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560화 (560/846)

560화

양심이 조금 찔리는 부분은 있다.

'아니, 뭐 이 정도면 신사지.'

술을 먹이고 한 것도 아니고.

본인 의사도 충분히 물었고.

무엇보다 간단한 행위다.

"선배."

"응?"

"어, 어때요?"

"좋아."

"꺄아아……."

소영의 자취방.

모텔을 갈까도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걸어서 10분 남짓한 좋은 위치다.

'여자 자취방이 더 좋기도 하고.'

소중한 장소에서 소중한 기억을 남기는 것만큼 짜릿한 게 없다.

남자 입장에서 가장 흥분된다.

본인에게도 좋다.

안심할 수 있는 장소.

긴장이라는 귀찮은 과정을 일부 생략할 수 있다.

소영의 작은 상체를 힘주어 안는다.

정말 작아서 품에 쏙 넣고 싶은 느낌이다.

달콤한 체향과 부드러운 촉감을 즐긴다.

"손에 힘 좀 줘봐."

"안 아파요……?"

"뭐?"

"꺄!"

"겁나 단단해서 괜찮아."

"아, 네……."

바로 잡아 먹기에는 사육이 덜 되었다.

심리적 저항감이 크기도 할 것이다.

'딱 봐도 그런 건 연인 사이에서나 하는 거라 생각할 것 같고.'

여러 가지 고민도 많을 수밖에 없다.

너무 높은 허들을 제시했다가 실패하면 관계만 서먹해진다.

탁! 탁! 탁!

만지기만 하는 정도라면.

소영이 허락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입력했다.

스토리텔링도 잘 써내렸고 말이다.

"좋아, 잘하고 있어."

"근데……."

"응?"

"전 여친분도 이렇게 해주셨어요?"

"아, 정말."

"아으아;"

귀여운 질문을 해온다.

얼굴에 써있는 단어.

은근하게 느끼는 질투심이 가학심을 자극한다.

'왜 이렇게 세상물정 몰라.'

사실 간지럽기만 하다.

조그마한 손으로 큰 물건을 만져서 간에 기별이나 가겠냐고.

하지만 냄새가, 상황이 흥분된다.

신입생은 신입생 특유의 매력이 있다.

"서, 선배……!"

"응?"

"너, 너무 만지시는 것 같은데요오."

"미안."

"괘, 괜찮아요."

"사람 온기가 그리워서."

"아……."

어쩔 수 없다는 듯 허락해준다.

조물딱조물딱 작은 몸을 가지고 논다.

얼굴도.

볼을 어루만지며 눈을 마주친다.

똘망똘망한 눈동자에 경계심이 없다.

"소영아, 고마워."

"아, 아니에요. 오빠 힘드신 거 아니까."

"여친도 냄새가 좋았는데 너도 냄새 좋다."

"네에……."

"키스도 정말 좋았는데."

"키, 키스?!"

조금 경계심이 생긴다.

소중한 첫 키스.

적어도 소영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미 다 몸에 기억을 시켜 놨기 때문에.'

한 번만 하면 부뚜막에 오를 수 있다.

그 방아쇠를 스스로 당기게 만든다.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

꼭 안은 채 얼굴을 만지며 분위기를 잡는다.

"그, 저기 저……."

"하아, 역시 안되나."

"한 번 정도면."

"응??"

"하, 한 번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요."

허락이 떨어졌다.

미약한 힘을 주어 조금씩 얼굴을 당긴다.

마지막 1cm은 자발적인 판단을 내리게 한다.

쪼옥

입술이 살짝 닿는다.

닿은 건지도 모를 만큼 맞닿은 부위가 1초에도 세 번이나 닿았다, 떼었다를 반복한다.

'잘 먹겠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최대 마지노선.

확 넘어서 독일군처럼 침공한다.

얼굴을 당겨 입술이 뭉개질 듯이 삼킨다.

조금 격하긴 하지만 괜찮을 것이다.

쭈웁!

쭈웁!

몸이 기억하고 있다.

순순히 받아들이며 경직된 입가의 근육이 풀려간다.

"읍읍!"

하지만 혀를 넣는 건 역시 거부감이 있다.

눈을 번쩍 뜨며 품 안에서 바둥거린다.

입안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반사적으로 뱉으려고 하기 마련이다.

그것을 일부러 두는 쾌감.

'신선해.'

경험이 배움의 기간을 단축시킨다.

물릴 위험 없이 안전하게 소영의 맛을 즐긴다.

탁! 탁! 탁!

어느새 멈춘 손도 움직여준다.

