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화
<철꾸라지의 몰락>
파장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개인 방송 갤러리〕
―진짜 이상하긴 했음 [151] +207
―직접 사서 신어본 애들은 안 좋다고 난리였는데 ㅋㅋㅋ―쏘닉 이 새끼 해명 안 함?
―환견 화들짝)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갓베누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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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쏘닉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높이 올라갔던 만큼 자유 낙하 에너지도 어마어마하다.
―진짜 이상하긴 했음
생긴 지 얼마 안 된 신발 브랜드가
가격은 나이키랑 비슷하거나 비싸고
품질은 나이키가 훨씬 좋은데 왜 사람들이 빨아제끼는지도 모르겠고 TV에서 하루 종일 갓베누 광고하고, e스포츠 리그 스폰하고, SNS 글 20개 중 1개는 갓베누 관련 글이 보일 정도로 마케팅과 광고가 많았음 BJ 하던 애가 이런 큰돈이 대체 어디서 났지?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닌가 했더니 역시나 폭망하네
└장문추
└팩트추
└ㄹㅇ 모두가 갖고 있던 의문
└근본도 없는 개잡놈이 CEO ㅇㅈㄹㅋㅋㅋㅋㅋ
보라판은 스타BJ를 띄워준다.
그만큼 몰락할 때 거세게 까는 장소이기도 하다.
쏘닉의 성공.
부러워하는 추종자들도 있지만, 시기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다.
―직접 사서 신어본 애들은 안 좋다고 난리였는데 ㅋㅋㅋ
[갓베누 구매 인증. jpg]
내가 신어봄……
10년도부터 쏘닉팬이라 사서 신었더니
세탁한 후에 물 번져서 못 신는 중
이제야 용기 내서 말해본다
└즈그 주인님한테 피해 갈까 봐 못 말했눜ㅋㅋㅋㅋㅋㅋㅋ└그비그청이네 └개가 주인을 물어? 개가 주인을 물어? 개가 주인을 물어? 개가 주인을 물어?
└이게 용기냐? 물타기지
돌변하는 이들도 있다.
팬심이 깊고 얕고를 떠나서 너무 엄청난 사건이다.
파프리카TV 내 쏘닉에 대한 여론이 180도 뒤바뀐다.
성공한 사업가에서 사기꾼으로.
―환견 화들짝)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갓베누 ㄷㄷ
「액션게임 ‘던파’ 의류 업체 갓베누와 제휴 이벤트 실시」
100만 '던'들이 갓베누 사줄 예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건 안 사요
└쟤넨 진짜 살지도 몰라……
└쏘닉도 진짜 발악을 하는구나
아직 회사가 망한 건 아니지만, 의미 없는 발버둥이 될 예정이다.
갓베누가 성장한 과정.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이미지 메이킹 전략으로 잘 나가는 것처럼 꾸몄다.
그것이 허황된 신기루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품질 문제와 도덕적 이슈까지 터지고 있다.
―前스타 프로게이머 김제성 근황. txt
[김제성 페이스북 캡처. jpg]
전역하고 친누나랑 갓베누 대리점 하고 있었다고 함
이번 속보 보고 재고 전부 땡처리 점포에 넘김
지금은 땡처리 점포도 안 받아준다고 ㄷㄷ
└프로도 꼬드겼누 ㅋㅋ
└그래서 이 새끼 누구냐?
└김제성 정도면 나름 ㅅㅌㅊ인데 신발 가게 하고 있었네 └얘도 곧 방송국 차릴 듯
사실이 밝혀진 이상 다시 쌓아 올릴 수 없다.
기업 이미지는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쉬운 법이다.
「보라) 철꾸라지. 할 말이 있음」_ ?100, 892명 시청
BJ의 이미지도 말이다.
갓베누 사태.
파프리카TV BJ였던 만큼 관련자가 한둘이 아니다.
―철빡이74호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10억을 받았습니다 ㅋㅋ
"아 드립 칠 때가 아니라고……. 나 진짜 진지하게 갓베누에 미래를 걸고 있었단 말이야."
?이걸 어케 참아 ㅋ
?걸 게 없어서 거기다 미래를ㅋㅋㅋㅋㅋㅋㅋ
?저능아가 컨셉이 아니라 진짜였구나
?와 10억이면……
철꾸라지는 얼굴이 파랗게 질려있다.
쏘닉만 철석같이 믿고 전재산 + 가족 빚까지 당겨 투자했기 때문이다.
'아, 아, 아, 아니, 이게 말이 되냐고오…….'
중간에 처분했다면.
