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2화
조별 리그 A조.
그 결과는 롤판을 아예 뒤집어버릴 만도 했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보황팀은 그럼 이대로 탈락인 거? [5]
─다크 특별법 만들어야 생각하면 개추 +10
─흥행 보증 수표인 다크를 탈락시키는 건 진짜 개빡통짓이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2─개추요청) 멸망전 조별 리그 결과. txt [201]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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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조는 총 세 개의 팀이 속해있다.
보황팀, 팡우팀, 씨지맥팀.
각 팀이 우승 후보를 달리는 것과는 별개로 한 팀은 무조건 떨어져야 한다.
그 대상은 당연히 팡우팀이 될 줄 알았다.
스크림 성적도 별 볼 일 없거니와 팀원 개개인의 명성도 맥아리가 없다.
─개추요청) 멸망전 조별 리그 결과.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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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BJ멸망전 조별 리그』
A조 : 씨지맥팀(1위) 팡우팀(2위)
B조 : 오정환팀(1위), 크하하팀(2위), 강없강팀(탈락) +----------------------------
A조는 1, 2위 둘 다 2승 1패인데
승점 차이로 씨지맥팀이 1위됨
└씨지맥 우승!
└조별 리그는 우승하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치열했다 팡맥대전!
└보황팀은 왜 표기 안 함? 뭐 원피스임?
오정환팀의 경우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실전에서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치.
그에 반해 팡우팀은 아예 기대랄 것이 없었다.
반전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전무했는데.
─도인디는 스포츠 정신이라는 게 없음
멘탈 공격하는 게 말이 됨?
LCK였으면 바로 제재임 ㅇㅇ
가뜩이나 다크가 긴장 많이 하는 타입이라 프로게이머 안 한다고 했는데 도인디는 그거 알고 의도적으로 괴롭힌 거
└진짜 악질이네
└저런 새끼는 e스포츠에서 퇴장시켜야 함
└저렇게까지 이기고 싶었을까
└다크는 대리충이라 LCK 자체를 못 나가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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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부숴버린 반전이 터진 것이다.
우승은커녕 조별 리그 광탈이라는 성적표를 받는다.
이번 멸망전.
다크가 양지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다.
기대에 부풀었던 팬들은 충격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인디의 방송국〕
─멸망전 이겼다고 나대는 수준ㅋㅋ
─장유유서의 나라 한국에 이딴 놈이 다 있네 [20] +30─인디야 너 어디 사니 ^^
─다크는 솔랭 1위인데 너는 몇 위임?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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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은 나쁜 방향으로 퍼져나간다.
도인디의 방송국에 떼로 몰려가 행패를 부리는 것.
─장유유서의 나라 한국에 이딴 놈이 다 있네
나이도 다크가 위고
솔랭 순위도 다크가 위인데
이 새끼는 꼴랑 게임 한 판 이겼다고 줜나 나댐
└개추
└인생 최대 업적이 멸망전 4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닼선생님이 진지하게 했으면 개발랐지
└방송국 테러 개꿀잼!
강스케와는 케이스가 다르다.
꼼수를 쓰다가 진 게 아니거니와, 팬덤의 수 차이가 엄청나다.
도인디는 팬덤이 전무한 수준.
다크는 롤판에서 가장 많은 팬덤을 보유한 인기 BJ 중 하나다.
─빨리 사과 방송 켜라 X새끼야
우리 닼선생님이 착하니까 봐주는 거지
정정당당히 승부했으면 넌 개처발렸어 알아?
빨리 개망신 당하면서 4강에서 탈락하고
닼선생님한테 도게자나 박아라
└속이 뻥~
└울컥울컥
└혼자 흥행 조지고 있음ㅋㅋ
└아 진짜 저 새끼 하나 때문에 이게 뭐람
숫자 싸움에서 상대가 안 된다.
논리나 성적 같은 이성보다 감성이 지배하는 영역.
보통이라면 꼬리를 마는 게 상책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욕을 먹는 것은 두렵다.
「LoL) 부라더인디요. 다크를 이긴 아마추어 1위 도인비」_ ?1, 891명 시청
겁도 없는지 광역 도발을 시전한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 * *
다크와 도인디의 악연.
