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597화 (597/846)

597화

<쌍노메거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님 나가 뒤지십시오

―진짜 줜나 못한다

―리액션은 맛집이네 ㅋㅋ

팡우팀.

두 번째 세트를 패배했지만 팀내의 분위기는 썩 나쁘지 않다.

그도 그럴 게 전력이 약하다.

애당초 우승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잡지 않았다.

<승천의 부적이 전장의 피날레를 알리는 필두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자꾸 한타 가서 비벼지네요.>

<아 뭐가 문제지?>

<실수해서 그래!>

팀장인 팡우도 만족하고 있다.

워낙 쪽쪽 빨렸거니와 방송적 흥행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충분 이상 거뒀다.

─철권씹고수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형님 언제까지 짐승만도 못 하게 하실 겁니까?

<크흠……, 어? 이 정도면 충분히 선전했지 뭔 소리야. 500개 고맙고.>

―낯짝이 두껍습니다 형님

―침팬지도 그것보다는 영리하게 합니다

―별풍선에만 반응하지 마시고 채팅창 민심 좀 살피십시오―이 방은 욕하는 재미로 봄?

못하는 건 못하는 대로 수요가 있다.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처럼 말이다.

'…….'

하지만 드라마 속 인물들은 다른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도인디는 진지하다.

"새우야."

<어, 형 왜?>

"이번 판은 내가 미드 중심으로 해보려고 하거든?"

애초에 목표가 다르다.

어떻게든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 프로 데뷔의 발판을 다진다.

'내가 오정환을 묶어둬야 해.'

액션 자체를 취할 수 없도록 만든다.

현재 경기의 돌파구가 있다면 그것이 유일하다.

「내 안에 무한한 힘이 넘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픽부터 바꾼다.

산드라는 랄라와 챔피언의 성격이 180도 다르다.

'어차피 탑과 원딜은.'

적 미드가 플레이메이킹을 해주지 않으면 병풍이나 다름없다.

즉, 미드를 어떻게 하는 것이 열쇠.

─소환자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실제 솔로랭크에서도 느낌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의진맨은 물론이고, 코물쥐는 더더욱이다.

다딱이.

올해에 들어서는 만난 적조차 없다.

그 정도로 별 볼 일 없는 찌끄레기에 불과하다.

'어?'

만에 하나 잘 커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

게임의 구도를 그리는 데 집중하고 있던 도인디의 눈에.

"왜 원딜이 두 명이지?"

<몰랐어? 쟤네 미드 이즈…….>

<이즈가 미드 아닌가 본데?>

상대의 픽이 다소 의아하다.

아니, 그럴 수도 있는 노릇이다.

'당연히 원딜이라 생각했는데.'

원딜 챔피언이 미드에 서는 것.

그렇게 드문 개념도 아니고, LCK에도 심심하면 얼굴을 비춘다.

이즈레알은 시즌3, 4에는 미드로 자주 기용됐다.

때문에 이즈레알이 미드라고 생각했는데.

탕! 탕!

루시얀의 총알이 미니언을 툭툭 건든다.

조금 특이하긴 하지만 상관은 없다.

'어차피 같은 원딜이고.'

미드에 원딜 챔피언이 오는 이유는 하나다.

투원딜 체제로 한타에 힘을 주기 위함.

즉, 후반을 보는 판단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할 것은 바뀌지 않는다.

"동선 좀 미드로 봐줘."

<오케이~>

"가능하면 킬각까지 보는 식으로."

<확인.>

라인전을 박살 낸다.

산드라는 1레벨부터 Q를 난사해 라인 주도권을 쥘 수 있다.

6레벨부터는 원콤각.

몸이 종잇장인 원딜러는 솔킬도 충분히 노려봄직하다.

'어?'

그 견제가 잘 먹히지 않는다.

루시얀이 구체를 얄밉게 피하며 파밍을 한다.

꽈득!

체력을 깎아서 압박감을 심어줘야 한다.

아니,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이번에야말로 맞힌다.

마음을 먹은 도인디가 접근해서 Q를 쓴 순간.

타, 탕!

루시얀이 앞대쉬로 피하며 총알을 박아 넣는다.

깜짝 놀란 도인디는 뒤로 뺀다.

'대쉬였어?'

E를 찍었을 거라고 차마 생각하지 못했다.

똑같이 평타를 한 대 먹였어야 했는데.

띠링!

그 아쉬움이 조급함을 만든다.

2레벨이 찍히자마자 바로 딜교환을 시도한다.

꽈득!

파아앙!

체력을 깎아 놓아야 주도권은 물론, 갱킹으로까지 연결시킬 수 있다.

그래서 쏜 QE.

