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64화 (664/846)

664화

큰 관심을 받으며 열리고 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참가 선수 목록 ㄹㅇ 실화냐?

―그래 이 브금이짘ㅋㅋㅋㅋㅋㅋㅋㅋ

―택신 경기 언제임?

―이게 스타다 롤충들아 ㅋㅋ

―지렸다

―스타가 부활하다니 세상에……

―이이잉~ 기모링~!

택뱅리쌍이 파프리카TV 전향을 선언한 이후 다른 프로 선수들도 하나둘 방송국을 오픈하는 추세다.

그도 그럴 게 스타 프로게이머.

롤 코치나 게스파 인맥이 있는 게 아니면 관련 직업이 없다.

그러던 와중에 일자리가 생겼으니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갓베누와 함께 하는 파프리카TV 스타리그 시즌2 인사드리겠습니다. 캐스터 박승철이고요.>

<해설의 김승원입니다.>

<해설 김서준 인사드립니다.>

해설진도 말이다.

오프게임넷과 NBC 게임이 쌍벽을 이루던 과거는 더 이상 없다.

PSL이 주기적으로 개최된다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긴다.

한 마리 박쥐가 있었다.

<지금 채팅창에서도 올라오고 있는데 X맨이 있다고.>

<아핳핳!>

<그 게임으로 완전히 넘어갔잖아요. 저희끼리는 배신자라고 부르거든요?>

<배신자 아닙니다.>

―김서준 정색ㅋㅋㅋㅋㅋㅋ

―동의합니다

―팩트) 팩트다

―롤해설이 그렇게 좋더냐??

김서준.

LCK의 유명 해설자다.

워낙 인지도가 있다 보니 일반 시청자들의 눈에도 익숙하다.

「김서준의 뉴스공장」

1시간 전。

#LCK#PSL

금일 LCK 하위권팀들 경기인 관계로

꿀잼 경기가 예정된 PSL 해설로 도망가겠습니다

―형 실화야?

―꿀잼준 ㄷㄷ

―꿀잼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네

―아 녹음기 틀고 튈 바에 선튀가 맞지 ㅋㅋㅋ

그는 재미있는 경기만 해설한다는 밈이 있다.

PSL이 대체 어떻길래 해설을 하지?

롤판에서도 소소한 화제가 된다.

여러가지 스토리텔링이 엮으며 흥행을 더욱 북돋는다.

그런 김서준 해설이 소리친다.

뿔피리 부는 소년을 따라가듯, 시청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어? A조에 김성찬 선수가 들어가면서 흐름이 좀 묘하게 되었는데요?>

<동의합니다.>

<조선형에 김성찬…… 둘 다 저그전의 승률이 안 좋은데 지금 남은 선수 중에 저그가 한 명밖에 없거든요!>

―역시 동의준

―A조 별거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이걸 캐치해버리네

―해설 진짜 잘함

스타 짬밥만 따지면 박승철, 김승원보다 한 수 아래다.

그들이 취직 걱정을 할 때 LCK 해설로 꿀을 빨았다.

방송 메타는 굉장히 빠르게 격변한다.

선배 해설자들 사이에서도 걸출한 진행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조선형 선수는 지금 마음에 두고 있는 선수가 있나요?>

<너무 많아서 문제죠.>

<<오오~~!>>

<다 이길 자신 있으시단 말씀이시죠?>

<제가 저그전이 좀 약점인데 나머지 선수들은 누가 나와도 이길 수 있습니다.>

PSL의 조지명식.

스타2 리그인 GSL이 열리는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뷰어의 물음에 A조의 시드권자 조선형이 자신감 있게 대답한다.

그는 테란, 토스전 승률이 높다.

<롤에서 무당준이라고 불리시는 이유가 있으시네요!>

<아핳핳!>

<그래서 LCK에서 주는 녹봉이 달달했습니까, 하지 않았습니까?>

<아닙니다.>

―정색 속도ㅋㅋㅋㅋㅋㅋㅋ

―이 남자 매력 있네

―진짜 분석 잘하긴 함

―택뱅리쌍은 어떻게 될 것 같나요?

스타리그는 조편성도 볼거리다.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약점인 종족이 있고, 상대 전적이 안 좋은 선수가 있다.

<택뱅리쌍이죠.>

<동의합니다.>

조가 어떻게 짜이냐에 따라 이변이 터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스토리를 기대하며 보는 것도 재미.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이빵호 선수 떨어뜨리기 위해 나왔습니다. 저는 이빵호 선수를 반드시 떨어뜨릴 겁니다.>

―오우

―미친놈이네 이정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빵호만 이겨도 ㅓㅜㅑ

―이런 새끼 하나쯤 있어야 함 ㄹㅇ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펼쳐지기도 한다.

