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5화
소소한 논란이 일어난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상대편 브라운 고질라였네 [6] +1
―혜지좌 빡쳤눜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서폿 하는 새끼들 날먹이라니까
―고질라가 왜 혜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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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을 하는 유저 5명 중 1명이 불만을 품는다.
나머지 4명이 만족하고 있으므로 큰일은 아니지만.
―상대편 브라운 고질라였네
브라운 Q 한 대도 못 맞혀서
상대가 못하네 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아이디 보니까 고질라임 ㄷㄷ└혜지가 또……
└원래 고질라 유틸은 잘하는데 근접챔 개못함ㅋ
└진짜 라인전 개패놓더라
└이쯤 되면 오정환 복귀해도 되는 거 아니냐?
선량한 피해자는 생길 수 있다.
도구론.
그 새로운 해석이 롤유저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오정환. 도구론 증명하는 영상 (고질라님 ㅈㅅ)」 ― 조회수 201만회 · 1일 전 현재 메타에서 1티어픽으로 분류되는 루시얀+브라운.
무빙 하나로 파훼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푸슝!
타, 탕!
본래는 시종일관 두들겨 맞아야 한다.
조합을 봤을 때 이긴다는 상상이 들지 않았는데.
<루시얀 평타 쿨일 때 근접 쳐주면서.>
딜교환을 정말 세밀하게 한다.
근접 미니언을 같이 푸쉬.
루시얀이 자신을 치려고 하면 슬쩍 몸을 뺀다.
꽈앙!
그렇게 빠지는 순간 날아오는 브라운의 Q를 피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평Q로 물어뜯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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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인절미 1시간 전 乃5.1천
서포터라서 욕하러 들어왔더니
내가 욕할 자격이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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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양아치 1시간 전 乃 2.4천
틀린 말은 안 하는 남자 오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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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프시롤간다 1시간 전 乃 2.1천
우리 고질라 유틸폿은 잘한다구욧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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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라는 포지션.
그냥 원딜을 키우고, 와드를 박는 역할로만 여겨졌다.
그래서 붙은 게 도구라는 멸칭이다.
특별한 숙련도를 요구하지 않는다.
막말로 아무나 해도 될 것 같다.
실제로 타 라인 유저가 가도 그럭저럭 소화한다.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스펠 체크나 한타 집중력 정도다.
정말 그걸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게 없다.
―오정환 도구론 증명 영상 말이 됨?
저걸 하나하나 의식해서 한다는 게
지도 게임 중에는 못 말하고 추하게 자막으로 달아 놓았잖음└아웃사이더냐? 저걸 게임 중에 다 말하게
└의식해서 한 거면 대단한 듯
└풀해설 봤는데 기가 막힘 ㄷㄷ
└상대가 다딱이면 양학일 텐데 고질라라
그런데 오정환.
독특한 딜교환 방법을 선보인다.
마치 상대를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노는 듯한 플레이다.
그 대상이 일류 서포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고질라 선수였다.
롤 관련 커뮤니티에서 이야기가 나올 만도 하다.
"고질라 오늘 정말 잘했어!"
"글면 내가 예전엔 못했다는 거야?"
"……."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말이다.
LCK 프로팀 Box Tigers.
짐에어 그린윙스를 잡아내고 선수 대기실로 돌아왔다.
'얘가 그 사건 이후로 민감하단 말이야.'
팀의 코치 김장수도 알고 있다.
최근 커뮤니티에서 떠드는 이야기.
별건 아니다.
솔로랭크는 아무리 잘하는 선수라도 승률이 50%에 수렴한다.
하다 보면 지는 판이 생긴다.
그런 것에 의미 부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범지야."
"나 혜지 아니라니까!"
"아니……, 코치형인데."
롤붕이들이나 할 법한 착오.
최근 1인 방송인이 많아지다 보니 화제가 커졌을 뿐이다.
본인이 신경 쓰고 있다.
고작해야 솔로랭크 1판으로 치부할 사건이 아닌 게 아닌지.
'확실히 범지가 원거리 서포터들은 잘하는데.'
근거리 서포터는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런데 서포터도 아닌 오정환한테 지고, 그 과정이 유튜브에 박제를 당했다.
내용도 의외로 알차다.
판단 하나하나에 근거가 있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오정환이? 미드 아니었어?"
"물론 미드 유저이긴 한데……."
"그 피지컬로 서포터를 하면 최소한 못할 수는 없겠지."
그러한 소문.
좁은 업계에 급속도로 퍼진다.
