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14화 (614/846)

614화

철꾸라지의 복귀.

그 여파는 없을 수가 없었다.

뉴데일리― 「파프리카TV 사과데이 특사, 철꾸라지, 구태일, 인범 외 36명 전격 복귀」

전자신문― 「파프리카TV 사과데이, '철꾸라지와 구태일 노렸다?' 갑론을박」

인싸이트― 「파프리카TV 철꾸라지 복귀 방송 5만 명 돌파, '왕의 귀환'」

인터넷 방송계의 악의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계속 나와서 까는 맛도 찰지다.

그런 철꾸라지가 또다시 복귀를 했다.

두 번째 특별사면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개인 방송 갤러리〕

─철통령 클라스 지리는 거 ㅇㅈ?

─오늘부터 게임판도 철크루가 접수한닼ㅋㅋㅋㅋㅋㅋㅋ [2]

─철꾸라지가 전프로는 전프로인 갑네 [75] +99

─주작 막겠다며 김유식 씹새야 +1

불쏘시개가 될지는 다른 이야기다.

비난의 여론이 조성되려면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다.

이미 복귀를 마쳤다.

끝난 일이다.

이의를 제기하기에는 늦기도 했거니와.

─철꾸라지가 전프로는 전프로인 갑네

[철꾸라지 복귀 방송 캡처. jpg]

어떻게 마주작과 인맥이 있냐 ㄷㄷ

└이게 철꾸라지 클라스다

└스타판 시절에는 말도 못 걸었짘ㅋㅋㅋㅋㅋㅋㅋㅋ

└BJ에서는 철꾸가 선배다 이 말이야~

└ㅊㄲㅇ

그 이상의 사건이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어그로에는 끄떡도 없는 보라판 고인물조차 술렁인다.

철꾸라지의 복귀 방송.

엄청난 게스트가 출연했기 때문이다.

철꾸라지 본인보다 더 이목이 쏠리고 있다.

─뉴비들은 모르는 절대본좌 마주작. Fact

테란계의 임요환이라고 보면 됨

최약체 종족이었던 저그로 MSL 3회 우승

저그 유저라면 마주작한테 경외감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지 └마에스트로는 ㅇㅈ이지

└올려

└제명만 안 당했어도 이빵호랑 어깨를 나란히 했을걸?

└그 우승도 주작으로 이뤘을 거란 생각 안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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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철꾸라지는 설거지를 하던 무명에 불과하지만, 진짜라고 할 수 있는 탑클래스의 선수들도 있다.

마주작은 스타크래프트 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초―유명 선수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로든 말이다.

─마주작이 주작한 건 까도 실력으론 절대 못 까지

그 시절에 마주작 경기 봤으면 알 거임

서른 넘어서도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주작한 건 기억이 안 남?

└틀딱쉒 치매 왔누

└팩트) 스타팬 평균 연령은 30대다

└ㅊㄲㅇ

e스포츠판에 한 획을 거대하게 그었다.

2010 스타크래프트 승부 조작 사건.

? 온게임넷 스타리그 폐지

? MSL 폐지

? MBC게임 폐국

? 공군 에이스 해체

? 방송 3사 메인 뉴스 출연

? 브라질의 주작송 국내 소개

스타판은 물론 롤판에까지 영향이 남아있을 정도다.

여러 선수들이 연루되었지만 마주작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데 이견이 갈리지 않는다.

─스타팬들은 마주작 용서함?

스타판 망하게 만든 장본인이잖아

마주작이 안 꼬드겼으면 어수룩한 선수들이 가담할 생각이나 했겠냐고 └팩트) 그 전부터 망하고 있었다

└마주작이 막타 넣은 건 맞지 ㅋ

└마빡이는 살아있다!

└그만큼 마주작이 대단하다는 거임

몇몇 퇴물이나 무명들의 비행.

작은 해프닝 정도로 여겨졌던 사건이다.

적어도 스타팬들 입장에서는 그러길 바랐다.

탑급 선수였던 마주작의 이름이 들어가자 스케일이 달라진다.

그 본인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을 가담시킨 정황까지 포착됐다.

「철꾸라지. 마주작: 할 말이 있음」_ ?76, 973명 시청

대역죄인.

길 가다 칼빵 맞고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파프리카TV는 그런 인간이 한둘이 아니다.

