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3화
해외에서의 화제.
국내에서도 이슈가 되는 것은 필연이었다.
연합뉴스?
「[화제포착] CNN도 주목한 한국 ‘먹방’ 열풍」
KBS? 「파프리카TV 먹방BJ 하와와 인터뷰 "글로벌 먹방女"」
MBC? 「세계가 한국 먹방에 주목한다 CNN·르몽드 등 외신 '먹방 신드롬' 조명」
영향력 있는 언론에서 다뤄진다.
그에 따라 '먹방'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양지에서 주목받는 것.
그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개인 방송은 여전히 비주류에 속하니까.
"안녕하세요 MBC에서 나왔는데요."
"지금 촬영하는 거예요?"
"촬영한대! 촬영한대!"
""꺄아아!! 꺄르르르륵! #$! @#""
"저기 잠깐 인터뷰 좀;;
권위 있는 언론, 한국에서 특히 그렇게 느껴지는 CNN에서 인정을 받았다.
콧대 높은 한국 언론사도 얌전히 받아들인다.
'존나 시끄럽네!'
여고생 취재.
한껏 들뜬 마음에 왔건만 고막이 터지기 직전이다.
대중 매체가 만든 문화와 달리 현실의 여고생은 걸어 다니는 스피커다.
"으악 무승귀신이다!!"
"꺄아악!?! 저리 가 이 무승귀신!!!"
남고생도 말이다.
시끄러운 골목길을 지나, 취재 대상이 있다고 하는 학원으로 향한다.
큰 기대가 있을 수가 없다.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여러 사람을 만나고, 개중에는 연예인도 있는데.
"헐~"
눈앞의 소녀.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
내로라하는 아역 배우를 봤을 때도 느끼지 못한 감정이다.
"안녕하세요. MBC에서 나왔는데요. 취재 협조 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싫은 거예요."
"MBC 알지? MBC? 인터뷰하면 방송에 나올 수도 있거든?"
"나오고 싶지 않아요."
장래가 기대되는 수준의 미모다.
거절하는 태도도 차갑다기보다는 도도한 쪽의 이미지다.
'유명한 사람들은 확실히 이유가 있어.'
다가가기 힘든 오라를 내뿜는다.
그것을 넘어 취재하는 것이야말로 기자라는 직업의 보람이다.
"KBS에서 나왔습니다!"
"잠깐만요. 5분이면 되는데 취재 좀 협조해주세요!"
그런 인간이 한둘이 아닐 뿐.
수많은 언론사에서 사건의 주체에 관심을 가진다.
현장 취재로 이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당사자에게 있어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봄이야."
"나 너무 힘들어."
"봄이가 너무 이쁘고 귀여워서 그래!"
"히잉……."
""깔깔깔깔깔!""
친구들에게 받는 놀림도 말이다.
전교 학생들만 해도 신경이 곤두서는데 기자들까지 매일 같이 찾아온다.
'이게 다 오빠 때문이야!'
봄이로서는 깊은 원망심이 사무친다.
이 모든 것이 목마를 태운 것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 *
인터넷 방송은 한국이 가장 발전돼있다.
기본 틀 자체가 한국에서 생겼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도네라 불리는 후원 시스템도 별풍선이 세계 최초.
따라서 BJ를 직업으로 성립된 것도 한국이 처음이다.
'콘텐츠로 가면 더하고.'
개인 방송의 콘텐츠라 할 만한 것들.
카테고리가 생기는 것의 절대 다수도 본고장이 한국이다.
한국인이 IQ가 높거나, 고구려 시대의 벽화 수박도에 나와있어서?
그 이전의 이야기다.
"봄이 화가 잔뜩 났어."
"모르는 아저씨들이 자꾸 말을 거는 거예요."
"사탕 준다고 따라가면 안 돼."
"오빠는 제가 아직도 애인 줄 아세요!"
ㅋㅋ
우리 봄이도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다.
한국에서 방송을 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버라이어티한 일이다.
'이 조그마한 나라에서 취미를 직업으로 발전시키려면.'
시대를 몇 년씩이나 앞서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한국의 BJ들은 충분 이상의 경쟁력을 가졌다.
"오빠 때문이에요. 다 오빠 때문이에요!"
"아닌데?"
"그럼 여기가 안이지 밖이에요!"
ㅋㅋ
열과 성을 다해 키웠기도 하다.
나의 커리큘럼을 고스란히 따라온 그녀의 파괴력은 어마무시하다.
'봄튜브가 잘 먹히더라고.'
앞으로는 자막도 달 예정이다.
