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화
스크림 성적.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오정환팀 스크림 개조졌네
─빛정환? 푸훗! 갓정환? 푸훗! 대정환? 푸훗!
─개추요청) 오정환팀 상황 한짤 요약. jpg [369] +892─아니 ㄹㅇ 물로켓론은 공지로 등록해야 한다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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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팀들은 당연히 공개하지 않는다.
가끔씩 세간에 새나가면 난리가 난다.
다음 시즌의 성적을 엿보는 셈이니 말이다.
그러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개추요청) 오정환팀 상황 한짤 요약. jpg
[물로켓 발사 사진. jpg]
아 그저 물로켓 찌익~
└스크림 전패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ㅋㅋㅋㅋㅋ만두콘. jpg)
└거품 맞다니까?
└오정환 잘하긴 했는데 요즘은 시대가 다름
멸망전.
바로 경기를 뛰는 게 아니다.
당연하게도 연습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팀랭크를 하기도 하지만, 다른 팀과 스크림을 잡기도 한다.
각팀의 경기력이 확실한 숫자로 판가름 난다.
─총정리) 멸망전 참가팀 스크림 성적. txt
―――――――――――――――――――――――+
오정환팀? 0승 7패
보황팀? 5승 1패
팡우팀? 1승 6패
씨지맥팀? 4승 2패
크하하팀? 3승 4패
강스케팀? 7승 0패
+――――――――――――――――――――――
뿌슝빠슝! 1승도 못 챙긴 팀이 있다?!
└무승귀신이 오정환한테 옮겨갔네
└댓글 하드캐맄ㅋㅋㅋㅋㅋㅋ
└자 이제 누가 무승 귀신이지?
└히힛 물로켓 발사!
심지어 생방송으로 보았다.
참담하기 그지없는 패배를 실시간으로 보았으니 충격이 더하다.
안티, 혹은 타팬덤에게는 명분이 생긴 셈이다.
물고 늘어지며 오정환을 깎아내리고 있다.
─오정환 0승 7패는 충격이긴 하네
물로켓이다 뭐다 하는 거
급식 드립이라고 무시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근거 없는 소리가 아니네
└그거 이제 앎? 째트킥!
└자 따라해 보세요 물로켓 찌이익~
글쓴이? 물로켓 찌이익~
└그럼 상식적으로 반년 쉰 놈이 잘할 거라 생각했음? ㅋㅋ
프로게이머를 향한 잣대.
한국 롤판은 엄격한 측면이 있다.
과거의 성적을 잘 인정해주지 않고, 근래의 성과에는 과도하게 반응한다.
전프로인 오정환도 그 범주에 포함된다.
잘하는 사람을 깐다는 희열.
불이 잘 붙는 한국 여론의 특성과 곱해지며 커뮤니티가 불타오른다.
─진짜 롤의 神 찾아냈다
그건 바로 강스케
스크림 7승 0패 쾌속 질주 중ㅋㅋ
미드 차이 무조건 내고
오더도 존나 잘함
└하라는 대로 하니까 이겨 있더라
글쓴이? ㄹㅇ
└이 새끼 뇌지컬 미침
└오정환 같은 쌉거품 말고 강스케 빨자 ㅇㅅㅇ
그와 반대로 뜨는 BJ도 있다.
강스케팀은 스크림 성적 무패의 기록을 써내리고 있다.
스크림은 미리 엿보는 대회 경기.
새로운 우승 후보로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강스케팀이 존나 사기인 게 ㅋㅋ
평균적으로 잘함
다른 팀들 보면 주장 새끼가 꼭 구멍이지?
근데 강스케팀은 팀장이 챌린저임
이래서 잘할 수밖에 없는 거
└오
└그것도 있는데 강스케 오더가 쩐다니까?
└씹잘하니까
└구멍 없는 남초팀 ㅇㅈ
작년과 재작년에 치러졌던 러너리그.
BJ 생태계에 어마어마한 여파를 미쳤다는 사실을 당시 롤팬들은 기억하고 있다.
이번 멸망전도 그렇지 않을지.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자연스럽다.
영광스러운 우승자를 미리 찾아낸다.
겸사겸사 자신의 안목을 자랑한다.
커뮤니티에는 나름대로 성의 있게 분석한 글들이 즐비하게 올라온다.
