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65화 (665/846)

665화

<마주작의 몰락>

논란이 없을 수는 없었다.

〔PGR22〕

─블라자드 본사 답변 결과입니다……

─내키지는 않지만 이럴 때는 역시 게스파 아닌지

─이건 정말 뒷거래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요?

마주작.

스타판 팬들을 발작시키는 단어다.

이벤트전에 참가한다는 소식에 난리가 났었다.

─블라자드 본사 답변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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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orean Game 매니아들

나는 Mike Morhaime다. 스타크래프트 구매에 나는 항상 감사합니다.

하지만 몇몇 유저 합니다 불만, in 대회에서.

Rule 보는 것 귀찮습니까?

당신의 어머니 또한 귀찮았을 것이다. 당신을 낳는 것.

Rule에서 싸우지 마십시오. And i also 스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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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규정에 반하는 건 없다

하하;

저도 정말 이해가 안 되지만 대회 규정이 그러하다니 어쩔 수가 없네요└허 참…… 답변 꼬라지 하고는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답변이네요

└승부보작범들을 방치하는 꼴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요?

└블라자드 본사 답변이라면 규정상 문제는 없는 게 확실하군요

스타리그의 부활!

그 달달한 과실로 어느 정도 무마하긴 했지만 완전히 진화할 수는 없다.

어금니 꽉 깨문 스타팬들도 존재한다.

여러 가지 방면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려고 했지만.

─이건 정말 뒷거래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파프리카TV 운영자 답변. jpg」

만에 하나 규정상 가능하다고 해도 도의적인 관점에서 참가를 제한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요?

팬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대회가 잘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블라자드 본사에서도 문제없다고 했습니다

└잘되고 있습니다^^

└말은 바로 하셔야죠. PSL은 수익성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자잘한 도덕 따지다가는 스타 대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이잉~ 기모링~!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규정상으로도 문제가 없고, 대다수의 팬들도 방관하는 분위기다.

사건이 커졌다가 리그가 종료되기라도 하면 말짱 도루묵.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다.

─마주작이 아마추어 대회 참가한다고 우승할 수 있을까요?

분위기 흉흉한 와중에 죄송한데

현재 마주작 실력으로도 우승이 될까요?

PC방 리그부터 시작하는 거라 참가자도 많고, 래더 A 이상 준프로도 다수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한 경기만 져도 삐끗이라……

└귀여운 질문이네요 ㅎ 스린이 느낌 나서 좋습니다

└진지하게 답변드리자면 스타리그 전성기 시절에도 몇몇 시드권자 빼면 예선은 항상 북적였습니다. 그걸 당연하게 뚫고 올라와야 진짜 프로로 인정받을 수 있었고요글쓴이― 그럼 철꾸라지는 진짜 프로가 아닌가요?

└하하 괜히 128강따리겠습니까

마주작의 실력.

스타팬들은 인정하고 있다.

그를 미워하고, 혐오하는 것과 별개의 일이다.

아무리 퇴물이 됐어도 아마추어들과 비빌 급은 아니다.

택뱅리쌍 같은 괴물을 제외하면 프로씬에서도 먹힐 만한 수준이다.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화가 난다.

말이 이벤트전이지.

마주작을 위한 무대를 깔아준 것이나 다름이 없었는데.

─PSL 서울 지역 예선 참가자입니다

스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한 명의 직장인입니다

무슨 욕심이 있는 건 아니고 ㅎㅎ

기념으로 한번 참가해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첫 경기부터 쓴맛을 봤네요 ㅠㅠ

연가도 써버린 겸 참가자에서 관객으로 돌변해 구경하고 있는데 엄청난 일이 일어났네요

믿기지 않는 소문이 올라온다.

* * *

서울 지역 예선전.

와아아아아~~!!

300석 규모의 PC방에서 치러지고 있다.

지존 PC방은 수많은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에혀, 일반인들.'

마주작은 이벤트전에 참가했다.

PSL에 나갈 수 없다니?

언짢긴 하지만 받아들였다.

철꾸라지의 말대로 일단은 작은 것부터 쌓아나가야 한다.

잼민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것이다.

"으악 무관귀신이다!!"

"꺄아악!?! 저리 가 이 무관귀신!!!"

PC방의 좁은 복도에서 뛰어놀고 있다.