<아이고~! 우승 상금을 가족이 다 쓰고 대출까지 받았다고요? 그게 다 마주작 형님 빚이고??>

<네,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 쌍놈인지 쌍년인지 존경하는 마주작 형님을 대신해서 제가 패드리고 싶네연.>

<어머니입니다.>

<아, 어머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탈룰라 뭔데?

―니 애미 쩔더라

―쌍년이었네

철꾸라지가 가장 대표적이다.

그의 팬덤들은 물론, 보라판 시청자들도 악역이라면 익숙하다.

아니, 선망한다.

지상파에서는 절대 볼 일이 없는 쓰레기들의 쓰레기 행위가 매력적이다.

─총정리) 마주작이 승부 조작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1. 전성기 시절 억대 연봉에 우승 상금도 싹쓸이함

2. 그걸 어머니가 관리함

3. 어머니가 다 써버리고 대출까지 받아서 마주작 빚……

4. 돈의 유혹에 넘어가 승부 조작에 가담하게 되었다고 함

└애미가 잘못했네

└족히 5억은 벌었을 텐데 그걸 다 쓰면 미칠 만하지

└우리 마주작 불쌍해서 어떡해 ㅠㅠ

└혹시 이것도 주작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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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팬이 많다.

통칭 '마빡이'.

승부 조작에 배신감을 느끼고 대부분이 떠나긴 했지만, 남은 팬들만 해도 그 수가 적지 않다.

개인 방송을 하기에는 차고 넘친다.

돌아섰던 팬들도 그의 사정을 듣고 일부 연민을 느낀다.

<무릎 수술이요?>

<제가 선수 시절부터 무릎이 안 좋았고, 이것 때문에 군 면제도 받았거든요.>

<일부러 십자인대……, 아 아닙니다!>

―본심이 나와버렸눜ㅋㅋㅋㅋㅋㅋㅋㅋ

―주작이라고 말해!

―대선배 앞이라고 떠네

―마주작이 마음만 먹었으면 면제도 주작했지 ㄹㅇ

최근의 근황.

당연하게도 죗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그의 인생에 먹구름이 제대로 드리워진 것이다.

불행은 겹쳐서 온다고 무릎까지 터졌다.

조작 사건의 변호사 선임 비용과 무릎 수술 비용을 위해 타고 다니던 차량까지 팔았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서 밖에도 못 나가고 있어서…….>

<아 그 마음 이해하죠!>

<빚을 갚을 방법이 달리 없더라고요. 논란을 무릅쓰고 파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해보려고 합니다. 실망하신 팬분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와 진짜 안타깝다……

―못 지켜줘서 미안해 ㅠㅠ

―족탁기 ON

―나가면 돌 맞는 애들끼리 잘 노네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세탁 방송.

철꾸라지의 주특기다.

여론 유도와 감성팔이를 통해 문제BJ의 민심을 회복시킨다.

물론 부족하다.

세탁기를 아무리 돌려도 구정물이 쏟아진다.

지은 죄가 커도 너무 크지만.

뚜우우우~! 뚜우우우~! 뚜우우우~!

파프리카TV.

내부에서는 논란이 안 생기도록 만들 수 있다.

논란 그 자체의 방송을 해온 철꾸라지에게는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게 결국 간단한 문제란 말이야.'

시청자=팬

프로게이머=BJ

각각 치환해서 생각하면 된다.

파프리카에는 프로게이머 출신BJ들이 상당수다.

스타판 망한 이후 할 게 없으니 BJ라도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철꾸라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방송이 자리 잡도록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누구라고요??>

<마주작 형님 알잖아?>

<아, 알죠 당연히 알긴 아는데;;>

그들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

철빡이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철꾸라지에게 반하면 생계가 위태해질 수 있다.

'아니, 설거지나 하던 새끼가.'

프로게이머 박호성.

스타판 시절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모아둔 돈도 없고, 할 줄 아는 일은 더더욱 없다.

철꾸라지와 합방을 통해 BJ로 데뷔했다.

자존심은 결코 먹고 사는 일보다 우선시되지 않는다.

<안녕하세요 마주작이에요.>

<아, 네…….>

<전부터 사과를 드리고 싶었는데 기회가 안 돼서……. 이유 여하 막론하고 사과 말씀드립니다.>

―우서?

―어색하네

―대본각

―이걸 진짜로 한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만 유도리를 발휘하면 된다.

