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23화 (623/846)

623화

마주작의 승리.

〔스타크래프트 갤러리〕

―마주작은 진짜 전설이다……

―악마의 재능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음ㅋㅋㅋ +3

―마느님 슬럼프만 안 왔으면 택뱅리쌍은 없었제 [2]

―마주작 저저전은 잘할 수밖에 없지 [115] +159

그 여파는 여론을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의 행적에 재평가와 포장이 붙는다

―마주작 저저전은 잘할 수밖에 없지

----------------------------+

이준석 검사(38)

소속 : 서울 지방 검찰청 특수 1부

주종족 : 저그

주요경력 : 2010 검찰총장배 스타리그 우승, '09전국 검사 올스타게임 MVP 등

특기 : 5드론 러쉬

+----------------------------

1. 세계 최초로 검사랑 저저전

2. 4개월간 7차 공판까지 풀세트 ㄷㄷ

3. 개X검찰맵에서 불리한 싸움을 펼쳤는데도 이 정도

└역시 우리 마느님……

└저저전을 4개월 동안 했눜ㅋㅋㅋㅋㅋㅋㅋ

└드립 거르고 열심히 한 건 티남

└마주작이 돌아왔다! 마주작이 돌아왔다! 마주작이 돌아왔다!

드립화가 되는 것이다.

그의 인성에 실망한 팬들도 있지만, 퇴물이 된 것에 정떨어진 팬들도 있다.

벌써 5년 전의 일.

후자의 팬들은 훌륭한 경기력만 볼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

"마빡이들이 열심히 스갤, 와고에 홍보하고 있습니다."

"철빡이들은?"

"걔네는 우리가 말 안 해도 알아서 하죠."

"하긴."

의도적으로 부추기기까지 한다.

심익태의 직원들이 커뮤니티의 여론을 주무르고 있다.

보라판과 달리 면역이 없는 일반 유저들.

정말로 여론이 변한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푸슉! 푸슉!

실제 경기력으로 보여주고 있으니 더더욱.

오정환팀의 두 번째 선수는 윤태주 테란이었다.

<이거는 벙커 거의 완성된다고 봐야 합니다!>

<저글링 이제서야 찍히고 있고 이건 막는다 하더라도 피해가 크겠는데요?>

12드론 앞마당을 하는 마주작을 상대로 벙커링에 나선다.

해처리를 취소만 시켜도 피해가 막대할 수밖에 없다.

'내가 무슨 콩진호인 줄 아나.'

저그 유저 태반이 뇌정지가 오는 상황에서도 침착하다.

과감하게 벙커에 신경을 끄고, 오는 마린만을 주시한다.

푸슉! 푸슉!

드론을 일렬로 펼쳐 행로를 방해한다.

조금씩 갉아먹으며 벙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다.

<마린 못 들어가게 커버하는 플레이가…….>

<이거는 진짜 마주작 선수의 드론 컨트롤이 말도 안 되게 좋았어요!>

?미쳤다

?해설들도 이제 편파 못하네?

?사람이 신을 어떻게 이김 ㅋㅋ

?전성기 벼를 탈곡시킨 게 마주작인데 ㄹㅇ

그리고 저글링이 튀어나온다.

한때 저그전의 치트키라고 불렸던 전략을 가볍게 흘려 넘긴다.

윤태주: GG

두 번째 세트까지 승리로 장식한다.

커뮤니티의 여론도 유의미하게 격변하고 있다.

―마주작 전성기 모르는 애들 필독. txt

MSL 5회 연속 결승 진출 그중 3회 우승

오프게임넷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테란맵 깔은 대회에서 다 때려잡고 우승 vs 이윤열, vs 임요환, vs 최연성 전부 학살

토스한테는 사실상 안 짐

강민: 당시 최고 고수였다. 마주작을 이길 사람이 없었다.

한동욱 : 팀내 저그들 다 마주작 보고 배우고 싶어한다

이세동 : 스타의 신, 스타의 전설이다

이빵호 : 마주작 경기만 봤다. 연습 게임이라도 제발……

전성기였던 2006년 전적이 62승 22패 승률 73.8%

이빵호보다 높았다는 거임

└그냥 유일신이었지

└까들이 아무리 까도 진짜 팩트만큼은 부정 못 함

└솔직히 마주작팬 아니었던 저그 유저 있음?

└이이잉~ 기모링~!

포장 작업은 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마주작으로서는 바라지 마지않는 상황.

'남은 건 이세동과 이빵호인가?'

택뱅리쌍 중에서도 실력적으로 1, 2위를 다투는 선수들이다.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안다.

