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01화 (701/846)

701화

막걸리 대결.

〔예능 갤러리〕

―사장님 단 1표 ㅋㅋㅋㅋㅋㅋ

―오정환 뭐 저렇게 잘 만듦??

―오정환 펀치! 오정환 펀치! 오정환 펀치! 오정환 펀치! 오정환 펀치!

―??? : 사실 일본에서 온 거거든요

교이쿠상의 저격과 블라인드 테이스팅 논란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방송에서 이슈는 곧 시청률.

―오정환 뭐 저렇게 잘 만듦??

저 사장도 그냥 차린 게 아니라

나름 석사 과정 밟고 연구원 생활도 해왔는데 너무 쉽게 이기네 └인실ㅈ 새끼야 ㅋ└사장이 탁상공론할 때 오정환은 온갖 술 다 먹어봄

└입맛부터가 '신의 입'인데

└이걸 또 주작 이니시를 건다고? 너 교갈이지?

그 과정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

막걸리편의 주인공은 오정환이라고 할 수 있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의 승리.

이어진 막걸리 대결에서도 완승.

―오정환도 누룩 쓰지 말라고 일갈하는데

저 똥고집 사장은 진짜 ㅋㅋ

└오정환이 팩트로 패니까 그제야 말 들음 ㅋ

└누룩 쓰지 말라는 게 아닌데

└오정환이나 천종원이나 결국 맥은 같음. 누룩 같은 어려운 것보다 기본부터 충실하라는 거지 └맥?

무엇보다 시청자들도 납득할 만한 설명이었다.

요리 대결은 방송용 MSG에 불과하다.

진짜는 전문가격의 설명.

천종원처럼 깊고 다양하며 해박한 요리 지식을 가진 이가 없다.

하지만 막걸리편에서는 빈약했다.

교이쿠상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

그것을 방어한 오정환의 평가는 올라간다.

천종원 팬덤에게 호감 이미지를 쌓는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개성을 위해 대중성을 포기한 시점에서 당연한 결과지!>

<사장님께서는 받아들이십니까?>

<네……. 그렇긴 한데;>

물론 다소의 논란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오정환이 만든 막걸리.

맛 자체는 이견의 여지가 없이 훌륭하다.

―오정환 완전 꼼수 쓴 거 아님?

저게 무슨 막걸리야

대놓고 과즙 타고 아스파탐 탔다는데

└시중 막걸리도 타는데?

└전통은 아니긴 하지……

└아 저게 대중성이라고욬ㅋㅋㅋㅋㅋㅋ

└딱 술종원임. 설탕 대신 아스파탐 탄 ㅉㅉ

하지만 첨가물.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든다.

평소에는 잘만 먹으면서 말이다.

<아스파탐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나쁜 물질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제로 콜라나 껌 등에서 일상적으로 섭취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기성품 막걸리에도 대부분 들어가요.>

<단맛 때문인가요?>

<예, 막걸리가 사실 원액은 소주처럼 독하고, 신맛도 강하거든요. 물을 넣어 희석시키고, 당분을 첨가해 보정하는 구조라…….>

자막을 통해 보충한다.

미국과 EU에서도 안전성을 인정하며,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사장님은 설탕을 넣으셨던데?>

<막걸리 회사들이 아스파탐을 쓰는 이유가 있어요. 사장님 막걸리는 한 이틀 지나면 맛이 바뀌어있을 겁니다.>

<어? 어째서요?>

<왜긴 효모가 설탕을 먹어 치우니까 그렇겠지.>

그리고 넣어야 하는 이유.

천종원이 못마땅하다는 듯 팔짱을 낀 채 맞장구 친다.

요식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손님에게 항상 같은 퀄리티의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여윽시 천종원 라인ㅋㅋㅋㅋㅋ

―오정환도 단맛에 환장함?

―슈가보이에 이은 아스파탐보이……

―막걸리 단맛이 설탕이 아니었구나

시청자들도 납득을 한다.

평소 마시고 있는 막걸리에도 들어있는 성분이니 거부감은 안 생긴다.

―오정환도 단맛에 환장함?

아스파탐은 기성 막걸리에도 들어가니까 그렇다 치는데 과즙 넣는 건 선 넘는 거 아님?

└성별 취향입니다만?

└과일 소주 같은 느낌이겠지

└시식단 여자들이 좋아하긴 하더라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나온 건 남자들도 좋다고 했음

문제는 맛.

분명 시식단의 평가는 좋았다.

하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 의아할 수 있다.

전통주잖아?

