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9화
<스케일>
먹뱉 사태.
반사 이익을 누리며 봄튜브는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꾸웨엑……."
"대가리가 너무 작아."
우리 봄이도 무럭무럭 크고 있다.
나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말이다.
'크고 있다고 쳐야지.'
원래 성장이라는 것은 단계적이지 않다.
무언가 계기가 있었을 때 널뛰기를 하듯 점프한다.
"머, 머리가 너무 아파요."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에요!"
ㅋㅋ
워낙 온실에서 커왔다.
세상의 풍파를 겪었다고 하기엔 매우 이르다.
'먹방도.'
봄이의 아이덴티티.
굉장히 잘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잘되리란 보장은 또 없다.
실제 먹방BJ는 수명이 길지 않다.
사고를 치고, 안 치고를 떠나서 그렇게 된다.
─야한밤놀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진작에 야방 좀 하짘ㅋㅋㅋㅋㅋㅋㅋ
"봄이 밖에 나와서 기분이 좋아?"
"후후, 아무도 절 말릴 수 없어요."
―봄이 콧방귀 ㅋㅋ
―진짜로 신났네
―솔직해서 너무 좋아♡
―ㄹㅇ 봄이 같은 인재가 야방을 해야지!
역사가 증명한다.
먹방으로 유명해진 BJ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몇 년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진다.
'물론 먹방이 가진 한계도 있는데.'
가장 큰 것은 질린다.
김태희와 사귀어도 바람난다는 2천 년대 속담이 고스란히 들어맞는다.
"츄러스 팝니다!"
'삼! 삼! 삼!"
에버랜드.
수험생인 봄이의 스트레스도 풀고, 방송 콘텐츠도 찍기 위해 놀러 왔다.
놀이공원의 특산물(?) 츄러스를 사기 위해 손을 번쩍 들고 총총 걸음으로 뛰어간다.
'메이플 캐릭터 같네.'
선제 아님 ㅈㅅ이라도 할 분위기다.
차후에는 카페 등지에서 흔하게 팔지만, 현재는 놀이공원에서만 파니 신날 만도 하다.
"뜨끈뜨끈한 걸로 주셨어요!"
"그래."
"너무 맛있어요! 너무 행복해요!"
"그렇구나."
ㅋㅋ
갓 구운 츄러스만이 가지는 장점도 있다.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아빠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즉석 먹방도 되고.'
데리고 다니기만 해도 온갖 콘텐츠가 태어난다.
머리 위에 S2봄이법사S2라 써있을 것 같은 캐릭터성이다.
─봄이의삼촌팬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봄이 간식비^^
"헐~~!! 고맙습니다! 저 오늘 배 터지게 먹고 싶어요!"
―삼촌갑의 봄이 사랑 ㄷㄷ
―1000개로 감당됨?
―누구처럼 뱉지만 않으면 ㅎ……
―봄이는 신난 게 눈에 보임!
이렇게 순진무구하게 귀여워도 한계가 있다는 소리다.
결국 패턴이라는 것은 한정돼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워낙 접근성이 높은 분야라.'
카메라 켜놓고 먹으면 된다.
문예린이 아니더라도 경쟁자는 나올 것이고, 봄이 이상의 신선함이 있을 수도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지친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면 그 순간 피로감을 느낀다.
소위 말하는 초심 잃는 것도 한순간이다.
와구와구!
와구와구!
우리 봄이의 먹성은 평생 갈 것 같아서 다소 걱정은 된다.
공룡 테마 파크.
뼈 달린 소시지를 바로 구입해 먹어 치우고 있다.
'장하다 서문봄. 간식을 네 손으로 멸망시켜 버리렴.'
물론 선방 이상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애도 참 착하고, 똘망똘망하고, 달리 칭찬할 점이 없다는 점이 방송에서는 재능이다.
진정성.
누가 봐도 나쁜 짓은 안 할 상이다.
설사 사고에 휘말려도 모르는 아저씨가 먹을 것을 줘서 따라간 정도일 것이다.
"꾸웨에엑~!!"
"하하하."
그런 봄이와 놀이기구를 타고 논다.
나까지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간만에 재미있다.
'얼마나 구여워.'
정말 깨물어주고 싶을 지경이다.
시청자들이 보고 느끼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자이로드롭은 언제 타도 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에요."
"무서웠어?"
"후후, 그런 재미가 있는 거예요."
―이 재미를 알아?
―봄이 어른이네 어른!
―진짜 곧 성인인데……
―아무튼 커여움ㅋㅋㅋㅋㅋㅋ
언젠가 광적인 열기도 꺼질 것이다.
