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687화 (687/846)

687화

비정상인회담.

〔예능 갤러리〕

―? 비담 전성기 시절을. Araboza [145] +188

―? 이쯤에서 다시 보는 그 사건 ㅋㅋ(터키 대표) [171] + 210―? 비정상회담 역대급 토론이었다는 타일러 vs 일리야 [230] +298―? 비담 드디어 정신 차렸넼ㅋㅋㅋㅋㅋ [309] + 516]

시청률이 3~5%를 오가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에서 많다고 보긴 힘들다.

케이블 방송만 따져도 수두룩하다.

방송 3사가 진행하는 지상파 예능은 단위수가 다르다.

―비정상인회담 역대급 토론이었다는 타일러 vs 일리야

[1m 넘어가는 혐오주의 토론 캡처. jpg]

난 한국어로도 저렇게 토론 못 함;

국적을 잃은 느낌이네……

└타일러 말도 맞는 것 같고 일리야 말도 일리가 있고…… 둘 다 말 겁나 잘하네 와└이제 못 봐 ㅠㅠ└요즘 비담은 저런 토론 없지 않아?

└패널들 다 사려서 이제 말싸움도 안 함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예능은 시청률이 전부가 아니다.

'짤방'.

방송 내용이 캡처되어 SNS나 커뮤니티에 돌아다닌다.

예능 프로그램의 흥망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비정상인회담은 그러한 2차 파급력이 엄청난 프로그램이다.

―옛날 비정상인회담이 좋았던 게

패널들이 서로 물어뜯듯이 싸웠음

그러다 분위기 터지면 손에 손잡고~ 하면서 진정시키고 ㅋㅋ장위안 그 나라부심도 계속 보다 보면 재밌음

근데 어느 순간부터 토크쇼 됐더라

└짱위안 ㅅㅂ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요즘 손에 손잡고 안 하네

└연예인병 걸려서 그럼

└패널들도 토론 안 하고 싶겠냐? 조금만 싸우면 여초에서 시애미질 하는데 사리지

외국인들의 시선.

단일 민족 국가인 한국인들로서는 궁금하다.

아무리 객관성을 표방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국인인 자신의 생각이다.

외국인들의 토론은 신선한 문화 충격이었다.

사회 문제가 심심하면 쏟아지는 한국의 특성상 그들의 시각은 언제나 관심을 모았다.

넷상에서 이슈가 된다.

파급력이 시청률을 낳는 선순환의 구조였다.

어느 순간부터 막히며 관심 또한 시들시들해지고 만다.

―비담 망한 이유 모르는 애들 많아서 설명해줌

비담은 꽤 유명한 여초픽임

이유는 짐작 가지?

당연히 토론은 관심 외고

아이돌 덕질 하듯이 지들이 좋아하는 패널 빨면서 놂 ㅋㅋ 그리고 싫어하는 패널 있으면 제작진에 지랄함

일리야도 그렇게 하차

다음 하차픽은 독일 다니엘

지금도 여초 가면 시애미질 겁나 함 ㅋㅋ

└글 내용이 진짜라고??

└난 그냥 평범하게 재밌게 봤는데

└와 역겹다 진짜

└저걸 들어주는 제작진이 더 문제 있는 거 같은데

그 첫 단추.

여초에서 비정상인회담을 광적으로 좋아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에서도 그들의 입맛에 맞췄다.

결코 정상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 없는 입맛에.

―독다 가식적이라고 비난받는 이유

선비질이네 뭐네 그건 다 표면상 이유고

[비정상인회담 19회 캡처. jpg]

독일 여자는 명품 가방보다 손편지를 원한다는 사연을 말한 적이 있었음근데 이걸 여초에서는 한국 여자랑 독일 여자 비교한다고 봤음

지들도 대놓고 말하긴 쪽팔리고 팩트 딸리니까

비꼬면서 비호감 이미지 작업 시작함

얘도 원래 독일 국적 백인이라 선진국 양남이라며 빨아줬는데 이 사건 하나로 여초에서 배제됨

└얘가 왜 가식적? 처음 듣는데

└이게 사실이면 개소름……

└와 조직적으로 행동하는구나

└내가 좋아하는 비담이 이렇게 망했다면 슬픈데;

시청률은 분명 적정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는 파급력이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특히 시청층.

여성 쪽에 완전히 평향돼있다.

방송 초기와는 다른 행보를 걸어온 탓인데.

이종격투기 ― 「비정상인회담 새 멤버 대박이네요 ㄷㄷ」

樂 SOCCER ― 「러시아 엘프 아나스타샤 비담 합류 확정!」

도탁스(DOTAX) ― 「비담 제작진 드디어 정신 차렸다고 합니다」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거의 무시로만 일관하던 일반 시청자층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비담 제작진 드디어 정신 차렸다고 합니다

[아나스타샤 루슬란 '비정상인회담' 패널로 합류. News]

러시아 김태희로 유명한 아나스타샤

일일 비정상으로 나와서 선전한 게 인정받았나 봄

└오우 이러면 무적권 보지!

└여초에서 생지랄 떨어서 하차시키지 않을까?

└예쁜 서양녀=여자의 적일 텐데 ㅋㅋ

└이대로만 됐으면 소원이 없겠다

일반 커뮤니티에서는 당연히 반응이 좋다.

최근 비정상인회담.

미녀들의 수다 시즌2 남자 버전에 지나지 않았다.

남성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뭐지?

옛날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니 시청이 뜸해지게 된 건 자연스럽다.

―아나스타샤 찾아보니 나이도 어린데

어떻게 말을 이렇게 똑부러지게 잘하지?

