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78화 (678/846)

678화

<스캔들>

스캔들.

심심하면 한 번씩 터지는 연예계의 가십거리다.

〔예능 갤러리〕

─와 오정환 진짜 ㅈ되네ㅋㅋㅋㅋㅋㅋㅋㅋ [17] +1

─본인이 오정환×박민솔 눈 맞았다 확신한 장면. jpg [195] +307

─ㄹㅇ BJ는 BJ인 이유가 있다니까 그러네 [3]

─솔직히 이해하면 개추 ㅋㅋ +12

그 대상은 자극적일수록 좋다.

그냥 옛날의 스타라면 근황을 확인하는 정도지만.

─? 본인이 오정환×박민솔 눈 맞았다 확신한 장면. jpg

[로컬푸드 초기 캡처. jpg]

[로컬푸드 최근 캡처. jpg]

첫 만남 때 봐라

서로 존대 쓰면서 어색했는데

몇 화 지나더니 말 놓고 친해지고

최근 화부터는 그냥 눈으로 사랑을 속삭임ㅋㅋ

└이건 억까지 미친놈앜ㅋㅋㅋㅋㅋㅋ

└아기적 편집추

└오정환 이 새끼 큰물에서 놀 줄 알았음

└여캠이랑 썸 안 탄 이유가 있었네 ㅋㅋ

최근 잘 나가는 스타.

그것도 TV에서 자주 얼굴을 비추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많이 달라진다.

이슈를 다루는 것만으로도 조회수가 보장된다.

대중의 호기심을 제대로 긁어줄 수 있다.

─와 오정환 진짜 ㅈ되네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박민솔 색기 ㅈ되는데

진짜면 재미 존나 봤겠다

└진짜 개맛있을 때인데

└각도기 터진 놈들 보이눜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연기력도 ㅅㅌㅊ

└여캠은 하나도 안 부러운데 여배우는 선 넘네

박민솔은 비주얼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연기력 면에서는 아직 갑론을박이 오가지만, 비주얼도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다.

맡는 역은 대개 라이벌.

순박한 주인공을 구박하거나 핍박하는 나쁜 언니의 이미지다.

예능에 출연하며 조금은 대중에게 다가왔는데.

"커뮤니티가 시끄럽고, 하루 이틀 내 기사도 날 것 같은데 짚이는 바가 없어?"

"전혀 없는데요."

"전혀?"

"네."

ES 엔터테인먼트.

민솔은 대표이사실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대표의 물음에 짚이는 바가 없다는 듯 대꾸한다.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하지만 머릿속에는 위험 경보가 울리고 있다.

짚이는 바.

많아도 너무 많아서 문제다.

"그럼 찌라시라 그거지?"

"네."

"그럼 사실무근으로 대응하기로 하고, 진행되는 것 봐서 추가 발표하든가 아니면 일정 조절하든가 해야겠지."

"일정……, 조절이요?"

"별일 없으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사건이 커지면. 알잖아?"

지금까지 쌓아 올린 공든 탑.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는 대위기다.

남일 마냥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민솔은.

'ㅈ됨, ㅈ됨, ㅈ됨, ㅈ됨, ㅈ됨, ㅈ됨, ㅈ됨.'

반쯤 패닉 상태다.

진짜 잘 나가는 배우면 모를까.

자신은 이제 막 이름을 알린 조연 배우다.

만에 하나 잘리면?

세상에 여배우는 많고, 자신을 대체할 인재는 셀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더군다나 ES 엔터테인먼트는 소규모 기획사다.

회사에서 자신에게 걸고 있는 기대가 크다.

"남자 측과는?"

"네?"

"연락 닿는 것 있어? 혹시라도 오해 생기면 안 되잖아."

"연락은……, 로컬푸드 단톡 있고요. 개인톡도 알긴 알아요."

"개인톡도?"

"네, 뭐. 일단 친하긴 하거든요."

"흠……."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와중에 알리바이는 만들어야 한다.

자신을 바라보는 대표님의 표정에 설레본 적은 처음이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연락이 안 된다고 하면 그건 그거대로 어색할 것이다.

연기 모드이기에 대답이 가능했다.

"하기야."

"네?"

"민솔이를 아역 시절부터 봐왔는데 이 중요한 때에 그런 사고 칠 애가 아니지."

"……."

거의 은사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경쟁에서 도태된 아역 배우.

