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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로 산다는 것-568화 (568/846)

568화

이따금 있다.

'인생 재미없는 애들.'

특히 이맘때쯤에 많이 고민한다.

공부는 해야 될 것 같아서 대학은 합격했는데, 막상 대학을 다녀보니 자신이 바라던 미래가 아니다.

"그렇게 학교가 지루했어?"

"네, 아."

아주 공손해졌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은 모양이다.

한 번 관계를 가지자 건방진 말투도 쓰지 않는다.

'이런 애들이 의외로 순종적이지.'

자신이 말한 대로 정말 귀여운 후배가 되었다.

나무 아래 얌전히 앉아있다.

날씨가 차다.

땀이 나서 몸도 식었을 것이다.

웃옷을 벗어 소라의 어깨를 덮어준다.

"이렇게 고분고분한 년이 센 척하기는."

"아니에요."

"아니야?"

"맞아요……, 아!"

대신 따듯한 살덩이를 어루만진다.

꽤 큰 편이다.

만지는 보람이 있을 정도라 괜찮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똑똑한 애들이 엇나가면 대개 이유는 하나지.'

그냥 사춘기 Ver2다.

약한 개가 더 크게 짖는 법이다.

자신을 알아 달라는 무언의 울부짖음이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았어?"

"그게 그 남친이……."

"남친?"

"아! 아! 아픈데."

조금 질투가 차올랐다.

힘이 살짝 들어간 정도인데 민감하다.

전혀 개발이 안 돼있다.

'양아치처럼 하고 다닌다고 양아치가 아니지.'

몸은 그냥 순둥이다.

전 남자친구와의 연애가 시발점이었던 모양이다.

"크흠! 바람은 아니네. 다행이다.

"걔가 너무 꽉 막혀서."

"응~"

"지도 담배 피면서 저한테만 뭐라 그러잖아요?"

수험생 시절 사귀었다.

남자친구는 담배로 스트레스를 풀었고, 같은 수험생으로서 그것이 부러웠다.

담배 한 까치만 태우면 표정이 달라져서 온다.

영향을 받아서 자신도 피게 되었는데.

'원래 남자들이 그래.'

여자는 끊기 힘들고, 태아에 영향을 주고 어쩌고저쩌고.

남자도 사실 똑같이 해당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자기 여자는 안 폈으면 좋겠다.

그것을 상당히 노골적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사이가 틀어졌다.

"나는 괜찮은데."

"정말요?"

"한 대 피워. 원래 함 치고 나서 피는 게 존나 맛있거든."

"아하♡"

뭔가 떠오른 게 있는 듯 바로 이행한다.

어두운 숲속이라 그런지 담배 불빛이 유난히 선명하다.

그 덕에 보인다.

예쁜 입술로 맛있게 빨아대는 모습.

에쎄를 피는 듯 아쉽게도 금방 끝난다.

"진짜 맛있네요."

"그치?"

"네."

"그럼 오빠도 먹어도 돼?"

"?"

간접적으로 먹으면 되니 상관없다.

침을 뱉고 촉촉하게 젖은 입술.

그대로 삼키며 틴트 채 먹어 치운다.

얌전해진 줄 알았던 녀석이 갑자기 반항을 해온다.

하늘 같은 선배를 감히 밀쳐내려고 한다.

'혼쭐을 내줘야지.'

움찔거린다.

그곳을 손톱을 세워 쿡쿡 찌른다.

몸을 부르르 떨더니 얌전히 입술만을 내민다.

쭈웁!

담배맛이 난다.

그 뒤에 은은한 단맛과 상쾌한 맛.

담배 피는 여자들은 대개 자일리톨이나 사탕을 달고 산다.

'그게 섞이면 역한 맛이 나기도 하는데.'

이제 막 스물이다.

담배를 피면 얼마나 폈을까.

기껏해야 겉표면에 살짝 묻어난 정도다.

"맛있었어."

"……!"

"왜? 혹시 키스는 안 되는 타입이야?"

"담배 냄새."

"응?"

"난단 말이에요."

이상한 부분에서 수줍어한다.

소중한 부분은 만지게 하면서.

요즘 애들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오빤 신경 안 써."

"……."

"뭣하면 한 번 더 할까?"

"미, 믿어요. 믿으니까……."

무시하고 입술을 먹는다.

반항할 이유가 사라지자 소라도 혀를 적극적으로 얽혀온다.

찌걱! 찌걱!

아래쪽도 놀아준다.

본인도 눈치채지 못하는 새 꽤 큰 자극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화들짝 놀란 소라가 입을 떼고 흔적을 바라본다.

