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586화 (586/846)

586화

진행되는 게임.

?솔킬 따놓고 하나도 못 굴리누……

?ㅁㄷㅊㅇ

?전프로라면서 강스케보다 오더력 딸리네 ㅋㅋ

?이이잉~ 기모링~!

전황은 썩 유리하지 않다.

스노우볼이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저 와드 충전하고 와야 될 것 같은데.>

<와드 막 박으면 안 되지!>

<상대가 너무 잘 지워 가지고…….>

<그럼 어쩔 수 없지~>

그 원인.

딱히 코물쥐가 서은에게 집적대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좀 유명하긴 하지.'

강스케.

카오스 출신의 롤BJ다.

특정 사건으로 이름을 떨쳤다 보니 기억하고 있다.

대회 중에 방플을 한 것이다.

자기딴에는 완전 범죄를 계획했겠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기 마련이다.

<정환 님!>

"네?"

<저희 어떡하죠? 대치 구도가 너무 길어지는데…….>

"Fun하고, Cool하고. Sexy하게 대처하면 되죠."

<네??>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그걸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네요."

<…….>

<?>

?뭔데

?펀쿨섹 메모……

?헉

?일본 정치인급 오더력 ㄷㄷ

그것을 당장 할 말이 있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상대가 세 살 먹은 애새끼마냥 항상 증거를 흘리고 다니는 것도 아닐 텐데.

'폼이 안 살기도 하고.'

당장 이기는 게 급선무.

그 방법에 대해 팀원들이 물어온다.

당연하게도 대응법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진짜 진지하게 후반 가면 힘들긴 해요. 우리 조합이…….>

<저 유통기한 온 거 같아요.>

<르풀랑도 무난하게 가면 별론데. 약간 캐리 플레이 좀 부탁해도 되나?>

<오빠 캐리 좀! 히히.>

팀원들은 잘하고 있다.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문제를 찾으려고 하는 것도 문제다.

피드백이라는 게 어려운 이유.

지금 이 상황에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직 나뿐이다.

"하겠습니다. 그것이 약속이니까."

?오오!

?캐리 선언

?뭔데 꽁트 ㅋㅋ

?Fun하고, Cool하고. Sexy하게 캐리하나?

지금까지는 어쩔 수가 없었다.

한시라도 눈을 떼면 지랄염병을 하는 방해꾼 트리오.

팀게임에 적응을 해서 움직임이 괜찮게 됐다.

이러면 내가 움직일 수 있는 판이 깔린다.

파앗!

아마추어들이 팀게임을 할 때.

평소의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팀 단위로 움직여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개성을 억누른다.

상대팀은 그것이 더하다.

강스케의 오더 하나에 의존하고 있으니 방향이 옳을지언정, 움직임은 뻣뻣하기 짝이 없다.

─적의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스플릿.

바텀 라인의 1차 포탑을 파괴한다.

상대팀의 움직임이 미니맵에 어렴풋하게 잡힌다.

'순진하지.'

꿀통통의 리픈이 눈앞에서 어슬렁거린다.

적 두 명은 블루 정글에서 간을 보고 있을 것이다.

파앗!

쿠훙!

들어가서 밟는다.

그 모션을 보기가 무섭게 W 스턴으로 맞대응을 하겠지.

'뭐, 그러겠지.'

누가 봐도 지금 잡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데.

재능이 없는 애들은 무빙에서 이미 다 노출된다.

선입력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바로 금빛 사슬을 던진다.

경직 상태인 리픈은 맞을 수밖에 없고.

사앗……!

사앗……!

한 번 더 잇는다.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지만 나도 같이 산책을 가고 있다.

목줄을 걸어 놓은 기분이다.

점화와 함께 평타를 툭툭 치자 도축각이 잡힌다.

─오정환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빠져나간다.

미니맵의 상황도 주시하고 있었다.

'라인에 한 명, 정글에 한 명.'

포위하듯이 따라오고 있다.

정석적인 도주로는 사지 찢기기 딱 좋다.

역주행을 택한다.

W로 거리를 벌리며 미니맵에서도 결코 시선을 떼지 않는다.

사르륵……!

갑자기 사라졌다.

그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카직트가 은신으로 접근해 뛰어올 때.

사앗……!

사슬을 맞힌다.

적당히 맞아주며 스킬의 쿨타임이 돌아오는 순간을 노린다.

파앗!

W를 한 번 더.

사슬이 팽팽해지기 직전에 카직트가 점멸로 따라붙는다.