대부분 일반인으로 돌아간다.

그도 그럴 게 예쁘게 잘 큰다는 보장이 없다.

예쁘게 잘 커도 경쟁력을 가지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세상일이라는 게 어찌 될지 모르는 건데, 벌어 놓은 밑천도 없이 낮은 가능성에 기댄다?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한 사람 인생만 꼬이는 게 아니다.

박영철 대표님이 자신을 믿어주셨다.

회사에서도 푸쉬를 많이 해줬고,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가 그 덕분이라는 걸 민솔도 인지하고 있다.

"제가 더 주의해야 할 거 있나요?"

"기분 상했어?"

"딱히요."

"정환 씨가 못생긴 건 아닌데 아무래도 잘생기진 않았지."

"그 정도면 충분히."

"뭐라고?"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그렇기에 더 들킬 수가 없다!

회사에 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든 일을 무마해야 한다.

"죄송해요. 저 나쁜 아이로 커버렸어요."

확실히 미남은 아니다.

일반인 사이에서면 모를까.

연예계는 '잘생겼다'의 기준부터가 다르다.

경력이 20년 넘으신 대표님이 보기에는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다.

같이 있을 때 행복하다.

힘든 일과를 그를 생각하며 견딘다.

무엇보다 가끔씩 만나 일탈을 할 때.

꿀꺽!

상상만 해도 볼이 달아오른다.

대표이사실 밖으로 나온 상태라 다행이다.

'오빠 못 만나는 건 싫은데 어쩌지.'

그 충족감은 지금까지 해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몸도 마음도 행복해진다.

컨디션이 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연기력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어떡해야 하지…….'

처음 겪어보는 스캔들.

민솔은 최선의 대응을 마음먹는다.

어떻게든 사건을 크게 만들지 않아야 한다.

1분 단위로 들여다보던 카톡도 꾹 참고 있다.

안 그래도 의심받는 상황에서 꼬리 잡힐 일은 없앤다.

그렇게 잘 해결을 해도 문제다.

앞으로 정환 오빠에게 연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민솔의 고민은 깊어져 간다.

* * *

이따금 겪던 일이다.

'사람이 가끔씩 오해를 받을 때가 있지.'

잘못을 저지른 게 아님에도 비난을 받는다.

잘못을 저질렀어도 비난을 받는 것은 사양이다.

「보라) 오정환. 할 말이 있음」_ ?169, 740명 시청

방송을 켠다.

여태껏 많은 해명을 했지만 이처럼 가슴이 설레는 순간은 오랜만이다.

─철꾸라지맨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걸 보라로 살린다고?

"아닙니다. 오늘 진지 모드이기 때문에 이해 부탁드립니다.“

―사고 침?

―속보) 오정환 결혼 ㄷㄷ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여배우랑 스캔들은 ㅇㅈ이짘ㅋㅋㅋㅋㅋ

스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엎질러진 물, 수습할 수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사실 내 잘못은 아닌데.'

워낙 티를 많이 냈다.

연기 모드가 되기 전까지 방송 중에 자꾸 눈길을 날렸다.

〔네이트판〕

─요즘 뜨고 있는 여배우 P씨 열애 중임ㅋㅋ

모 예능 프로그램 촬영장에서 유명함

남자 출연자랑 점심 때마다 같이 밥 먹는데 사귀는 거 같다고 의외로 여자가 매달린다는 게 웃포 ㅋㄷ└여자 ㅈ되게 하려고?

└프로그램명 초성이라도 알려줘

글쓴이― ㄹㅋㅍㄷ

└로컬푸드는 느금 ㅋㅋ 천종원이 썸 타니?

그리고 연예계 찌라시.

살짝 불안했었는데 현실이 되고 말았다.

초반에는 글자 그대로 찌라시에 지나지 않았지만.

─조금날카로움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왜 김해철이 아니고 너임?

"뭔가 납득이 되면서도 기분 나쁜 소리네요."

여러 가지 자료가 모이며 구체화되어 갔다.

특히 그날, 생리가 터진 듯한 방송이 결정적이었다.

"그 형은 늙었으니까. 앞날이 창창한 제가 민솔 씨의 짝으로 잘 맞지 않나? 합리적 의심을 산 것 같아요."

―?

―?

―선 넘네

―네??

다른 게 터진 게 원인이었지만 결과는 매한가지다.

