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5화
두 번째 세트.
─캐리어떴다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강피셜: 원래 르풀랑이 랄라 못 이긴다
"그래요? 잠깐 후원 좀 끄고 집중하겠습니다."
?팀원이랑도 존나 싸움ㅋㅋㅋㅋㅋ
?그 새끼는 그냥 지 말이 다 맞대
?집중
?이 남자 섹시하다♡
공교롭게도 픽이 바뀌게 됐다.
딱 절반은 내가 유도한 상황이지만 말이다.
'후픽을 했으니 절반 맞지.'
랄라 대 르풀랑의 구도.
이 시기의 1티어픽이다.
그런 만큼 서로 나눠 가지는 경우도 심심찮게 생긴다.
챠라랑!
대회에서는 흔한 일.
의도적으로 가져가지 않았어도, 충분히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1티어 챔피언들은 상성 관계가 큰 의미가 있지 않다.
많이 기울어져도 6대4로 그럭저럭 할 만하다.
'실력이라는 게 보통 여기서 갈리지.'
똑같은 여건에서 더 잘한다.
그것만큼 확실한 실력 차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랄라의 Q각을 의식하며 움직인다.
상대가 스킬을 쓸 수밖에 없도록 유도시킨다.
챠라랑!
라인 푸쉬와 견제의 이지선다.
그것을 요구하는 능력이 르풀랑에게는 있다.
옆으로 살짝 틀어 피하고.
터억!
톡!
Q평 견제를 넣는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르풀랑에게는 특별히 더 중요하다.
'평타 공격력이 존나 높아 가지고.'
원딜은 물론이고, 어지간한 근접 챔피언에 비빈다.
똑같이 평타 한 대 주고받으면 무조건 이득이다.
르풀랑 초반 라인전의 9할.
평타를 어떻게 두들기냐에 딜교환은 물론 라인 관리까지 달려있다.
토도독!
토도독!
물론 쉽지는 않다.
랄라의 평타.
패시브가 부족한 공격력을 보충하고도 남는다.
터억!
그러니까 미니언 뒤에 숨어서 맞는다.
Q를 박고 평타를 톡 때리는 척하며 옆무빙.
챠라랑!
그 훼이크에 속은 랄라가 Q를 긁는다.
평타를 캔슬해 피한 시점에서 확실한 딜교환 이득을 가져간다.
파앗!
W로 밟아서 터트린다.
이전처럼 침묵이 터지는 것도 아니고, 랄라도 실드를 둘렀지만 상관없다.
톡! 톡!
단순한 평타.
르풀랑을 상대로 보통 방어룬을 끼지 않기 때문에 체감 데미지는 훨씬 세다.
체력을 2/3까지 깎은 후에 W를 재사용해 빠져나간다.
그리고 다시 쉬지 않고 평타쿨을 돌린다.
'초반 라인 푸쉬가 거의 평타라서.'
이걸 제대로 못 쓰면, 전판의 강스케처럼 라인 주도권을 고스란히 내주게 된다.
물론 초고수간의 대결이면 랄라가 유리하다.
상대가 수준이 낮은 만큼 실력으로 찍어 누를 수 있다.
한 번에 라인을 못 긁게 심적인 압박을 주면서.
터억!
파앗!
틈을 봐서 파고든다.
QW.
밟기 직전에 열심히 점멸을 쓴다.
아군 정글러도 부른다.
적 카직트가 백업을 봐주고 있던 모양이다.
'그래 봤자.'
W로 되돌아가면 끝.
정글러의 턴을 한 턴 뽑은 셈이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이득을 얻는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당했습니다!
아군이 코물쥐라는 사소한 문제는 있다.
바텀 라인의 솔로킬은 콧구멍을 찢어버리고 싶지만.
타악!
유민의 앨리스.
적 칼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미드 라인을 들렀다 온 카직트에게 고치를 박아 넣는다.
<카직트 점멸 빠졌어요!>
"잘했어."
<헤헤…….>
"카정 하고 바로 빠져. 귀환 타이밍 맞추는 거 알지?"
<네!>
자연스러운 스노우볼로 굴러간다.
팀원들 각자 뇌가 있고, 판단이 되는 덕분이다.
'LoL이 참 디테일이 중요한 게임인데.'
그것이 하늘에서 뚝 떨어질 리 없다.
게임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필연이어야 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실력이 아니다.
찰칵!
아이템을 구입한다.
두란링과 똥신.
라인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효율 좋은 아이템이다.
'르풀랑이 자력으로 라인 주도권을 잡으면.'