그날이 되면 우리 봄이가 시무룩하고 있어도 사탕을 안 줄 수 있다.
'애초에 캐릭터성 소비는 상수야.'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한다고 해도 반드시.
콘텐츠 다변화는 절대 마스터키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먹방으로 롱런은 불가능한 것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한국이 너무 작다.
"후후."
"우리 봄이 왜 이렇게 신났어?"
"저 아이들은 이 즐거움을 맛보지 못할 거예요. 130cm이 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봄이도 너무 작다.
자신보다 더 작은 잼민이들을 보며 우쭐한 표정을 짓는다.
'파이가 크면 그 안에서 순환이 이루어져.'
메이플스토리처럼 말이다.
복귀 유저로 어찌저찌 운영이 되는 정도를 넘어, 가끔씩 대세 게임 수준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파이가 크기 때문에 가능하다.
먹방도 세계로 뻗어나가면 다른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봄이는 충분히 커?"
"사실 조금 더 크고 싶은 거예요. 오빠보다 더 크고 싶은 거예요!"
"그럼 오빠랑 합체할까?"
"??!"
―??
―카메라 초점 뭔데
―화면이 안 보여요
―합체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
모험에는 언제나 리스크가 따른다.
봄이가 용기가 있다면 그 작은 손을 붙잡아줄 수 있다.
"꾸웩! 꾸웨엑!!"
다소 반항은 하겠지만 말이다.
아주 발버둥을 친다.
봄이의 가는 두 다리를 꽉 잡아 못 움직이게 만든다.
'시골에서 닭 잡는 기분이네.'
닭을 먹기만 하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어찌나 사나운 생물인지.
부리도 그렇고, 다리도 그렇고 흉기 수준으로 날카롭다.
우리 봄이가 불만에 가득 차있다.
꿱꿱! 괴성을 지르며 자신의 처지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엄마 저 누나는 왜 목마를 타는 거야? 다 컸는데!"
"우리 잼민이는 저러면 안 돼?"
"네~!"
130cm 이하 아이들의 본보기도 되고 있다.
나 이상의 키를 가지게 된 대가는 작지 않았다.
─메탈그레이봄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봄이 개빡친 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찮습니다. 우리 봄이가 굉장히 가벼워서."
"화, 화가 치밀어 올라요."
―너 말고;;
―전체 화면 마렵네
―봄이 어부바 태운 겨?
―사람들 다 보는데 ㅋㅋ
어깨에 봄이를 태운다.
몸무게도 가볍고, 무게 중심도 좋아서 다리만 꽉 잡고 있으면 넘어질 일이 없다.
"오빠 저 내려줘요. 빨리 내려줘요오……!!"
"윗공기가 좋다고?"
"꾸웨에엑―!"
에버랜드에 성난 봄이의 포효가 울려 퍼진다.
* * *
오정환의 방송.
〔개인 방송 갤러리〕
─거의 인생 흑역사 수준인데?? [1]
─오정환 이 새끼 무조건 소시오패스임 +5
─이 맛에 오정환 보지 ㄹㅇ [2] +1
─SNS에 현장샷 올라옴 [70] +129
.
.
.
정말 폭넓게 발을 뻗고 있지만, 본진을 따지면 보라판에 가깝다.
그의 방송 성격이 가장 잘 녹아나기 때문이다.
─SNS에 현장샷 올라옴
[목마 타는 봄이. jpg]
진짜 태웠나 봄
└갠방갤도 기겁하게 만드는;;
└이제 고3인데……
└부럽다 여고생이랑 토모다치~
└보라 그 자체다!
독특한 기행도 서슴지 않는다.
뇌에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이슈를 일으킨다.
<봄이야.>
<오빠랑 말도 섞고 싶지 않아요!>
<사춘기야?>
<꾸웨엑!>
시청자들이 보기엔 재미있다.
정말 현실 남매.
화가 난 여동생을 목마 태우며 달래는 모습이 참 정겹기도 하다.
그 여동생이 곧 스물이라는 점.
인파가 바글대는 놀이공원인 점.
두 가지만 빼놓고 본다면 말이다.
<구슬 아이스크림 대자로 하나 주세요.>
<아……, 주문 받았습니다.>
<저 말고 얘한테 하나 주세요.>
<오빠 머리에 다 흘리면서 먹을 거예요!>
―먹긴 먹네 ㅎ?
―아 구슬 아이스크림은 못 참지!
―봄이 군자의 복숰ㅋㅋㅋㅋㅋㅋㅋ
―언제까지 태우는데;;
방송은 물론, 현장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어떻게 보면 독특하기도 한 조합.