─여캠 두 명 꼈으니까 면죄부 ㅇㅈㄹ하는 환갈들 있는데 보황팀 보황 실버고
팡우팀 팡우 브론즈임
얘네들은 ㅅㅂ 뭐 치트키 쳐서 이겼냐? ㅋㅋ
이러면 환갈들 발작 나서 여캠이 두 명이란 말이에욧!! ㅇㅈㄹ할 텐데 코코망이 골드고, 유민은 다이아5임
일반인 기준으로 ㅅㅌㅊ인 애들이야
이게 왜 패널티라고 하는지부터가 이해 불가
└정리글 개추
└오정환 ㅄ은 개폼 잡으면서 여캠 끼더니 꼴 좋음ㅋㅋ└실버 끼고 5승 1패한 다크는 그럼 도덕책……
└닼선생님한테 ㅈ정환 비비지 마라
그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강스케의 방송.
직접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를 순방 중이다.
"그냥 평소 실력인데 내 방송 안 본 시청자들이 이렇게 많나? 왜 이런 거 가지고 일일이 놀라지."
?평소 실력 ㄷㄷ
?강스케한테 이 정도는 밥 먹듯이 하는 거지~
?카오스 전설을 몰라보네
?입꼬리 씰룩씰룩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다 알고서 말이다.
조금만 긴장을 놓으면 풀어질 것 같은 안면 근육을 간신히 진정시킨다.
'아니, 하 내가 누군데.'
LoL 이전 세대의 AOS 게임.
강스케는 카오스의 유명 네임드였다.
LoL에서도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다.
─팩폭하러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혼자 치졸하게 구멍 안 껴놓고 역겹네
"뭐라고?"
성적이 모든 것이다.
카오스 시절에도 그러했다.
날고 기는 녀석들이 있었지만, 기억에 남은 건 오직 자신이다.
클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대회에서 우승했다.
어떻게든 커리어만 쌓으면 잡다한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준다.
"우리팀이 구멍이 없어서 잘한다는 어그로들 있는데, 7승 0패가 동네 개이름인 줄 알아? 구멍이 두 개인 게 대수야? 내가 오더면 구멍 있어도 무조건 캐리해."
?캬 패기
?강스케 오더는 ㅇㅈ
?진짜 구멍이 뭐 대수도 아니고ㅋㅋㅋㅋㅋ
?어그로는 대리버거 인쓰강 아님?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멸망전은 그 시발점.
시작부터가 좋다.
만족스러운 스크림 성적에 입이 찢어질 지경이다.
'좋은 팀원과 스포트라이트.'
AOS를 경력만 10년째다.
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카오스 시절에도 당대 최고의 유저들로 팀을 이루었다.
그보다 한참은 부족하지만, 자신이 주목받기에는 오히려 괜찮다.
미드라는 라인은 카오스나 LoL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안성맞춤이다.
"자신이 없다 자신이. 질 자신이."
자신의 캐리로 멸망전을 우승으로 이끈다.
LoL에서도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는 고양감에 강스케는 흥분으로 달아올랐다.
* * *
기본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고 있다.
─정글차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글이 역갱을 하나도 안 봐줌 ㄹㅇ 라이너는 맨날 이기는데
"그런 문제도 있죠."
?미드는 맨날 이김
?정환이 억울해서 어카냐
?탑도 최소 반반이고 정글 왜케 못함?
?바텀이 코물쥐라
그 외 사소한 피드백은 나중이다
그림을 그릴 때도 밑그림부터 착실하게 그려야 하는 법이다.
하물며 공동 작업.
다섯 명이 하는 일이니만큼 처음에 약간 그럴듯해 보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정글러가 움직이려면 판단 근거가 있어야 한단 말이야.'
사람은 실수를 할 때 가장 많은 것을 배운다.
지금까지 패배한 과정은 결코 의미가 없지 않다.
"각자 라인 상황을 계속 브리핑 해줘야 돼요."
<나 말은 했는데. 갱각이라고.>
"아니, 발등에 불 떨어져서 말하지 말고, 평소에 어느 정도 예측이 되잖아요?"
<아…….>
<어떻게, 어떻게?>
"예를 들어서 상대가 체력이 없다. 내가 라인 주도권을 쥐고 있다. 나만 텔 가지고 있다."
정글러들도 당연히 갱을 가고 싶다.
퍼블의 짜릿함은 한 번 맛보면 잊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 않는 이유는 리스크.
실패하면 ㅈ된다는 사실도 같이 배우기 때문이다.
'정글러들은 대개 자기가 원하는 갱루트가 있거든.'
거기서 조금씩 수정을 하는 거지.
라이너가 부른다고 동네 똥강아지 마냥 따라가는 게 아니다.
팀게임의 좋은 점은 정보의 파편을 알려줄 수 있다.
우리가 무조건 선 2레벨이고, 백업 먼저 갈 수 있고 등.
"미리 말하고 말고 차이가 엄청 커요."
<동선을 짤 수 있으니까?>
"그것도 그건데 보이스가 안 겹쳐. 이게 무슨 말인지 알죠?"