어차피 다 지난 일이고, 이제 와서 탓해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뭐……, 마주작 님 아니었어도 스타판 수명이 다 돼가고 있었죠. 마주작 님도 사정이 있었다고 하니 사과만 제대로 한다면 다들 이해해 줄 거라고 봐요.>

그보다 중요한 건 방송.

박호성을 포함한 프로게이머 출신 BJ들은 전날에 들은 바가 있다.

〔프로 출신 BJ 단톡방〕

「제가 내일 복귀 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철꾸라지 화이팅!」

「내가 니 덕에 BJ 하고 있다. 항상 응원한다」

「그래서 한 가지 부탁드릴 게 좀 있는데」

「??」

최근 게임 방송이 대세다.

스타크래프트도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싶다.

前프로BJ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

거기에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끼워 넣은 것이다.

「마주작 아시죠?」

「모를 리가」

「그 새끼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지」

「자자~」

「화 좀 가라앉히시고 들어보세요」

마주작이 파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한다.

엄청난 어그로가 쏠리게 될 것은 자명하다.

어그로는 곧 화제성.

망해가는 스타판을 되살릴 불씨를 제공해 줄지 모른다.

'다른 선수면 몰라도 마주작이면 뭐…….'

'인성은 몰라도 실력은 확실하지.'

'시청자 빨게 해주겠지?'

현재 파프리카TV에 있는 前프로 BJ들은 변변찮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BJ란 직업의 인식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탑급 선수들은 여전히 프로씬에 있다.

상급 선수들은 코치 등 관계자를 한다.

중급 이하의 애매한 선수들만이 눈을 돌린 것이다.

마주작은 탑 of 탑.

'본좌'라 불리는 게 허락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철꾸라지의 계획에 동참한다.

<마주작 님은 어쩔 수 없네. 전성기 시절에 정말 악마의 재능이었잖아?>

<당시 경기 본 사람들은 아실 거예요~ 스타의 신이었거든요!>

<택뱅리쌍도 마주작이 자리 안 내줬으면 어림없었지.>

방송 빌드업.

前프로 BJ들에게 사과 전화를 돌린다.

그들이 용서를 하고, 일부 옹호까지 하자 여론은 급반전된다.

"슬슬 철빡이들 출동시켜서 여론까지 비비면……."

"이미 출동했는데요?"

"뭐?"

철꾸라지의 방송 매니저들도 작업을 치고 있다.

철빡이들을 조종하여 여론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철빡이 단톡방〕

「족구랑 마주작은 한 배 탄 거야」

「ㄹㅇ」

「우리 족구가 다시 파프리카 먹으려면 마주작이 필요함」

「전프로 크루 만들자 ㄱㄱ」

「이이잉~ 기모링~!」

철빡이들도 칼을 갈았다.

자신들의 주인인 철꾸라지를 최고의 BJ 자리에 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바람이 필요하다.

<같은 저그 프로게이머로서 정말 존경해 마지 않는 선배님이셨거든요.>

<영광입니다.>

<띠바 마! 까놓고 10년 전이었으면 내가 눈이나 마주칠 수 있었겠냐고!>

―그건 맞지 ㅋ

―어딜 설거지가 본좌한테 감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타판 시절 하늘 같은 선배였지 ㄹㅇ

―마주작! 마주작! 마주작! 마주작! 마주작! 마주작!

채팅창 반응도 뜨겁다.

처음의 불안했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한마음으로 마주작의 BJ 데뷔를 환영하고 있다.

<막말로 살인을 한 것도 아니자나연~>

<그렇긴 하죠.>

<벌써 5년이나 된 일이고, 스타판도 망했는데 이 정도면 교도소에서도 나올 시간입니다. 인정? 어 인정~!>

막타를 넣는다.

개인 방송은 흐름.

확실한 증거나 그럴듯한 논리 같은 건 필요 없다.

다수가 찬성을 하면 그게 곧 근거다.

철꾸라지는 그 흐름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좋아, 아주 좋아.'

간장 하나로 파프리카TV의 대통령을 해먹은 게 아니다.

여론을 주무르는 능력 하나는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자신의 복귀.

마주작의 데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다.

시작에 불과하다.

이렇게 판을 벌린 이유는, 마주작을 도와주는 건 당연히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헤헤, 바로 콘텐츠 시작할까요?>

<뭐, 뭔 콘텐츠?>

<뭐긴 뭐겠습니까~ 마빡이들이 원하는 게 뭐겠어요! 이 형님 방송 감부터 찾아야겠네.>

<그, 그래;;>

화려한 컴백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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