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화
진행된 경기.
<아~ 이세동 선수 정말 아쉽겠는데요?>
<하필 드론 세 마리가 입구를 막고 있던 바람에…….>
?아니 X발 그렇게 잘해 놓고
?개아쉽겠다
?진짜 이길 뻔했는데 ㄹㅇ
?이세동맥경화가 또
일꾼 두 마리를 뺀 불리함을 따라잡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엄청난 핸디캡.
중후반 이후로도 영향이 있었다.
아쉬운 실수까지 겹치며 패배하게 되었지만.
〔스타크래프트 갤러리〕
―그냥 마주작을 프로로 안 보넼ㅋㅋㅋㅋㅋ [12]
―4드론 했으면 이기는 거 아니냐? [2]
―일꾼 두 마리 차이가 얼마나 큰 거냐면
―정보) 이세동 저그전 승률은 73.5%다 +7
.
.
.
여파는 확실하게 있었다.
커뮤니티의 여론에는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냥 마주작을 프로로 안 보넼ㅋㅋㅋㅋㅋ
드론 두 마리 스타트면
해처리 하나 주고 시작하는 거랑 같은 건데
그걸 컨트롤로 역전 직전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미쳤더라
└저글링 두 마리 뺀 판단이 미쳤음
└이겼으면 평생 흑역사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은 프로급이면 절대 이런 일 안 일어남 ㅋㅋ
'진짜' 경기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세동과 마주작의 실력 차이.
시청자들이 상상하는 이상이었다.
그것을 적나라하게 본 것이다.
<아니, 져도 어떻게 그렇게 지지.>
<우서?>
<동맥경화로 졌는데 어떻게 안 웃어~>
?웃음벨ㅋㅋㅋ
?이건 못 참지
?그래도 이번엔 짧았다
?신재욱전이 ㄹㅇ 레전드
하지만 패배는 패배.
팀이 수세에 몰린 것은 사실이다.
팬들 사이에서 아쉬운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굉장히 훌륭한 경기를 펼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바뀌는 건 아니거든요?>
<맞습니다. 오정환팀은 남은 선수 카드가 한 명밖에 없어요.>
?그냥 제대로 하지
?이러면 빵호 혼자 다 잡아야 되네
?격의 차이는 제대로 보여준 듯
?팩트) 졌다
다음 선수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경기를 해설하는 해설진들의 입장도 난감하다.
승부조작팀이 이기기라도 하면 후폭풍이 어마어마할 수 있다.
기자들은 자극적인 제목 선정을 좋아한다.
마지막 선수의 선전에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다.
이빵호가 담담하게 손을 풀고 있다.
―코인사지마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한 판만 지면 지는 건데 웃음이 나옴?
<그러게요. 웃음이 나오네.>
?뉴비들 어리둥절행
?익듁하니까
?어이가 없어서?
?아 팀이 3 대 0으로 지면 당연히 웃어야지 ㅋㅋ
많이 경험해 본 상황이었다.
* * *
불안으로 시작했던 경기.
마주작 : GG
하나둘 결과가 나오며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된다.
더 이상 쫓아가는 입장이 아니다.
김참호 : GG
박찬우 : ㅎㅎ
사냥하는 입장이다.
3세트를 연속으로 잡으며 역스윕의 직전까지 왔다.
'X발!'
4세트에 임한 진영욱은 어이가 없다.
이빵호가 잘한다는 건 안다.
자신들이 더 이상 프로가 아닌 것도.
퍼엉! 퍼엉!
하지만 일꾼 두 기다.
핸드캡을 가지고 시작했다.
더군다나 동족전은 변수가 크게 없다.
빌드 싸움에서 절반을 먹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30~40초 느리게 시작하는 상대는 무조건 밀릴 수밖에 없는데.
<이빵호 선수의 특기죠! 자로 잰 듯한 탱크 컨트롤!>
<언덕 밀어내는 데 성공했고, 이렇게 되면 7시 멀티까지 먹겠는데요?>
?와
?이걸 밀어내네
?이빵호 테테전은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
?테테전 시간 제한 만들어야 된다
장기전으로 끌고 들어간다.
맵을 절반으로 가르고 차근차근 자신의 영역을 넓혀서 상대의 숨통을 조인다.
퍼엉! 퍼엉!
이후로는 특기인 운영과 생산, 그리고 컨트롤 싸움.
그 모든 부분에서 상대보다 앞선다는 확신이 있다.
'…….'
당하는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딱 뛴다.