콘텐츠도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간다.
그 깊은 속뜻을 모르는 봄이가 입이 댓발 나왔다.
살이 토실토실하게 오른 금붕어처럼 말이다.
이러한 캐릭터성.
외국 유튜브에는 없다.
콘텐츠도 기껏해야 잡담이나 게임 정도가 고작이다.
"우리 봄이 맛있는 거 먹을까?"
"제가 맛있는 걸로 봐줄 줄 알아요!"
"그럼?"
"엄청 맛있는 거 먹을 거예요. 다이어트도 안 할 거예요!"
ㅋㅋ
체계화가 되지 않았다.
그러한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해.'
물론 내 전문 분야가 아니다 보니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승산은 차고 넘친다고 본다.
꾸역꾸역! 꾸역꾸역!
꾸역꾸역! 꾸역꾸역!
볼따구가 쭉쭉 늘어지며 엄청난 양을 담는다.
성난 봄이를 달래주기 위해 나온 무차별 먹방.
"이것도 먹고 싶어요! 저것도 먹고 싶어요!"
"오빠는?"
"오빠 지갑 다 털어먹을 거예요!"
??
?응 줘도 안 먹어~
?봄이 폭식 모드 ㄷㄷ
?오늘 해방된 봄이인가요?
판교 거리를 돌아다니며 평소 먹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먹는다.
봄이도 가끔씩 해방감을 맛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것이 곧 콘텐츠고.'
한국의 거리.
외국인들 시점에서 봤을 때는 이국(?)적인 풍경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우걱우걱!
우걱우걱!
이렇게 잘 먹는 아이도 말이다.
먹방의 블루 오션을 정복할 봄이가 벌써부터 들떠있다.
* * *
먹방.
세계로 뻗어나갈 잠재력이 있는 독특한 콘텐츠다.
〔reddit〕
―CNN에서 정정 기사가 나왔어 [10] +12
―Mukbang이 비만과 상관없다니 다행이야. 재밌게 보고 있었거든! [7] +5―What a cute girl!
―왜 그는 그녀의 머리를 깨무는 거야? [1]
.
.
.
그 시점이 보다 앞당겨지게 된다.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 먹방이 가진 가치가 무엇인지.
―CNN에서 정정 기사가 나왔어!
[CNN 먹방 새 기사. jpg]
한국 가서 Mukbang을 Food porn라 우기다 털렸나 봐 LoL └그러게 키배로 참지
└CNN이 그러면 그렇지 smh
└역시 뉴스는 폭스 뉴스야!
└트럼프 지지자가 많네?
당사자에게 전해 들었다.
먹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유저들도 어떤 개념인지 감이 잡힌다.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말고는 천지 차이다.
토론이 생활화된 서양권에서는 특히 말이다.
―정환오의 스트리밍에 대한 관점은 흥미로웠어
나도 느꼈던 부분이야
스트리밍은 예능이 아니잖아?
세세한 설명은 건너뛰어도 충분히 이해 가지
'음식을 먹는다'는 재미있는 부분만 콕 짚어 즐긴다고 생각하면 먹방은 전혀 이질적이지 않아 └Agree! 어보감└한국의 인터넷 방송 문화가 발전돼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인터넷 하나는 빠른 나라였지 └그런 관점도 있었구나!
스낵 컬처.
짧고 굵은 콘텐츠를 원하는 현대인의 니즈에 맞춘 문화 소비 현상을 일컫는다.
보수적인 방송사에서는 만들 수가 없다.
소위 말하는 방송 분량도 못 뽑게 되니까.
와구와구!
우적우적!
우물우물!
하지만 개인 방송에서는 못할 것도 없다.
스트리머와 시청자간의 암묵적 합의를 전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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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u d d i n g 1일 전
미각 : 흠 아주 좋아요
뇌 : 예 아주 좋아요
눈 : 식욕을 돋우는 외모
나머지 장기 : AAAAAAAAAAAAHHHHHH HELP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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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an camilo Zapata misas 1일 전
나는 이것을 농담으로 보기 시작했고 지금 이것을 좋아합니다 ――――――――――――
Nagore Hurtado 1일 전
이 소녀는 어떻게 이 모든 것을 먹고 살이 안 찌나요? 너의 비밀을 말해줘 uw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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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이미 하고 있다.
단기적인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먹방을 볼 이유가 차고 넘친다.
하와와의 유튜브에 외국인 시청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먹방의 콘텐츠적 가치가 인정받은 것이다.
