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3화
매주 목요일 저녁에 방영된다.
CBS― 「또 대박 났네…… '천종원의 로컬푸드'의 인기 요인 둘」
MBG― 「‘로컬푸드'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다는데 [TV보고서]」
연합뉴스― 「천종원 효과 통했다! '로컬푸드', 2회 만에 목요 예능 전체 1위」
천종원의 로컬푸드는 절찬리에 흥행하고 있다.
최근 음식 예능 트렌드에 부응했기 때문이다.
솔직담백하다.
식재료를 다루는 즐거움을 알려준다.
기존의 요리 방송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종격투기 ― 「로컬푸드가 기존 음식 예능보다 재밌는. EU」
樂 SOCCER ― 「천종원은 방송 나오는 셰프들처럼 거짓말 안 함」
도탁스(DOTAX) ― 「설탕<< 솔직히 사랑하면 추천 ㅋㅋ」
일반 시청자들 사이에서 큰 호평을 받는다.
소위 말하는 대세 예능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요즘 주위에 로컬푸드 보는 사람 많네
친구 중에 강원도 사람 있는데 나한테 보라고 겁나 재촉함ㅋㅋ└친구가 있다고? 주작이네
글쓴이― 아 ㅈㄹㄴ
└감자국 살면 감자 좀 보내 달라고 해요
└천종원 센스 쩔었음ㅋㅋㅋ
하지만 그 말이 출연자 모두가 스타가 됐다는 소리는 아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
모든 예능에서 생기는 반응이다.
주목받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존재한다.
─로컬푸드 오정환 나온다고 해서 봤는데……
비중이 생각보다 많이 낮네요
아직 예능을 적응 못 한 건가
└아무래도 인방과 지상파는 다르죠
└못하는 건 아닌데 캐릭터가 없는 느낌?
글쓴이― 저도 그렇다고 봅니다!
└혼자 다 하는 BJ라서 합동 방송에는 적응이 안 되는 듯~
한 프로그램이 뜨면 애청자가 생긴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출연자들을 품평한다.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
한 출연자에 대한 것이었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크다.
〔개인 방송 갤러리〕
─예능 진출한다고 꼴값 떨던 BJ 근황ㅋㅋㅋㅋㅋㅋㅋ [51] +72─오정환<< 얘 왜 분량 없음? ㅋㅋ
─슬슬 '그 새끼' 졸업한다고 보면 개추 [38] +102
─로컬푸드 잘 나가는데 오정환은 공헌이 없음
.
.
.
특히 개인 방송 갤러리.
이러니저러니 설레발이 있었다.
파프리카TV BJ가 지상파에 진출한다고?
─예능 진출한다고 꼴값 떨던 BJ 근황ㅋㅋㅋㅋㅋㅋㅋ
[로컬푸드 오정환 캡처. jpg]
예능감 존나 없음
시청자 게시판에서도 이 새끼 평 안 좋음ㅋㅋ
└예능감 존나 없음
└그냥 무미무취임
└그릇이 보이는 거지 ㅋ
└얘 빼고 여자나 넣어라 여자 마렵다
그것을 아니꼽게 보는 세력도 있다.
타 BJ들의 팬덤.
안 그래도 배가 아프던 참에 깔 거리가 생겼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노를 젓는다.
최근 잘 나가는 오정환을 깎아내리기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슬슬 '그 새끼' 졸업각 보인다고 생각하면 개추
나부터 ㅋㅋ
└졸업이 뭐냐?
글쓴이― 하차 ㅄ들아
└김군 들어갔으면 먹방 담당이라도 했는데 그 새끼는 노쓸모임ㅋㅋ└쿤견 새끼들 개나대네
비방글이 쉴 새 없이 올라온다.
개인 방송 갤러리는 팬덤들에 의한 혈투가 항상 치열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오정환.
아무런 근거도 없이 깔 수 있을 만큼 만만한 대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신이 난다.
─오정환이 캐릭터 없다고 까이는 이유를. Araboza
천종원= 셰프, 전문 지식, 얘 없이 방송 돌아감?
윤세영= 개그 담당, 분위기 메이커
김해철= 비주얼, 예능잼, 깔끔킹 (위생)
오정환= 요리 애매, 예능 애매, 분위기 애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먹방 유튜버로 나왔으면 최소 잘 먹기라도 해야 평타 치는데 이 새끼 먹는 것도 깨작깨작 처먹음└오정환은 애초에 요리 유튜버지 먹방 유튜버는 아닌데?