발음도 좋고

여자 일리야 느낌 나네

└말을 잘한다기보다는 준비를 열심히 해오는 느낌임

글쓴이― 쨌든 ㅋㅋ

└아나스타샤 들어오고 옛날 토론 감성 살아나서 좋음└러시아 눈나 헤으응……

첫 여성 패널의 합류.

남성 시청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없었다.

○○○ 김태희 등.

서양녀는 로망이 있고, 수요층이 분명 있음에도 어찌 된 영문인지 유명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청률이 올랐다고?"

"네!"

"이번에 5% 넘었어요. 이러다 6%, 7% 가는 거 아닌가 몰라."

"떡상 가자요~!"

여초 작가들이 기를 쓰고 막았기 때문이다.

TV 방송은 푸쉬를 안 해주면 애초에 뜰 수가 없는 구조다.

'애들이 무슨 바람이 들어서 이러는진 모르겠지만.'

특별한 예외가 생겼다.

아나스타샤에 한해서는 작가진도 적극적으로 분량을 주고 있다.

시청률도 올랐다.

그 자체만으로 고무적이지만, 가장 큰 건 성비가 한쪽에 치우쳐지지 않게 된 것이다.

"근데 PD님."

"응?"

"요즘 독다 겁나 나대던데……, 커뮤니티 평도 안 좋고 자르면 안 돼요?"

"맞아! 맞아! 가식적이야."

"그런 애가 나중에 에네스처럼 사고 친다니까?"

비정상인회담의 방향성.

여성 시청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여초 커뮤니티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프로그램 존폐 위기로 몰릴 수 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반영을 해야만 했다.

"그럴 필요까진 없어 보이는데?"

"PD님 커뮤니티 안 봐요?"

"모르면 공부해요!"

"아니, 일반 커뮤니티에는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거든. 너희 대체 무슨 커뮤니티 보니?"

""…….""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남성 시청자의 비중이 올랐고, 여초 커뮤니티의 떼쓰기를 들어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다시 니들 말 들으면 성을 간다.'

비정상인회담의 의의는 시청률보다 파급력에 있다.

고인물화가 되는 것은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

일반 시청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한다.

제2의 전성기가 가능하다면 그 방법뿐이다.

* * *

여초 커뮤니티.

굉장히 난감한 대상인 건 사실이다.

'지랄을 굉장히 많이 해서.'

하지만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여초가 묻으면 망한다는 사실 말이다.

국민 프로그램 무한도전조차 여초의 항의가 계기였다.

방향성이 완전히 흔들리게 된다.

"적당히 들어주는 척 무시를 하면 돼."

"네……."

"두꺼운 유리창을 끼고 반대편에서 소리 빽빽 지르는 거지. 그걸 음소거 하고 보는 느낌.'

"아, 아! 아아……."

건설적인 비판을 내놓는 게 아니다.

뼈가 있는 묵직한 비평과도 거리가 멀다.

'단순하게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싶은 거지.'

자기 외모에 불만 있으면 온라인에서 공격적.

그 연구 결과에 정확히 일치하는 예다.

애초에 생각이라는 게 없다.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고, 관심받고 싶을 뿐이다.

진지하게 상대해주면 블랙 컨슈머처럼 의기양양해진다.

갑질을 하려고 든다.

그 첫 번째 대상.

아나스타샤가 침대에 엎드려 누워있다.

"엉덩이가 말을 하는 느낌이네."

"오빠, 저 가요."

"벌써?"

"아!"

엉덩이를 쑤욱 내민 우스꽝스러운 자세.

'하체가 정말 예뻐서.'

그리고 눈처럼 하얗고 투명한 피부.

오일을 발라서 매끌매끌하게 만들었다.

쓰다듬기만 해도 힘이 들어간다.

찰싹! 찰싹!

힘을 실어 마음껏 때린다.

보여주는 직업인 리아나 민솔과 달리 자국은 신경 안 써도 된다.

"잘했어. 재밌는 엉덩이네."

"오빠."

"응?"

"슬슬 해주시면 안 될까요?"

"안 돼."

"?"

말하는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들겨준다.

갈 만큼 갔으니 만족은 했을 것이다.

'너무 기어를 올리면.'

색스러워지기엔 이른 나이다.

방송적으로 색기가 요구되지 않기도 하다.

방송적 컨셉에 맞춰서 적당히 먹는다.

욕실로 데리고 가 씻긴다.

쪼옥! 쪼오옥!

매달려서 자꾸 입을 맞춰온다.

애교를 부리며 먹어달라고 시위한다.

'이렇게 성격이 살가워져야.'

다가가기 쉬운 이미지가 된다.

차가운 얼굴이 봄날의 눈처럼 녹는다.

"오늘은 피곤해서 그렇죠? 다음에는 해줄 거죠?"

"아니."

"왜요? 어떻게 해야 해줄 거예요?"

"아샤가 유명해져서 맛있어지면 먹어줄게."

"그때까지……, 계속?"

고귀해 보이는 입술.

생얼일 때 더 매력적인 얼굴이 가까이 다가온다.

'약간 엘프 노예 느낌이네.'

이세계물에 흔히 나오는 그것 말이다.

일이 잘 풀린 덕분에 계속 데리고 있을 수 있다.

시선뉴스― 「[이사람-아나스타샤 루슬란] "러시아 여행 영상 덕에…… 팔로워 20만 명으로 늘었죠"」

여초 커뮤니티의 생리.

알고 있기 대문에 이용할 수 있다.

기자를 섭외해 인터뷰를 진행하게 했다.

'다룰 줄 알면 걔네만큼 이용하기 좋은 애들도 없어서.'

뷔페처럼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취식한다.

행동 원리만 알면 어렵지도 않은 일이다.

아나스타샤의 한국 방송 데뷔.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끼는 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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