본전 이상의 상당히 큰 이득을 볼 수 있었다.
빠져나갈 수 있는 순간이 있었다 보니 더 안타깝다.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흔들어재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찾아봤는데 기업 가치가 너무 쓰레기라 한 푼도 못 돌려받을 듯ㅋㅋ
"……."
주식이 상장 폐지된다고 완전히 휴지 조각이 되진 않는다.
기업이 가진 자산을 매각시켜 돌려받는다.
우량 기업은 주가보다 자산이 더 비싼 경우도 있다.
투자에 실패해도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
'진짜 개X발 새끼…….'
갓베누는 없다.
모든 걸 빌려서 했고, 그나마 있던 것도 다 사기.
글자 그대로 휴지 조각이 됐다.
10억 원을 공중분해 당해버린 것이다.
―보라는오정환님, 별풍선 109개 감사합니다!
병ㅋㅋㅋㅋㅋㅋ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꾸라지맨님, 별풍선 1009개 감사합니다!
왜 사냐? 왜 사냐? 왜 사냐? 왜 사냐? 왜 사냐? 왜 사냐?
―철꾸는못말려님, 별풍선 584개 감사합니다!
간장 마시다 뇌까지 삭았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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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사실.
곧이곧대로 말했으니 방송 어그로는 꽤 끌린다.
위로풍을 상당히 많이 받았다.
썩어도 준치라고 철꾸라지다.
"……."
?리액션 안 함?
?그지야? 돈 없어?
?아니 X발아 억텐이라도 하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살리지도 못하네 ㅉㅉ
한때 철통령을 자처했을 만큼 위세가 대단했다.
놀리는 별풍선만 따져도 상당하다.
'내 인생이 망했는데 이걸 뭐 어떻게 콘텐츠로 살려 이 억까충 새끼들아……!'
그럼에도 노텐션.
본인은 초상집 분위기다.
돈 몇 푼 받았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별풍선이 터진다고 해봤자 백 단위, 천 단위다.
설사 만 단위가 터져도 겨우 100만 원에 불과하다.
지금의 철꾸라지한테는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이 안 된다.
잃은 금액이 커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선물 받은 개수」
? 별풍선 : 369, 730
그렇기에 더 놀리는 맛이 있다.
반쯤 송장이 되어있는 철꾸라지를 수많은 시청자들이 비웃는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액수가 엄청나다.
일반인은 1년을 일해야 만져볼 수 있는 수준의 거금이다.
―철꾸라지 풍 겁나 터졌네 ㅋㅋ
[별풍선 계산 사이트 캡처. jpg]
거의 37만 개 받음
수수료 떼면 2500쯤 할 텐데 이 정도면 선방한 듯?
└선방은 십라 10억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
└2.5% 땄으니까 40번만 더 하면 되네
└이제 방송 열심히 하려나?
└BJ 개꿀이눜ㅋㅋㅋㅋㅋ 돈 잃어도 쏴주눜ㅋㅋㅋㅋㅋㅋ
팬덤이 탄탄하다.
실망하고 떠난 이들도 있지만, 남은 이들만 해도 적지 않다.
대체재가 없다.
이런 미친 방송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달리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
방송을 하면 적어도 먹고 사는 걱정은 없다.
세간에서 까여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그 삶의 의욕 자체가 사라지고 말았다.
철꾸라지의 금전 감각은 완전히 망가졌다.
'매일 쏴줄 것도 아니면서 X새끼들이 쓸데없이 희망 주고 있어 다 망했는데.'
엄청난 목돈을 만졌다.
그 이상의 큰 수익으로 돌아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제 와서 다시 시작하라니?
무너뜨린 도미노를 보는 것처럼 텐션이 완전히 다운된다.
허탈하다.
방송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집에서 시체처럼 누워있는 나날을 보낸다.
자신이 총판짓을 해서 도박의 길로 빠트린 사람들처럼 말이다.
집 밖으로 나갈 기력조차 잃고 폐인이 된다.
이후로 철꾸라지를 본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 * *
갓베누 사건.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걸 대체 왜 믿었을까?'
패션 관련과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현장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썩어 나는 재벌 3세도 아닌 일반인이 패션 브랜드를 창업했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BJ가 어그로 끌어서 투자자 유치하고, 한탕 해먹을 사기를 기획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연성」
1시간 전。
#갓베누#설마
[새로 산 신발. jpg]
시장에서 이거 만 원 주고 사왔는디 불안함
갓베누 마크 없는데도 불안함
?아디다스 짭처럼 생겼는데 ㅋㅋ
?갓베누는 아디다스도 짝퉁 쳐놔서 또 모름
?다 마를 때까지 방심할 수 없다 ㅋㅋㅋㅋㅋ
?시장 신발이 물새누보다 낫네요!