PSL은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흥행하고 있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이 시각 김서준 해설 근황. jpg

[PSL 김서준 해설. jpg]

하위권팀들 자강두천에 클끼리 고통받고 있을 때

택뱅리쌍 보면서 싱글벙글

└그 표정

└스타 해설로 피신했었눜ㅋㅋㅋㅋㅋ

└김서준 스타 해설도 함?

└놀랍게도 전프로

스타판은 물론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언급이 된다.

이슈화의 기틀을 닦았다.

시간이 지나면 일반 커뮤니티에도 퍼지면 더욱 관심이 커질 것이다 그렇게 잘될수록.

'스타는 말이야. 프로 자격증이라는 게 있어.'

철꾸라지의 방송적 위상은 높아져만 간다.

쏘닉과 괜히 손을 잡은 게 아니다.

그는 사업가.

방송 수익은 용돈에 불과하다.

방송적 인기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철만 선수와도 인사를 나눠볼까요?>

<안녕하세요. 전 STF 소속 프로게이머 이철만입니다.>

<오……, 파프리카TV에서 소문이 대단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의외로 정상적인 대답이시네요?>

<그럼 빤스만 입고 간장이라도 마실까연?>

<<하하하하!>>

서로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진다.

자신은 방송, 그는 홍보.

PSL이 흥행하면 서로 원하는 바를 가져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선수를 뽑아야, 어떤 선수와 겨뤄야 본인이 16강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

<제가 딱! 한마디만 말씀드릴게연.>

<아, 네…….>

<여기 있는 선수들 다~~! ㅈ밥입니다. 경기 하자나연? 제가 영혼까지 털어버립니다. 네.>

<<하하하하!>>

PSL의 시청률이 잘 나와야 한다.

그리고 자신도 일정 이상의 성적을 거둘 필요성이 있다.

쇼를 좀 해준다.

이길 자신이 있다고 입을 터는 것이다.

회장 내 반응은 웃음벨이 눌린 수준이다.

<제가 철꾸라지조에 들어가면 일꾼 한 마리 빼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대체 무슨 자신감일까요? 저 뽑아주면 공약 걸겠습니다. 지면 스타 접을게요.>

<제가 STF를 얕보는 건 아니지만, 설거지였던 철꾸라지는 얕봐도 되지 않을까…….>

그도 그럴 게 철꾸라지.

선수 시절에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 정도가 아니라 왜 프로를 했는지 이해가 안 갈 지경이었다.

본인도 그 사실을 알아서 빠르게 은퇴했다.

128강에서 엑스트라만도 못한 취급을 당할 바에야 닭의 머리가 되자.

<지금 저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나연! 이거 사회자가 말려야 되는 거 아닌가여?>

<제가 선수들의 입단속을 할 권한은 없어서…….>

<마아아아아아―!!>

<하하하하!>>

선수 시절과는 180도 바뀌었다.

프로게이머가 아닌 BJ이철만.

아니, 철꾸라지는 대기업이다.

이곳에서는 자신이 선배며, 갑의 위치에 존재한다.

방송 전에 일부 선수들에게 언질을 해뒀다.

〔주작 단톡〕

「진짜지?」

―아니 속고만 사셨습니까?

「그냥ㅋㅋ」

「보라BJ들은 입열구라길래」

―스타 출신끼리는 의리 지키죠!

자신이 도발을 하겠다.

알아서 떡밥을 물어라.

지명을 해서 같은 조에 꾸려주겠다.

원하는 건 단 하나.

16강 진출이다.

4명이 속한 한 조에서 2위를 하기 위함이다.

「혹시 문제 생기진 않겠지?」

―아 걱정도 팔자네

―주작을 하라는 게 아니자나연~

―그냥 적당히 게임 대충 해달라는 거지

「아 ㅇㅋㅇㅋ」

「이게 콘텐츠라는 거지?」

4명이 짜고 맞추면 그럴듯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약간 억지로 지는 판이 나와도 유쾌하게 살린다.

패배한 자.

비아냥이 쏟아질 것이다.

그조차 콘텐츠도 승화시키는 게 가능하다.

'내가 철꾸라진데.'

최근 좀 부진하고 해도 보라 짬이 어디 가는 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과거의 폼을 보여줄 수 있다.