스턴을 먹이고 평타를 한 대 톡 쳐줄 생각이었다.

앞선 딜교환의 실패를 만회한다.

타, 탕!

도리어 앞대쉬를 하며 달려들어 온다.

그 바람에 스턴이 들어가지 않았고.

푸슝!

살짝 밀려난 루시얀의 Q에 꿰뚫린다.

질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교환한 평타조차.

'아!'

루시안의 패시브는 2타.

50%에 불과하지만 일반 평타보다는 확실히 강하다.

똑같이 한 대씩 교환하면 더 아픈 AD다.

총알 세례를 상당히 아프게 두들겨 맞았다.

―개처발리네

―예능픽한테 짐ㅋㅋㅋㅋㅋㅋ

―2대0으로 바르고 놀아주는 건 데도 진다고?

―이 새끼 로밍 원툴임

채팅창에서도 말이다.

심리적 요소.

이기고 있을 때는 희열을 선사해주지만, 지고 있자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두고 봐.'

일기토는 이제 시작이다.

조금 체면을 구기긴 했어도,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은 건 결코 아니다.

탕! 탕!

상대는 너무 공격적이었다.

평타 기반 챔피언.

미니언에게 어그로가 쏠리게 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쌓이고 쌓인 데미지가 상당하다.

루시얀도 체력이 적지 않게 깎였다.

꿀꺽!

도란검 스타트는 포션이 한 개.

도랑링 스타트인 자신은 두 개다.

포션을 전부 빨자 남은 체력이 오히려 앞선다.

'피흡만 못 하게 해두면.'

킬각을 한 번 잴 수 있다.

원거리 스턴에 의한 선공권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적당히 양념만 쳐둬도 괜찮다.

아군 정글러가 억지갱으로 마무리를 할 것이다.

터엉!

똑같은 실수는 하지 않는다.

W부터 던져서 대쉬기를 뺄 생각이었는데.

'아니!'

간발의 차이로 빗나가버린다.

짜증이 난 도인디는 쓸 생각이 없던 Q를 쓰게 되고.

타, 탕!

당연하다는 듯 앞대쉬로 피한다.

스턴을 연계할 공도 없이 바닥만을 쓸고 있다.

'X발!'

살짝 밀어내는 게 고작.

곧바로 따라와 박는 Q평은 정신이 나갈 정도로 아프다.

하지만 상대도 무사한 것은 아니다.

대포 웨이브의 미니언들이 자신의 편을 들고 있다.

치지직……!

피할 수 없는 타겟팅의 점화도 걸어뒀다.

다음 Q만 어떻게든 맞힐 수 있다면.

꽈득!

탕!

바닥만이 잡아 뜯긴다.

동시에 걸리는 탈진.

도인디는 아차 싶다.

너무 감정적이었다.

그에 반해 상대는 구체를 맞는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퍼스트 블러드!

적에게 당했습니다!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후였다.

* * *

머릿속에서 3초 적당히 세고 들어간다.

타, 탕!

탈진으로 느려져 있는 산드라.

앞대쉬 평타로 치자 깔끔하게 죽는다.

꽈득!

다잉 메세지처럼 남은 Q까지 피한다.

탈진이 풀려서 맞으면 아프다.

"산드라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컷

―이게 서열 정리짘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 산드라도 지렸는데

―이게 킬각이 나오네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게 아니기도 하다.

루시얀 대 산드라의 구도.

'구체 빠지면 맞아야지.'

루시얀이 주도권을 가진다.

산드라는 거리 조절을 하며 받아먹어야 한다.

스킬샷이라도 맞히면 모를까.

어설펐으니 죽음이 억울하진 않을 것이다.

하아!

물론 상대도 생각은 있다.

단순한 판단을 말하는 게 아닌 게임의 구도.

리심이 미드 백업을 보고 있었다.

방호로 미니언 사이를 타고 들어온다.

파샹!

타, 탕!

W를 던지며 평타.

침착하게 카이팅하며 리심의 손끝만 보고 있는다.

파앙!

하아!

점멸로 들어와 땅을 친다.

맞점멸을 쓰며 음파 타이밍에 대쉬로 피한다.

타, 탕!

푸슝!

한 번 더 스킬 쿨을 돌린다.

아무래도 풀피라 잡을 수는 없겠지만.

"리심 노플. 집 갈 체력."

―ㅓㅜㅑ

―이걸 사네

―역관광각을 본다고??

―와 개침착해

체력은 깎아둘 수 있다.

탑&바텀의 갱 압박이 해소되고, 적 정글의 다음 동선이 노출된다.

'딱히 묘기가 아니기도 하고.'

미드 루시얀.

앞대쉬의 부담감이 없다.

