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4화
<머기업 봄이>
먹방이 진행되고 있다.
우적우적!
우적우적!
메뉴는 평범한 떡볶이.
하지만 먹고 있는 사람도, 그 양도 보통 비범하지 않다.
<너무 맛있어요. 너무 행복해요!>
―봄이야……
―무일푼 먹방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먹으면 ㅇㅈ이긴 한데
―떡볶이 흡입 ON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소녀다.
사람 몸통만한 철판에 담긴 떡볶이를 먹고 있다.
완벽한 미스 매칭.
테이블 위에 놓인 전자시계가 긴박감까지 선사한다.
[17:05]
다량의 쌀떡.
다량의 만두.
소량의 김말이.
어묵, 대파, 소시지, 계란 etc
후루룩~!
그리고 라면.
군침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소녀의 입술로 빨려 들어간다.
<탄수화물은 시간이 지나면 불기 때문에! 먼저 먹어야 하는 거예요. 국물은 남겨도 된다고 한 거예요~>
―오오
―봄이 똑똑해
―입가 좀 닦아가면서 먹어 ㅋㅋ
―행복한 표정 봐
결코 적지 않은 양이다.
자신만의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는 소녀를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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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떡볶이 1인 완판 시 꽁짜!! (20분)
But!! 실패 시 20, 000 벌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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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린 것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딱히 무겁지도 않지만 도전 그 자체에 의의가 있다.
우적우적!
우적우적!
귀엽기 때문이다.
햄스터처럼 볼따구를 가득 채우고 필사적으로 턱을 움직인다.
제한 시간 내에 먹어야 한다.
뱃속의 밀가루가 불기 전에 넣는 것이 효율적이다.
웁웁!
그렇게 빨리 먹다 보면 목이 막힌다.
눈물을 글썽이는 소녀의 모습에 걱정되던 것도 잠시.
<크아~! 이게 사람 사는 맛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쿨피스 맛있겠다
―떡볶이와 쿨피스로 살 수 있는 행복!
―이 맛에 봄이 봄 ㅎㅎ
행복한 표정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전투에 나선다.
만두와 김말이를 학살해버리고 있다.
우적우적!
우적우적!
걸신들린 듯이 먹어 치운다.
大자보다 한 단계 위의 사이즈.
다메요 떡볶이의 명물인 괴물 떡볶이를 무찌르는 데 성공한다.
<도전 시간 20분 중에 2분 35초 남아서 17분 25초 나왔습니다!>
<성공한 거예요?>
<그런 거예요!>
<야호!>
가게 직원에게 인증도 받는다.
2만 원 가량의 떡볶이를 공짜로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성공하신 분 게시판에 올리려고 하는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후후, 되는 거예요.>
―장하다 봄이
―우쭐!
―괴물 떡볶이 해치운 여자라 이 말이야~
―와 이걸 다 먹네
그 이상의 상징적 의미도 있다.
콘텐츠.
경쟁적인 구조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불타오르게 만든다.
『봄TV』 구독자 155만명
「(ENG SUB) 봄식당6. 봄이 vs 괴물 떡볶이ㅋㅋ」 ― 조회수 310만회 · 1주 전
봄이의 입장에서는 그저 떡볶이가 먹고 싶었던 일.
유튜브에 올라가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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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1시간 전
떡볶이녀한테 떡볶이 4인분은 우습짘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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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댄스 1시간 전
괴물 떡볶이를 해치운 봄이 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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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고양이 1시간 전
07:17 얼굴은 엄청 작은데 입은 완전 커……ㅎ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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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은 대중적인 콘텐츠가 되었다.
BJ 혹은 유튜버들은 저마다의 주력 콘텐츠들이 있다.
하지만 요지는 결국 먹는 것.
'먹방'이 가지는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가 다메요 떡볶이인가요?"
"괴물 떡볶이 있다고 해서 왔는데!"
"예, 제대로 알고 찾아오셨습니다~ 주문 도와드릴게요."
푸드 챌린지.
제한된 시간 내에 음식점이 제공한 음식을 남김없이 먹을 경우, 음식 가격이 면제되거나 상금이 주어지는 이벤트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기존과는 다른 느낌의 먹방에 흥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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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튜브님이 고정함
떡볶이짱 3일 전 乃892
안녕하세요 다메요 떡볶이 점주입니다!