현 시점에서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약뜨거운밥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도인디 저 새끼 다크한테 대리 받아서 챌린저 찍은 주제에 나댐
"진짜요? 확실한 이야기예요?"
―ㄹㅇ
―나 롤갤 하다가 본 듯
―닼빡이들 나대네
―그건 미모좀이었을 텐데
차후 시점에서는 당연하다.
다크는 유명 아마추어 중 한 명.
도인디는 롤드컵 우승 출신 미드라이너.
둘이 가진 재능이 하늘과 땅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늘과 산봉우리 정도는 된다.
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현재는 그렇지 않았다는 거지.'
둘 다 아마추어였던 시기.
비교를 할 수 있는 건 솔로랭크의 순위밖에 없었다.
그것이 앞섰다.
인지도도 위였다.
그런데 쪽도 못 쓰고 두들겨 맞다니?
보라판의 철빡이에 비견되는 닼빡이들이 난리가 났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여러 가지 꼬투리를 잡아서 공격했다.
타닥, 탁!
루머 퍼트리기.
인성 걸고 넘어지기.
그 외에도 갖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말이다.
다크의 팬덤이 인성 타령을 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일어났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것도 유분수일 것이다.
'원래 사람이 그래.'
눈앞의 현실이 너무 충격적이면 눈을 돌린다.
망각은 신이 내린 축복이다.
그런 소리가 가끔은 이해가 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
최상위권 프로들이 어째서 다크를 고평가하지 않는지.
리플레이를 한 번 돌려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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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우팀』
블러디미르 6/3/6
앨리스 5/1/13
랄라 10/1/13
케이클린 5/4/10
풀리츠크랭크 4/1/16
『보황팀』
미달리 3/6/0
두두 1/4/4
모리아나 0/5/2
파루스 5/7/2
쓰렉귀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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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가 어디 지역번호였더라……."
―울산광역시!
―미드 차이 존나 난 거 맞넼ㅋㅋㅋㅋㅋㅋㅋ
―다크 씨에쑤왕이었누
―도인디가 입 턴 게 문제임
KDA에서 이미 보이는 느낌이다.
양팀 미드의 킬 관여율 자체가 동티어대 게임이 아니다.
'다크 플레이 스타일이 워낙 수동적이라.'
솔로랭크에서는 잘 먹힌다.
라인 주도권을 살짝 잡고 상대의 실수를 받아먹는다.
팀게임에서는 씨알도 안 먹힌다.
라인전이 센 것도 아닌데, 주도적인 플레이도 못해.
쯔쯧!
진행되는 리플레이.
양팀 미드의 움직임부터가 다르다.
도인디는 게임의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시야를 먹는데 반해.
"모리아나는 자기 안전 확보하는데 초점을 뒀잖아요. 그러면 랄라가 딱 한마디 했을 거예요. 내가 합류 빠르다."
―오
―나 봤는데 진짜 그 말했음
―사리면 안 가면 되지 ㄹㅇ
―형 보고 말하는 거 아니지?
다크가 꺼낸 카드는 만능형.
웬만한 상황에 다 대응이 가능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솔로랭크에서는 잘 통한다.
'근데 팀게임은 그렇지가 않잖아.'
도인디는 상대의 의중을 꿰뚫어봤다.
미드에서 싸움이 안 생길 것 같으니 사이드쪽에 힘을 실어주자.
「푸하핰하하핳하! 우후 어으허 우하 으에헤 헤헤헼?!」
이후부터는 안 봐도 비디오다.
로밍으로 사이드 박살 내고, 게임 템포 끌어올리기.
"다크님은 너무 솔랭처럼 했고, 도인디님은 팀게임 이해도가 있어 보이신다. 그 정도."
―캬 그래서
―미드에서 파밍만 하면 져야지
―팀게임 이해도가 크네
―솔랭은 분명 다크가 위인데;;
자기만의 플레이 스타일.
자기만의 승리 공식.
이걸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수준급 유저라는 방증이다.
하지만 최적화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완성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원툴이 돼버리는 경향이 생긴다.
'다크의 저 안정적인 플레이에서 나사 하나 바꿔 끼면 완전히 무너져.'
처음부터 재조립하는 게 나을 정도로 말이다.