이전 판의 랄라.
주인공은 내가 아니었다.
이블퀸이 깐 판의 조연에 불과했다.
파앗!
하지만 르풀랑은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챔피언이다.
라인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 이만큼 사기적인 챔피언도 없다.
「변해라~♪」
W로 접근한다.
랄라가 변이로 응수를 해온다.
뻔히 예측이 되는 스킬 교환이기 때문에.
사앗……!
그어 놓은 사슬.
랄라의 변이보다 조금 늦게 팽팽해진다.
이미 점멸이 빠져있는 랄라를 향해 한 번 더 잇는다.
「커져라~♬」
발악을 하지만 의미는 없다.
앞무빙으로 따라가 평타를 툭툭 집요하게 박아 넣는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르풀랑 대 랄라의 구도.
초반은 랄라가 다소 앞서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르풀랑에게 킬각이 잡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스케 개못하네……
?솔로킬에서 이미 끝났지
?미드 차이 하나에 박살이 나네 ㅋ
그것이 앞당겨졌다.
여유롭게 솔로킬을 따고 라인 푸쉬.
그 스노우볼도 멈추지 않고 굴러가고 있다.
─아군이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가벼운 양학이다.
* * *
강스케팀.
<…….>
<…….>
<…….>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침묵 중이다.
첫 세트의 피드백이 안 좋게 끝나기도 했거니와.
'아오 씹…….'
미드 차이.
어째서 게임을 지고 있는지 명백한 마당이다.
다른 건 우겨봐도 단 한 가지 만큼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진짜 개못한다……
?정글 불러 놓고 솔로킬 따이눜ㅋㅋㅋㅋㅋㅋㅋ
?물로켓이라며?
?미드차 미드차 신나는 노래~♪
솔로킬을 당해버렸다.
순간의 방심이 만들어낸 참사.
실눈으로 바라본 채팅창은 역시 개판이 되어있다.
'아니, 정글 새끼가 칼타이밍에 안 와주는 걸 어떡해.'
마음 같아서는 입밖으로 내뱉고 싶다.
하지만 팀 분위기가 개판이 되며 발언권을 잃게 되었다.
─오정환님이 학살 중입니다!
적은 로밍으로 킬을 쓸어 담고 있다.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을 오정환이 해버리고 있다.
<아~ 진짜 미드 계속 오네.>
<짜증 나네. 이기는 각이었는데.>
"……."
당해주지 말던가!
자신이 갔을 때는 호응도 제대로 못 하던 놈들이 역으로 당해주는 건 엄청나게 잘한다.
'이대로 가면 무조건 져.'
이전 판에도 그러했다.
미드가 말린 걸 버텨주지 못하고, 지들끼리 뭐 해보려다가 돌이킬 수 없게 망해버렸다.
이번 판도 똑같은 흐름이다.
패배가 확정되면 방송은 물론 커뮤니티에서도 온갖 조리돌림의 대상이 될 것이다.
끼익!
그럴 수는 없다.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
강스케는 비슷한 상황을 숱하게 겪어왔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승리.
카오스의 레전드로 이름이 남은 건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면 되지.'
온갖 추잡한 짓을 해왔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대리버거 인쓰강.
카오스는 온라인 대회를 열었고, 그 점을 악용해 실력이 뛰어난 대리 선수들을 고용했다.
직접 돈을 받고 대리 게임을 뛴 적도 숱하다.
LoL의 시스템상 대리를 하면 걸리기도 쉽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제한되지만.
'사륜안!'
필살기는 하나만이 아니다.
강스케의 오른쪽 눈이 번쩍 떠진다.
자신이 어째서 우치하 강스케로 불리는지 증명을 할 시간이다.
"바텀 빼!"
<뭐?>
"딱 봐도 그냥……, 적 정글 골렘 먹고 바텀 가잖아. 몰라?"
<아, 아니 X발 일단 뺀다.>
<이기는 각이었는데!>
무지한 팀원들이 궁시렁댄다.
강스케는 입을 삐죽 내밀며 혀를 찬다.
'그러니까 니들이 판단하면 맨날 지지.'
바텀이 판단을 내린 직후.
적 앨리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행히 갱킹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내가 뭐랬냐."
<진짜네?>
<오…….>
?정글 냄새를 맡아버리네
?이것이 강스케의 '오더'인가
?ㅇㅈ
?방금은 쩔었다 ㅋㅋ
차근차근 신뢰를 되찾는다
자신의 오더만 따르면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때려 박는다.