"갔네?"

"갔다고요……?"

"방금 간 거야. 느껴서."

꽤나 경험이 있는 듯 잘 따라오지만 중요한 부분이 비어있다.

아직 파릇파릇하고 신선할 나이.

'귀여운 후배는 다다익선이지.'

BJ를 하고 싶어 한다면 더더욱.

물론 학연이라고 밀어주진 않는다.

노력을 한다면 알아 봐줄 수는 있는 정도다.

"오줌 싸봐."

"갑자기?"

"오빠가 하라면."

"하는 거구나♡"

친해진다면 팔이 조금 안으로 굽을 수는 있다.

배를 살살 문지르자 시원하게 나온다.

작은 계곡을 형성한다.

"일탈을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아♡"

"좋아?"

"이거 중독될 것 같애요."

몸 안에서 따듯한 액체를 대량으로 쏟아냈다.

추울 것이다.

손수건을 꺼내 아래를 닦아주고 일으켜 세운다.

팔에 꼭 달라붙어 온다.

나이대에 걸맞은 모습.

활발하고 활동적이라 다른 느낌으로 귀엽다.

"오빠아~♡"

"응?"

"우리 무슨 사이에요?"

"……."

해결해야 할 문제가 다소 남아있겠지만 말이다.

혹시나 착각을 하면 귀찮게 된다.

"소라가 까불어서 혼 좀 내준 거야."

"알겠다."

"알겠어?"

"오빠 내로남불 쩌는구나."

"……."

다행히 그럴 염려는 없어 보인다.

알아서 납득을 했는지 히죽 웃는다.

'이래서 눈치 빠른 녀석은 싫다니까.'

일탈.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꾹 닫혀 사는 사람일수록 해방감을 원한다.

한국 사회가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

나쁘다고 비춰질 수도 있지만, 책임질 수 있는 한도 내에서라면 문제없다.

"흐음~"

"……."

"오빠."

"?"

"저도 일탈 좋아해요♡"

동료를 만난 모양이다.

어쩐지 BJ로서의 자질도 뛰어나 보였다.

'자신을 드러내는 직업이니까.'

아무튼 그러하다.

애교도 많고, 붙임성도 있고, 자극도 좋아한다.

여러모로 잘 맞아 보인다.

"그래서?"

"소라, 아직 잘 몰라서♡"

"응?"

"가르쳐주실래여?"

본인도 흥미가 있어 보인다.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이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스트레스를 안고 가는 것보단 훨씬 낫지.'

나무 뒤에 숨어 입술을 먹는다.

골반과 허리를 만져보니 몸매도 야하고 밝은 곳에서 하면 더 재밌을 것 같다.

"푸하~!"

입을 떼자 호흡이 조금 격하다.

눈동자도 살짝 위험해 보인다.

맥박도 엄청나게 뛰고 있다.

그럼에도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있다.

진심이라는 사실은 구태여 확인해볼 것도 없을 것이다.

"오빠가 하라는 대로 다 할 거야?"

"하라면 해야죠♡"

"좋네. 야망은?

"야망? 아!"

"?"

본래의 목적도 잊을 정도로 말이다.

BJ를 하고 싶어 접근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BJ는 수단이었을 테니까.'

따분하기 그지없는 일상을 탈출하기 위함.

다른 방법이 있다면 할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확실한 대답이 가능하다.

매끈매끈한 골반을 만지자 호흡이 점점 가빠진다.

"근데 저."

"욕심이 좀 생겼어?"

"다른 건 상관없는데 전 남친."

"그놈?"

"꼭 한 방 먹여주고 싶어요 X새끼."

야한 몸이다.

발전 가능성도 지녔다.

양아치 타입도 한 명쯤 있으면 했는데 발칙하기까지 하다.

"그거야 좋은 방법이 있지. 오빠랑 하는 거야."

"오빠랑요? 좋긴 한데……."

"응?"

"허벌될 것 같단 말이에요. 너무 커서."

"그래서야."

"?"

전여친이 야해지는 것만큼 남자로서 가슴이 턱 막히는 상황이 없다.

마음이 남아있었다면 더더욱.

찌걱! 찌걱!

아직 애기 같다.

하지만 골반도 더 떡하니 벌어지고, 노출 많은 복장도 소화할 수 있게 되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오빠 진짜 악마네요."

"너는 소악마 할래?"

"네♡"

순수한 후배가 있으니, 사악한 후배도 있어야 밸런스가 맞을 것이다.

그 이전에 물 빼기 좋은 몸이다.

'여자도 스토리가 있어야 더 꼴리거든.'