이러한 사건이 일어난 이유.
SNS의 파급력이 알려지기 이전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SNS가 그렇게 광고에 좋을 줄 사람들이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니니까.'
생각보다 대단했던 것이다.
현대 사회의 삼인성호.
SNS에서 우기기 시작하니 없는 것도 있는 것이 돼버린다.
댓글 알바를 고용해 인터넷상에서 인기가 있는 척하고, 연예인/스포츠 구단과 협찬해 실체를 만든다.
실상은 속 빈 강정이었다.
차후에는 굉장히 흔한 케이스가 된다.
스트리머 중에도 많고, 유튜버 중에도 많고, SNS 스타 중에도 상당수가 걸린다.
초기 케이스라는 점에서 쏘닉은 굉장히 똑똑한 사기꾼일지도 모른다.
"입맛에 맞으세요?"
"아, 네. 맛있는 것 같아요."
"맛있게 드시지. 그렇게 굳어있으면 저도 불편한데."
"그, 그런가요?"
이제는 내 점심이 되고 있지만 말이다.
쏘닉이 모으고 모은 원기옥은 고스란히 내 주머니에 들어가게 되었다.
'돈이 있어서 나쁠 건 없으니까.'
확실히 벌 수 있는 기회라는 게 흔치 않다.
굴러 들어온 떡을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고민 상담이라고는 하지만 여배우랑 식사를 하게 되다니 황송하네요."
"여배우라뇨. 별거 없는데……."
"저도 드라마 봐서 알거든요. 자주 나오시잖아요."
"아, 아뇨. 진짜 별거 없어요."
연예계.
그 화려한 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있으려면 뭐라도 있어야 한다.
로컬푸드에 출연하는 민솔을 만나고 있다.
"그쪽도 상당히 유명하다고 들었는데요."
"저야 뭐 개인 방송 하다 보니까 운 좋게 조금 뜬 정도죠."
"흐음……."
"뭐, 신랑감 알아보세요? 왜 이렇게 깐깐해."
"아, 아니 그런 거 아니거든요;;"
그녀의 요청으로 말이다.
종종 들르는 한우집의 한 룸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전에도 느꼈지만 고민이 있는 모양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사실 우리도 힘들어.'
그냥 적당히.
음식으로 따지면 간장 적당히, 소금 적당히 입맛에 맞는 만큼.
지상파 방송이다 보니 작가가 있고, 대본도 존재한다.
하지만 녹화에 들어가면 알아서들 한다.
그런데 초심자가 한 명 와버렸다.
하나하나 계량을 해서 맞춰줘야 한다는 느낌이다.
"방송이 힘드셨구나."
"네, 몰랐어요?"
"제가 관심법을 쓰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알아요."
"그렇죠……."
사실은 알고 있다.
일일이 신경 써주기에는 녹화라는 것이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러니까 모른 척할 수밖에 없는 거고.'
돈을 받고 하는 일.
스스로 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다.
선배가 인수인계 해주는 회사와 다르다.
"정환 씨도 예능 한 지 얼마 안 되셨잖아요."
"저번에 물은 거네요."
"좀 팁 같은 거……, 도움될 만한 거 없을까요?"
본인이 알아서 잘 배우는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도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근데 뭔가 좀 그러네.'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나를 고른 의도.
만만해 보여서라는 느낌이 조금 든다.
"아니에요. 진짜 아니에요!"
"그럼?"
"그……, 천종원 선생님은 저 때문에 방송 진행 늦추실까 봐 그렇고 해철 오빠는 사람이 좀."
"싸보여요?"
"그, 그런 건 아닌데 가볍달까……."
"그건 맞죠."
그나마 말 걸기가 편한 상대인 모양이다.
같은 초보라는 동질감.
'내가 인성이 훌륭하긴 하지.'
방송 중에도 은근히 신경을 써줬다.
사소한 부분에서 한 번씩 말이다.
여자라는 생물은 그런 것에 호감을 느낀다.
대놓고 대쉬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럼 제 말 한번 들어볼래요?"
"네!"
"정말요?"
"네?"
"각오가 필요한 일인데. 저도 책임 못 지고."
"……."
평소에 신뢰를 쌓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녀의 고민을 끌어안아 준다.
'아님 말고.'
이래 봬도 믿어볼 만한 오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