그도 그럴 게 어중이떠중이팀도 아니고 Box Tigers다.
정규 시즌 1위를 밥 먹듯이 하는 팀이다.
현재 2016 서머 시즌도 엄청난 성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고질라는 팀의 핵심 중 한 명으로 요주의 대상이다.
안정적이고 기복 없는 플레이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 고질라를 가지고 놀듯이 이겼다니.'
방패를 확 부숴버린 셈이다.
프라이드에 상처가 날 만도 하다.
오정환에 대한 관심이 다시 치솟는다.
* * *
서포터로 간단히 점수 올리는 법.
파방!
바트를 플레이하고 있다.
챔피언이 워낙 특이해서 초기에는 주목을 못 받았지만.
'얘는 딱 하나만 할 줄 알면 되지.'
강력한 라인전.
특유의 변수 창출.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결국 궁극기다.
챔피언 특성상 초반 라인전은 지기도 힘들다.
근거리 서포터가 판을 치는 메타에서는 특히 더.
우우웅~ 펑!
문제는 6레벨 이후.
궁극기가 트롤하기 딱 좋기 때문에 거의 없는 셈 치게 되는 일이 있다.
'그러니까 이걸 적당히 맞히고.'
바트의 궁극기를 맞은 대상들은 존야 상태가 된다.
깨어나는 타이밍에 맞춰서 Q를 던진다.
타당!
아주 정확하게 말이다.
깨어났을 때 투사체가 대상의 몸통을 가로지르는 시점이어야 한다.
"얘 점멸 있어도 무조건 맞거든요? 애씨가 궁극기 연계할 테니까 이렇게. 네, 죽이면 돼요."
―?
―??
―뭔데
―밥아저씨 어려워요
광클을 해봤자 스턴 판정이 이미 들어가 있다.
궁극기 활용을 하고 말고가 천지 차이다.
'점멸을 썼으면 너의 차례다 하면서 레오네를 대가리에 던져버렸겠지.'
견제형 서포터로 쌓아온 이득.
한 번에 페이백 하며 바필패로 가는 흐름이 된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이렇게 잡아야만 게임을 굳힐 수 있다.
적 레오네가 깨어났을 때는 원딜러가 뒤져버린 후다.
촤라락―!
하지만 로밍.
견제형 서포터들은 취약하다.
머리 위에 눈동자가 떠지며 트와이스 페이크가 나타난다.
띠잉―!
골드 카드가 애씨에게 박힌다.
크레이브즈도 저 위에서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다.
샤랑~
샤랑~
애씨에게 W를 깔아준다.
성소의 효과가 순간적인 이속 버프를 선사한다.
위이잉~
그리고 관문을 열어준다.
점멸로 먼저 가서 도망갈 샛길을 만든다.
'이렇게 될 상황까지.'
미리 판을 짜두고 게임을 할 수 있다.
애씨가 2개의 성소를 더 밟고 찾아온다.
쿠황―!
크레이브즈의 궁극기가 쏟아지지만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다.
성소로 체력을 회복한 덕분.
"설계해두고 싸우면 갱킹 와도 딱히 문제될 게 없죠."
―이걸 사네
―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아니 이게 되면 다 바트 하지
어느 정도 머리를 써야 하긴 한다.
라인 주도권을 잡는 것이 필수 전제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걸 하기가 쉬운 픽이라.'
피지컬이 있으면 게임을 날로 먹을 수 있다.
기본 설계가 로밍형이라 어디 싸돌아다니기도 편하다.
띠링~♪
띠링~♬
여기저기 널려있는 폐지.
줍고 다니면서 다이브각을 본다.
우우웅~ 펑!
탑 라인이 예쁘게 조성돼있다
적 네네톤이 잘 큰 상태이긴 하지만.
따당!
싸캉!
확정 스턴을 걸고 포탑 어그로를 받는다.
끠오라가 궁극기를 걸고 사방을 터트린다.
샤랑~
위이잉~
네네톤이 역시나 나를 노려온다.
미리 깔아둔 성소를 밟고 관문을 열어서 도망간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깔끔한 다이브.
빠른 템포로 게임을 리드한다.
서포터도 준캐리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폐지 많이 주워서 딜도 세거든요. 숙련도만 올리면 솔랭 꿀챔이에요."
―폐지 ㅋㅋㅋㅋㅋㅋ
―딜도……?
―아니 그래서 라인전 어떻게 이기는데
―참 쉽죠?