―날아오르라님, 별풍선 7575개 감사합니다!

마주작 선수 진짜 팬이었어요 ㅠㅠ

"날아오르라 님 별풍선 감사합니다.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습니다."

?와 찐팬 등장ㄷㄷ

?숨어있던 마빡이들 다 튀어 나오넼ㅋㅋㅋㅋㅋㅋ

?경기로 보답하는 건 ㅇㅈ이지

?이러다 도장 깨기라도 하면 ㅋㅋ

아니, 차원이 다르다.

지금까지 상대한 최명훈, 윤태주와는 아예 비교할 수도 없는 선수들이다.

'솔직히 지겠지.'

마주작도 알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시뮬레이션도 돌리고, 반년 동안 열심히 연습도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따라잡을 수 없다.

전성기 시절의 힘을 빌린다고 해도 승산이 희박하다.

―이거실화냥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마틀러는 무조건 승리한다!

―밥이적으니님, 별풍선 7575개 감사합니다!

다음 상대 이세동임ㅋㅋㅋㅋㅋㅋㅋㅋ

―고스트라이더님, 별풍선 7575개 감사합니다!

누가 저그 본좌인지 보여줍시다!

적어도 시청자들에게는 환상이 만들어졌다.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변명의 여지가 있다.

'혼자 두 명을 잡았으니까.'

전략 노출이나 체력 문제.

그렇게 둘러대면 멍청한 팬들은 분명 믿을 것이다.

최종적인 승패와 상관없이 목적을 이룰 수 있다.

파프리카TV 내에서는 잘 나간다.

―폭군세동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마주작 저저전 폼 돌아왔다고 보심?

"음……, 글쎄요."

?이세동도 긴장하네

?마주작 전성기를 누구보다 잘 알 텐데

?크~전대 본좌와 현대 본좌

?진짜 명경기 나올 듯 ㅋㅋㅋ

이세동의 방송.

채팅창의 반응을 보며 씁쓸하게 웃는다.

'정말이네.'

사전에 들은 바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의 승패보다 중요한 게 있다.

상대가 어찌저찌 버티기만 해도 그럴듯한 승부가 나올 것이다.

그것이 목적.

〔오정환팀 단톡〕

「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합니다」

「할 수 있겠어요?」

오정환한테 전해 들었다.

단순히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살짝 무리한 요구이긴 하지만.

'누구한테 하는 말이야.'

자신이 바로 저그의 정점 이세동이다.

프로라고 부를 수조차 없는 인간을 상대할 수단은 정해져 있다.

푸슉! 푸슉!

경기가 시작한다.

그와 동시에 일어난 이상 현상에 채팅창이 술렁인다.

<이세동 선수가 자신의 드론을 죽이고 있습니다!>

<뭐죠? 연습 경기 아니거든요??>

?헐

?뭐지? 개꿀잼 몰카인가?

?저러면 무슨 이득이 있는데

?설마……

해설진도 당황한다.

전략이라고는 볼 수 없다.

글자 그대로 자신의 유닛을 죽이는 행위밖에 안 된다.

<장기에서 하수를 상대로 둘 때 차랑 포를 떼고 둡니다.>

<그렇죠! 차 떼고 포 떼고란 표현이 거기서 나왔잖아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짐작 가는 바가 있다.

설마 하던 상황이 진짜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대가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드론 두 마리 핸디캡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세상에 ㅋㅋ

?진짜 일부로 죽인 거야??

?'프로가 아니라'

?중의적 표현이네 ㅎㅎ

지금 하고 있는 건 경기가 아니다.

개인 방송은 임팩트와 상징성이 중요하다.

'어려운 거 시키고 있어.'

스알못 시청자들도 한눈에 알 만한 격차를 선보인다.

오정환의 아이디어.

타닥, 탁!

실행에 옮기는 건 당연히 어렵다.

그럼에도 받아들인 건 의무감만이 아니다.

'니가 아직도 프로인 줄 알아?'

스타판 모든 관계자들이 마주작을 증오하고 있다.

e스포츠의 '프로 정신' 자체를 훼손했다.

「We require more minerals. (미네랄이 부족합니다)」

마주작이 브로커를 해서 번 돈으로 방탕하게 생활할 동안 자신은 뼈를 깎는 노력을 거쳤다.

그를 추월한 건 한 땀 한 땀 쌓아 올린 결과물이다.

5년이 지난 지금.

마주작과 자신의 차이는 당시 이상으로 벌어졌다.

설사 그가 전성기 시절의 폼을 회복했다고 해도 말이다.

타닥! 타닥!