└결국 다 평타는 친다는 거잖아 억까 수준ㅋㅋㅋㅋㅋㅋ└삐빅! 환견들이 거품 물고 달려들 게시글입니다
합리적으로 깔 수 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비평.
시청자라면 응당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논리가 빈약한 것도 아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얻고 있는 이야기다.
「국내산 치즈에 강원도 감자를 돌돌 뭉친 치즈감자봉!」
그렇게 만들고 있다.
편집이라는 과정을 통해 말이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오해를 할 만도 하다.
<맛있다!>
<감자가 포슬포슬해서 입안에서 살살 녹아!>
<근데 이거……, 치즈에 기름까지 있으니까 좀 느끼하다.>
실제 방송.
출연진들이 치즈감자를 먹는다.
느끼하다는 감상이 나오기가 무섭게.
「느끼한 맛을 잡아줄 만능 소스!」
화면이 포커스된다.
케찹처럼 보이는 붉은 소스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아끈다.
<맵단이네!>
<이거 느끼한 치즈감자에 잘 어울리겠다.>
출연진이 콕 찍어서 먹는다.
중간 과정이 있었지만 생략돼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과 천종원이 좋아하는(?) 설탕이 합쳐진 만능 소스!」
오정환의 대사는 자막으로 간단하게 넘어간다.
소스니까 비중이 적다는 느낌.
천종원이 만들었다는 직접적인 설명은 없다.
흐름상 그렇게 인식돼버린다.
<치즈감자봉 사세요!>
<천종원 선생님이 직접 개발하신 겁니다~>
메뉴 개발 다음은 판매의 시간이다.
출연진이 휴게소에서 직접 가게를 운영한다.
강원도 현지에 놀러 온 관광객들에게 판매를 하는 것이다.
홍보 효과를 자연스럽게 낳는다.
<이거 김해철이 만들었대!>
<정말?>
<너무 맛있게 생겼다 사진 찍어야지~>
당연하게도 호평이 쏟아진다.
연예인이 만든 음식.
심지어 촬영 중.
일반인은 흔히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무엇보다 음식 자체도.
와삭!
튀김옷이 부서지며 맛있는 소리를 연출한다.
시각적인 맛까지 +된다.
<천종원 선생님이 개발한 거라고? 와…… 먹고 싶다.>
<우리 화장실만 들렀다가 빨리 가야 돼.>
<자기가 먹여주면 안 돼?>
<이 철없는 양반아!>
그렇기에 생기는 불편함도 있다.
약간 묵은 부부가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동시에 화면이 줌아웃된다.
강원도 고속도로 코너길에 위치한 휴게소.
쌩쌩!
차들이 쌩쌩 다닌다.
여유로운 차도 있지만, 급하게 가는 차량도 존재한다.
「갓 튀긴 치즈감자봉」
「갓 튀긴 양미리 꼬치구이」
천종원이 개발한 메뉴들.
다 한 손으로 잡고 먹는 튀김이다.
운전자 입장에서 취식하는 것이 힘들다.
<선생님! 간단한 메뉴는 없냐는데요?>
<없어유~>
<아쉽네……. 저분들도 천종원 선생님 팬이라는데.>
<없으니까 만들어야쥬~>
기다렸다는 듯이 신메뉴가 등장한다.
현장에서 바로 만드는 창작 요리.
「레시피를 조금 바꿔주기만 하면 완성☆」
치즈감자봉을 만들던 감자 반죽에 전분과 우유를 붓는다.
한 입 크기로 반죽을 떼어낸다.
치이익……!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굽는다.
간장 소스를 살짝 발라주자 침이 넘어간다.
<와 이거 너무 맛있다!>
<떡 같네 떡.>
<일본식 감자떡이에유~>
<이건 식어도 맛있겠는데요?>
일본식 감자떡 이모모찌가 즉석에서 탄생한다.
출연진들이 감탄을 쏟아낸다.
한 손으로 가볍게 집어먹을 수 있다.
떡의 특성상 식어도 맛이 있다.
바쁜 운전자들 맞춤형 메뉴를 만든 것이다.
얼핏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정환 아이디어죠."
"그래서?"
"아뇨, 그냥……."
CBS 기획 3팀.
회의를 가지고 있다.
한국 예능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뉘어서 만들어진다.
기획을 하는 프로듀서.
연출과 편집의 디렉터.
실제 영상을 뽑아내는 촬영 감독.
'오정환이 능력이 있는 건 알고 있어.'
그리고 이를 총괄하는 PD.
편집 단계에서 오정환의 비중을 줄인 것은 정관우의 판단이다.