―하와와의 수입이 한국에서만
수만 달러에 달한데
그녀는 매일매일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돈까지 버는 거지!
너희 방구석 레딧 유저들보다 훨씬
└Your mom?
└Really?? 수만 달러는 너무 높게 잡은 거 아니야?
└한국 시청자만 보는데 그 정도 금액이라니……
└먹방은 간단하면서 좋은 콘텐츠야
그리고 돈.
덕업일치는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선호되는 현상이다.
기성 세대의 출세 욕망을 입버릇처럼 듣고 자라온 한국의 MZ세대와 달리, 전 세대부터 잘 살았던 선진국은 돈에 대한 강박 관념이 비교적 적다.
하고 싶은 일하며 즐겁게 사는 것이 최고.
그러한 가치관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무엇보다 하는 게 쉬워 보인다.
―나 먹방 채널 팠는데 봐줄 사람?
[유튜브 영상. avi]
이렇게 하면 되나?
이래 봬도 먹는 거 하나는 자신 있는데 말이지
└내가 너보다 더 잘 처먹어
└너는 그 cute girl이 아니야
글쓴이? 하지만 난 영어를 하잖아? 세계 각지에서 봐주면 된다구!
└많이 먹으라는 거지, 드럽게 처먹으라는 게 아닌데
유튜브.
전세계에 뿌리 뻗은 글로벌 플랫폼이다.
한국 시장에 국한된 파프리카TV보다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조회수당 광고 단가가 높게 책정돼 수익이 많아진다.
덕업일치를 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다.
재미로 시도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먹방 유튜버가 속속들이 생겨난다.
그 수혜를 이미 톡톡히 보고 있는 이들.
'먹방이 그런 관점의 콘텐츠였어?'
'이건 돈냄새가 나는데.'
'아무래도 좋아. 조회수만 올릴 수 있다면!'
구독자 수천, 수백만에 달하는 인기 유튜버들도 관심을 가진다.
메인 콘텐츠로 삼지 않더라도 한 번쯤 해볼 만하다.
―생각해보니 Mukbang이 이상할 것도 없는 것 같아
그냥 음식을 먹는 것뿐이잖아?
영상을 켜자마자 엄청난 양의 음식이 보이는 것에 놀라는 것도 이제 익숙해졌어 └맞아. 단순히 놀랐을 뿐이야 └그 나라의 역사·문화etc보다 먹는 데만 흥미 있는 나 같은 사람한테는 특히!
└사실 음식 다큐의 설명은 지루했어
└왜 아무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지?
많이 노출될수록 대중이 받아들이는 속도도 빨라진다.
본래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콘텐츠라면 더더욱 말이다.
미국에서 인정받게 된 의미는 크다.
유럽을 포함한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진다.
CNN을 시작으로 여러 외신에서 깊이 있게 다룬다.
BBC? 「일부 한국인이 한 달에 1만 달러를 카메라에 담아 먹는 이유」
Quaruz? 「먹방 아세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식사'」
Ars Technica? 「먹방 : 한국인이 음식에 대한 사랑으로 스타가 되는 방법」
세계 각지에서 먹방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이는 한국 내 먹방의 인지도를 폭발시키는 계기가 된다.
"해외에서 먹방이 그렇게 난리라고? 그럼 특집 준비해야지!"
"그냥 카메라 앞에서 먹기만 하는 건데 왜……."
"뭔가 있으니까 유명해졌을 거 아니야? 니가 그런 거 분석할 수 있을 만큼 잘났어?"
"……."
조금 과도하리만큼.
현상의 본질적인 이유보다는 맹목적인 이슈성에 급급한 언론사들이 있다.
지나치게 빠른 변화는 꼭 좋은 결과만을 야기시키지 않는다.
관심이 쏠린 대상은 고통을 받는다.
"잠깐 취재될까요? 잠깐이면 되는데!"
"죄송합니다."
"잠깐이면 된다니까요?"
"죄송하다고 했는데!"
최근 봄이는 학원을 갈 때마다 스토킹에 시달린다.
이상한 아저씨들이 취재를 빌미로 말을 걸어온다.
"봄이야."
"……."
"이거 먹을래? 내가 사는 거야."
"닭꼬치도 먹어 이것도!"
"먹방 보여줘 먹방~!"
"……."
학원에 가도 고생이 끊이지 않는다.
이름도 모르는 애들이 친한 척을 하며 음식을 준다.
평소였다면 신나서 먹었겠지만 관심이 너무 과하다.
울타리 속 동물이 된 기분이다.
"꾸웨엑?!"
봄이의 볼따구가 터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