21세기 최후의 남매 같은 느낌이다.
안 그래도 오밀조밀한 하와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빵또아」
7시간 전。
#에버랜드#신기#커플
[목마 타는 봄이. jpg]
요즘 커플들은 이러고 노나 봐요 ㅎㅎ
제가 타면 바깥 사람 목 뿌러지겠죠?
―여자가 뼈밖에 없네요
―어디 모델인가요?
―퍼가요~
―성지 순례 왔습니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반드시 한 번은 돌려본다.
사진을 찍게 되고, 그중 일부는 SNS에 올려진다.
특이하고 재미있는 사진.
퍼가는 사람들에 의해 마치 민들레 씨앗처럼 퍼져 나간다.
이종격투기 - 「먹방BJ 하와와 근황ㅋㅋㅋㅋㅋㅋㅋㅋ」
樂 SOCCER - 「실시간 에버랜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jpg」
도탁스(DOTAX) - 「오정환이랑 하와와 현실 남매 찍고 있음」
일반 커뮤니티에도 말이다.
그 둘의 이름은 익히 알려져 있기도 하거니와.
[Best Comment]― 나도 내 여친한테 저거 하면 맞아 죽겠지?
└님 목이 부러져서 죽지 않을까요?
└정보) BJ하와와는 40kg 초반이다.
└???: 사람은 죽어
└여친이 있네??
돋보이게 만든다.
아무리 귀엽고 철없어 보여도 곧 성인이 돼가는 여성.
번쩍 들어 태우고 다니자 티가 안 날 수가 없다.
여러모로 화젯거리 투성이다.
인싸이트― 「생방송에서 남자한테 목마를 타게 된 여캠」
전자신문― 「BJ하와와가 에버랜드에서 스타가 된 사연은?」
오마이뉴스TV― 「SNS 뒤집혔다! 도 넘은 인터넷 방송 이대로 괜찮은가!」
인터넷에도 기사가 난다.
BJ와 관련된 이슈는 일정 이상의 조회수를 보장되기 때문이다.
큰일은 아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녀의 재미있는 사진이 점점 퍼져 나가고 있다.
"이거 봄이 아니야?"
"봄이 맞네! BJ하와와!"
"헐~ 봄이였던 거예요~"
""꺄르르르르~!!""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말이다.
전교에 소문이 나는 데는 시간이랄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반톡방〕
「[목마 타는 봄이. jpg]」
「봄이 개귀요밐ㅋㅋㅋㅋㅋㅋ」
「진짜 봄이야?」
「나도 방금 봄!」
「봄! 봄! 봄!」
「ㅎㅎㅎ」
문명이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카톡 하나면 사돈의 팔촌까지 전부 알 수 있다.
학교 하나쯤은 순식간에 커버한다.
워낙 인기인이기도 하다.
그녀 본인은 모르지만 한국고의 마스코트 같은 존재다.
〔1학년 단톡방〕
「[목마 타는 봄이. jpg]」
「봄이 선뱈ㅋㅋㅋㅋㅋㅋㅋㅋ」
「졸귀」
「선배님한테 귀엽다고 하면 안 되지!」
「커여운 걸 어떡해~」
〔한국고 합격생 단톡방〕
「[목마 타는 봄이. jpg]」
「ㄹㅇ 하와와임?」
「진짜 하와와가 한국고 다니는구나」
「난 그래서 여기 옴 ㅋㅋ」
「앙 급식띠!」
전교생이 이 경사스러운 사실을 알게 된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퍼져 나간다.
"What a cute girl!"
바다 건너 토마스에게도 말이다.
정보화 시대.
애석하게도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었다.
「김토마스」
3시간 전。
#Whatacutegirl
[목마 타는 봄이. jpg]
엄청나게 귀여운 소녀 발견!
한국인 친구가 가르쳐줬다
―정말 귀여운데?
―Maybe……, It is not 귀염, it is 커염
―오우 커여워요!
―정말 나랑 같은 인류가 맞아??
해외에서도 점점 퍼져 나간다.
SNS는 물론, 서양권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냥 보기에도 정겹다.
서양에서는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성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reddit〕
─그 Korean cute girl 찾아냈어!
[봄TV 캡처. jpg]
유튜브에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
한국에서 이미 유명한 스타인가 봐
└정말 그 소녀의 채널이구나!
└구독자가 꽤 있네
└근데 Mukbang이 뭐야?
└아무튼 커여움 zz
하지만 공통점은 있다.
유튜브.
한국보다 해외에서 먼저 유명세를 탔다.
그들에게는 이미 일상적인 플랫폼이다.
그녀의 채널을 발견하게 된 것은 필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