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03화 (603/846)

603화

먹방.

파프리카TV의 한 카테고리에서 시작된 작은 싹은 이미 열매를 맺었다.

KBS― 「[인싸Eat] "두 유 노 먹방(Mukbang)?" 전세계가 빠졌다」

MBC― 「[먹방시대] '먹방의 진원지'는 공중파 아닌 파프리카?」

연합뉴스― 「먹방을 부르는 TV…… 20대에 부는 먹방 열풍」

남녀노소 일상적으로 사용할 만큼 말이다.

먹방이 어디서 유래됐는지 아줌마, 아저씨들도 알고 있다.

『유튜브』

「김먹방) 화요미식회에 나온 맛집! 게장집 정말 맛있을까?」 ― 조회수 2만회 · 9시간 전 「밴츠) 인생 중국집 찾았다!

! 중화요리 전메뉴 초토화 시키기」 ― 조회수 13만회 · 1일 전 「엔브로) 얼큰한 순두부 열라면 먹방 (ft. 뒷북, 명란마요 계란김밥, 김치)」 ― 조회수 5만회 · 2일 전 시골남자) 리얼가족먹방:)갓담은 배추김치와 초간단 담백한 소고기야채볶음만들기」 ― 조회수 1.3만회 · 3일 전 「하윤이네) 집에서 밥해먹는 일상먹방 브이로그(매운국물닭발, 계란찜, 주먹밥, 치즈)」 ― 조회수 6천회 · 5일 전 「맛집맨) 뿌링클 뿌링핫도그 치즈스틱 치즈볼 치킨 먹방」 ― 조회수 2천회 · 5일 전 「야식녀) 이것이 치맥! │한병 원샷을 부르는 후참잘 치킨먹방」 ― 조회수 8천회 · 7일 전 .

그러한 대중성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흥행한다.

신인 먹방 유튜버들의 성장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그중에서도 몇몇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기 유튜버가 될 만한 싹이 보인다.

<안녕하세요 벤츠입니다~ 오늘은 중국집을 시켰어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진짜 먹고 싶은 게 쟁반짜장이더라고요~>

―오 벤츠!

―쟁반짜장이 1인분이 아닌데……?

―벤츠 원래 많이 먹음ㅋㅋㅋㅋㅋㅋ

―중국집은 언제나 환영이야!

먹방BJ 벤츠.

파프리카TV에 탄탄한 지지 기반을 두고 있다.

1년가량 방송을 해왔기 때문이다.

후루룩~!

특유의 먹성으로 유명하다.

음식을 맛있게 먹는 편은 아니지만, 먹는 양이 대단하고 무엇보다 식습관이 깔끔하다.

─올때메로나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벤츠 님 팬이에요! 혹시 BJ명을 왜 벤츠로 지었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올때메로나 님 500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성공해서 벤츠 사는 게 꿈이라서 이렇게 짓게 됐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플하네

―외제차는 ㅇㅈ이지

―내가 볼 때 형은 꼭 성공할 거야!

인성도 말이다.

바른 생활 청년 이미지.

파프리카TV 치고는 드물게 논란 하나 만든 적이 없다.

유튜브를 개설하기가 무섭게 떡상하고 있다.

먹방 유튜버가 유행하게 된 수혜를 톡톡히 누리게 되었다.

'나의 먹방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다니 방송할 보람이 정말 넘치는 것 같아! 앞으로도 시청자들을 위해 열심히 해야지.'

벤츠를 필두로 수많은 먹방 유튜버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유튜브 갤러리〕

─벤츠는 딱 봐도 성공할 수밖에 없음 [7] +1

─먹방판 누가 평정할 거 같냐? [3]

─아니, 그냥 지금 먹방은 누가 해도 10만까진 찍는다고 [20] +5─와 먹방도 차별화가 필요하네

유튜브 갤러리.

유튜버를 노리는 지망생들이 모여있다.

먹방은 명실상부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다.

어쩌다가 유튜버가 된 케이스도 있지만, 정말 직업처럼 조사해 데뷔한 케이스도 많다.

최근 대세를 알아야 성공 확률도 높아진다.

─아니, 그냥 지금 먹방은 누가 해도 10만까진 찍는다고 그냥 먹방TV 이런 식으로 개설해 놓고

먹방 영상 한 10~20개 올려놔

알고리즘 선택 받는 순간 구독자 1만 찍힘

이후에 니가 잘하면 10만까지 급성장하는 거임

알간?

└모르간 ㅅㅂ아

└잘하면 당연히 성장하지 ㅄ이고 ㅋㅋㅋㅋ

└먹방 블루 오션인 건 맞음

└ㅍㅌㅊ로 만족하게?

