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1화
급식들의 일상.
"으악 무관귀신이다!!"
"꺄아악!?! 저리 가 이 무관귀신!!!"
쾌활할수록 사회가 건강하다는 방증이다.
한국중학교의 학생들은 오늘도 힘이 넘친다.
"요즘 누가 무관귀신을 찾아?"
"리얼 키킼."
"요즘 봄이가 대세 아님?"
"봄이루!"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다.
은퇴한 씨지맥보다 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꾸웨엑!"
"꾸웨엑!"
"깔깔깔깔!"
봄튜브 채널의 주인.
봄이의 독특한 리액션은 일종의 유행어가 되었다.
워낙 유명하다.
취향을 타지도 않는다.
여학생들 사이에서 특히 최애픽이다.
"봄이 언니 이번에 화장 바꿨더라."
"너도 봤어?"
"메이플 코디도 바꿨던데."
"아 존나 귀여워 진짜~"
자신들과 비슷한 세대.
대세 플랫폼인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엄청나게 잘나가고 있다.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최근에는 남학생들도 엄청나게 추종 중이다.
"야 쩔 좀 해줘 X발."
"응 니애미~"
"니네 엄마 된장찌개에 두부 안 넣음."
"뒤질래?"
메이플스토리의 흥행과 연관이 있다.
한국 게이머의 특징.
주위에서 한다고 하면 우르르 따라 한다.
'어우, 저급한 놈들.'
그런 친구들의 대화를 들으며 책상 위에 엎드려 있다.
최민호군은 메이플스토리 230레벨이다.
"민호야, 넌 게임 안 하냐?"
"아, 안 한다능……."
"그래, 어 알았어. 잘 자."
하지만 친구들에게는 감추고 있다.
자신의 진정한 정체.
저런 저급한 녀석들에게 밝히고 싶지 않다.
"쟤는 맨날 자기만 하네."
"그냥 무시해."
"메이플 레벨 올리기 너무 힘들어. 쩔 좀 해줘!"
"니애미 솔의눈 마심."
"선 넘네?"
반 친구들이 빨고 있는 봄이.
레벨은 고작 210에 불과하다.
스공도 50만이 안 된다고 들었다.
'우리 펑이형은 얼마 전에 스공 천만도 돌파했다능.'
메이플 고수인 자신은 BJ펑이요를 빨고 있다.
메갤에서도, 면제갤에서도 펑이요를 찬양한다.
메이플스토리를 잘 모르는 것들이나 봄이를 본다.
자신은 다르다는 생각에 우월감에 젖어 있었는데.
"오늘 봄튜브 영상 봄?"
"봤지."
"난 생방으로 봄."
"봄! 봄! 봄!"
친구들의 대화.
엎드려 자는 척을 하고 있는 민호군의 귀에 쏙쏙 들어온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메이플 이야기다.
그 내용도 정말 믿기지 않는 것이다.
'뭐? 말도 안 돼!'
허겁지겁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갤럭시S6.
유튜브 정도는 문제없이 돌릴 수 있다.
Channel 봄튜브― 「(ENG SUB) 메이플봄. 힘순찐? 봄이가 진심으로 Flex하면 생기는 일」 ― 조회수 30만회 · 1시간 전
믿을 수 없는 영상.
봄튜브는 메이플을 올리지 않는다.
개인 방송에서만 가끔 하는 줄 알았다.
메이플 콘텐츠를 올린 것만 해도 놀랄 일인데 제목도 범상치 않다.
긴장한 민호군은 침 삼키는 것도 잊는다.
꿀꺽!
클릭한다.
영상의 내용물.
설마 펑이요처럼 엄청난 거금을 메이플에 지른 걸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도 펑이형이 얼마나 대단한데…….'
하루에 수백만 원씩도 지른다.
지금까지 메이플에 지른 금액만 억 단위라고 들었다.
그것을 이제 와서 따라잡는다?
민호군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가능해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봄이는 잊어라!>
<블록버스터급의 봄이가 온다!>
때문에 눈을 뗄 수 없다.
영상의 인트로.
우악스럽게 울부짖는 봄이에게 빠져든다.
<귀여움!>
<커여움!>
<강력함!>
귀엽기만 했던 봄이가 강력함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적어도 게임 내에서는 불가능할 것도 없다.
'이, 이것은?!'
호화로운 아이템.
230레벨의 고수이기에 알 수 있다.
그 하나하나가 펑이요에 필적하는, 혹은 그 이상의 지작이다.
"민호야."
"민호야?
"어……, 응? 왜 그러냐능."
"너도 메이플 하니?"
넋 놓고 보고 있었다.
펑이요 외의 유튜브 채널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으, 으응……."
"와 나돈데! 너도 봄튜브 채널 보는구나."
"……."
반에서 유일하게 말을 걸어주는 지혁이.
