함

오정환 15시간 전 乃892

정말 맛있게 먹는 먹방이네요^^ 구독하고 갑니다

└―――――――――――

│문예린 Eat with Yerin님 30분 전 乃50

│감사합니다! 정환님 방송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할 테니 또 보러 와주세요~!

└―――――――――――

뿌려 놓은 미끼.

덥썩 물은 모양이다.

파프리카TV의 방송 특성상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다.

"사실 저도 봤거든요. 유튜브에 추천 영상으로 떠가지고. 여캠처럼 예쁘신 분이 엄청 잘 먹어."

?이 누나 엄청 잘 먹음!

?나 댓글 추천 누름ㅋㅋㅋㅋㅋ

?합방각?

?잘 먹는 여자가 이상형이면 문예린이 스트라이크인데 ㅎㅎ

합방 말이다.

마음에 드는 BJ가 있으면 방송적으로 엮어서 꼬시기도 한다.

'요즘은 자주 안 했는데.'

과거에는 왕왕했다.

그런 만큼 시청자들이 안달이 나 있을 만도 하다.

세상에 여자 안 좋아하는 남자가 있을까?

최근 뜨고 있으니 더더욱이다.

문예린은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와 소통해본 시청자는 없다.

―여캠매니아님, 별풍선 2000개 감사합니다!

합방 성공 시 잔금 3천 개!

"매니아 님 2천 개 감사합니다. 3천 개를 미리 감사드리기엔 조금 약하지 않나? 쉬운 일이 아닌데."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녀는 유튜브에서만 활동을 하고 있다.

'편집으로 장난질 치는 건 생방송에서 못하니까.'

생방송에 출연하는 일을 꺼려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아주 세심하게 공을 들여 덫을 놓는다.

타닥, 탁!

시청자들이 원한다는 핑계.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으로 연결시켜 거부하기 힘들게끔 만든다.

* * *

인기는 양날의 검이다.

「줌마카페」

1일 전。

#문예린#먹방#신기

[문예린 먹방 캡처. jpg]

요즘 뜨는 먹방 유튜버 문예린!

매일 저렇게 먹는데 몸매 유지한다는 게 싱기싱기 +_+

?저게 혼자 먹는 양이에요……?

?우리 4인 가족 저녁 식사 양보다 많네요 에구머니나~?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는 분인가 봐요

?응 구라띠

문예린의 채널.

급성장한 계기는 독특한 컨셉 때문이다.

예쁜 여자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먹는다.

정말 믿기지 않을 만도 하다.

많이 먹는 것만 해도 신기한데 몸매까지 좋다니?

진위 논란이 생기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어딜만져」

1일 전。

#문예린#사기

혼자 10인분??

어림 계산해도 7천 칼로리 이상인데 살이 안 찐다구? ㅎㅎ

?저런 년들 체중 유지하려고 뒤에서 먹토 하지

?ㄹㅇㅋㅋ

?과팅에서 혼자 내숭 떨던 년 생각 나네…… 화장실 따라가니 먹은 거 게워 내고 있던데 우엑!

?맛있어하는 척 봐 가식~

SNS를 중심으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매일매일 자신의 인지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던 예린은 큰 위기감을 느낀다.

'먹토 아니거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여적여.

학교에서도 뒷담 까고 다니는 년들이 꼭 있다.

넷상에서는 더 하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다.

자신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

정작 그런 상황에 처하자 머리가 띵하다.

손발이 떨려서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

글자 그대로의 일.

말싸움이나 기싸움?

현실에서 하던 대로 대처할 수가 없다.

일이 커질수록 손해를 보는 건 자신이기 때문이다.

찔리는 구석이 매우 있다.

정말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기에도 불안한 상황인데.

<새로운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메일함.

별다른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남들이 한다.

비즈니스 관련해서 문의가 있으면 이쪽에 보내라.

정말 올 거라고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형식상 갖춰둔 거였는데 흥미로운 메일이 하나 도착했다.

'오정환?'

기억에 있다.

아니, 모를 수가 없다.

유튜브도 개인 방송의 연장선이고, 무엇보다 먹방BJ로서 참고했다.

BJ하와와처럼 예쁘고 잘 먹는 먹방.

그녀를 키워준 장본인이 오정환이라는 사실을 매우 잘 안다.

그런 그에게 메일이 온 것이다.

전날에 댓글이 달린 건 그 징조였을지 모른다.

커뮤니티를 검색해보자.

―오정환이 문예린 간 보는 이유 떴다 ㅋㅋ

"많이 먹는 여자가 별로면 봄이 밥 굶겼다."

잘 먹는 여자가 취향 ㅋㅋ

└이거네

└교묘하게 왜곡했는데 ㅋㅋㅋㅋㅋ

└오정환 문예린 잘 맞을 것 같긴 함 ㄹㅇ

└오정환 사실상 봄이 전속 요리사 아님?

방송에서도 언급이 있었던 모양이다.

마음을 먹은 예린은 메일에 있던 번호로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혹시 누구시죠?>

"저 문예린이라고 하는데요. 메일 보내주신 거 보고 전화 드렸거든요?"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 경계심이 풀린다.

무엇보다 이미지가 좋은 BJ.

'오정환은 신뢰해도 될 만한 사람 같은데.'

좋은 소리 빼고는 들어본 기억이 없다.

그런 그가 자신과 합방을 원하고 있다.

예린으로서도 좋은 기회다.

인기BJ인 그의 방송에 출연하면 유튜브 홍보가 될 것이다.

"좋은 제안 정말 감사드리는데요……."

<아, 불편하시면 거절하셔도 괜찮습니다. 개의치 않으셔도 돼요.>

"아뇨, 그게 아니고 제가 사실 고민이 좀 있어서."

그리고 방송적 조언.

예린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놔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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