사장님의 모토이기도 하다.

아무리 대중성이 중요하다고 해도 적정선이 있는 법이다.

<맥주 하면 독일 맥주가 유명하잖아요?>

<유명하죠!>

<독일은 첨가물을 안 넣는 걸로 아는데?>

<예, 하지만 언제나 역사는 결과가 아니라 배경을 봐야 되거든요?>

그 부분에 대한 설명.

자신의 아이덴티티에 걸맞게 해박한 지식을 늘어놓는다.

독일식 맥주는 맥주 순수령 (Reinheitsge)으로 유명하다.

보리, 밀, 물, 홉, 효모만을 맥주 재료로 인정한다.

그것이 무언가 특별한 고집 때문이 아니다.

당시에 술로 장난질 치는 사람이 워낙 많았다.

<아, 가짜 양주처럼?>

<가짜 맥주로 죽는 사람이 많아져서 생긴 규정이라고 합니다.>

<가짜 맥주라니…….>

<그것이 하나의 전통처럼 굳어졌을 뿐이지. 맥주계의 양대산맥인 벨기에만 보더라도.>

추가 재료를 넣는다.

전통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될 게 없다.

충청남도 공주에서는 이미 알밤 막걸리가 유명하다.

꿀꺽!

오정환의 두 번째 막걸리처럼 말이다.

고구마와 밤향을 살리고, 단맛을 줄여서 어르신들 입맛에도 맞게 했다.

<이건……,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는 것 같아요.>

<저도 천종원 선생님도 사장님이 사장님만의 막걸리를 만들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마무리 파트.

골목식당은 드라마나 다큐멘터리가 아닌 예능이다.

뚜렷한 결말이 요구된다.

그것이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방향이어야 한다.

―현직 막걸리 만드는 사람인데

저 병신 뭐하는 거냐? 라는 생각밖에 안 듦

누룩이고 쌀이고 죄다 시판 쓰면서 뭔 석사 타령

온도 조절도 개판으로 하는 것 같은데

맛 유지시킨다고 수돗물 쓴다는 개소리는……

└현직 막걸리 만드는 사람좌 등판 ㄷㄷ

└안녕하세요 현직 위스키 만드는 사람입니다

└그놈의 석사부심 역겨웠음ㅋㅋㅋㅋㅋ

└다 맛없다는데 지 혼자

막걸리집 사장에 대한 민심.

첫 등장 때부터 대전편의 1, 2위를 다툴 만큼 좋지 않았다.

교이쿠상의 저격 때문에 묻혀 있었을 뿐이다.

시리즈가 진행되며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막걸리 사장 천종원 깔보는 멘트 연출 아님

[술 만드는 거에 대해 도움을 받으리란 생각을 안 해봤어요. jpg]

[천 대표님은 요리만 하시잖아요? 술에 관심 많은 건 처음 알았습니다. jpg]

이 두 대사가 김정주와 얘기하다 자연스럽게 튀어나온 거고 말할 때 비웃는 표정이 리얼함일반인은 연기시키면 티 나거든

천종원한테 시종일관 깐족거리다가

오정환 나와서 일침 먹이니까 그때부터 진지해짐

└나만 느낀 게 아니었구나

└재료 다 사서 쓰고 물도 수돗물 쓰면서 무슨 막걸리 장인 코스프레 ㅋㅋㅋ└막걸리좌 눈썹 관상이 고집 센 관상

└이상을 품고 익사해라

자만과 자부심은 종이 한 장 차이.

막걸리집 사장은 명백히 전자였다.

나름대로 경력도 있고, 연구도 했겠지만 요식업은 결과가 전부다.

매상도, 대중성도 부족했다.

―막걸리집 사장이 포부와 열망은 있음

[식혜 썩은 맛 나. jpg]

근데 그게 손님들한테 안 먹히지

매사에 긍정적인 한화팬들이 저럴 정도면 말 다한 거

저 똥고집 안 꺾으면 결국 제자리 돌아감

└썩은 맛은 좀 심했넼ㅋㅋㅋㅋㅋㅋ

└한두 달 지나면 또 지 막걸리 만들 듯

└쟤네는 지 팀 져도 행복하다는 애들 아님?

└전문가는커녕 막걸리 오타쿠 수준이라는 거지

단순히 퍼주고 끝난다면 찝찝하다.

그런 집들이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지.

골목식당의 매니아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눈에 보이는 확실한 증거를 원한다.

「새로운 막걸리로 들통을 채우기 위해 사장님은 본인의 막걸리와 이별을 선택했습니다.」

결국 고집을 꺾는다.