적을 때린다는 전제하에 스킬 쿨이 돌아온다.

갱이 온다고 쳐도 미니언 사이에 숨으면 W평 한 사바리 돌릴 각은 나온다.

음파만 맞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다.

찰칵!

아이템을 구입한다.

현재 시점에서 찰떡같이 맞는 아이템이 없어 아쉽지만, 그럭저럭 쓸 만은 하다.

'빌지워터 하나만 있어도 뭐.'

라인전 단계는 차고 넘친다.

라인에 복귀하여 산드라와 눈을 마주한다.

꽈득!

파아앙!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는지 딜교환을 걸어온다.

스킬샷 낭비벽이 조금 있는 편이다.

"잡았죠?"

―?

―못 잡았쥬?

―이건 아니지 형 ㅋㅋ

―어케 잡누 야발련아

포탑에 박힌 빅 웨이브.

Q로 한 방 쓸어 담자 6레벨 직전이 된다.

타, 탕!

치잉―!

패시브 평타를 치며 앞대쉬로 거리를 좁힌다.

빌지워터를 박고 때린다.

'난입이 없는데 죽어야지.'

2초간 25%.

약간의 둔화만으로도 충분히 킬각이 발생한다.

타, 탕!

파샹!

살짝 적시자 상대도 던져온다.

똑같이 느려지기는 하겠지만.

띠링!

포탑에 미니언이 타며 6레벨이 찍힌다.

불길도 맞춰두었다.

「새나의 복수다!」

새나의 안마가 산드라의 등을 시원하게 두들긴다.

체력바가 살살살 녹아내린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이런 재미의 킬각이 있다.

숙련자가 잡으면 창의적인 킬각이 나오게 된다.

―미친 건가 진짜

―이건 매드무비닼ㅋㅋㅋㅋㅋㅋㅋㅋ

―풀핀데 잡았죠 하면 어떡해

―어케 잡았누 야발련아!

두 번째 킬을 거둔다.

미니언을 두들겨 대쉬기의 쿨타임을 확보하고.

하아!

리심의 음파를 가볍게 피한다.

모르긴 몰라도 산드라의 스턴을 기다렸던 모양이다.

'이렇게 미드를 파주면 마음이 편하지.'

루시얀을 할 때 가장 불편한 건 팀.

미드 주도권 이외의 것을 해주기가 힘들다.

정글러의 턴을 두 번 빼준 셈이 되었다.

사이드가 그만큼 편해질 수 있다.

<야 막타 좀 먹어!>

<캐리 중이라 힘들어.>

<니가?>

<라인전 이 정도 버티는 것도 캐리야~>

물론 안될 새끼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은 영향이 있을 것이다.

특히 탑 라인.

「파멸의 비를 맞아라!」

의진맨의 람블이 블러디미르를 압박하고 있다.

운식당 시즌2가 열릴 지경이다.

람블의 궁극기.

블러디는 피웅덩이로 숨지만 한 턴 늦었다.

따라붙은 람블의 불길에.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맛있는 선짓국으로 익어버린다

의진맨이 솔로킬을 따는 데 성공한다.

<무야호~!>

―무야호가 뭐야?

―의진맨 각성 ㄷㄷ

―아무튼 땄음!

―그만큼 기쁘신다는 거지~

탑과 미드가 솔로킬.

상체 주도권을 가지게 되었다.

바텀이 약간 모자라도 굴려볼 만하다.

'너무 조급했어.'

상대팀의 밴픽 색깔이 바뀌었다.

미드도 갑자기 압박적으로 나온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눈치를 못 챌 만큼 내가 둔감한 편은 아니다.

<나 라인 밀어 놔서 내려갈 턴 나와.>

"용 가자고?"

<미드 밀면서 궁각만 볼게.>

의진맨의 변화도 말이다.

한 번의 요행에서 그치는 게 아닌, 주도적인 권리 주장으로 이어진다.

─아군이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그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바텀이 유리한 상대팀이 드래곤을 뺏겼다.

탑 라인에서도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한다.

「기가 갤럭시 브레이커!」

미드에서 탑으로 올라간 람블.

멀리서 궁극기로 안전하게 CS만 챙기고 귀환한다.

'어차피 턴이.'

교전을 할 만한 오브젝트가 없다.

아군의 움직임에 전혀 지장이 가지 않는다.

"아마추어 1위 다크를 이긴 분이라 기대했는데 긴장을 좀 많이 하셨나 보네요."

―그래 봤자 아마추어지~

―서 열 정 리

―ㄹㅇ 쨉이 안되네

―저딴 놈한테 발린 다크는 도덕책 ㅋㅋ

적당히 게임을 굳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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