헌터×헌터로 따지면 넨 능력 하나 가진 애랑 여러 가지 가진 애의 차이.
그것이 노력으로는 이룰 수 없는 진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다크를 인간계라고 보는 데는 확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뇌신의전기세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팀도 보황팀이 훨씬 잘함ㅋㅋㅋㅋㅋ
"맞죠. 까놓고 말해서 미드 빼고 다 이겼는데 게임을 졌으면 미드 차이 맞거든요."
팡우팀의 팀장 팡우는 브론즈5
보황팀의 팀장 보황은 실버, 골드를 오간다.
그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실버가 약골 느낌이면 브론즈는 침대에서 못 일어나는 환자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도와주는 거인 그런 새끼.
디스어드밴티지를 끼고도 이겼다는 결과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밴픽도 잘했어요. 한타가 훨씬 좋고, 징검다리 역할도 확실하고."
―그냥 개발랐네
―다크가 도인디를 인성으로 까는 게 웃포
―색안경 벗고 보니 잘하긴 한다
―저러다 롤드컵 우승하는 거 아님?
애가 좀 깝죽대서 그렇지.
인성이 안 좋다고 하기에는 이 당시 도수, 다크, 플레임 같은 애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LoL) 부라더인디요. 챌린저 도인디 오정환 양학 ^^♥」_ ?2, 891명 시청
물론 나는 예외다.
* * *
멸망전.
참가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야망을 가지고 있다.
'잘 돼가고 있어.'
도인디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 BJ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다크솔랭1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우리 닼선생님한테 왜 나대는 거임? ㅇㅅㅇ
"그건 한마디로 너가 나한테 나대는 것과 같은 이유라 할 수 있지. 바로 강퇴해줄게?"
―올
―이 새끼 은근 말빨 쩌는데?
―그래서 나대는 거였구나!
―주제 파악 못하누 ㅋㅋ
아니, 하지 않는다.
도인디는 채팅창의 시청자 대다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 롤알못 새끼들.'
파프리카TV의 롤청자들.
입 챌린저가 많다는 사실은 두 말하면 귀찮기만 하다.
그 꼬라지가 보기 싫은 것이다.
딸기젤리01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그대로멈춰라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갈비버거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피들스틱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티모입니다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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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는 시청자.
훈수 두는 시청자.
싸그리 강퇴 및 블랙을 때려버린다.
물론 알고 있다.
시청자들과 반목이 심해지면 방송으로 돈을 버는 것은 불가능해지는데.
'알 바냐고.'
애당초 목적이 아니다.
도인디가 방송을 하는 건, 멸망전에 참가하게 된 건 실력을 과시하기 위함이다.
프로게이머.
LCK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구설수가 있는 사람을 굳이 쓰고 싶은 팀은 없을 테니 말이다.
"행님들 까불지 마십시오. 제 방에서는 조용히 실력만 구경하고 가시면 됩니다. 아마추어 1위 미드라이너 도인디."
―니가 왜 1윈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솔랭 몇 위임?
―아마추어 1위는 다크지 ㅄ아
―까불지 마십시오는 존대야 반말이야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LCS와 LPL에서도 한국에 오퍼가 온다.
일부 프로 선수뿐만 아니라 자신과 같은 아마추어도 대상이다.
'기왕 갈 거라면 히히.'
몸값을 높이는 편이 당연히 좋다.
중국은 기존 선수들은 물론, 유망한 신인도 매우 환대하고 있다.
다크는 발판이다.
덕분에 아마추어 1인자로 인정을 받게 됐다.
저 롤알못들이 뭐라고 떠들든 관계자들은 그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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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BJ멸망전 대진표』
A조― 팡우팀 vs 오정환팀
B조― 씨지맥팀 vs 크하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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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상.
기왕지사 겨우 아마추어 1위가 아닌, 프로 레벨에서도 먹히는 인재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기회가 온 것이다.
오정환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아니,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다.
'실력이 유지되고 있는 편이 낫지.'
물로켓 찍이라면 잡아봤자 관계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다.
조별 리그의 연승을 계기로 주가가 치솟아 올랐다.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한 또 하나의 발판.
도인디는 화제성을 배가시키기 위해 다시 한번 도발을 일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