저런 철없는 잼민이들도 자신의 게임을 보기만 한다면.

『승리』

『승리』

『승리』

예선전은 128강부터 시작한다.

우승하기 위해서는 7번의 승리를 거머쥐어야 한다.

한 번이라도 지면 탈락.

심지어 그것이 날빌 때문이라고 해도 말이다.

"와, X발!"

"상대 4드론인데 개ㅈ됨 키키키."

어린 애들이 뒤에서 쑥덕거리고 있다.

스타에 대해 그래도 조금은 아는 모양이다.

'그래 봤자 조금이지만.'

이러한 예선전.

선수 시절에는 당연한 것이었다.

베테랑 선수도 항상 자기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매 시즌 이변이 한두 개씩은 터졌다.

그런 용담호혈의 전장에서 정점을 찍었던 자신이다.

「The hive cluster is under attack. (군락지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현재 치러지는 게 16강이고, 이전 3번의 경기에서 실력이 노출되었다.

'정면으로 붙으면 지가 질 걸 뻔히 알 텐데.'

이 정도까지 올라온 사람이면 제법 실력이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실력도 알아볼 것이다.

그조차 예상한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절반 이상은 심리전에서 기인한다.

타닥! 타닥!

타닥! 타닥!

드론을 공격하는 저글링들.

뭉치기 컨트롤을 해주며 최대한 살린다.

푸슉! 푸슉!

드론으로 반격하며 체력이 낮은 일꾼을 뒤로 빼준다.

그렇게 시간을 버는 사이.

"오와!"

"막냐? 이걸 막아?"

"틀타라고 무시할 게 아니네. 진짜 프로게이머 같아!"

9가스 빌드를 택했다.

9오버로드 → 가스 → 드론 → 스포닝풀을 올리는 빌드.

타이트하지도 않고, 부유하지도 않고 애매하다.

프로씬에서는 선택 비율이 낮다.

끼야아악~!

하지만 예선전 무대.

준프로 떨거지들 상대로는 가장 좋은 선택이 된다.

타닥! 타닥!

푸슉!

약간의 컨트롤을 가미하면 4드론도 충분히 막는다.

드론 비비기로 시간을 끌었다.

저글링이 태어나자 형세 역전.

컨트롤 차이까지 더해지며 상대 저글링을 몰아낸다.

"와!"

"와아~!"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

그 광경.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박수 소리와 함께 감탄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렸지?'

극초반 교전의 컨트롤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멘탈과 경험이 중요하다.

그 경력이란 면에서 자신에 비할 사람은 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장지환: GG

드론을 거의 잃지 않았다.

자원 차이+ 발업 저글링.

상대도 패배를 감지할 능력 정도는 있었다.

"프로게이머 아니야?"

"너무 잘하는데."

"참가자들 중에 제일 압도적임!"

구경꾼들의 보는 눈도.

8강 무대에 올라선 것이다.

한 번의 위기도 없이 파죽지세로 말이다.

방금의 경기가 임팩트 있었다 보니 관심을 받는다.

한 초등학생이 조심스레 다가와 묻는다.

"아저씨는 프로게이머에요?"

"아니야."

"그렇게 잘하는데 왜요?"

"이제는 아니야."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자리를 옮긴다.

8강부터는 PC방 중앙의 대회 전용 좌석에서 치러진다.

1인용 좌석.

강화 아크릴판으로 투명하게 막혀져 있다.

스타크래프트 전성기 시절의 유물이다.

앉자, 주위의 시선이 엄청나게 꽂힌다.

모자를 푹 눌러 써도 존재감을 죽일 수 없다.

정체가 탄로 나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저 사람 설마……."

"설마?"

"암픽킹유~ 유노아원트~ 아이원츄 주작작 주주작!"

""주작작 주주작!""

여기저기서 자신의 테마곡이 들려온다.

어느새 합창이 되어 PC방 전체를 울리고 있다.

'이 X발 새끼들이.'

자신의 악명.

있다는 사실을 당연히 인지한다.

e스포츠계의 볼드모트와도 같다.

하지만 그것은 세간의 시선이다.

적어도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해코지할 만한 인간은 없다.

""마주작 파이팅!""

실력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승부조작 사태로 인한 피해.

일반인들은 당연히 보지 않았다.