너무 예쁘게 편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영상 보시고 찾아오시는 손님분들 많으신데
봄튜브 구독자라고 하시면 음료수라도 하나 더 챙겨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방문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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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파티 3일 전 乃50
│저도 봄튜브 보고 들렀습니다
│사장님 번창하세요!
└───────────
│이도연 3일 전 乃50
│공짜 손님도 응원해주시는 사장님 인성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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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입장에서도 개이득.
푸드 챌린지를 서비스하는 이유는 벌금이 목적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미끼 상품의 역할이다.
신기해서라도 한 번 와보지 않을까?
봄튜브에 나오며 엄청난 홍보가 되고 있다.
가게 주인으로서는 싱글벙글하다.
"괴물 떡볶이 하나 주세요!"
"아, 네…… 촬영하시려고요?"
"예, 뭐 안 되나요?"
"안 될 건 없는데 다음부터는 먼저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고 준비되는 대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러한 선순환.
유튜버들에게는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먹방에 도전 정신을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로 말이다.
〔유튜브 갤러리〕
─봄튜브 새 콘텐츠 신박하네
[괴물 떡볶이 캡처. jpg]
다 먹으면 공짜 or 남기면 벌금
도전해서 꾸역꾸역 먹는데 졸귀임ㅋㅋ
└그래서 성공함?
글쓴이― ㅇㅇ
└아 이런 식당 가끔 있지
└다음 콘텐츠 대세는 이거냐?
먹방판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앞서가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 레이더에 딱 걸려든 것이다.
─푸드 챌린지가 다음 대세가 될 거라고 본다
요즘 먹방 대세 뭐임?
많이 먹는 거 ㅇㅇ
그리고 다음 대세 뭐임?
맛집 탐방 다니는 거 ㅇㅇ
이 두 가지를 합쳐 놓은 게 푸드 챌린지라 이 말이야~└아 김먹방이 하던 거? ㅋㅋㅋㅋㅋㅋㅋㅋ
└김먹방 거르고 맛집 콘텐츠는 인기 많음
└이걸 또 봄튜브가 캐리하네
└많이 못 먹는 게 한이다……
새로운 콘텐츠.
안 하고 싶은 크리에이터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은 힘들고, 기존 시청자들이 호불호 등 리스크가 따른다.
유명 유튜버의 것은 보증이 돼있다.
흥행을 하고 있으니 좋아 보이기도 한다.
봄튜브의 '푸드 챌린지' 콘텐츠가 유행을 타게 된다.
「먹방남) ?먹 방? 괴물 대왕피자 제한시간 10분! 도전먹방ㄷㄷ」 ― 조회수 15만회 · 5일 전
「벤츠) 대왕점보우동 도전먹방!! 점보닭다리까지 15분 내에 다 먹으면 공짜!?」
― 조회수 57만회 · 2일 전
「꾸요꾸요) 상금 100만원! 5.5Kg 역대급 대왕닭칼국수 도전먹방! 신기록 도전!」
― 조회수 23만회 · 3일 전
먹방판 1위.
봄튜브는 그럴 만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그녀의 왕좌를 위협한다.
* * *
우리 봄이.
─아기돼지봄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봄이 몰래 맛있는 거 먹고 다녀요!
"저도 해당 정보는 입수했습니다."
―이걸 들키네
―공짜로 먹음ㅋㅋㅋㅋㅋ
―봄이 또 통제야?
―은근히 잔머리 잘 굴려~
수능이 끝나고도 잘 지내고 있다.
단 한 가지, 영양소 보급 측면만 빼놓고 말이다.
'사람이 궁지에 처하게 되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봄이도 나름대로 묘수를 하나 찾아낸 것이다.
"봄이야."
"저는 무죄예요."
"시청자들의 제보가 있었는데?"
"제가 먹은 음식은 빵 원짜리였어요."
ㅋㅋ
푸드 챌린지를 다니고 있다.
성공만 하면 공짜로 음식을 먹는 게 가능하다.
'보는 입장에서도 재밌고.'
양이 엄청나게 많다.
단순히 곱빼기 정도가 아니다.
