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04화 (704/846)

704화

<사람 패는 도구>

콘텐츠.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것이 곧 콘텐츠가 된다.

―도구마스터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도구론 증명해! 도구론 증명해! 도구론 증명해! 도구론 증명해! 도구론 증명해!

"그걸 왜 제가 증명을 해요. 이미 꿀 빨아서 자기 실력보다 높은 티어에 있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 한 접시)

―도구들 ㅂㄷㅂㄷ하죠?

―이이잉~ 기모링~!

뭐든지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다.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재밌어할 만한 걸 하는 것이다.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

도구론.

사실 모두가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이다.

5픽은 인권이 없던 시절부터 공공연했다.

하지만 이것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지탄을 받는다.

"제가 다 근거를 말했잖아요? 올해 유입된 뉴비만 있나?"

―5픽 서폿 국룰인데

―아 못하면 서폿 가라곸ㅋㅋㅋㅋㅋㅋㅋ

―도구로서 기분이 나쁘네요

―지들도 알면서 ㅋㅋ

본인들 입장에서는 할 말이 있을 수 있다.

씨지맥만 해도 뭐 그리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모르겠다.

방송은 곧 어그로.

그걸 살리는 게 쉽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일류 BJ라면 주워 담는 상황도 콘텐츠로 활용한다.

―소환자의 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딱히 어려운 부분도 아니다.

서포터들이 얼마나 게임을 대충 하고 있는지 가르쳐준다.

"우리팀 원딜이 노랑 머리……, 그거네요 노머그."

―노머그는 뭐고?

―아 사리냐고ㅋㅋㅋㅋㅋㅋ

―노머고라고 말해!

―이 새끼 공중파 타더니 초심 잃었네 ㅉㅉ

이즈레알+트롤킹 대 루시얀+브라운.

바텀에도 당연히 상성이라는 게 있고, 일반적으로는 이길 수 없다.

'근데 그걸.'

서포터가 실력이 있으면 뒤집을 수 있다.

바텀 라인전의 7할이 서포터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까득!

퍽!

첫 웨이브.

근거리 미니언 푸쉬를 돕는다.

나와 달리 브라운은 그럴 수가 없다.

'오면 깨물리니까.'

사거리 차이로 얻어맞는다.

적 루시얀의 손길이 닿기 직전에 부쉬를 왔다 갔다 하며 어그로를 뺀다.

꽈앙!

그 과정에서 브라운의 Q가 빠진다.

유리한 조합으로 선푸쉬를 뺏기다니?

참지 못하고 스킬을 써버린 것이다.

'이속 차이로 피하면서.'

상대는 무게가 실린다.

Q가 맞았다면 뇌진탕을 터트려서 딜교환 이득을 보아야 한다.

그 마음이 스킬을 씀과 동시에 한 걸음 내디디게 만들었다.

나와의 거리가 좁혀진다.

퍽!

까득!

평Q를 넣고 빠져 나온다.

상대도 당연히 반격을 하지만.

'4타가 안 터지지.'

그리고 이속 차이.

트롤킹은 이동 속도 350으로 바텀에서 가장 빠른 픽이다.

서포터 평균이 335라는 걸 생각하면 15 차이는 유의미하다.

조금 더 도발적으로 움직이며 상대를 유혹한다.

방금 전의 실점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처럼.

꽈앙!

브라운의 2번째 Q가 빠진다.

바로 평Q로 물어 뜯으며 딜교환 이득을 쌓아간다.

―올……

―혼자 딜교환 다 함ㅋㅋㅋㅋㅋㅋ

―진짜 1 대 2 하네

―노머고 뭐하누?

―피지컬은 ㅇㅈ

―도구쉒 Q 못 맞혀서 당황함

―팩트) 저 도구는 프로다

―이즈 ㅅㅂ 저러니까 노머고짘ㅋㅋㅋㅋㅋㅋ

노머고는 전혀 도움이 안 되지만 라인 푸쉬는 하고 있다.

그에 반해 상대 원딜.

푸슝!

본래라면 꿰뚫는 불길로 미니언을 최대한 긁어야 한다.

선 2레벨이 무조건 가능한 이유다.

그런데 내가 신경 쓰인다.

평타까지 나한테 소비했다.

라인 푸쉬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까득!

브라운을 두들긴다.

반격을 할까 말까.

그 애매한 타이밍에 2레벨이 딱 찍힌다.

―퍼스트 블러드!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점멸로 도망가지만 기둥.

이즈레알에게 샌드백처럼 두들겨 맞으며 그대로 쓰러진다.

"이게 서폿 차이예요. 원래는 절대 못 이기는 구도인데 역으로 따잖아."

―ㄴㅇㅅ

―이즈도 호응 잘한 듯?