6링을 뽑아서 쳐들어가자 상대도 저글링이 나오고 있다.

해처리가 두 개다 보니 숫자부터 차이가 난다.

'시간 최대한 끌면서.'

상대는 12앞.

본진 플레이를 하는 자신보다 레어 타이밍이 느리다.

뮤탈을 먼저 뽑으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타닥! 타닥!

일부러 저글링 싸움을 해준다.

들어가는 척 연기를 하며 상대가 저글링을 더 뽑도록 유도한다.

"아, 오버로드 왔네. 나 저글링 안 찍는 거 들켰겠다."

?ㅈ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다

?저글링 존나 많은데?

?성큰 빨리 지어야 함!

그런 연기.

속아버린 상대는 닥돌해온다.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다.

드론을 두 기나 빼고 시작했다.

굉장히 타이트하게 운영하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가 관건인데.'

아니, 이미 밀리고 있다.

어림잡아도 저글링 숫자 차이가 두 배 가까이 난다.

반대로 막는다면 그만큼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저글링을 돌려 자신의 입구를 틀어막는다.

타닥! 타닥!

타닥! 타닥!

반원형으로 펼친다.

적은 저글링으로 많은 저글링을 상대하는 방법.

표면적이 넓어진다.

좁은 입구를 타고 올라오는 상대는 표면적이 작다.

'그래 봤자 지지.'

숫자 차이는 물론이고, 충원되는 수도 두 배다.

애당초 시간을 끄는 것이 목적이었다.

낼름! 낼름!

아슬아슬하게 성큰이 완성된다.

올라온 저글링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다.

타닥! 타닥!

그리고 상대 본진.

이세동은 격차를 쉽게 좁힐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드론 두 마리 시작은 그만큼 큰 패널티다.

때문에 한 가지 도박수를 뒀고.

<드론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피해가 심각한데요?!>

<저글링 두 마리로 엄청난 재미를 봤습니다.>

?이제야 봤네 ㅋㅋㅋ

?이미 개이득

?이세동 미쳤다……

?언제 저글링 돌릴 생각을 했지 ㄷㄷ

저글링을 빼면서 두 마리를 숨겨두었다.

상대가 입구를 뚫기 위해 전력을 쏟아부을 때 잠입 작전을 명령했다.

'반응이 참 느리네.'

프로 리그는 더 이상 오를 수준이 없다.

20년 가까이 된 고인물이기 때문이다.

빌드 싸움이나 컨트롤.

그런 것으로 승부가 갈리는 시대는 지났다.

기본 베이스인 것이다.

최대한으로 행하며 심리적 허점을 노린다.

타당, 탕!

타당, 탕!

바로 3뮤탈을 뽑아서 올라간다.

상대도 슬슬 스파이어가 완성됐을 것이다.

'아마 스커지 비중이 높겠지.'

다수의 저글링.

드론 손실.

십중팔구 미네랄이 부족하다.

뮤탈 싸움이면 모를까.

스커지를 상대로는 컨트롤로 비벼볼 구석이 있다.

타당, 탕!

한 방에 한 놈.

상대 뮤탈과의 거리를 벌리며 산개된 스커지를 요격한다.

?컨트롤 X발

?하나도 안 박혔어

?저게 돼??

?진짜 가지고 노넼ㅋㅋㅋㅋㅋㅋ

순수한 컨트롤 싸움.

할 여건만 된다면 자신이 이긴다고 100% 확신한다.

'현역 프로를 뭘로 보고.'

프로 레벨에서 컨트롤로 이득을 보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전황은 어느새 엇비슷하게 따라왔다.

2드론 스타트의 불리함.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이득으로 만회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다른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마주작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세동은 진짜 격이 다르네;

어떻게 드론 두 마리 빼고 저렇게 하지?

└싸면서 보는 중

└ㅇㅅㅍㄱ

└그만큼 실력 차이가 난다는 거지

└마빡이들 눈물의 비추 ㅋㅋ

갈대처럼 흔들렸던 마음.

넘어갔던 만큼 다시 되돌아올 수도 있다.

커뮤니티의 여론에 변화가 생긴다.

<일꾼 두 마리를 빼고 시작했는데! 이걸 어찌저찌 따라붙는 이세동 선수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진짜 프로가 어떤 건지 경기력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네요.>

?마주작은 가짜 프로임?

?이게 진짜다

?핸디캡 받고 발리는 마레기 수준ㅋㅋㅋㅋㅋㅋ

?X, , 불, , 마주작 네 이놈!

마주작에게 실망한다.

이세동의 화려한 플레이에 시선을 강탈당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