"그대로 진행해도 반응 괜찮지 않았을까요?"
"어휴."
"?"
"너는 그러니까 PD가 못 되는 거야."
"……."
고참 스태프의 한심한 발언.
자신이라고 딱히 출연자들을 차별하는 게 아니다.
'한 하늘에 태양이 어떻게 두 개가 있어.'
프로그램을 흥행을 위한 합리적인 계산이다.
'천종원의 로컬푸드'는 천종원을 위해 만들어졌다.
다른 요리 잘하는 캐릭터.
존재하지 않는 편이 시청자 입장에서 몰입하기 쉽다.
캐릭터가 명확하다.
"너는 모든 시청자가 643화부터 정독할 거라고 생각하냐?"
"어……."
"제작자는 그러길 바라지. 그런데 시청자는 아니라고."
오정환도 능력이 있다.
촬영분을 모두 체크한 정관우도 조금 아까웠을 정도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천종원은 2004년부터 방송 활동을 해왔다.
한 기업의 CEO로 영향력까지 있는 사람이다.
그에 반해 오정환.
이제 겨우 첫 방송이다.
1인 미디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가진 방송사 입장에서는 우습게 보인다.
섭외한 목적 자체가 화제성에 의미를 두었다.
"오정환 입장에선 좀 아쉽겠네요."
"아쉬울 게 뭐 있어."
"네?"
"방송이라는 게 쉬운 줄 알아? 다 그렇게 성장하는 거지."
천종원이라고 처음부터 레드 카펫을 걸었을 리 없다.
10년 동안 방송가에서 천천히 눈도장을 찍었다.
그 정도의 재능을 가진 사람조차 말이다.
오정환이 재능이 조금 있다고 해도 이곳은 한국 방송의 중심이다.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 것처럼 해야 우리가 띄워줄 생각을 해보는 거지.'
방송사가 절대적인 갑이다.
유명 연예인들조차 설설 긴다.
방송가에서는 상식과도 같은 일.
업계 동향을 모르는 오정환은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성급하게 항의를 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럼 그런 느낌으로 진행 계속 해보겠습니다."
"그래, 귀찮게 하지 말고."
"네!"
그렇게 보일 뿐이다.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방송의 속도감을 위한 편집이었다.
그럴싸한 명분도 가지고 있다.
'방송사를 상대로 대들면 지만 손해지.'
바보가 아닌 이상 눈치챌 것이다.
바보라면 바보인 대로 다룰 수 있다.
적당히 단물을 쪽!
방송 흥행을 위한 화제성만 빨아내면 그만이다.
예능은 원래 잔인하다.
* * *
지상파 데뷔.
─지나가던약손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 카메라가 너무 안 찍어줌 ㅠㅠ
"그러게요. 더 잘할 자신 있는데."
―신인이라고 무시하는 거지
―너무 병풍됨
―접고 방송하자!
―진짜 왜 해줌?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하지만 비교를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있을 수밖에 없다.
'뭐, 할 말은 있지.'
거의 씨지맥 급으로 말이다.
방제에 할 말이 있음! 달고 두서없이 떠들고 싶다.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
설사 억울한 것이 있어도 꾹꾹 눌러두는 편이 좋다.
―억빠 오지네
―그냥 예능감이 없는 거짘ㅋㅋㅋㅋㅋㅋㅋ
―팩트) 김해철은 밥 먹듯이 한다
―천종원이랑 컨셉이 겹쳐서 애매함……
―TV는 다르긴 하더라
―오정환 빠는 넘들 잘 들어라 BJ는 결국 BJ다
―ㅊㄲㅇ
―이이잉~ 기모링~!
내가 아무리 부드럽게 말을 해도 곡해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소스를 내가 만든 것.
'그걸 막 천종원을 공격하기 위해서라고 꼬투리 잡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인방판에서도 흔하다.
힘이 약하면 발언권도 없다.
거대 팬덤에게 흔적도 없이 짓밟힌다.
지상파는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어설프게 입을 털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뿐이다.
"방송 스케줄을 준비해야 돼서 오늘은 이쯤에서 방종 하겠습니다. 다음 편 꼭 기대해주세요."
―화이팅!
―숟가락 쳐내
―지금 로컬푸드에서 오정환이 숟가락 아님? ㅋㅋ
―존재감 ^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제한돼있다.
그럼에도 하고 많은 제의 중에 이 방송을 받아들인 건 이유가 있다.
'천종원 선생님이라고 모든 음식에 통달하신 건 아니거든.'
제주편에서 반전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