―노머고한테 선 2레벨을 밀리네 ㅋ

―루시얀이 못함

프로 레벨의 딜교환이다.

챌린저는커녕 1군 선수 중에서도 할 줄 아는 사람이 손가락에 꼽는다.

'솔직히 나도 하면서 살 떨려.'

반대로 Q를 맞았다?

무빙을 한 걸음 실수했다?

그 즉시 바로 피 걸레짝 or 점멸 예약이다.

부쉬 플레이를 하며 리스크를 최대한 분산시키긴 했지만, 그래도 위험한 건 변하지 않는다.

라이너라면 하지 않을 플레이다.

[02:55] 오정환 (트롤킹)님이 인성제로 (루시얀)을 지목!

[02:55] 오정환 (트롤킹)님이 인성제로 (루시얀)을 지목!

하지만 서포터다.

내가 죽어도, 내가 손해 봐도 어차피 게임 이기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다.

빠르게 라인을 푸쉬한다.

세 번째 웨이브가 포탑에 박힌다.

고민하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긴다.

까득!

점멸Q.

깜짝 놀란 루시얀은 점멸을 쓴다.

그리고 나를 향해 평타를 한 방 날린다.

'죽었지.'

나도 죽겠지만, 상대도 미니언에게 어그로가 쏠린다.

이즈레알이 앞비전으로 밟으며 꽁킬을 먹는다.

―적에게 당했습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적 서포터가 오기 전에 말이다.

원딜 간의 격차를 아주 크게 벌린다.

'원래 타워에 박혀서 계속 두들겨 맞아야 하는데.'

딜교환이라는 게 굉장히 섬세하다.

지는 타이밍에도 군데군데 유리한 순간이 있고, 심리전으로 상대의 판단을 흐리면 이길 수 있다.

찰칵!

신발과 체력 수정.

아이템 차이를 벌린다.

노머고도 광채의 검을 뽑으며 노딜에서 벗어난다.

피융!

라인 주도권을 잡고 포킹을 넣는다.

초반 2킬을 바탕으로 라인전 구도가 180도 뒤집힌다.

―기둥ㅋㅋㅋㅋㅋㅋㅋ

―기둥 포킹 뭔데?

―노머고 좀 치누

―루샨 개빡치겠다

―골드 이즈였으면 여눈 갔다 ㅇㅈ?

―바텀 개패네

―2천판 도구<<<첫판 오정환

―ㄹㅇ 도구는 아무나 가도 잘함

무빙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강제시킨다.

이즈의 포킹 확률을 높이고, 여차할 때 기둥을 깔아서.

피융!

샤락―!

앞비전각을 만들어준다.

이미 기세에서 쫄아버린 상대는 일방적으로 얻어맞는다.

'이즈가 유리한 상황 굳히기가 좋아서.'

노란 머리 고아 소리를 들음에도 꾸준하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주도권만 잡아주면 원사이드하게 굴러간다.

슈우우웅……!

물론 솔랭.

하필이라는 순간이 반드시 생긴다.

적 쇈이 루시얀에게 궁극기를 탄다.

하아!

양측 정글러도 합류한다.

바텀의 교전은 누가 봐도 불리한 상황이다.

'꼭 아군 탑은 텔레포트가 없지.'

대회 게임이라면 조율을 하겠지만, 솔로랭크는 원래 그런 거 없다.

돌발 상황에서도 알아서 잘해야 한다.

후욱―!

투캉!

쇈의 칼빵이 노머고의 멱을 딴다.

불효막심한 죽음이 아니라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정글러도 전사한다.

단단한 쉔한테 포커싱이 쏠린 판단이 대가리를 쳐주고 싶을 지경이다.

―적을 처치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걸레짝이 됐던 브라운을 깨물어 죽인다.

그리고 점멸 평Q로 루시안까지 마무리한다.

―오정환 혼자 하눜ㅋㅋㅋㅋㅋㅋ

―ㅅㅍㅌㄴㄲ

―도구라서 당했다!

―존나 센데?

―뭥미

―루시얀 얼타다 사망ㅋㅋㅋㅋㅋ

―데미지 봐

―서포터가 열광 들었어??

레벨업과 패시브로 체력이 뭉텅 차오른다.

그제야 상황 파악한 쇈과 리심이 달려들지만.

'땡큐지.'

쇈의 갑옷을 뺏어 입는다.

트롤킹의 궁극기는 적의 체력과 방어력을 흡수한다.

『전쟁의 열광』

챔피언에게 기본 공격 또는 주문을 사용할 때마다 5초간 열광 중첩을 얻습니다. (최대 8회) 열광 중첩이 쌓이면 레벨에 따라 적 챔피언에게 기본 공격시 중첩당 1~14의 추가 물리 피해를 입힙니다

그리고 공격력.