<와~! 이거 대진이 정말 장난 아닌데요?>

<선수들 간의 라이벌 구도도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서 택뱅리쌍도 방심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동의합니다.>

―대박은 철꾸라지인뎈ㅋㅋㅋㅋㅋㅋ

―아 보라 감성이 없네

―찐 스타 해설이라 그런 듯

―아무튼 대회 해서 좋다!

놀리는 식으로 콘텐츠 짜고, 동정 여론 좀 만들고, 리벤치 매치 해서 지면 된다.

자신의 따까리가 된 보상을 받고도 남는다.

'대회만 진행해봐.'

팬덤을 움직여 화제를 독차지할 것이다.

지금은 고지식한 해설진이 눈치가 없지만, 곧 파프리카TV의 중심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오정환도 찬물을 뿌릴 수 없다.

제아무리 잘 나가는 BJ, 이제는 지상파에도 출연한다고 해봤자 스타리그는 스타판 출신의 독무대다.

하물며 쏘닉.

스폰서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주최 측의 판단에 따라 스타와 관련 없는 롤BJ는 참가 자체를 안 시킨다.

"수고했다!"

"야, 야 방송으로 한 말인 거 알지?"

"아~ 진짜……."

"왜, 왜 삐졌어?"

"그런 걸 굳이 말하는 거 자체가 형님은 방송 감이 없는 겁니다 방송 감이!"

"아 오키오키."

"다 알고 하는 거지. 시청자들만 지랄하는 거야."

자신의 말을 따르는 전프로 BJ들.

조지명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방송적으로 밀어주는 모습까지 말이다.

'니들도 내 밑으로 모이면 대우해줄 수 있어.'

어필이 되는 것이다.

파프리카TV는 친목이다.

그 현실을 싫어도 알게 된다.

스타판에서 입지를 넓혀나간다.

이번 PSL은 발판.

한 가지 더 보험을 들어두었다.

"주작형도 예선전 뚫고 올 건데. 나오면 분위기 X창 내지 말고 호응 잘 해줘요?"

"오키오키."

"우리만 믿어!"

마주작이 이벤트전에 참가했다.

PC방 리그를 뚫고 올라올 예정이다.

대회가 흥행 중.

참가자가 좀 많겠지만 그의 실력이라면 그냥 뭐 100%다.

'애새끼들 상대하면서 양학 좀 하라는 거지.'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그러면 팬이 생기고, 세탁이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급식, 학식들이 자신을 빨듯이 말이다.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 어린 애들은 알지 못한다.

"앙 주작띠! 하면서 가끔씩 놀려주면 방송 분위기도 살고, 시청자들도 재밌단 말이에요."

"으음~"

"밈으로 승화하라 그거지?"

"아오 참! 이제야 좀 가르칠 맛이 나네."

그렇게 1~2년 방송하면서 세탁하면 된다.

잼민이들이 앙 기모띠 하듯이 앙 주작띠 하면서 하나의 밈이 될 것이다.

'다크처럼 실력도 인정해줄 테고.'

다크가 프로했으면 IF도르~

마주작이 참가했으면 IF도르~

대회가 뒤집어질 것처럼 떠드는 것이다.

일반 유저들은 안 믿지만 유입 유저, 티어가 낮은 유저들은 진지하게 믿는다.

팬덤이 형성되며 하나의 신격화가 진행된다.

그러한 인방판의 문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시 한번 철크루를 만들어 파프리카TV를 먹을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뭐? 떨어졌다고요??"

이변이 일어난다.

* * *

스타판.

고인물 이상이다.

시간이 멈춰버린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설사 내가 스타를 잘해진다고 해도.'

스타판에 완벽히 섞여들 수는 없다.

한 발자국 떨어진 포지셔닝을 가지게 된다.

<서울 지역 예선 우승자 윤남훈 선수 만나보겠습니다!>

<예, 안녕하세요.>

<제가 듣기로 정말 쟁쟁한 경쟁자들을 뚫고 올라왔다고 알고 있거든요?>

즉,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파프리카TV는 원래 혼자서 방송하는 곳이 아니다.

'택뱅리쌍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인맥을 넓힌다.

그리고 스타팬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스토리텔링을 쌓아나간다.

<네, 좀 빡셌습니다.>

<조금 아닐 텐데~~>

<준프로 선수들도 많았다고 하고, 특히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분을 만났다는 소문이 이미 자자합니다. 사실입니까?>

<그게……, 사실 맞습니다.>

그 첫 단추가 채워진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