"탑."
<미안, 미안 빽핑 못 들었어.>
"빼지 마. 뻥카야. 이거 빅웨이브라서 절대 못 가."
<오키, 오키!>
이유야 얼마든지 붙여 넣을 수 있다.
강스케는 한쪽 눈으로 모니터를 주시하며 계속 오더를 내린다.
작은 보조 모니터.
미니맵이 확대된 크기로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강스케의 사륜안은 한쪽 눈알만이 아니다.
'츠쿠요미!'
일부 BJ들은 2개 이상의 모니터를 쓴다.
하나의 모니터만으로는 채팅창을 비롯한 여론을 살피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스케는 무려 4개를 쓰고 있다.
평소에는 쓰지 않는 두 모니터는 특수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활용된다.
"르풀랑 조심해. 우리 정글에 있어."
<그래?>
"지금 잘 커 가지고 스치면 원콤이야. 나 뒤에 두고 천천히 가."
나루토의 최강 환술처럼 시공간을 지배한다.
오정환의 개인 화면을 그대로 보고 있으니 생각이 전부 읽힌다.
파앗!
부쉬에서 튀어 나온 르풀랑.
풀콤보로 쓰렉귀를 터트리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있는 이상 불가능하다.
「커져라~♬」
쯔쯧!
실드와 피뻥.
그리고 이속 버프를 건다.
쓰렉귀가 승천의 뿔피리를 불며 르풀랑을 추적한다.
<르풀랑 점멸 빠졌어!>
<와~! 진짜 랄라 아니었으면 죽을 뻔.>
?개쩐다
?강스케 오더 클라스
?진짜 오더로 캐리하네
?와 화면을 직접 보는 듯이 읽어버리고 있어!
암살자는 갑자기 튀어나오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알고 있다면 반대로 이용할 수도 있다.
'니가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온라인 대회에서는 날 못 이겨.'
강스케의 카오스 시절 지인들.
왕린, 만두푸 등은 전부 프로게이머를 하고 있다.
그와 비슷한 위상을 자랑했음에도 같은 꿈을 꾸지 못한다.
하지만 BJ로 성공한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
개인 방송을 날로 커져가는 추세.
그 정점에 있는 오정환을 꺾고, 이번 멸망전을 우승으로 장식한다.
─아군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경기는 점점 유리해진다.
평균 티어가 훨씬 높기도 하거니와, 멘탈이 잡히고 있다는 것도 크다.
팀게임.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인게임 플레이에도 영향이 간다.
그 균열이 봉합된 것이다.
"이번 용싸움 해야 돼. 르풀랑 조심하면서 시야 천천히 먹어."
<오케이!>
"아니, 거기 와드랑 핑와잖아. 안 지우고 뭐 하는데?"
후반에 갈수록 오게 되는 뇌정지도 고쳐진다.
거의 모든 아마추어들이 팀게임을 하면 생기는 문제.
망망대해를 헤매는 것 같다.
아군에 맞춰야 할지, 평소처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것이 확실하게 해소되었다.
'내 말대로 하니까 이기잖아.'
답안지를 알고 있는 강스케가 오더를 내리자 방향성이 잡힌다.
<아마추어팀들이 망하는 가장 많은 패턴이 에라 모르겠다 싸우자! 거든요.>
<전판이 약간 그런 느낌이었죠?>
<시청자분들이 말씀하시는 강스케의 오더 덕분인지 감을 찾은 듯한 모습입니다.>
?클끼리도 인정하네
?오더는 진짜 잘함ㅋㅋㅋㅋㅋㅋ
?전자두뇌가 알아보는 오더력……
?이거 역전하면 강스케 팬 된다
봉합된 멘탈.
팀게임의 방향성.
전황은 강스케팀을 향해 점점 기울게 된다.
아무리 보조적인 역할만 해도 티가 안 날 수가 없다.
골드와 다이아5는 이 자리에 있기에 손색이 있다.
<아~ 앨리스 점멸이 좀 허무하게 빠지는데요?>
<죽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긴 한데…… 정글러 점멸이 오브젝트 싸움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보니.>
사소한 잔실수가 반드시 생긴다.
혹은 센스 부족으로 인한 손해가 누적되기 시작한다.
?저걸 점멸을 쓰네
?역시 혜지
?X발년이 강에서 빨래나 할 것이지 ㅉㅉ
?응 오더 Chai~
구멍을 파고든다.
공식 방송의 시청자들마저 3세트를 확정시 하고 있는 가운데.
─오정환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멘탈이 박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