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86화 (686/846)

686화

<여초 이용하기>

봄이.

"어제 봄튜브 봄?"

"봄! 봄! 봄!"

""깔깔깔!""

수백만 구독자를 가진 인기 유튜버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도 운영하며 더욱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봄이 언니 인스타에 옆동네 떡볶이집 올렸더라."

"대박."

"거기 맛있대?"

"떡볶이녀가 먹었으니 맛있겠지!"

유튜브 이용자.

SNS 이용자.

그런 것을 굳이 구분해서 부르지 않는 세대다.

학생층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마치 연예인처럼 자연스런게 언급된다.

물론 그러한 인플루언서가 한둘은 아니지만.

"응 니 애미~"

"앙 기모띠!"

"인정? 어 인정~ 인정 안 하면 에바참치인 부분이구연!"

"낄낄낄낄!"

대부분 부정적인 쪽이다.

미성년자는 접근 자체를 하지 않았으면 싶은 방송.

"요즘 철꾸 방송 안 하잖아."

"그런 퇴물 아직도 봄?"

"아니거든! 안 보거든!"

다행히 차단되었다.

철꾸라지 등 악성 BJ들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그들의 영향도 사라지는 추세다.

아직 활동 중인 BJ도 일부는 있다.

"도구 새끼가 존~나 못하잖아!"

"뭐 했는데?"

"감히 원딜 왕자를 버리고 로밍을 가더라고? 그래서 바로 점멸 쓰고 던졌지."

"인정! 씹인정!"

"도구 새끼들은 줘패야 말을 들어 키킼."

"이이잉~ 기모링~!"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다소 악질이긴 해도 봐줄 수 있는 악질이다.

건전한 개인 방송 문화가 정착한 결과.

10·20대에게 훨씬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Bomi』

게시물 125 팔로워 78.2천 팔로우 10

「대충 봄이 밥 먹는 사진」

「떡볶이 보고 침 흘리는 사진」

「호캉스 간 사진」

「아나스타샤와 찍은 사진」

그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일부 철딱서니 없는 인플루언서들과 달리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

네이트판 ― 「업그레이드된 봄이 쳇바퀴ㅋㅋㅋㅋㅋㅋ」

여성시대 ― 「봄튜브 추천 떡볶이집 정리해봄. jpg」

쭉빵카페 ― 「초심 변하지 않은 봄이좌 근황 ㅎㄷㄷ」

여초 커뮤니티에서도 여론이 좋다.

예쁘고 유명한 여자를 시기하는 것이 기본 스탠스임에도.

―업그레이드된 봄이 쳇바퀴ㅋㅋㅋㅋㅋㅋ

[봄이용 대형 쳇바퀴. jpg]

협찬 받았나 봄ㅋㅋ

쳇바퀴 밈이 정착한 김에 진짜 쳇바퀴 만들어줌

└진짜 쳇바퀴가 돼버렸네ㅋㅋㅋㅋㅋ

└저 쪼그만 애도 열심히 하는데 나눈 ㅠㅠ

└얘는 가식 없어서 좋음 ㅋ

└저 정도는 돼야 유튜버 하는구나 하지……

어리다.

노력한다.

야시시한 의상을 입지 않는다.

무엇보다 다른 인플루언서들과 비교된다.

대부분의 여성 인플루언서는 노출로 뜨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확고한 콘텐츠를 가진 경우가 많지 않다.

―트위터 실트 올라간 유튜버 성 상품화 썸네일 문제

[유튜브 캡처. jpg]

유튜버들 '매운맛'이라면서 성희롱 수준의 자극적인 썸네일 씀성 상품화 썸네일이 성인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과연 이런 콘텐츠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정상적인 성의식을 가지고 자랄 수 있을까?

난 절대 아니라고 봄……

└미친 뭐 하자는 거야? 저런 걸 왜 올려 미쳤나 봐;;

└조회수 올리려고 발악을 하네

└능력이 없으니까 저러지. 봄튜브 봐 노출 안 해도 잘 나감~└남자들한테 아량 떨고 사는 불쌍한 뇬 ㅠㅠ

성공한 여성.

시각에 따라서는 그렇게 볼 수 있다.

여초 커뮤니티에서 염원하는 능력 있고 자주적인 여성상이다.

여자 연예인 및 인플루언서를 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재료다.

여러 가지 이유와 목적으로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얘 비정상인회담에 나온 애 아니야??

[봄이 인스타그램 캡처. jpg]

러시아 일일 비정상으로

한국에서 성 상품화 하면서 돈 버는 불쌍한 애라던데……

└성 상품화?? 무슨 일 하는데?