퍼엉!

패시브가 터진다.

카직트도 은신으로 숨는다.

다음 갈고리로 한 방에 마무리할 생각이겠지만.

+25Gold

본체가 아니다.

W를 재사용해 유유히 빠져나간다.

시간을 끈 사이 아군 미니언이 2차 포탑에 박혀있다.

'역주행 해봤자 결국 잡히는 그림이거든.'

나머지 적들이 위쪽에 있다.

아무리 발광을 해도 죽는 그림.

카직트의 성급한 판단 덕분에 생로가 열렸다.

「숨을 곳은 없어!」

물론 쓰렉귀가 남아있다.

승천의 뿔피리를 켜고 달려오더니 바닥을 쓸고 궁극기를 올린다.

파앗!

이어진 선고를 맞는다면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스킬에는 쿨타임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그것이 스킬이니까.'

르풀랑은 궁극기 쿨이 짧은 편이다.

그럼에도 끈질기게 점멸까지 써서 따라붙는 도구를.

사앗……!

주제 파악을 시켜준다.

자신이 진정해야 할 일은 강가에서 빨래를 하는 것이란 사실 말이다.

터억!

파앗!

반콤보.

궁극기를 포함하진 않았지만, 서포터 하나 죽이기에는 차고 넘친다.

"나 살았어. 정글, 서폿 노스펠."

<와…….>

<저희도 이득 보고 있어요!>

?약속은 지키는 남자

?개지려버리네

?그것이 캐리니까

?펀쿨섹형 미드라이너 ㄷㄷ

사소한 판단 미스.

방향이 맞아도 개개인의 판단력까지 올라가는 건 아니다.

어설픈 단합은 개인기로 깨부술 수 있다.

찰칵!

그러한 느낌으로 방향을 수정한다.

눈으로 봐도 따라올 수 없게 속도를 올린다.

「죽음의 불타는 손길」? 3100 Gold

주문력 +120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10%

고유 사용 효과: 적 챔피언을 지정해 대상의 최대 체력의 15%만큼의 마법 피해를 입히고, 4초 동안 대상이 받는 마법 피해가 20% 증가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60초).

아이템트리 또한.

쓸데없는 지팡이를 라바둔이 아닌 죽불손을 사는데 소비한다.

'상대도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원콤에 터지는 걸 봤으니 슬슬 마법 저항력을 두르기 시작할 것이다.

""쟤네 마저 둘러서 약해졌단 말이야."

<네!>

"내 위치 보면서 대치해. 선 넘으면 걸고."

틈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

* * *

강스케팀.

한 번 화기애애해졌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다.

<형 오더 좀!>

<르풀랑 막무가내로 돌아다녀서 미치겠네.>

"……."

그 근원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강스케는 애타는 속을 입술에 침을 묻혀 간신히 달랜다.

'아니, X발 게임 ㅈ같이 하네.'

오정환이 스플릿을 하고 있다.

기동력이 뛰어난 르풀랑의 특성상 위치 정보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동시에 본대 상황도 살펴야 한다.

강스케의 눈알 돌아가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렇게 다 보고 있어도.

─적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내릴 수 있는 판단력에 한계가 있다.

숱하게 쏟아지는 정보를 해석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일일이 따라붙을 수도 없고.'

안 그래도 못 큰 상황이다.

팀에 도움을 주려면 소위 말하는 '버프 셔틀' 역할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르풀랑 암살의 특효약.

그런데 스플릿 구도가 되자 본대와 사이드를 오가기 애매해진다.

"…한타 걸어."

<한타? 우리 이니시 빈약한데.>

"내가 W 줄 테니까 승천 걸고 덮치면 되잖아!"

<그, 그래.>

<강스케형 말대로 하자!>

이판사판이다.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걸리기만 한다면 이론적으로 완벽한 전략이기도 하다.

'제발.'

가능성은 기우제를 지낼 수밖에 없다.

저티어라고 무시했던 상대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다.

키잉?!

하지만 저티어는 저티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쓰렉귀의 손끝에 단단한 게 걸린다.

빠직!

크드득!

인성제로의 핑크스가 WE로 아름답게 호응한다.

쓰렉귀? 핑크스의 바텀 조합은 최근 주가가 오르고 있다.

"죽여! 죽여 이 개새끼!"

<죽여 이 간나 새끼!>

한타가 열리게 된다.

4 대 4.

피지컬 차이를 고려하면 자신들이 질 리가 없다.