지속딜에 특화된 룬이다.

홀딱 벗은 쇈에게 매타작을 선사한다.

―트리플 킬!

잡는다.

체력이 차오른다.

리심을 상대로 맞딜을 이긴다.

지겠다 싶은지 방호를 타고 도망 간다.

실드가 빠졌으니 더 쉽게 이길 수 있다.

―쿼드라 킬!

쿨타임이 돌아온 얼음 기둥.

쫓아가서 깨무는 것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뽕2개낀주모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서폿 열광 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지 말란 법은 없죠. 이러려고 든 거기도 하고."

―ㅅㅂㅋㅋㅋㅋㅋ

―서폿을 하라고 했더니 탑을 하고 있네

―4킬 서포터 ㄷㄷ

―이건 피지컬로 패는 거 같은데?

차후에는 그렇게 드물지도 않다.

탱커 서포터들도 공격형 특성을 든다.

칼날비, 난입, 유성 등으로 변수를 창출한다.

'근데 라인전에서 한 번 말리면 밑도 끝도 없이 말려서.'

과거 LCK에서도 열광 레오나 같은 게 주목받은 적이 있다.

결국 정착을 못 한 건 난이도 때문이다.

찰칵!

1, 2세대 서포터들 중에는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가 없었다.

과거 LCK는 운영이 워낙 중요했던 탓이다.

와드 개수가 많았고, 라인 스왑 등 프로씬에서만 쓰이는 전략도 있다.

서포터에게 요구되는 능력이었다.

「새나의 복수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솔로랭크에서는 애당초 못 할 것이 없었다.

으어억~!

루시얀의 궁극기.

얼음 기둥으로 바로 끊는다.

W를 깔고 뛰어가 다이브각을 잡는다.

리심은 아래쪽 캠프에 없다.

쇈도 궁극기가 쿨타임일 것이다.

변수가 될 만한 건 브라운의 Q.

꽈앙!

압박감을 심어 헛손질을 유도한다.

브라운의 Q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가른다.

까득!

「내 방패만 믿으라고!」

그리고 타워에 Q.

깜짝 놀란 브라운이 방패를 치켜 든다.

아직 때리지도 않았는데 지레 겁먹었다.

―이걸 한다고?

―상대 풀피인데

―줄 건 주지

―?

―??

―브라운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마 수준……

―쟤네 이제 다 죽었다 ㅋ

디테일한 움직임.

상대의 스킬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고려한다.

실수를 할 수밖에 없도록 치밀하게 유도하는 것이다.

'사람이 긴박해지면 실수를 할 확률이 올라가.'

브라운의 방패가 빠졌다.

위협을 느낀 루시얀도 나에게 평타를 때리고 만다.

미니언 어그로가 쏠린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이후로는 그냥 샌드백이다.

이즈레알과 함께 손쉽게 다이브를 성공한다.

―세체미리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이걸 하라고……?

"대충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라이너할 때 CS 먹을 신경으로 딜교환에 올인한다는 느낌으로."

―ㄹㅇㅋㅋ

―근데 이건 상대가 못한 것도 있어서

―이 정도는 기본 아님?

―상대 프로였네……

라이너는 할 수 없는 플레이.

미니언 관리도 해야 하고, 죽었을 때의 리스크도 크다.

'서포터가 판을 깔아주고, 깔아주지 않고가.'

차후의 LCK에서는 극명하게 갈린다.

한화나 KT처럼 라이너 기량이 충분한 데도 팀 시너지가 안 나는 케이스가 생긴다.

―아군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서포터가 공격적으로 해줘야 리스크가 분산된다.

다른 라이너들이 활약할 판이 깔리는 것이다.

'딱 봐도 잘하는 노머고가 아닌데.'

총대 메고 스킬을 다 빼주니 못하기도 힘들다.

원딜러가 짊어질 리스크를 내가 빼줬다.

[09:01] [전체] 코물쥐 (이즈레알): 원딜 차이 딱 대!

[09:05] [전체] 착한숟가락 (루시얀): 브라운 ^^ㅣX련아 나 좀 지키라고

[09:07] [전체] ROX 고질라 (브라운): 뭐래……, 너나 잘해

[09:10] [전체] ROX 스매부 (리심): 범지야 너 잘하고 있어 그냥 저 새끼 차단해

라이너급의 피지컬이 있다면 못할 것도 없다.

대부분의 서포터들이 하지 않는 행위다.

'라이너한테 훈수 둘 시간 있으면.'

그 시간에 딜교환 빠듯하게 하면 된다.

편하게 와드만 박으면서 이길 생각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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