손으로 감싸 쥐듯이 움켜잡고 같이 흔든다.

'받는 건지, 내가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손바닥의 감촉은 좋다.

귀여운 수준의 자극이지만, 처음을 먹는다는 고양감이 메꿔주고도 남는다.

입술을 뗄 때까지가 한 번.

초심자인 소영에게는 조금 길었다.

산소가 부족한지 정신 없어 하면서도 말은 잘 듣는다.

"오빠 거."

"네?"

"이게 여기 들어가면 아기 생기는 거야."

"아!"

"안 넣어봤어?"

"그, 그럴 리가 없잖아요;;"

어쩔 줄 몰라 하는 소영을 덮치듯 안는다.

손바닥에 들고 있는 것 때문에 반항도 못 한다.

'냄새 배게 만들어야지.'

입술을 먹는다.

한 번을 했으니 두 번도 안 될 것도 없다.

저항도 무뎌져 있어 손쉽게 진입한다.

쭈웁!

쭈웁!

혀와 혀를 얽는다.

자고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생명력을 전해 받는다.

꿀꺽!

내 침도 먹인다.

손때 묻지 않은 몸에 남자의 맛을 각인시킨다.

'찜은 진하게 해두었고.'

평생 잊지 못할 기억.

두뇌가 타오르기 전에 안고 있던 팔에서 힘을 푼다.

"소영아, 좋았어."

"아, 저기. 네."

"오빠 것도 소중하게 들고 있어줘서 고마워."

"이, 이거 어떡하죠?;;"

손바닥을 내밀며 안절부절 바라본다.

먹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

"화장실에 버리고 와."

"그래도 돼요?"

"그럼 키워주게?"

"아, 아니 그건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은데요……."

소영의 아랫배를 살살 만지며 놀린다.

겁나 아무것도 몰라서 놀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쏴아아아―!

손을 씻고 돌아온다.

자신도 모르게 킁킁 손바닥의 냄새를 맡고 있다.

"먹었어?"

"네?"

"오빠 씨."

"아, 아뇨;"

"신기한 냄새 나지?"

"밤꽃 냄새?"

어깨를 감싸 안고 대화를 나눈다.

은근히 호기심이 있는 눈치다.

"그래서 물을 뺀다고 하는구나."

"소영이 덕분에 살았어."

"정말요?"

"응, 다음에도 부탁해도 될까?"

"가, 가끔씩이면;;"

아직 떨떠름하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다.

야한 것에 관심 없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수수한 애들이 이미지 체인지하면 재밌다고.'

그 과정을 내가 만들었다는 사실도 말이다.

1년 후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소영이 키스 잘하더라."

"그냥 가만히 있었던 것 같은데."

"욘석, 방송에서는 순진한 척하면서 뒤에서 몰래 남자 만나고 다니는 거 아니야?

"아, 아니에요! 저 방금 처음이었어요."

"정말? 처음을 오빠한테 준 거야?"

"선배가 곤란해하셨으니까……."

"고마워. 첫 키스 줘서."

"꺄, 꺄아……."

이젠 꼭 안아도 비명도 안 지른다.

음성으로 되새겨 머릿속에 잊을 수 없는 인식을 시킨다.

"키스에 엄청 재능 있는 거 아니야?"

"그런가요?"

"오빠랑 같이 연습하자."

"아, 안 되는데……."

"두 번이나 세 번이나 똑같애."

원래 대학교는 들어갈 때랑 나올 때 다른 법이다.

신입생 때 파릇파릇하던 애가 졸업생 되니 색기가 뚝뚝 떨어진다.

'그 정도까진 아니어도.'

남성을 의식해야 세련되게 된다.

어차피 배워야 할 과정이라면 내가 선생 역할을 해준다.

"선배."

"응?"

"자, 잠깐; 뽀뽀 하지 마시구요."

"하면서 들을게."

"여름 언니한테는 비밀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TV를 BGM 삼아 적당히 틀어 놓고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볼과 옆 입술을 마음껏 희롱하던 중에.

'오~'

여자의 질투는 과하지 않은 선에서 좋다.

둘이 있을 때 다른 여자 이야기 꺼내는 이유는 십중팔구다.

"왜? 가짠데?"

"가짜라고 해도 싫어하는 남자랑 연인 행세는 안 할 것 같아서……."

"오~"

"아, 아 그냥 제 억측인데요."

"여자의 감은 날카롭지, 믿어."

나로서는 어찌 됐든 좋은 정보다.

머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안아준다.

'그편이 흥분되기도 하고.'