?오오
?방금 소름 돋음
?다른 팀들 보면 존나 중구난방이야
?괜히 프로가 아니네……
실시간 게임.
LoL은 반드시 급박한 상황이 생긴다.
그럴 때 다섯 명이 한마디씩만 해도 오디오가 터져서 못 알아듣는다.
'미리 말을 해두면 판단의 방향을 맞추기도 쉽고, 만에 하나의 상황에서도 서로 인식하고 있잖아.'
솔킬을 따이고, 카정을 오고 기타 등등.
갑자기 적이 알파고 빙의해서 나노 컨트롤로 되도 않는 킬각을 노려오는 게 아니다.
체력을 깎았거나, 백업이 먼저인 등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
그런 전조 현상을 팀원이 알고 있으면 대처도 가능하다.
"유민아."
<네, 오빠!>
"우리가 최대한 친절하게 콜하긴 할 거야. 니가 그걸 듣고 이용할 줄 알아야 돼."
<네…….>
"스크림은 배우는 과정이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천천히 기억해."
원래라면 경험과 맵리 능력 혹은 센스로 알아야 할 정보들을 정제된 형태로 때려 박는다.
판단할 능력만 있으면 실력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물론 쉽지 않지.'
아군이 미드 주도권이 있다.
그러니까 적 정글에 들어가도 된다.
이런 식으로 연결하는 건 분명 난이도 있는 플레이다.
하지만 그때그때 고심해야 하는 솔로랭크와 달리, 팀게임은 어느 정도 규격화가 되어있다.
특히 정글러와 서포터는 상대적으로 편하다.
─로쿠마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애초에 티어 차이가 너무 심함
"패턴 몇 가지만 외우면 돼요. 보조적인 플레이만 해주면 어차피 캐리는 라이너가 하기 때문에."
?팀게임
?그게 말이 쉽지
?골드랑 다이아5가 챌게임에 있는 꼴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무^
골드, 다이아를 라인에 세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팀게임에서 가장 실수를 많이 하는 것이.
'한 번에 몇 가지씩 시키는 거야.'
아마추어는커녕 프로팀에서도, 심지어 1군 리그에서도 비일비재하다.
무리를 시킨 결과는 대개 좋지가 않다.
반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느리더라도 확실한 성과를 쌓는다.
호성적을 만드는 팀은 결국 그런 팀이다.
"오늘 스크림은 이 점을 중점적으로 할 거예요. 사소한 디테일은 나중에 따지는 것으로 하고."
<네~!>
<네 선생님!>
<진짜 선생님이다 히히.>
?무슨 롤학교임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서 욕할 수도 없네 ㅠㅠ
?제발 좀 이기자
?이 팀은 분위기만 좋아……
단계를 밟아나간다.
* * *
멸망전 조별 리그.
각 조의 상위 두 팀만이 본선에 진출한다.
<떨어지는 팀은 진짜 독박 쓰는 거거든요!>
<모두가 축제를 벌이고 있을 때 혼자 구석에서 울고 있어야죠.>
<아, 그런 정도인가요?>
<파프리카TV가 원래 마녀사냥의 재미가 있는 플랫폼입니다.>
?클끼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해설의 神!
?클끼리가 음파는 못 맞혀도 해설 하나는 기똥차지 ㅇㅅㅇ? BJ 출신이라 갠방 문화도 마스터함ㅋ
파프리카TV의 공식 방송에서 송출되고 있다.
당군과 클끼리가 각각 캐스터와 해설자로 왔다.
실제 LCK에 준하는 퀄리티.
그 이상으로 주목받는 건 화려한 참가팀이다.
프로게이머로 데뷔해도 이상하지 않은 실력자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뚜우? 뚜우? 뚜우?
그런 참가팀 중 하나.
당군이 직접 전화를 건다.
경기 전에 주장에게 연락해 각오를 듣는다.
<전화 받았습니다!>
<오~ 목소리가 밝아요. 그쵸?>
<스크림 패왕이라는 소문이 자자한 팀이죠.>
?캬 강스케
?우치하 강스케는 ㅇㅈ이지
?롤의 神과 해설의 神의 면담 ㄷㄷ
?지금 강스케팀 폼 미쳤음ㅋㅋㅋㅋㅋㅋㅋㅋ
각오랄 것도 없다.
스크림 성적 12승 0패의 쾌속 질주.
승리를 단언하는 것은 자만까지는 아니었다.
<상대도 오정환팀이잖아요?>
<진짜 자신이 없습니다 자신이.>
<아 아무래도 오정환 선수가 LCK 로열로더이기도 하니까~>
<아뇨.>
<네?>
<질 자신이 없다고요.>
선을 조금 넘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