쯔쯧!

날개를 달아준다.

레드불을 마신 것처럼 빨라진다.

핑크스 하나를 보는 조합 구성이다.

타악!

앨리스의 고치도.

휘리리리링~!

한나의 회오리도 무빙으로 피하며 딜을 넣는다.

자신이 어째서 챌린저 원딜러인지 보여주는 광경이다.

?코물쥐는 딜 안 함?

?보여주는 게 콧구멍 큰 거밖에 없네

?ㅇㄷㅊㅇ

?와 인성은 밥 말아 먹었지만 실력은 좋다

얼핏 핑크스 혼자 빛나 보이지만, 나머지가 깔아주는 판의 영향도 크다.

한타력 차이가 나는 것은 필연이었다.

<핑크스! 핑크스 킬 한 번 먹고 패시브 터지기 시작하면 못 말리거든요?!>

<정말 미친년이죠>

<아니, 미친년이요? 하핰.>

?카이팅 오지게 당해봤나 보네

?본심 나왔눜ㅋㅋㅋㅋ

?핑크스 킬 먹으면 못 막음

?그저 ^틀^

공식 방송.

한타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LoL의 후반은 확실히 원딜이 좌우한다.

특히 탱커들은 무력함을 느끼기도 한다.

틀끼리가 PTSD를 호소할 만도 하다.

파앗!

파앗!

그런 원맨쇼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유일한 포지션.

어느새 등장한 르풀랑이.

「커져라~♬」

암살을 하는 데는 실패한다.

랄라의 실드와 궁극기가 두텁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점멸이 빠졌다.

점화로 활활 타오르기까지 한다.

피흡을 할 수 없게 된 핑크스는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고.

「씹고 뜯고 찌르고 꿰뚫고! 으하하하하하!」

진영이 무너진다.

토이치의 궁극기가 쏟아지자 혼비백산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다.

─오정환님은 전장의 화신입니다!

더블 킬!

하나둘 수금을 한다.

진영이 잡히지 않은 원딜 조합은 암살자에게 잡아먹히기 딱 좋다.

<리픈이 부랴부랴 뛰어오고 있긴 한데…….>

<이건 이미 한타 끝났죠. 오정환팀이 멱살 잡고 두들겨 패고 있습니다.>

한타가 마무리된다.

게임도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클끼리 해설이 담담하게 상황을 정리한다.

<강스케팀 판단도 이해는 됩니다. 한타 안 걸면 르풀랑에게 계속 휘둘리거든요.>

<사이드가 못 버티죠!>

<하지만 너무 감정적이었어요. 그에 반해 르풀랑은 이성적으로 본대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오

?백도어충이랑은 다르네

?이러니까 프로지

?진짜 르풀랑이라 합류 가능했다

애초부터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프로 레벨의 완급 조절에 완전히 농락 당했다.

─블루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팽팽했던 게임.

오정환팀이 주도권을 완전히 잡는다.

사이드뿐만 아니라 본대도 균형이 무너졌다.

'…….'

강스케로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총동원했음에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걸 지네 진짜.>

<아니, 스크림에서는 다 이겼는데…….>

팀원들의 상황도 말이다.

당연히 이기리라 생각하고 임한 경기.

아예 쪽도 못 쓰고 무너지며 망신만 당했다.

패배의 원인이 무엇인지.

강스케를 제외한 네 명에게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난 진짜 억울한 게 탑 맨날 이기거든?>

<정글도 이겨. 근데 미드 차이가 계속 나니까.>

<인정.>

<이길 때는 지가 잘났고, 질 때는 뭐 책임이 없어?>

내심 불만이 쌓이고 있었다.

왜 쟤만 주목받아?

오더를 잘해서라고 하니 할 말이 없다.

그 오더 때문에 패배했다.

1세트에서 이미 여론이 파탄 날 지경이었다.

경기를 이겼으면 모를까.

패배하게 되자 억누르고 있던 화가 다시 꿈틀 댄다.

<할 말이 있음!>

<나도 있음!>

LoL은 팀 게임.

팀원들도 각자 다 묵혀 놓은 말이 있다.

잘한 사람은 물론, 못한 사람도 다 사정이 있다.

그것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조율하는 것이 팀장의 역할이다.

자기 자랑만 해댔으니 분노가 쌓이는 것도 당연하다.

<씨지맥도 할 말이 있다는데?>

"뭐?"

할 말을 적당히 해야 할 사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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