여름이 워낙 무미건조한 성격이다 보니 감정적으로 대응해주면 좋겠다.

그런 시츄에이션도 기대된다.

지금 당장 기대되는 건 소영.

신입생은 뭔가 커스터마이징이 되는 느낌이라 중독성이 있다.

골이라는 게 꼭 한 번에 넣을 필요 없다.

천천히 압박을 하다가 실수가 나올 때, 그 순간만을 기다린다.

* * *

호랑이가 없으면 여우가 왕.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무관귀신이다 도망챠ㅑㅑㅑㅑㅑ

―씨지맥 광대 다 됐누 +1

―아니 진지하게 아나키는 씨지맥 왜 데리고 가는 거냐 [50] +118

―요즘 롤비들 존나 많네 [5]

롤판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LoL이 완전히 정착하기도 했거니와.

―아니 진지하게 아나키는 씨지맥 왜 데리고 가는 거냐 이 새끼 그냥 홍보용 광대로 세우고

익수나 영입해서 탑으로 굴리지

└익수 신의 한 수 ㅇㅈ

└씨지맥이 피지컬은 좀 딸려도 뇌지컬은 원탑인데?

글쓴이? 아 그래서 무관귀신 퇴치할 거냐고~

└이 새끼 1억 아까워서 강원도 안 감ㅋㅋ

오정환이 없다.

그 공석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직·간접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가장 유망한 이는 씨지맥.

오정환과 친하기도 하거니와, 화려한 커리어도 가졌다.

―씨지맥은 그냥 은퇴하고

코치나 감독하는 게 낫지 않냐?

ㄹㅇ 입롤만 지리게 하고

라인전은 맨날 털리는데

└그 성격에 감독을 한다고?? 그러다 선수 팸

└응 그래봤자 무관~

└입롤은 ㅇㅈ

└그냥 BJ나 하는 게 딱 좋음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다.

하루 종일 물고 뜯으며 놀려댈 만큼 말이다.

하지만 워낙 애새끼 같다.

BJ로서 딱히 욕망을 가지지도 않았다 보니 대상에서 제외된다.

―요즘 롤비들 재밌는 사람 많지 않음?

커맨더팡우

도인디

꿀통통

강스케

인성제로

다 꿀잼인 거신데

└인성 갈린 놈들만 즐찾 박았네

글쓴이? 이이잉~ 기모링~!

└강스케 ㅈㄴ 잘하더라 무슨 사륜안 킨 줄

└요즘 미친놈들 많긴 함 ㅋㅋ

그 외의 후보가 없는 것이 아니다.

기존BJ들은 물론, 신인BJ들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스트리밍 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개중에서도 롤판은 특히 주목받는다.

<아니, 이 우두루 이 X발 새끼는 뭔데 왜 자꾸 나만 따라다니면서 죽여! 아~ 이 X발롬!!>

?미드가 맛집이니까~

?우두루한테 갱킹 당하는 클라슼ㅋㅋㅋㅋㅋ

?그러니까 브론즈죠 형님……

?지ㅡㅡㅡㅡ맨

스토리텔링.

사건사고는 이를 극대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가지 계기로 스타BJ들이 탄생하고 있다.

―커맨더팡우 존나 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

브론즈5 틀딱인데

화를 ㄹㅇ 찐텐으로 냄ㅋㅋ

└야가다 하던 아재인데 귀여움

└저번에 키보드 하나 박살 내지 않음?

└커맨더팡우 메모……

└브론즈5가 진짜 있긴 있구낰ㅋㅋㅋㅋㅋ

호랑이가 없다는 이상적인 환경.

신인BJ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끼만 있다면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는 곳이 파프리카TV다.

수많은 신인 스타들이 나온다.

―실력파 방송 №1 강스케라고 본다

오정환이 없고

씨지맥이 무관귀신인 이상

3챌린저인 강스케 따라올 사람이 없지

└카오스의 그 강스케 맞냐?

글쓴이? ㅇㅇ 잘 아네

└근본이긴 하지 ㅋ

└AOS 고인물이라 그런지 뇌지컬 쩔더라

그도 그럴 게 당연하다.

영원히 1위인 사람은 있을 수 없다.

시대 적응하지 못하기도 하고, 능력 있는 경쟁자가 나오기도 한다.

설사 복귀를 해도 이전과 같은 성세를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

BJ강스케는 큰 야망을 품고 있다.

'오정환 뭐 별거 있나 물로켓 찍이지.'

오정환이 돌아오기 전에 자신이 그 자리를 먹는다.

그럴 수 있는 자신감도, 욕망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