호날두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듯이, 자신이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무덤덤하다.

잘하는 선수라고 빠는 것이다.

'그래, 이런 식인가?'

철꾸라지의 조언.

자존심이 상하는 걸 감수하고 듣길 잘했다.

사람들의 생각이 생각 이상으로 단순하다.

「We require more minerals. (미네랄이 부족합니다)」

8강이 시작한다.

마주작은 최대한 손을 현란하게 움직인다.

마우스도 딸깍딸깍.

드론을 부대지정 했다가 풀면서 APM을 올린다.

'이러면 손 되게 빠르다고 난리 나거든.'

사실은 그냥 헛손질.

의미 없는 짓이지만 일반 유저들은 거기까지 못 알아본다.

방송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그렇게 인식하면 정말로 그런 것이다.

깔짝! 깔짝!

16강과 똑같은 빌드.

다른 점이 있다면 드론을 찍는다.

라바를 세 마리 모아뒀다가 상대 빌드를 확인하고 찍는 식이다.

'안정적으로 가면서.'

컨트롤 싸움과 대처력.

글자 그대로 실력으로 찍어 누르면 된다.

누가 됐든 자신이 못 이길 상대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타닥! 타닥!

타닥! 타닥!

저글링 싸움.

서로의 기량을 파악할 수 있는 순간이다.

얼마나 진영을 잘 잡고, 딸피 저글링을 잘 빼주냐에 달렸다.

'어, 어?'

똑같은 여섯 마리다.

숫자로는 유불리가 없다.

당연히 자신이 이길 거라고 마음 놓고 있었다.

꾸웩!

저글링이 한 마리 죽는다.

그 여파.

5 대 6의 싸움이 된다.

자존심이 상한 마주작은 상대의 딸피 저글링을 잡으려고 기를 쓴다.

꾸웩!

오히려 손해를 본다.

4 대 6.

아차 싶은 마주작은 그제야 저글링을 돌린다.

"이걸 져?"

"동수인데 지네."

"X창난 피지컬 컨트롤~!"

패퇴한 꼴이다.

부스 안.

헤드셋도 쓰고 있어 잘 들리진 않지만 뭐라 뭐라 하는 게 분명하다.

'X발.'

가오가 상한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마주작은 평소보다 저글링을 조금 많이 누르며 컨트롤 싸움을 건다.

타닥! 타닥!

타닥! 타닥!

그렇게 싸울수록 손해가 누적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미스라 생각했지만 점점 생각이 바뀌게 된다.

'뭐야, 이 새끼 좀 하는데…….'

상대의 저글링 관리가 정교하다.

어린 녀석이 피지컬만 쓸데없이 좋은 걸지도 모른다.

뒤늦게라도 운영에 들어간다.

제대로 된 경기를 하면 자신이 질 리가 없다.

타당, 탕!

뮤탈 싸움.

스커지 싸먹기.

그리고 저글링을 돌려서 멀티를 침공하는 멀티 테스킹 싸움.

"개털리는데?

"이 사람 마주작 아닌 거 아니야?"

"코스프레겠지."

"주작작! 주주작! 주작작! 주주작!"

"……."

손해가 누적되고 있다.

한 방에 확 기우는 결정타는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마주작의 목을 마르게 만든다.

'X발!'

프로 레벨의 싸움이다.

상대를 갉아먹으며 숨통을 조이는 긴박감이 피부를 타고 흐른다.

타당, 탕!

타당, 탕!

그렇게 조금씩 우위를 가져가다 확 치고 들어온다.

체크메이트.

게임을 패배한 순간이라는 것을 모를 수가 없다.

"ㅈ됐는데?"

"뮤탈 다 죽는다."

"진 거야? 2세트 없어?"

"웅웅."

"……."

PC방 리그는 한 번만 지면 광탈이다.

128강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결승전은 그래도 3전 2선승제를 하지만 8강.

이대로 일어나면 예선전에서 떨어지는 셈이다.

'아니, 내가 대체 왜!'

마주작으로서는 억울하다.

이건 주작이 아니다.

자신이 전력을 다한 경기력이다.

상대가 프로 중에서도 탑급이 아니고서야 질 리가 없다.

이 마주작이, 마에스트로라 불린 자신이.

「The hive cluster is under attack. (군락지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져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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