녀석에게라면 솔직하게 말을 해도 될지 모른다.
'하긴 봄이가 더 유명하기도 하고.'
자신이 펑이요를 빤 건 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군대 면제를 받고 싶다.
하지만 친구.
조금만 용기를 내면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계기가 주어졌다.
"와 메이플 230렙!"
"개쩐당."
"미호 ㅈ고수였네."
"우리반에 메이플 230이 있다고??"
똑같이 강하다면 힙스터질을 할 이유가 없다.
유튜브도 봄튜브가 더 재밌고 풍성하다.
"민호 메이플 좀 치네."
"내가 좀 침."
"나 쩔 좀 해주면 안 돼?"
"응 니애미."
요즘 세대였다.
* * *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
"훈수 안 듣고 좋지?"
"……."
"봄이가 스카니아에서 제일 세!"
"……."
우리 봄이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진정한 Flex.
메이플 초고수가 될 수 있는 방법 말이다.
'시청자한테 듣기 싫으면 오빠한테 들으면 되지.'
다이아한테 훈수 안 듣는 법?
챌린저가 되면 된다.
메이플은 아이템에 의해 우열이 정해진다.
뻐버버버벙!
뻐버버버벙!
게임 화면.
봄이가 자신의 강력함을 자랑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전투력이 올라간 것이다.
"어때, 사냥 속도가?"
"강력해요."
"좋지? 행복하지?"
"너무 센 거예요. 적응이 안 돼요.“
―봄리둥절행ㅋㅋㅋㅋㅋㅋㅋ
―스공 50만이었던 내가 스공 1천만?!
―템빨 보소
―오정환 이 새끼 얼마를 박은겨
아이템을 맞춰줬다.
대충 1억 원어치.
한 번에 긁어버리자 초호화 템세팅이 가능했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
무슨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직업에 맞는 S급 아이템이 널려있을 리 없다.
RPG게임의 랭커가 되는 게 어려운 이유.
그 고되야 할 과정을 확 단축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Zl존제논S2의 오션 글로우 이어링 (+8)』☆×22
장비분류 : 귀고리
STR : +100
DEX : +128
INT : +100
LUK : 80
최대 HP : +750
최대 MP : +750
공격력 : +67
마력 : +35
방어력 : +194
점프력 : +5
올스탯 : +6%
업그레이드 가능 횟수 : 0
ⓛ 잠재옵션
올스탯 : +9%
올스탯 : +6%
올스탯 : +9%
ⓤ 에디셔널 잠재옵션
올스탯 : +5%
올스탯 : +4%
LUK : +18
인맥.
세상 그 누구보다 자신 있는 편이다.
스카니아를 이 잡듯이 뒤져서 싸그리 긁어냈다.
"어때, 아이템 보기만 해도 행복하지?"
"이름이 안 이뻐요."
"옵션이 예쁘잖아."
"저는 전에 끼던 꽃 귀고리가 더 좋아요. 그리고 이름 박힌 거 너무 싫어요.“
―취향 확고하누
―봄이야……
―옵션은 깡패네
―이름 박힌 건 선 넘었지 ㅋ
우리 봄이 옷 한 벌 뽑아주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외형만 봤을 때 다소 튀는 아이템도 있긴 하지만.
'어차피 메이플은 캐시빨인데.'
사소한 것에 신경 쓰면 큰 사람이 되지 못한다.
모름지기 아이템이란 스펙이 좋으면 장땡이다.
"내 캐릭인데! 내가 키운 건데! 진짜 이러면 안 되는 거예요."
"오빠가 봄이 코디도 바꿔줬어."
"꾸웨엑!"
ㅋㅋ
하지만 여성 게이머들.
RPG게임을 여행처럼 즐기는 감이 있다.
봄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건 알 바 아니고.'
뿔이 난 리액션을 보는 것이 참된 재미다.
이 정도 스케일로 일을 벌인 이유가 있다.
「메이플) 하와와. 저는 잘 모르겠어요」_ ?51, 891명 시청
강력한 것.
우리 봄이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게임 시청자들은 당연히 게임을 잘하는 BJ를 좋아한다.
'근데 RPG에서는 기준이 애매모호하잖아.'
템빨과 게임 센스는 상관이 없다.
메이플이나 던파BJ들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우기겠지만, 원래 한국 RPG 게임은 그냥 템빨이다.
뻐버버버벙!
뻐버버버벙!
봄이가 잡아도 강력한 건 강력하다.
장하다 봄히틀러가 돼버릴 기세다.
"이 기세를 몰아서 레이드도 도전해볼까?"
"지금이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존나 셈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뭐든
―스공 맛 갔는데?
―만렙 되면 펑이요도 넘을 듯 ㅋㅋ
메이플에는 수많은 보스 몬스터가 있다.