솔루션을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만든 막걸리를 버리기로 결심한다.

훈훈한 마무리이자 제2의 시작.

하지만 골목식당은 끝나도 끝나지 않는다.

* * *

우리 봄이.

"우리 봄이 으르렁 으르렁 대?"

"으르렁!"

ㅋㅋ

한 소절 와일드하게 뽑고 있다.

골목식당 출연에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OK했다.

기대를 잔뜩 하고 갔지만, 주어진 역할은 짬처리 통.

"TV에서 나오는 음식을 먹어보니 좋지 않아?"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어요!"

봄이에게는 알맞은 역할이다

방송에서는 맛없는 음식도 맛있다고 해야 될 때가 있다.

'PD가 원하는 방향이라는 게 있어서.'

나는 맛없는데?

갑분싸 될 만한 행동을 하면 안 된다.

솔직하기 그지없는 봄이가 그런 연기를 할 수 있을 리 없다.

그 점까지 고려해서 선택한 골목식당이다.

그냥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전부로 봄이에게 딱 알맞다.

딸랑♬

하지만 가끔은 행복해져야 한다.

대전 청년구단.

막걸리집이 있는 그 골목 상권에 방문했다.

"우리 봄이 뭐부터 먹고 싶어?"

"실패가 없는 버거를 먹는 게 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는 거라고 안 하네

?많이 데여서……

?봄이 트라우마 생겼어

골목식당은 그 이름에 걸맞게 골목 상권에 있는 여러 음식점들을 솔루션한다.

나는 막걸리집편에만 게스트로 출연했다.

'봄이는 이곳저곳 다 먹어봤지.'

내부는 푸드코트 형식이다.

가운데 넓은 홀이 있고, 각 매장에서 음식을 가져오면 된다.

골목식당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에 나갔다 보니 사람이 제법 북적거린다.

"주문……, 어?! 오정환 선생님! 그리고 봄이 씨!"

"저는 선생님이 아니죠."

"아유, 선생님 맞죠! 저도 막걸리집편 보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내 주위는 더 북적거리고 있다.

주문을 받으려고 가자 수제 버거집 사장님이 알아보신다.

"와 오정환이다!"

"봄이도 있는데?"

"졸라 귀엽다……."

"정말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야."

봄이까지 있다 보니 더더욱.

원래부터 유명했지만, 지상파를 탄 이후부터는 사실상 연예인이다.

'원판은 원래부터 받쳐주니까.'

속만 갈고 닦으면 된다.

다소 아니, 많이 애 같은 성격도 조금씩 고쳐지고 있다.

킁! 킁!

햄버거를 받는다.

신중하게 냄새부터 맡고 있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겠다는 듯 패티도 유심히 살펴본다.

―파인애플피자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애한테 얼마나 상한 걸 먹였으면……

"100개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사장님도 맛있게 만드셨을 거예요."

?니가 골목식당 시켰다며!

?<<<원흉

?눈을 땡그랗게 뜨고 째려보네

?진짜 눈으로 말함 ㅋㅋ

세상 무서운 줄을 알아야 한다.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많은 나이다.

와구와구!

입맛에 맞는 모양이다.

3800원의 몽키 버거.

맛은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다.

'편집자가 알아서 하겠지.'

우리 봄이의 표정 하나면 열 칭찬 부럽지 않다.

햄버거를 어느새 꾸역꾸역 먹어 치웠다.

"알탕 하나 주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 오시면 섭할 뻔했네……."

"근데 이제 초밥은 안 파시나 봐요?"

"네, 초밥 대통령에서 알탕 대통령으로 전직했습니다 흐흐."

다음은 초밥 가게.

아니, 알탕 가게다.

솔루션 과정에서 0점이었던 초밥을 말끔히 포기했다.

"봄이 먹기 싫어?"

"그건 아니에요."

"근데 표정이 왜 그래?“

?눈으로 욕하고 있는데? ㅋㅋ

?위생에 문제 있는 집이긴 했지……

?그걸 현장에서 봤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PTSD ON ^^

ㅋㅋ

하지만 이제는 괜찮을 것이다.

어차피 먹는 건 봄이고, 나는 카메라 담당이니 알 바 아니다.

'이런 식으로.'

지상파 방송 출연.

사실 썩 돈이 되진 않는다.

교통비랑 관리비 포함하면 남는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출연하는 건 2차, 3차의 파급력이다.

봄튜브의 콘텐츠가 마를 날이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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