먹방은 간단하다.

그냥 음식을 먹으면 된다.

리액션 등 신경 쓸 게 있기는 하지만, 다른 콘텐츠에 비하면 난이도가 낮은 게 사실이다.

돈을 벌기 위해 유튜브를 하는 승냥이들.

그들에게 있어서는 안성맞춤인 먹잇감이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먹방을 분석하고 있다.

─먹방판 누가 평정할 거 같냐?

1. 벤츠

2. 벤츠짭 엔브로

3. 윱갤 대형 고닉 김먹방 ㄷㄷ

4. 윱갤 유동 시골남자

5. 1주일에 영상 하나씩 올리는 봄튜브

└5

└봄튜브 고정팬 많긴 한데 일주일에 하나라 알고리즘이 안 밀어줄 듯 └이성적으로는 벤츠갑, 감성적으로는 김먹방└큰일은 윱갤이 한다!

유튜브는 급성장 중이다.

균형 잡힌 성장보다는 일부 상위권 유튜버들이 독식하고 있다.

유명해서 유명하다.

남들이 많이 보는 유튜버부터 구독자들이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얻는 수혜는 엄청나다.

다른 카테고리는 결론이 났지만, 먹방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봄튜브 수능까지 150일 남았음

한동안은 영상 제대로 업로드하기 힘들겠지

시간 갈수록 더 뜸해도 이상하지 않고 ㅇㅇ

나는 이 안에 구독자 수 쌓아나갈 생각임

└오

└김먹방좌 입갤 하셨네

└1위가 공백인 걸 이용하라…… ㅇㅋ

└수능이라 오래 가긴 할 듯?

기존 1위인 봄튜브의 공백 때문이다.

호랑이가 없는 곳에서는 여우가 왕.

먹방판에는 아직 이렇다 할 대기업이 없다.

먼저 인지도를 쌓을 수 있다면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총탄이 오가지 않는 치열한 혈투가 펼쳐지고 있었다.

* * *

선점.

1인 미디어 시장에서는 심심찮게 나오는 이야기다.

─코가큰쥐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요즘 유튜브에 먹방 엄청 많아요!

"그래요? 또 유행을 하나 보네."

―짭들이 또

―유튜브갤 같은데 가면 장난 아님ㅋㅋ

―오정환이 먹방 띄우니까 하이에나 같은 새끼들이 몰리는 거지 ―봄이가 수능만 안 봤어도 ㅂㄷㅂㄷ

선두주자는 확실히 이득 보는 감이 있다.

그것을 부럽다고 느끼는 것이다.

'라할살처럼.'

라고 할 때 살걸!

주식판에서 시작해 비트코인에서 정착한 밈이다.

실제로는 큰 의미가 없다.

라고 할 때 산 사람도 매도 타이밍을 못 봐서 손해 보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선점도 큰 틀에서 마찬가지다.

분명히 큰 어드밴티지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희석되기 마련이다.

"우리 봄이 신바람이 났어."

"그런 거예요~"

"그래, 바람만 나지 마."

"후후, 사랑과 전쟁은 매주 챙겨보고 있어요!"

ㅋㅋ

봄이와 손깍지를 끼고 걷고 있다.

고등학생이 되고 반쯤 사춘기가 와버려서 싫어했는데, 지난 사건 이후 친밀감이 다시 높아졌다.

'이렇게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워도.'

BJ나 연예인.

흔히 이미지가 소비된다는 표현을 쓴다.

아무리 뛰어나고 잘난 사람이라도 미디어에 노출될수록 닳는다.

선점을 한 유튜버들도 그렇게 된다.

빠르게 유명해진 만큼 유튜버로서의 수명도 번개탄처럼 빠르게 식어가는 것이다.

딸랑♬

하지만 모든 선점 유튜버가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개중에는 정말 연예인 부럽지 않게 성장하는 이들도 있다.

"오늘은 삼겹살을 먹을 예정입니다."

"기대가 만빵이에요!"

―와 제대로네

―맛집의 상징 솥뚜껑!

―여기 맛있는 녀석들에 나온 곳 아님?

―오늘 유튜브각 뽑아야지

그런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차이점.

컨설턴트의 관점에서 보자면 한 마디로 질이다.

'그런 거 말고.'

진지한 이야기다.

블루 오션.

플랫폼과 콘텐츠의 흥행 초기에는 선점의 효과가 확실하다.

유명해서 유명하다는 사실이 체감된다.

대체 왜 보는지 모를 유튜버가 수백만 구독자를 가지고 있어.

"오빠, 오빠 삼겹살이랑 목겹살이 있어요. 잔치국수도 있는 거예요!"

"이런 곳은 삼겹살부터 굽는 거야."