한동안 심심하진 않을 듯싶다.

* * *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MT.

"혹시 다음에도 또 와주실 수 있으세요?"

"진짜! 진짜!"

"오빠는 몸만 오셔도 되는데."

"몸만?"

"이 기지배 밝히는 거봐!"

""꺄르르르륵~!!""

하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다.

여행이라는 건 짧은 만큼 임팩트도 강하다.

"선배 몸 은근 좋으시다."

"그러니까 냄비 같은 것도 휙휙 돌리지!"

"하하."

처음에는 인원 때우기용 취급이었다.

하지만 첫날이 지나고, 둘째날이 지나며 달라졌다.

집이 아닌 여행지.

의지가 되는 사람만큼 호감 가는 사람이 없다.

선배로서의 면모를 보이며 주가가 급상승했다.

"기지배들도 뭐 다를 거 없다니까? 존나 밝히지."

"그러게."

"아 리얼."

"왜 우리한텐 안 밝혀주냐?"

""…….""

그와 반대 처지인 사람도 있다.

만호 일행.

낙동강 오리알도 유분수일 지경이다.

괜히 해코지를 하려다가 역관광.

중간에 잘못을 깨닫긴 했지만 여자 그룹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었다.

'아니, 뭐 저렇게 다 잘하냐.'

상대조차 안 되다 보니 도리어 시원털털하다.

소영이 그토록 그를 잘 따르는 이유를 알겠다.

"소영이 포기하게?"

"응."

"그럼 내가 대쉬해본다?"

"자신 있어?"

"아니……."

다른 일행도 마찬가지.

적어도 한동안은 자신감을 되찾지 못할 것 같다.

MT 내내 짐덩이 신세였다.

능력 차이를 절실하게 깨달을 만도 하다.

'뭐, 꼭 누구랑 사귀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

물론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만호가 소영을 포기한 건 스스로를 되돌아봤기 때문이다.

연인을 만들려고 했던 것.

전여친에 대한 복수 심리도 있다.

너만 아니면 성격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치졸한 생각이다.

바보 같은 자존심 싸움이다.

2박 3일 동안 만호도 나름 깨달은 게 있었다.

또각! 또각!

꿀꿀해진 기분도 달래고, 니코틴도 충전할 겸 층계참에 간다.

리조트의 비상 계단.

인적이 드물다.

창문도 뚫려있다.

그래서 장소를 봐두고 이용하는 것이긴 하지만.

"또 피고 있냐?"

"남이사."

"그래."

자주 마주치고 있다.

과거의 인연이다.

고등학생 시절 사귀었던 전여친.

'이쯤 되면 일부러 저러는 거 아니야?'

학교에서는 서로 최대한 무시했다.

동선도 안 겹치게 다닐 정도로 신경 썼다.

후우~!

맞담배를 피운다.

MT에 와서 유난히 자주 본다.

그러다 보니 별별 생각이 다 들게 된다.

"야."

"뭐."

"맛있냐?"

"맛있지~"

사귀었던 시절.

자신을 따라 담배를 피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괜히 뭐라고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이 도화선이었다.

'섹시하네.'

담배 피는 여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에 오며 소라도 많이 바뀌었다.

"소라야?"

"뭐."

"잘 지내냐?"

"잘 지내지~ 그럼 너 없으면 뭐 죽을까 봐?"

노출이 많은 옷을 입게 되었다.

데이트할 때도 자주 입긴 했지만 그때보다 더.

거의 반쯤 벗은 느낌이다.

자신과 헤어진 이후로 이미지 체인지를 했다고 생각하니 귀엽다.

"야."

"뭐!"

"우리 다시 사귀면 어떻게 될 것 같냐."

"안 들리는데??"

"아니, 그러니까 그냥!"

막상 입에 올리니 부끄러워 죽을 것 같다.

먼저 말하려고 하니 자존심도 상한다.

그런 고민을 안 해도 되었다.

"안 되는데?"

"…까냐?"

"아니, 나는 지금 그게 안 되는 몸이라고."

헤어진 지 반년이 넘었다.

그사이에 일신상 변화가 생겼어도 이상하지 않다.

혹시 남자친구가 생긴 건지.

징조가 있었다면 말을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대답.

정말 상상치도 못한 어처구니없는 것이었다.

"아니.

"그럼 뭔데? 최소한 이유는 얘기해주고……."

"주인님♡"

"…뭐라고?"

주인님이 생겼다.

연애는 허락받지 못했다.

자신을 향해 연기를 훅 내뱉고 사라진다.

'대체 뭔 소리하는 거지 이 기지배가…….'

내상은 오래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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