혹시나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

'언젠가 터질 수도 있는 사고였고.'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나은 법이다.

대처를 하기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박민솔 열애 빼박 증거 (진짜 빼박)

[박민솔 9월 방송 캡처. jpg]

[오정환 개인 방송 캡처. jpg]

커플링ㅋㅋㅋ

이건 어떻게 반박할래?

└와 진짜네

└이럴 줄 알았음ㅋ 원래 얌전한 척하는 애들이 뒤에서 할 거 다 함└로컬푸드에서 심상치 않아 보이더라니……

└커플링은 빼박 맞네. 소속사 어케 대처하려나 ㅋㅋ

개인 방송의 장점.

시청자들과 함께할 수 있다.

어째서 이러한 의심이 불거졌는지 파헤쳐 보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건 주작이에요. 제 방송 시청자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원래 장신구 잘 안 껴요.“

―합성이라고?

―마주작 네 이놈!

―여적여 한 거였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판이 그러면 그렇지 ㅉㅉ

실상을 보니 별것도 아니다.

결정적인 증거부터가 조작이라는 걸 보여주자 민심이 빠르게 변화한다.

'나무를 숨기려면 숲에.'

사실은 내가 손을 써서 올린 것이다.

이미 일어나고 있는 불길에 장작을 하나 끼얹었다.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타오른 불꽃.

그만큼 식는 시간도 빨라지는 것이 여론의 이치다.

"만약에 나만의 스캔들이었으면 나 26살이에요 OK? 하고 끝냈겠지만, 얽힌 분이 피해를 볼 수 있으니까 제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는 겁니다. 방송을 보고 의혹이 풀렸으면 좋겠어요."

―준형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아닌데?

―노잼

―열애설 발표해야 꿀잼인데 이걸 못 살리네

그것을 다루는 방법.

연예계라고 크게 차이가 나진 않을 것이다.

나의 본진에서라면 화재 진압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상대로의 반응이다.

어그로 때문에 몰려온 시청자들이 실망을 하며 나간다.

이후부터는 방송 어그로 먹기다.

─코돈빈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그럼 서로 왜 눈빛 교환한 거임?

"아니……, 어떻게 안 쳐다봐요. 여배우 옆에 있는데 눈이 갈 수밖에 없지. 내가 쳐다보니까 그 사람도 나를 쳐다봤을 수도 있고."

―코건 맞지 ㅋ

―남자들은 이해해 형

―여배우 실물 ㅓㅜㅑ

―빡빡이에 고자 아니었음?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2회가 되었습니다!

방송은 곧 어그로.

파프리카TV에서는 당연하다.

보는 눈이 많을수록 악의적인 기사는 나오기 힘들다.

'애당초 증거가 부실했으니까.'

그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판이 상당히 커져버린 만큼 약간의 후폭풍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Koogle』-검색 결과 약 325, 000개 (0.33초)

오정환과 열애? 배우 박민솔 누구?

박민솔 측 "오정환과 열애 NO…… 방송 동료"

배우 박민솔, 청순 미모로 남심 저격 ‘머리 묶는 모습도 예뻐’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노이즈 마케팅.

잘 활용만 한다면 인지도를 폭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다.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검색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직접 보여주면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진짜 기사 떴넼ㅋㅋㅋㅋㅋㅋ

―오정환 인지도 ㄷㄷ

―얘 연기는 못해도 비주얼은 좋음

―개부럽다

―이런 배우랑 같이 촬영하는 거임?

―나 드라마에서 봤는데

―청바지핏 쥑이네

―만나면 개어색하겠다 ㅋㅋ

관련 글과 사진, 기사들을 쭉 훑어본다.

내 방송 시청자라면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겨준다.

"솔직히 말해서 해철이 형이랑 났으면 날 만했네, 선남선녀네 그러겠는데 나랑 나면 좀 실례지. 나도 선남선녀라고?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억빠 쳐내

―멈춰!

―마음에 드는 댓글만 쏙 읽눜ㅋㅋㅋㅋㅋㅋ

―좋으면 퀵뷰 줘

오정환님이 충신지빡이님에게 퀵뷰30일권을 선물했습니다!

조연 배우.

모르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

특히 10·20대에게는 아직 어필이 부족하다.

'내가 이래 봬도.'

내 사람은 확실하게 챙겨주는 편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도 BJ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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