"고기는 언제나 환영이에요!"

ㅋㅋ

한바탕 봄의 꿈.

결국 진짜만 살아남는 시장이 구축된다.

당장의 인기라는 눈에 보이는 지표만 좇아서는 안 된다.

치지직……!

이곳 식당의 메뉴도 말이다.

싹스리솥뚜껑김치삼겹살.

우리 봄이가 ☆을 5개나 쳤을 만큼 무척이나 먹고 싶었다.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당연히 과정이 필요하지.'

솥뚜껑에 두껍게 썰린 삼겹살을 올린다.

기름이 튀기는 소리와 함께 우리 봄이의 침도 줄줄 흐른다.

─킹스맨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김치 안 구움?

"아, 지금은 구울 때가 아니에요."

―여기 김치삽겹살인데

―콩나물도 구워야 됨!

―인서트 찍기 더러워져서 그런가?

―봄이 배고파욧

부재료까지 불판 위에 한 번에 올린다.

그런 성급한 판단을 하는 사람은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솥뚜껑 삼겹살이잖아.'

불판이 엄청 크다.

가장자리의 홈에 기름이 고인다.

의도적으로 구멍을 막아서 배출되지 못하게 한다.

치지직……!

그리고 충분히 익은 삼겹살을 자른다.

단면 사이로 육즙이 떨어지며 입안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그래, 해치워."

"크르릉!"

재판장에서 피해자의 눈물이 결정적 증거이듯, 음식점에서는 봄이의 침만큼 확실한 게 없다.

정말 맛있게 구웠다.

우적우적!

우적우적!

큼지막하게 자른 삼겹살을 입 안 가득 넣는다.

부풀어 오르는 볼따구와 함께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이내 시무룩해진다.

고급화된 혓바닥.

스테이크를 하도 먹어서 삼겹살이 우스워졌다기보다는.

"삼겹살 맛인 거예요."

"그렇겠지."

"예능에서 봐서 더 맛있을 줄 알았어요!"

―랜선 맛집이 그럼 그렇지

―이 집 리뷰 솔직하네

―걔넨 뭘 줘도 맛있게 먹는 애들이라ㅋㅋㅋㅋㅋ

―딱 ㅍㅌㅊ인 듯?

기대치가 높았다.

TV에 나오는 음식점에는 환상이 생기고, 그만큼 실망감도 커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오는 악평도 있지.'

별 거 없는 집인데 포장만 잘했다!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그런 리뷰를 남기는 유튜버는 사양이다.

치지직……!

솥뚜껑 삼겹살의 진수.

삼겹살보다는 사이드에 있다.

가장자리에 돼지기름이 맛있게 고였다.

그 위에 올리는 것이다.

먹기 좋게 자른 김치.

반대쪽은 콩나물 볶음.

"삼겹살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볶으면 맛이 기가 막히지."

"머, 먹고 싶어요."

"참아."

"히이잉……."

솥뚜껑은 열이 고르게 퍼진다.

중앙뿐만 아니라 가장자리도 뜨겁게 달궈져 있다.

'김치 볶기가 참 좋아.'

삼겹살의 기름과 육즙이 그 맛을 배가시킨다.

음식점에서 먹는 삼겹살이 유독 맛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흐으으응~~!"

우리 봄이의 콧구멍이 벌렁거릴 만도 하다.

삼겹살과 구운 김치를 무서운 속도로 먹어 치운다.

아작! 아작!

그리고 구운 콩나물 볶음.

개인적으로는 김치보다 더 좋아한다.

얇은 줄기에 돼지기름이 배어들면 정말 별미다.

그냥 따로 먹어도 맛있을 정도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서 삼겹살 구울 때도 해먹고 싶지만.

"기름도 많이 튀기고, 연기도 많이 나서 집에서는 못해 먹거든요."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르는 거예요!"

―캬

―돼지기름에 볶는 건 ㅇㅈ이지

―맛은 콜레스테롤에 비례한다

―오정환 암살각?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점을 찾는 것이다.

요리를 할 줄 알아도 먹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기왕 음식집에 왔으면 제대로 즐겨야지.'

사이다.

유행.

대중성.

당장의 인기와 자극성에 초점을 맞춘 방송은 확실히 잘 먹힌다.

나조차 회귀 초기에는 그렇게 방송을 꾸려나갔고 말이다.

하지만 결코 그것이 메인이 돼서는 안 된다.

"전 사이다보다는 콜라인 거예요."

"그런 거야?"

"한 잔 더예요~"

ㅋㅋ

진정성이라는 건 언젠가 인정 받게 돼있다.

늦고 빠르고의 차이일 뿐.

우리 봄이의 해맑은 일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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