피지컬과 판단력이 좋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사실 다른 라인이라면 당연한 부분.
'서포터는 보조만 잘하면 상관없다는 그런 게 있지.'
특별 대우를 받는 포지션이다.
반대로 말하면 조금만 잘해도 주목받는다.
―박꽃두레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아니 피지컬로 패는 건 반칙이지ㅡㅡ
"이는 없는데 고기는 씹고 싶다 뭐 그런 건가? 그럴 수 있죠. 사람 마음이라는 게."
―ㄹㅇ
―틀니 끼면 되는데?
―딱딱딱딱딱딱
―바트는 프로들도 잘 안 하던데
그 조금을 하기 싫은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 여성 경찰들도 체력 검정에서 팔굽혀펴기 할 때.
'무릎 대고서 하는 시늉만 하잖아.'
남들과 똑같이 하기는 싫은 것이다.
요즘 세상이 워낙 민감해서 이해를 해줘야만 한다.
서포터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별다른 노력 안 해도 되는 챔피언.
「누구도 날 막지 못해!」
광우스타만큼 쉬운 것이 없다.
WQ만 적재적소에 쓰고, 탱킹을 하면 아군이 알아서 해준다.
'옛날에는 그것도 힘들어서.'
방생이 나오고 난리가 아니었다.
정말 믿기지가 않지만 WQ 쓰는 것도 힘들다고 징징댄 것이다.
? 광우스타
W ― 박치기
박치기 사용 중 Q : 박치기 적중과 동시에 자동으로 Q가 시전됩니다
그 포지션 특별 대우로 패치를 해준다.
서포터 유저들 욕 먹으실까 봐 게임사가 안절부절못한다.
"잡았죠?"
―?
―네?
―일단 지르고 보라곸ㅋㅋㅋㅋㅋㅋ
―상대 점멸 있는데
그래서 생긴 콤보.
적 랄라의 체력이 낮다.
하지만 풀스펠이라 진입하기가 애매하다.
'원콤에 녹이지 못하면.'
점멸로 산 다음에 카이팅을 당해버린다.
근접 대 원거리라 라인전 구도도 불리하다.
쿵!
때문에 이렇게 킬각을 잘 잡아야 한다.
랄라를 밀치자 1초가량 에어본 판정이 나온다.
쾅!
한 걸음 따라가 분쇄.
땅을 내려쳐 랄라를 하늘로 붕 띄워버린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군 치비르의 호응과 함께 죽여버린다.
부메랑이 쓱싹 긁으며 폭딜이 들어간다.
"광우스타가 라인전이 약하기 때문에 이렇게 상대가 선 넘을 때 킬 견적을 내야 돼요."
―이게 죽어?
―진짜 잡았누
―방금 뭐 번쩍 했는데
―랄라도 어이가 없어서 공중제비 도넼ㅋㅋㅋㅋㅋㅋㅋㅋ
반대로 잡지 못했다면.
랄라가 점멸을 쓰고 뒤로 빼면서 스킬쿨이 돌아온다.
꼬그모의 지속딜에 최소 한 명은 죽게 돼있다.
'그래서 모션 캔슬을 쓴 거고.'
WQ를 선예약으로 쉽게 쓰게 만든 것.
그 편의성 패치로 인해 생긴 일종의 버그라고 할 수 있다.
Q가 써지기 전에 귀환으로 캔슬한다.
그러면 밀쳐지지 않고 1cm 정도 날아가는 선에서 그친다.
―유부녀초밥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그걸 노리고 쓸 수가 있다고……?
"아니, 뭐 이것도 어려워? 그냥 박을 때 귀환 한 번 쓰면 되는 건데?"
―소도 콤보가 있었네 ㄷㄷ
―끽해야 0.5초일 텐데 그걸로 킬각을 볼 판단력이라……
―도구는 이렇게 한단 말입니다!
―난생처음 들어보는데?
스턴 시간이 0.5~1초 정도 추가된다.
2 대 2 싸움에서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으로, 한 끗 차이의 킬각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리픈이나 네네톤 캔슬은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서포터가 하는 건 무슨 하늘이 무너지는 게 아니잖아.'
소위 말하는 입롤 콤보.
서포터로 하는 편이 더 쉽다.
오로지 딜교환에만 올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차후에는 대회에서 심심찮게 나온다.
베릴, 케리아 등 여러 가지 신기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생긴다.
현재는 1티어 선수들이 다 운영형이다 보니 거의 나오지 않는다.
서폿계의 물로켓 시즌을 평정해본다.