일반인들은 시도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듯, 굶주린 봄이도 이판사판으로 시도한 것이다.
훌륭하게 먹어 치웠다.
"그래, 많이 먹고 그만큼 운동 열심히 하면 돼."
"차라리 운동을 시키세요."
―봐줘?
―봄이 서러웠어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푸드 챌린지를……
―갈굴 줄 알았는데 ㄲㅂ
나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 봄이도 자체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우연이든 아니든.'
과정은 의외로 중요하지 않다.
대부분의 발명과 발견은 우연의 산물이다.
콘텐츠도 계획적인 것보다, 즉흥적인 것이 인기를 끄는 일이 흔하다.
소위 말하는 끼와 재능이다.
〔봄이사냥개〕
「푸드 챌린지 반응이 엄청 좋은데요」
「이걸 장기 콘텐츠로 짜도 괜찮을까요?」
―좋으면 해야지
「감사합니다!」
「보고서로 정리해서 올려볼게요」
하지만 한 번의 신선함에 그칠 수 있다.
1세대 BJ와 유튜버들이 대부분 잊혀진 까닭.
'결국 규모가 커질수록 기업화를 해야 돼.'
무슨 건물을 차리고, Flex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체계적인 구조를 갖춰야 한다.
사람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할 수는 없다.
캐릭터와 아이디어를 토대로 계획을 짜는 것.
―사무실은 어때?
「에어컨도 잘 들어오고 좋습니다!」
「근데 직원들이……」
―왜
「저보다 나이가 많아서」
「고참 노릇하는 게 서먹하네요」
직원의 존재가 필수 불가결하다.
봄이사냥개 외에도 몇 명 고용했다.
전부터 필요성은 느꼈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도 그럴 게.
'일 절대 열심히 안 해.'
스타트업의 현실이다.
대기업으로 가는 관문 정도로 생각한다.
아니, 내가 직원이어도 그럴 것이다.
기왕 취직할 거면 번듯한 데 해야지.
―니가 봄튜브를 키웠는데
―먹방 1위 유튜브를 니가 만들었는데 자신감 못 가질 게 뭐야?
「ㅇㅎ……」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업무에 적극적이지 않다.
월급 루팡만 양산하기 일쑤다.
'자기 일처럼 나서주는 직원 한 명만 있으면.'
업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급여나 복지는 내가 신경 써줄 수 있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선임 직원의 역할이 크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봄이사냥개는 든든하다.
우리 봄이의 충신으로서 물심양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봄튜브 급성장의 비결.
내가 방향성을 잡고, 봄이가 열심히 먹고, 사냥개가 열심히 편집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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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멸망전 준비 비하인드 feat. 택뱅리쌍」 ― 조회수 81만회 · 1일 전
물론 나의 유튜브는 나의 유튜브대로 성장하고 있다.
특별히 조급해 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아직 물은 들어오지도 않았어.'
개인 방송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건 2015년.
그리고 유튜브는 2016년을 시작으로 본다.
나로 인해 조금 앞당겨지긴 했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한참은 남았다.
너무 앞서가는 것도 좋지 않다.
시대에 앞서간다고 반드시 그만한 영광을 누리는 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눈치 없는 인간이 될 수도 있다.
아장아장
적당히 빠르게 갈 것이다.
우리 봄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말이다.
"우리 봄이 어디 가?"
"후후, 들으면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물어봐 주길 원하는 거야?"
"그런 거예요~"
―봄이 딱 걸림ㄷㄷ
―예쁘게 하고 어디 감?
―맛집 레이더 가동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친 만나러 가네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정말 예쁘게 크고 있다.
풀떼기만 먹였더니 금세 얼굴이 반쪽으로 돌아왔다.
음식 통제도 살짝 풀어주자 싱글벙글.
언제 한번 또 조질 생각에 나도 싱글벙글하다.
사람은 살짝 행복할 때가 가장 좋다.
위풍당당한 봄이의 머리를 쓰담쓰담 해준다.
"그래서 어디 가는데?"
"디진다 돈까스 먹으러 가요!"
"봄이가 디지는 거 아니야?"
"둘 중 하나는 오늘 디지는 거예요~"
봄튜브와 봄이가 무럭무럭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