글쓴이― 인스타에 야한 사진 올리고 모델 일 하고 있나 봐└남자들을 보라고 몸매 관리하면서 돈 버는 애들 자존감 개낮겠다……

└진짜 왜 저러고 살까 불쌍해 ㅠ

그 반대.

여초 커뮤니티 공공의 적이다.

외국인 여자는 까내리고 보는 불문율이 있다.

외모에서 일단 꿀리고 들어간다.

그런데 성격과 가치관에서조차 차이가 난다.

―비담 러시아 대표 진짜 불쌍하다 불쌍해 ㅠㅠ

[비정상인회담 캡처. jpg]

한국 나이로 이제 스무 살이래

근데 러시아가 워~낙 못 사니까

한국 남자들 상대로 성 상품화 하면서 돈 벌고 있음……

사정을 아니까 욕도 못하겠고 딱하다

└아이라인 독하게 그린 거 봐 ㅋ

└그런 짓 하면서 방송 나오는 거야?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비담 게시판에 신고하자!

└작가들 미쳤어? 왜 저런 애를 써

그러니까 비하.

여론몰이를 통해 나쁜 이미지를 구축한다.

서양 여자는 성격이 나쁘다!

2000년대 초부터 퍼뜨린 유언비어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먹히지 않지만, 적어도 여초 커뮤니티 내에서는 유지되고 있다.

특히나 이쁜 아나스타샤는 공격의 대상인데.

―헐 아나스타샤 봄튜브에 나온 애였긔 ㅠㅠ

[봄튜브 러시아 친구편 캡처. jpg]

작년 러시아 여행 때

길거리에서 마주친 걔 있잖아

K―POP 좋아해서 한국어학과 간 애!

얘가 아나스타샤였나 봐 어떠케 ㅠㅠ

└다 아는 거 아니었어?

└성 상품화 하면서 돈 벌고 있잖아

글쓴이― 어머 봄이 친구 까는 거야? 소름 끼쳐…… 남초에서 잠입해왔나 봐 ㅠㅠ└헐 대박 사건! 남초에서 아나스타샤 까는 거였어?

라인에 따라 달라진다.

여초픽과 여초픽이 아닌 것.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말하는 대상.

왠지 잘은 모르겠지만 호감이 간다고 하는 대상.

시선뉴스― 「[이사람-아나스타샤 루슬란] "러시아 여행 영상 덕에…… 팔로워 20만 명으로 늘었죠"」

위키트림― 「[★픽] 아나스타샤 루슬란, 인스타 영향력으로 한국 데뷔…… “엘프―여신이라 불려”」

뉴스핌― 「'엘프 모델' 아나스타샤 루슬란, 그녀와 나눈 솔직한 이야기」

기름을 퍼붓는다.

한 기사가 여초 커뮤니티의 심리를 제대로 자극한다.

―"한국인와 결혼하고 싶은 외국인"으로 한국 남자들이 주작질해서 유명해진 모델 1, 000명에 불과했던 팔로워가 이토록 늘어나게 된 것은 봄튜브의 러시아 여행 영상 때문!

근데 그걸 남초에서 ‘한국인과 결혼하고 싶은 러시아 엘프’라는 제목으로 퍼뜨림……

그 소식을 들은 아나스타샤는 누군가 조작한 가짜라며 펄쩍 뜀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콕 집어 말한 적은 맹세컨대 단 한 번도 없어요."

"사람을 만나고 감정을 교류하는 데 국적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한국에서 저를 아는 사람이 늘어났고 연예계에 데뷔도 했으니 운명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남자가 아닌 한국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으니까요.”

저거랑 덤으로 '한국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러시아 엘프'라는 주작질도 있었는데 그런 말도 한 적 없다고 함ㅋㅋ K―POP 때문에 한국 문화에 관심 있다고 한 게 전부^^고로 한국 남자들이 스타일이 좋고 외모가 뛰어나다←고 한 것도 K―POP 가수들 보고 한 말└딱 봐도 남초에서 제목으로 주작했구만 보인다 보여~└역시 봄이 친구! 개념녀였긔~

└얼마나 억울할까ㅅㅂㅋㄱㅋㄱㅋㄱㅋ나 같아도

└이런 기사는 남초 안 퍼가지? ㅎㅎ 좀 가져가라

└딱히 한국 남자랑 결혼하고 싶지 얂댘ㅋㅋㅋㅋㅋㅋ아 정답입니다요└아나스타샤는 돈 많이 벌고 존잘 양남 만나라ㅜ 성격 되게 구엽더라 └봄이랑 같이 유튜브 시작하자!

└얼마나 싫었으면 펄쩍 뛰면서 맹세코 그런 적 없다고 할까?