내가 게임을 하던 시절보다 배는 더 생겼다.
'그냥 복붙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스토리는 있다.
생김새도 당연히 다르고, 레이드 방식도 구별돼있을 것이다.
큰 의미가 없어서 그렇지.
평균 스펙이 높아지다 보니 어중간한 패턴은 위협적이지 않다.
게임사도 그걸 알아서 대충 만든다.
그래픽 겉표지만 바꿔서 그럴듯하게 내놓는다.
2D 게임이기 때문에 그래픽 디자인팀 수고도 덜했을 것이다.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다.
―배부른봄이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상위 보스는 봄이가 어려워하지 않을까?
"요즘 메이플 레이드는 개나 소나 하니까 괜찮아요."
"?"
펑이요, 네글자, 구해조 같은 애들도 무리 없이 깰 정도다.
컨트롤 요소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향 평준화 됐잖아.'
옛날 메이플처럼 30인 공대 중에 한 명 실수하는 순간 연대 책임으로 싸그리 전멸하는 그런 긴박감이 없다.
실수?
그나마도 템빨로 커버가 가능하다.
몇 번 죽어도 데스 카운트로 부활할 수 있다.
"봄이 할 수 있지?"
"저 열심히 해볼게요."
"그래.“
―열심히?
―아무리 그래도 봄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
―스우는 노말도 개어렵지 않음?
―펑이요도 고전함
최근 나오는 보스들.
특별한 노하우를 요구하지 않아서 하다 보면 깨게 돼있다.
'무적기 잘 쓰면서 스펙빨로 밀어붙이면 끝이야.'
게임 구조가 매우 단순해졌다.
안타까운 측면도 있지만, 봄이가 한다고 생각하면 다행이다.
『블랙헤븐의 코어가 침입자를 향해 공격을 시작합니다.』
우리 봄이가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긴다.
마음 같아서는 봄이 머리를 두들기고 싶다.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하지만 봄이만 못하는 게 아니다.
펑이요도 그렇게 멍청한데 메이플을 잘만 한다.
뻐버버버벙!
뻐버버버벙!
엄청난 데미지.
보스가 패턴을 쓰기도 전에 녹여버린다.
노말 스우를 가볍게 격파한다.
"오빠 저 했어요! 해냈어요!"
"잘했어."
"저 진짜 세요. 엄청 세요! 보스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헐
―솔스우 성공ㄷㄷㄷㄷㄷ
―스펙빨로 이걸 깨네
―아니 왜 되는뎈ㅋㅋㅋㅋㅋㅋㅋ
이래 봬도 5년 차 메이플 유저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데, 우리 봄이도 5년이면 탭댄스를 춘다.
'어차피 펑이요나 봄이나 롤 하면 브실골일 텐데.'
컨트롤적인 차이가 날 리가 없다.
도움반 클현우도 피지컬 원탑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메이플이다.
『카오스 피에로를 격파하였습니다!』
『카오스 블러디퀸을 격파하였습니다!』
『카오스 반반치킨을 격파하였습니다!』
『카오스 밸룸을 격파하였습니다!』
신바람이 난 봄이가 여기저기 싸돌아다닌다.
자신의 강력함에 흠뻑 취해버린 것이다.
"봄이 강력해진 기분이 어때?"
"이렇게 세질 줄은 몰랐어요."
"오빠가 템 맞춰주길 잘했지?"
"후후, 후후후!"
ㅋㅋ
맥주를 홀짝일 때보다 더 흥분했다.
게임 속의 세상에서 랭킹 1위를 먹은 기분.
―민트초코칩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봄이가 이제 스카니아 1짱임? ㅋㅋㅋ
"메이플 1짱이죠. 우리 봄이 엄청 세요."
"저 엄청 세요!“
―봄이 신났어 ㅋㅋㅋ
―하드 스우각?
―아니, 보스를 이렇게 쉽게……
―전섭 최초 하드 스우 ㄱㄱㄱㄱ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봄청자들의 메부심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
'물론 결정타는.'
좀 더 임팩트가 있는 것이 아니면 안 된다.
메이플 유저라면 누구라도 인정할 위업.
봄이의코딱지 : 봄파티 신청합니다!
어느새봄 : 스공 500만 격수 대기 중!
Zl존봄이S2 : 하드스우 공대에요~
T없e맑은봄 : 봄이 언니 저 좀 제발!
봄봄봄 : 하드스우 깨실 거죠?
봄튜브보세요 : 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S2최강봄이S2 : 가슴이 웅장해진다
봄이사냥개 : 사냥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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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청자들의 도움까지 받는다면 안될 것도 없다.
봄튜브의 수백만 구독자들이 모인다.
'간다, 펑이요. 도와줄 공대는 충분한가?'
메이플 최고의 BJ를 가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