어느샌가 유리함이 사라지고 게임을 이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이걸 지네
?진영욱도 절대 못하는 선수가 아닌데
?그냥 클라스가 다름
?ㄴㅏㄱㅏ
오기가 되어버린 자존심.
최대한 버티고 버텨보지만 의미 없는 늦게 지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진영욱 : GG
0 대 3으로 불리했던 경기를 뒤집는다.
이빵호가 홀로 마주작과 나머지 세 명을 전부 잡아낸다.
<이빵호 선수 4연승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팀이 막다른 골목까지 몰린 상황이었는데 긴장되거나 하지 않으셨나요?>
<아뇨, 선수 시절에 자주 해봐 가지고.>
?코건 맞지
?자주ㅋㅋ
?킅팬들이 미안해
?아무튼 이겼으면 됐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결과.
이빵호 세 글자로 설명이 되다 보니 특별히 놀랄 것까지는 없다.
―이빵호가 3 대 0인 상황에서 웃는 이유
혼자 4판 할 생각에 싱글벙글한 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다
└괜히 소년가장이 아니지
└슼 최강 라인 도택혁명을 40분 만에 처리했던 이빵호 ㄷㄷ└역시 갓은 다르다……
그렇기에 더 의미가 있다.
조금 잘하는 전프로와 진짜 프로의 차이.
매우 알기 쉽게 머릿속에 때려 박아준다.
〔PGR22〕
―이빵호의 경기력은 언제 봐도 소름이 돋네요 [30] +12―지긋지긋한 테사기(?) 논쟁. 이게 다 이빵호 때문이다 [25] +17―이빵호 선수에게 고맙습니다 [15] +3―김연아가 트리플 악셀을 성공해도 이빵호라면 모른다는 소리가 있었죠 ㅎㅎ [31] +20.
.
.
아재들의 커뮤니티도 싱글벙글.
자신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결과가 나왔다.
―김연아가 트리플 악셀을 성공해도 이빵호라면 모른다는 소리가 있었죠 ㅎㅎ킅팬들이라면 기억하실 겁니다 킅이 노인정이 돼서 네임드만 있지 실질적인 전력이 없었는데 이빵호가 소년가장으로 역스윕 많이 일구어냈죠
승부조작범들이 대수겠습니까 ㅎㅎ
└킅은 원래 0 대 3부터 시작 아니었나요? ㅋㅋ
└사실 팬으로서 속상했었는데 지나고 보면 추억이……
└저는 이세동이 드론 뺄 때부터 혹시 했었습니다
└애초에 상대로 안 봤던 거죠~
승부조작범들을 확실하게 발라버린 것이다.
그것도 프로 대접을 해주지 않으며 말이다.
<아니, 어떻게 진짜 한 놈도 못 이기냐!>
<형이 해봐요.>
<충격이긴 하다. 리플 보고 싶다. 일꾼 두 마리 뺐는데 지네…….>
승부조작범들도 난리가 난다.
경기의 승패를 떠나서 자존심이 작살이 나버렸다.
이래 봬도 전프로 나부랭이.
일반인과 다른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
특히 마주작으로서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몇 년 동안 해온 노력.
적어도 턱밑까지는 좁혔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전성기 시절에는 다 아래로 봤다.
?BGM이 칙칙해요
?암픽킹유~ 유노아원트~ 아이원츄 주작작 주주작! 주작작 주주작!
?아 한 곡 안 트냐곸ㅋㅋㅋㅋ
?주작작 주주작! 주작작 주주작!
채팅창에서는 댄스 파티가 펼쳐지고 있다.
경기 패배를 조롱받는다.
계획대로였다면 패배해도 됐다.
이미 2승을 챙겼고, 보여줄 만큼 보여줬다.
'아니, 이 뭐 병…….'
상대가 일꾼을 두 마리 뺐다.
상상치도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마주작도 그것이 얼마나 큰 핸디캡인지 안다.
프로는 고사하고, 아마추어한테나 해볼 만한 시도.
그렇다.
자신을 같은 프로라고 보지 않는다.
의미를 알고 있기에 충격도 더할 수밖에 없다.
'아오 주작충 새끼들이 그럼 그렇지.'
철꾸라지도 어처구니가 없다.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실제 성적도 받쳐주는 선수들.
하지만 실상은 일꾼 두 마리를 빼고도 지는 수준이다.
―철빡이69호님, 별풍선 109개 감사합니다!