편 가르기.

여초 커뮤니티가 가장 좋아하는 상황이다.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는 논리까지 얻을 수 있다면 더더욱이다.

이미 여초픽인 봄튜브와 친한 사이다.

자신들의 형편에 좋으니 뷔페처럼 골라 먹는다.

일부 여성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는다.

"커뮤니티에서도 반응 좋다니까요?"

"일일 비정상으로도 잘했고."

"그냥 공감해요!"

물론 현실적인 벽.

JT빙신 본사 비정상인회담팀에서는 회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 패널의 빈 자리를 채울 새로운 패널을 넣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나 넣을 수는 없다.

'변화가 필요한 건 맞는데.'

김수진PD는 고민이 심각하다.

비정상인회담이 과거의 위상을 되찾을 계기가 필요하다.

여차하면 2차 개편을 할 마음도 있다.

초강수를 둬서라도 반드시 넘어서야 하는 벽이다.

"아나스타샤 괜찮지 않아요 PD님?"

"맞아, 맞아 여성 패널도 있어야지."

"언제까지 남자만 넣을 거예요?"

하지만 여성 패널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아니, 은연중에 배제하고 있었다.

'당연히 싫어할 줄 알아서.'

이전에도 몇 번 화제가 나왔던 이야기.

그도 그럴 게 여성 패널은 확실히 이슈가 된다.

외국인 여성이 나온다고?

남성 시청자들에게 큰 어필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작가진이 워낙 지랄 맞다.

같은 여성에 대한 반감이 엄청나 포기하고 있었는데.

"보고 올라온 대로라면 고려해볼 가치가 있긴 해."

"그렇죠?"

"완전 걸크러쉬예요 언니!"

"너희들 말투 좀……."

선택지에 넣어볼 수 있다.

어디까지나 고려의 대상 중 하나로 말이다.

'내가 아무리 PD라도.'

이미 자리를 잡은 프로그램.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다.

방송사에서는 돈을 뽑아 먹으려고 혈안이다.

수익 위주로 굴리며 여차할 때 종영각을 잡는다.

여성 패널 기용은 너무 파격적이다.

상부의 반응이 탐탁지 않을지도 모른다.

"소속사는?"

"저희 JT빙신 계열사더라고요."

"그래?"

"다 확인해보고 하는 소리죠 PD님~"

"이렇게 딱 맞는 패널이 달리 없다니까요?"

그 기준에도 통과한다.

비정상인회담에는 한 가지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이 있다.

소속사.

JT빙신의 계열사나 협력사에 속하도록 패널들에게 압박을 준다.

1차 개편 때도 그렇지 않은 패널들만 잘랐다.

앞으로 들어올 패널들에 대한 본보기이기도 했다.

'음, 그렇다면야 뭐.'

이미 소속돼있다.

방송만 잘된다면 상부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다.

"근데 반응이 어떨까?"

"아까부터 말했잖아요!"

"요즘 커뮤니티에서도 완전 대세임."

"여성시대, 쭉빵카페, 네이트판 좀 보세요!"

세간의 화제성을 고려하면 해볼 만한 도박수다.

수진도 현재 비정상인회담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아나스타샤가 들어온다면 남성 시청자의 비율도 다시 늘어날 것 같은데…….'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다른 예능과 마찬가지로 시청자의 남녀 성비는 비슷했다.

특히 프로그램의 특성.

골치 아픈 사회 문제와 토론 등을 한다는 점이 여성들에게 반응이 안 좋았다.

그런데 작가진의 입김이 들어간다.

토론을 배제하고 캐릭터성을 밀어붙인다.

그것이 여성 시청자들에게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남성 시청자들은 안 좋아했고.'

돌아오기엔 너무 먼 강을 건너버렸다.

여성 시청자가 많아진 시점에서, 여성 시청자들의 취향에 휘둘린다.

악순환의 반복.

현재에 이르러서는 토론을 하는 건지 수다를 떠는 건지 자신도 가끔 헷갈릴 지경이다.

방송 초기와는 의도가 많이 달라지고 말았다.

그것을 바로잡을 계기가 주어지게 된 것이다.

"정말로 괜찮겠어?"

"네! 당연히 괜찮죠~"

"아나스타샤 괜찮은 아이라니까요?"

"비정상인회담도 여성 할당제 시행해야 돼요! 지금까지 남자만 뽑은 거 완전 차별이야."

"너희가 한 거 아니었니……?"

항상 지랄 맞던 작가진도 밀어붙이고 있다.

PD로서 큰 그림을 바라본다면 이것이 맞는 판단이다.

'어쩌면.'

비정상인회담의 2차 전성기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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