철꾸가 진짜 프로의 격을 보여줘야 하겠네 ㅋㅋ
<109개 감사합니당 앙 기모띠!>
?주작충들이 그럼 그렇지 ㅉㅉ
?일꾼 두 마리를 떼주는데 못 이기는 게 말이 되냐
?철꾸라지가 출격한다!
?여유 보소
자신은 그조차 못하는 팔푼이라 그렇지.
프로 시절에는 눈깔 마주치는 것도 허락받지 못했다.
'쓰레기는 쓰레기의 전법이 있다 이거야.'
그렇기에 더 해볼 만한 수단이 있다.
자존심이고 나발이고 다 버린다면 승산을 논할 수 있다.
<엽떼여?>
<예, 철꾸라지 님! 3 대 0 상황에서 3 대 4로 몰리셨어요.>
<즈즈즈, 즈기요? 지금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세연? 그런 거세연??>
<일단 형식상 진행해야 하는 인터뷰거든요.>
?박캐 웃참 ㅋㅋ
?이건 못 참지
?꼬시다 꼬셔~
?어떻게 4명이 다 질 수 있냐고!
전화가 연결된다.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제가 한 가지만 말씀드릴게연.>
<네!>
<이빵호 선수가 일꾼을 두 마리 빼고서 게임을 하고 계신데 굉장히 불만이 많습니당.>
<오.>
지난 경기를 되돌아보는 장이기도 하다.
무려 일곱 경기.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화제가 이어지는 이유가 있다.
「스타) 스타멸망전. 스타 멸망전 철꾸라지팀 vs 오정환팀」_ ?216, 891명 시청「스타) 오정환. 스타판의 미래를 건 승부가 되었습니다」_ ?61, 891명 시청
「스타) 철꾸라지. 스타 멸망전 철꾸 출격합니다!」
_ ?35, 891명 시청
소문이 소문을 낳으며 점점 더 몰려온다.
스타판의 잠재적 시청자 수는 대한민국의 인구수에 비례한다.
스토리가 생길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더욱 좋다.
그러한 관심과 시청자들의 이목을 이용한다.
<저는 앞서 나온 선수들보다 실력이 확실하게 딸리기 때문에! 일꾼을 네 마리 빼주시길 바랍니당. 그리고 가능하면 비전도 켜주세연!>
<거의 장 떼고 포 떼고 졸까지 다 떼달라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빵호 선수가 수용한다면 전대미문의 경기가 나올 것 같네요.>
?미친놈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심 ㅇㄷ?
?이게 전프로의 자존심이냐
?대가리도 딸리는 거 같은데??
파프리카TV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재미.
그것도 자극적인 방향이다.
승패가 가지고 올 영향은 관심 밖의 일이다.
'수용하지 않을 수가 없을걸?'
설사 방금의 인터뷰를 보지 않았더라도 시청자들이 득달같이 달려가 전했을 것이다.
최소한 유리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그 이상.
철꾸라지도 멸망전을 괜히 받아들인 게 아니다.
사전에 한 가지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기 때문이다.
〔심익태〕
「홍 이사님께 직접 들은 정본데」
「유리한 맵으로 선정해 준다고 하더라고」
심익태의 인맥.
자신도 얼굴만 한 번 살짝 본 높으신 분들과 연결이 되어있다.
멸망전은 공식 리그가 아니다.
파프리카TV에서 단독으로 주최한다.
맵 선정 등의 세세한 부분은 틀 수가 있다.
이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천방지축빵호님, 별풍선 109개 감사합니다!
4일꾼에 비전은 너무 에바참치인데?
<저도 그 정도의 핸디캡은 해본 적이 없는데 당황스럽네요.>
?맵핵까지 켜달라는 건 진짜
?재미는 있을 듯
?거의 예능 경기 해달라는 건데?
?저그가 ㅄ이 아니고서야 질 수가 없지 ㅋ
이빵호의 입장에서는 헛웃음이 나온다.
일꾼 두 마리를 빼고 한 것도 말이 안 되는 핸디캡이다.
더 이상은 아예 경기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받아들인다.
<4일꾼 비전은 너무……, 말이 안 될 것 같고 3일꾼에 비전 추가해서 한 번 해보겠습니다.>
?이걸 해버리네 ㅋㅋㅋ
?진짜 이빵호니까 가능하다 ㄹㅇ
?이러다 지면 대회 끝남
?오정환 스타 일반인인데
애당초 들은 바가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공식 대회가 아니다.
경기의 승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방송을 할수록 경기가 진행될수록 와닿는다.
선수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이 나를 부려 먹다니 아주 건방진 녀석이야.'
이제는 BJ들의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